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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 포르투갈-4]라스트로벼룩시장-솔역스타벅스-데스칼사스레알레스수도원-티센보르네미사미술관,카페테리아-프라도미술관-카페faborit

by librovely 2011.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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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1. 02


난 명품(명품이라는 용어 사용은 잘못된 사용이라는 글을 본 것도 같다..->문장이 어색)에 대한 로망도 있지만...
현실이야 물론 비루하지만...
난 벼룩시장 물건에 대한 로망도 심하게 갖고 있다...
이 경우에는 시장 물건의 비루함이 문제인 것 같다...아닌가?  내 안목의 문제인가?



하여튼 난 벼룩시장에서 아주 독특하면서도 내 취향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물건을 발견하고 소유하게 될 그 순간
을 자주 꿈꿔왔다  이런 어쩌면 허왕된 꿈일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어앉게 된 이유는 각종 여행 서적의 글 때문...
특히 파리나 런던의 벼룩시장이 소개된 책에서 본 가구나 그릇 따위는 정신을 쏙 빼 놓았는데...
그래서 뉴욕 여행에서도 또 이번 여행에서도 벼룩시장을 작정을 하고 찾아갔다...결과는 좋지 않았다....
런던이나 파리는 좀 다르겠지...하며 위안을...언제 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책에서 보니 일요일마다 벼룩 시장이 서고 역사도 500년이나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소매치기가 아주 많다고도 했고 7시에 시작하고 오전 9-10시에 가면 여유롭고 피크는 낮 1시라고 했다
소매치기...이 때도 소매치기 공포증이 좀 있었기에 여유있을 때 가려고 일찍 나섰다...그래봤자 도착하니 거의
9시 40분 정도 였던 것 같다...



라 라티나 역에 도착하니 바로 길가에 벼룩시장 분위기가 펼쳐졌고 경찰차와 곳곳에 서 있는 경찰을 보니
소매치기가 있긴 한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빈 자리가 많았고 이제서
짐을 풀어 장사할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케이블 방송에서 벼룩시장이 나오면 꼭 모피가 나오곤 했었다 여기에도 모피 판매상이 있긴 했는데 난 고를 줄
모르고 돈도 없었다...대개 옷이나 신발 혹은 낡은 그릇이나 장난감...옷이나 신발은 조잡한 새 상품이 대부분...
귀걸이를 걸 수 있는 정말 예쁜 물건이 있었는데 그건 운반하다가 깨져서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
그것 말고는 별로 사고 싶은 물건이 없었다...그러다가 12000원 정도 하는 머플러 하나를 샀다  맘에 들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넓은 지역에 걸쳐 벼룩시장이 열렸고 너무 커서 보다가 말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동행인이
불렀다  저기 가방 구경을 하자고 하나 사라고....난 가방이 필요하긴 했다...작은 캐리어는 이미 꽉 찬 상태로
왔었고 면세점에서 찾은 물건과 새로 구입한 화장품 따위 그리고 따로 들고다닌 노트북이 들어갈 공간이 없어서
면세점 비닐 봉지 두 개와 노트북을 캐리어와 함께 끌고 다니느라 죽을(?) 고생을 했었기에 그것들을 넣을 가방이
필요하긴 했다  그래서 물어보니 가격이 저렴했고 하나 구입했다  가격이 22000원  막 던져도 되는 가방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  천성이 싸구려 체질인지 모양이나 무늬도 맘에 들었다...



이 가방은 벼룩시장이 아닌 곳에서도 계속 목격된다  심지어 포르투갈에서도 볼 수 있고 바르셀로나에서도 볼 수
있고 그라나다 세비야 파루 포르투 리스본에서까지...어디 한 군데 없는 곳이 없었다...가격은 차이가 났는데...
역시 벼룩시장이 점포 가격이 없어서 그런지 가장 쌌고 바르셀로나는 가격이 2배가 넘었다...똑같은 가방인데...
하여튼 그 가방이 프로필 사진의 그 가방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꽉 잡고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질긴 가방
합성피혁 냄새도 정말 심하다...처음에는 머리가 띵 해졌고 나중에는 약간 중독이 되는 기분마저...



어쨌거나 난 마드리드 벼룩시장에서 산 마데인차이나 가짜가죽 여행가방과 정이 들어 버렸고 지금은 내 작은
캐리어 안에서 살포시 휴식중이다...다음에 여행갈 때 캐리어에 납작하게 눌러서 가져갔다가 짐이 늘어나면
꺼내서 쓸 생각  캐리어 이야기를 하자면 할 이야기가 한가득...고생이 많았다 이래 저래...그건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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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고 일 년의 끝 그리고 시작이라는 이유로 지정된 국경일이 드디어 끝이난 날이었다
숨통이 트였고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렇다고 내가 예술에 특별히 관심이 많거나 아는 게 많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 닫아서 못가다 보니 더 애틋해졌다  역시 역경이 있어야 안달이 나는 법...??



동행인은 이 날 세고비아에 가겠다고 했다
여행가면 사람마다 욕심을 내는 장소가 다르다
나의 경우에는...물론 장소의 특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쇼핑몰과 미술관과 레스토랑과 카페
동행인의 경우에는 유명 관광지 혹은 역사 유적지(세계문화유산) 그리고 쇼핑몰 그 다음 미술관 박물관 레스토랑
난 유명 관광지나 역사 유적지 혹은 자연경관에 큰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그 이유는 일단 무식함이 원인일게다
역사나 문화재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흥미도 없고...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수성도 떨어지고....



관심가는 쇼핑몰도 그 종류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사지 못하지만 구경하거나 가격을 알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 구경도 좋아하고
저렴해서 구입이 가능한 자라나 망고 같은 곳도 좋아하고 개성있는 작은 가게 구경도 좋아한다
반면 동행인은 역시 자라나 망고 같은 곳도 구경하지만 럭셔리 브랜드 구경을 더 좋아하고 개성있는 가게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리고 또 큰 차이...나는 소품점이나 가구 그러니까 자라홈이나 빈손같은 인테리어 관련 가게
구경도 아주 좋아하는데 동행인은 그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여튼 이 날 동행인은 벼룩시장만 보고 세고비야로 떠났고 나는 혼자 오페라 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지하철 표를 매일 사서 다닌 것으로 기억했는데 생각해보니 10회권이 있었다 1회권은 1유로 즉 1500원이고
10회권은 10유로가 아닌 9유로 즉 1500원 할인된 가격...큰 차이가 나지 않고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비가
비싼 편도 아니어서 부담없이 다녔던 것 같다



혼자 다니게 된 날
동행인이 관심 없을 곳을 집중공략
일단 수도원 하나를 봐야겠고 그 다음 약간 비주류 미술관 하나 그리고 일요일 5시부터는 무료라서 프라도 미술관
알고보니 프라도 미술관은 휴관인 월요일을 빼면 다른 날도 오후 6시부터는 무료...하지만 나에게는 이 날 밖에
없었다...다음날은 비극적인 월요일...대부분의 미술관이 휴관일로 지정하는 월요일이었고 화요일에는 그라나다
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마드리드는 멋진 미술관이 많지만 억울하게도 내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머무른 날짜 자체는 짧지
않았지만.....정리하자면....

12월 31일 - 아침부터 마드리드에서 머물 수 있었지만 비행기 연착으로 반나절을 버렸고 국경일이라서 문 닫음
1월 1일 - 국경일이라서 문 닫음
1월 2일 - 정상 관람 가능
1월 3일 - 휴관일이라서 여러 곳 문 닫음(월요일)
1월 4일 -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날



이런 상황이니 애가 탈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다 준비 없이 갔기에 생긴 문제...책만 제대로 읽어봤어도....
게다가 마드리드는 생각보다 볼 게 없다는 책의 글과는 아주 다르게 볼만한 미술관이 많았기에...



하여튼 난 정해야했다 무얼 보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엥카르나시온 수도원과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 중 어디에 갈까?
안내 책자에 의하면 전자는 별 하나 후자는 별이 아예 없었다
그래서 엥카르나시온 수도원에 갈까 했는데 입장료도 약간 더 저렴하고....근데 찾아가다가 시간을 허비할 거
같아서 그냥 어딘지 정확히 아는 데스칼사스 레알레스 수도원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별점이 아예
없는 곳이 더 나을 것만 같았다  생각보다 마드리드는 볼만한 것이 없다고 쓰여 있었기에 이미 안내 책자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상실한 상태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정말 빠른 걸음으로 수도원을 찾아갔고 11시에 여는 곳인데 아직 10시 40분...
그런데도 수십명이 줄을 서 있었고 거기에 동양인은 나 혼자....게다가 다들 누군가와 같이 왔고 나만 혼자...
외국인들은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닐거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그렇지 않았고 역시 남녀 커플이 많았다



외국인 말고도 가끔 마주치는 한국인들도 내 생각보다 남녀 커플이 많았다 물론 여자끼리 온 경우도 30%는
되는 것 같고 혼자 온 경우는 10% 정도 남녀 커플은 60% 정도로 압도적...내가 느끼기에 대강 그런 비율...
나이는 대부분 20대초중반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 중반이나 대학생이 많아 보였다...한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 커플 그러니까 대학생 커플들이 여행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애들은 사귀면서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는
모양이라며 뇌까렸는데 그게 상당히 부정적인 어투로 들린건지 동행인이 나보고 상당히 촌스러운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기분이 나쁘기 보다는 그게 사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미 기성세대고...
동행인은 또 그들이 커플일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아마 혼자 왔다가 도미토리에서 만나서 하루나 이틀 같이동행하는 경우도 많을 거라고 했고 그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귀는 사이에 함께 여행하는 것 그러니까 연인과의 여행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여행을 다니다보면 그 사람의 뭐랄까 그야말로 진면목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사귀고 있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그런 면까지 내보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둘의 관계에 도움이 될
상황 보다는 의도와는 다르게 혹은 불필요하게 서로에게 실망을 가져다 줄 그런 일이 종종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여행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모양이다...난 여행 하면 누군가와 함께 멋진 것을 누린다는 생각 보다는
혼자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본연의 모습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먼저....
하지만 이런 생각도 다 같이 여행 다닐 사람 하나 만들지 못하였기에 자기 방어적으로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르는



하여튼 한국은 땡볕에서 30여분을 기다렸고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7500원 
에펠탑 모양의 귀걸이를 한 나에게 직원은 불어를 하느냐고 물었고 못한다고 하니 영어는 못하는지 스페인어로
추정되는 말을 하기 시작...듣는척 하다가 들어가려니 못 들어가게 한다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또 스페인어로
어쩌고 저쩌고 그래도 들어가려니 12시 라는 시각을 알려준다...난 설명듣는 시각인 줄 알고 말도 못 알아들으니
그 딴(?) 건 아무 소용이 없기에 지금 들어가겠다고 이상한 영어로 떠들었고 절대 안된다고 했다...그렇게 이상한
마음으로 나오면서 입구에 써 있는 시간표를 보고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음을 깨달았다...그래도  입장이 가능한
게 어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늦게 가면 입장을 아예 못할 것 같다...1시 시간대가 끝이었고 내 앞에서 이미 11시
시간대가 끝이 났기에...



12시까지 50분 정도가 남았고 그 사이에 갈 곳도 마땅하지 않고 해서 가보려고 찍어 둔 스타벅스에 가서 점심겸
간단히 뭔가 먹기로 했다 5분 거리의 그 곳에서 50분까지 쉬다가 나오기로 했다 그리고 걸었다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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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야 어느 지점이나 똑같다 그게 매력인 듯 하다
아메리카노는 3300원 크로아상 샌드위치는 4500원  가격이 한국과 유사하다
이름을 묻더니 컵에 써준다 
내 이름을 오랜만에 말해보니 괜히 기분 좋은
크로아상 샌드위치에는 햄 두 장과 치즈 두 장이 끼워져 있었고 햄 한 장은 뽑아 내고 먹으니 먹기 좋았다
커피맛은 똑같다



이층에 자리잡고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니 그것도 꽤 괜찮았다
옆 자리에 올려둔 큰 가방이 벼룩시장에서 산 짐가방~
저 큰 가방에 안내 책자 한 권과 소지품용 작은 주머니 하나 떨렁 넣고 돌아다녔다


시간은 금방 흘렀고 11시 50분에 일어나 다시 수도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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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 잠시 사람들과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20명 정도의 사람이 함께 이동했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나는 맨 뒤에 홀로 따라다니며 남들이 우루루 구경하고 지나간 자리를
혼자 구경했다  책에서 예고했듯이 대계단의 천장과 벽면에 물결치는 프레스코화는 정말 대단했다
그것으로도 충분했다...장식을 실제 커튼이나 가구 따위로 하지 않고 그림을 그려서 하는 것이 어찌보면
좀 불쌍하게 보이다가도 그 나름대로 너무 화려하고 멋지게 느껴지기도 했다...수도원이 왜 이리 화려한 건지도
궁금했고 이 수도원에 왕족 여성들이 기거했다는데 그 이유도 궁금했다 하지만 물어볼 수가 없었다...



수도원의 구조는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가운데 정원이 있고 그 주변을 원처럼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작은 기도하는 방들이 들어서 있고...낡은 유리창이나 문 따위가 운치있었다...그리고 어느 수도원이건 아주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겨울이고 난방도 전혀 안하는 것 같았다 작품이 손상될까봐 그러는 걸까?
여러 그림도 있었고 조각도 있었고 대형 태피스트리도 있었다  태피스트리는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걸까?
태피스트리는 양탄자같은 그림...그림을 짜넣은 대형 카펫같은 느낌...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원래 그렇게 벽에 걸어두고 보는 용도인건지....


사진을 찍지 못해서 사진이 한 장도 없고 기억이 가물가물...
본 날 글을 썼다면 훨씬 많은 말을 하겠지만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그냥 분위기만 대강 기억이 나는 정도
거의 1시간을 따라다니며 천천히 봤는데 다리 아파 죽을뻔 했다...마음대로 앉아서 쉴 수가 없었기에...
역시 단체로 다니며 하는 건 내 체질에 맞지 않다...1시간 서 있던 것도 힘들었지만 내 맘대로 속도를 조절할 수
없고 쉴 수 없다는 게 약간 스트레스로 작용한 느낌이...



수도원의 공개된 곳만 봐서 아쉬웠다
난 잠자는 곳이나 하여튼 수도사들의 일상 생활 공간이 궁금했다...예배 보는 곳 보다는....
그래도 보고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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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을 보고 나서 오페라 역 혹은 솔 역 근처를 걸었다
그러다가 만난 서점 체인
들어갔고 금방 나왔다
스페인어 제목은 뭐가 뭔지 알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큰 가방이 걸리적 거려서 그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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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에 가기 위해 솔 역을 지나쳐서 계속 직진했다...대로변을 걷는데 마드리드 분위기가
몸으로 느껴졌다...수도 느낌이 물씬~  걷다가 왕립 산 페르난도 미술 아카데미를 지나쳤는데 들어가고 싶었
지만 이 곳은 안내 책자에 분명 월요일에도 문을 연다고 나와 있어서 내일 보기로 하고 가던 길을 갔다


그러나
내일 나는 억울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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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역을 지나 방코 데 에스파냐 역에 도착...
이젠 거의 다 왔다는 이야기...
오페라 - 솔 - 세비야 - 방코 데 에스파냐  이렇게 지하철 역을 거쳐서 걸었는데 이 번화가 거리는 걷기에
즐거웠다...대로변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멋졌고 걷기에 그리 먼 거리도 아니었다



광장에서 경찰에게 길을 묻고 다시 꺾어서 걷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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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광장에서 7분 정도 걸어가니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이 눈에 들어왔다
이 미술관까지 걷는 길도 예쁘다
미술관의 하얀 외관이 눈이 부셨다
그리고 하얀색과 대비되는 묘하게 세련된 색상의 나풀거리는 전시 안내 깃발(?)도 예뻤고...
여유롭게 앉아 있는 사람들도....



미술관에 있는 사람들은 좀 다른 것 같다
이건 순전히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물론 고급 레스토랑이나 부유한 지역의 카페에 들어가 있는 사람도
일반적인 부류와 다른 느낌이 들지만 개인적으로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뮤지엄 안의 사람들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고 나도 은근슬쩍 그 무리에 끼어 그 분위기에 섞이고 싶은 생각
 


이 곳도 유명한 곳이지만 그래도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 사람들의 구성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들었다
프라도 미술관은 누구나 한 번 들르는 곳
그러나 여긴 꼭 들러가는 곳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이 근처에는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과 프라도 미술관 그리고 국립 레이나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
이렇게 큼직한 미술관이 3 곳이 모여 있다...멋진 동네~
왕비 예술 센터는 일요일에 무료인데...월요일에 휴관이 아니라서 그냥 월요일에 돈내고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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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규모가 크다
2시간 동안 보고 이동하려는 계획을 세웠기에 거의 지나가며 보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휙휙 둘러봤다
아쉬웠다  멋진 그림이 상당히 많았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도 여러 작품 눈에 들어왔고 아는 그림 앞에서만
시간을 내서 한참 들여다 봤다  물론 이름을 모르는 화가의 그림 중에서도 눈길을 잡아 끈 경우가 종종 있었고
사진 촬영 금지라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그림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 유명한 호텔방
그 그림이 여기에 있을 줄 생각도 못했는데...생각보다 상당히 컸고 앞에 의자도 있기래 아주 오래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마음에 쏙 든다...



이 미술관은 개인 그러니까 티센 보르네미사라는 남작이 모은 개인 컬렉션이라는데...돈이 정말 많았던 모양
개인이 수집한 미술 작품이라서 그런지...내 마음에 전체적으로 다 들었던 것 같다....시간만 많았다면 한 번
더 가서 천천히 봤을지도 모르겠다...깔끔한 건물 자체도 멋지고 그 안의 그림도 멋지고 여기 참 좋았었다
사람도 프라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서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지하에서는 특별전도 하고 있었다
특별전까지 볼 수 있는 티켓을 구입했었다  10유로 였던가 15000원 정도....
따로 사면 4유로인가 그런데 같이 구입하면 별 차이가 안 나서 함께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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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술관에 가서 그런지...난 생각을 못했다...
어떤 생각?
짐을 맡길 생각...
바보같이 그 큰 가방을 들고다니고 있었고 그렇게 한 시간쯤 보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내가 대체 이 가방을 왜 들고 다니지? 다른 사람들은 작은 가방 하나 없는데....아...짐을 맡기는 곳이 있을텐데..



곧장 내려가 직원에게 물어보니 알려줬고 짐을 맡겼다...
짐을 맡기니 주는 보관 번호도 어쩜 그리 예쁜지....흰 바탕에 그냥 글씨인데...글씨체도 구성도....
좋은 디자인은 생각보다 큰 기쁨을 준다...보고 있기 즐겁다..
미술관에 가면 작품도 즐거움을 주지만 미술관 건물과 세세한 안내 글자 따위도 무시 못할 감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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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이었다
상업 사진 같았다
모델을 찍었는데 여기서 모델이란 패션 모델....
패션쇼에서 많이 본 슈퍼 모델들...모델을 모델삼아(?) 찍은 보그나 엘르 등의 패션지에서 봤을만한 사진들
상업 사진이지만 예술적이었다....상업성이 있다고 예술적이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
말 그대로 아름다웠다...감탄이 나오는 사진들이었다...잡지에 나왔어도 한참 들여다봤을 사진들...



마리오 테스티노가 사진가의 이름일까?
아마 한 사진작가의 사진들인 것 같았다...
사진마다 설정은 다르지만 뭔가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과 옷이라는 너무나 뻔해 보이는 두 가지(?)를 조합해서 어쩌면 저렇게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내는지 신기...
그리고 같은 사람이지만 너무 달라보이는 그녀들을 계속 보고 있자니 자꾸만 작아지는...
인간 중 저런 인간들도 존재한다는 게 차라리 기쁜 일이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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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카페테리아로 갔다
프라도 미술관에 가기 전에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구경하고 싶기도 했고
미술관 카페는 멋지기 마련이니까



카페 콘 레체 한 잔...
카페 라떼...
스페인은 달게 먹기에 꼭 커피를 주문하면 설탕을 두 봉지나 준다
커피 양도 적은데...



카페에 오기 전에 항상 들르는 뮤지엄 샵에서 고야 엽서 한 장 호텔방 엽서 한 장
그리고 여러 엽서가 묶여있는 세트 하나를 샀다   엽서 가격은 1장에 1유로...1500원...
나중에 작은 액자를 많이 사서 엽서를 끼워 한 쪽 벽면을 채워볼 생각을 잠시 했다
아래 사진들은 사진전 안내 종이의 사진을 찍은 것...케이트 모스는 아무리 봐도 너무 멋지다...



커피 마시며 10분 정도 여유를 부리다가 일어나서 프라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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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은 더 아래 쪽으로 걸어내려가면 나오는데...미술관 앞의 가로수가 깔린 거리도 예쁘다
가보니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무료 입장을 기다리는 줄...그러나 줄이 빨리 줄어들었기에 금방 입장이 가능하다
측면에는 르누아르 특별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고 무료 입장의 경우 특별전 관람은 안된다



줄의 근원을 찾아가며 정문 쪽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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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동행인이...
세고비야에서 일찍 돌아왔다고 했다
너무 추웠고 카메라를 떨어트려서 고장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일찍 와서 프라도 미술관으로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여기에서 톨레도에서 본 그 3명을 봤다...신기..



프라도 미술관이니 인증샷을 찍자기에 대강 섰더니 바로 찍었고
동행인의 말로는 발로 찍은 사진이라고 했는데...
내 마음에는 들었다...



카메라를 떨어트렸고 고장이 났다면 아주 속상했을텐데...난 별 위로를 하지 않았다...
그냥... 그랬어? 라는 말 한 마디 하고 같이 줄서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잠시 후 뭔가 실수한 기분이
들었고 생각해보니 카메라 고장난 것에 대해 위로를 좀 했어야 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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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은 정말 크다...3시간 정도 남았지만 다 볼 수 없었고 안내 종이를 보고 찾아다녔다...
동행인과는 그냥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동행인이 폐관할 때까지 보기 힘들 것 같다고 했기에...
생각해보니 카메라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게 아닌가 하는...아니면 말 그대로 세고비야가 너무 추워서
고생해서 그런 건지도... 정말로 동행인은 원하는 그림을 본 후 혼자 중국식당에 가서 볶음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고 했다  볶음밥의 양이 너무 많아서 반은 남겼다며 아쉬워했고 나도 아쉬웠다...



고야와 엘 그레코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 화가의 작품이 지독하게 많았다....너무 많았다...
게다가 다 볼만한 그림처럼 느껴졌다...하나 하나 천천히 보고 싶어지는 대형 그림들이 잔뜩....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순서대로 보다가 다 못 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보고 원하는 그림을
먼저 봤다...


고야의 그림은 거의 다 찾아봤다
특히 옷을 입은 마야와 옷을 벗은 마야 그림...책에서만 인터넷에서만 보던 그림을 실제로 보고 있자니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이게 가능한 일인가...나에게....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그 그림이 눈 앞에 있다니...
물론 사진으로 보나 실제 그림을 보나 비슷하긴 했다...색감이 기타 등등을 예민하게 볼 눈을 갖고 있지 않기에
그래도 이 그림이 고야의 손을 거친 바로 그 그림이라니...뭔가 묘한 감동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 그림은
고야의 개....
이 그림이 더 강했다....이걸 직접 보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든게...
정말 한참을 봤다...원 없이 뚫어지게 들여다봤다....난 이 그림이 가장 좋았다...프라도 미술관의 그 많은 그림 중
내가 아는 그림도 거의 없었지만 하여튼 고야의 개 그림이 가장 좋았다...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울렁였다
그 개는 꼭 나 같다는 생각...나를 생각하고 그린 그림처럼 느껴졌다는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서 기억에 남았던 그림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왜 유명한지 잘 모르지만 나도 이 그림이 좋긴 했다...왜 좋은걸까?  모르겠다...



고야의 카를로스 4세 일가라는 그림은 영화 고야의 유령이 생각나게 했다...
그 영화에서 고야가 이 그림을 그렸었는데...



평일에는 오후 6시부터 일요일만 5시부터 무료입장
마드리드에 오래 머물렀다면 무료입장이 가능한 시각에 매일같이 찾아가서 그림을 봤을 것 같다...
미술관 무료 입장 너무 좋다....



루벤스 그림도 많았고 그 장소에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루벤스 그림은 나에게는 별 감흥을 주지 않는...
내가 뭘 몰라서 그런 모양...


멋진 카페가 있었지만 폐관 20분 전이라서 그런지 입장이 안되었다...차 한잔과 빵 하나 뜯고 싶었는데...
저녁을 안 먹어서 배가 고팠다...  허한 속은 뮤지엄 샵에서 고야의 그림 엽서를 사며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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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그림을 본 것만으로도 좋았고 전체적으로도 좋았던 프라도 미술관...
이런 미술관 때문에 난 마드리드가 막 좋아지기 시작했다...
문닫을 시간이 되어서 나오니 밤이 되었고 걸어온 길을 다시 걸었다...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을 지나치는
그 거리는 참 좋았다...약간 무서웠지만...



뭐라도 먹고 들어가야 하는데 마땅한 카페가 보이지 않았고 빕스가 있었다
한국과 철자가 똑같은데 속은 완전히 다른 곳...패스트푸드가 많아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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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이 달린 저 곳에서 뭐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냥 다시 나왔다....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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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역까지 걷다가 사람이 많은 곳을 발견
faborit 철자가 영어와 다르지만 같은 의미겠지?
들어가보니 테이블마다 사람이 다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내가 주문을 마치자 자리 하나가 비었다



망고 어쩌고 믹스를 주문...여기 건강음료와 간단한 빵류를 파는 곳이다
과일을 직접 갈아서 만든다...설탕을 안 넣었는지 달지는 않았고 그냥 과일 맛...괜찮았다
당근 케잌을 주문했는데 아주 달다...독하게 달고 설탕이 씹히는 느낌이...그리고 케잌 모양이 저래서 좀 실망...
케이크는 누워 있으면 안된다....ㅡㅡ;;


가격은 주스가 5500원 당근 케이크가 3000원 정도였나? 그랬던 것 같다...
30분 정도 천천히 마시고 먹고 책을 읽어가며 여유를 부리다가 나왔다
다들 누군가와 수다 중이라서 약간 서글픈 기분이 들었지만 그게 나쁘지는 않았다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너무 늦게 가면 지하철이나 호텔 주변을 걷기 무서울 것 같아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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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엘리베이터 안...
홍콩에서 혼자 다닌 날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었던 사진을 기억하며 또 셀카....


이 날 하루는 참 마음에 든 날...
그래서 그런지 매우 인상적인 날...
지금도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마드리드에서 하루 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서운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