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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향수 그리고 향기 - 임원철

by librovely 2014. 3. 20.

향수 그리고 향기                                                               임원철                 2013         이다미디어

 

향수에 대한 책은 처음 읽는 것 같다

향수에 관심이 없었다 다른 건 귀찮지 않게 생각하고 잘 발라대는데...

그러니까 바디로션 핸드크림 풋크림 따위는 전혀 번거롭지 않은데 유독 향수는 귀찮아서 안 썼다

 

향도 음식 취향처럼 단 것을 좋아한다

바디로션 향도 항상 망고 복숭아 그게 없으면 딸기라도...향 역시 과일 취향처럼 오렌지나 레몬향은

싫고... 취향이란 건 요상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내 옷 취향은 뭐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전혀 여성스럽지 않다...과연 내가 여리여리 소녀스런 외모였다 한들 시폰 원피스 휘날리며 돌아다닐 일은

없었을 것...  그런데 향수 취향은 되게 여성스러운 향이 좋은 아니 그냥 단 걸 좋아하는건가...

 

아니 좋아하는 향도 변하는걸까?

원래 머스크 향은 엄청나게 싫어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향수는 묵직한 머스크가

들어간 것들...

 

썩어서 하나같이 버렸지만 갖고 있었던 향수가 몇 개인가 있었다 일단 겐조? 르파겐조였나? 파랑색

처음에 좋았으나 금방 질려서 나중에는 점점 질림...

그 다음에는 일리였나? 길쭉한 병에 담긴 우리나라 향수였는데 향은 좋았으나 안 쓰고 썩어서 버림

그 다음에는 더바디샵 체리블라섬...이건 원래 바디클렌저와 로션향이 좋아서 오드투알렛도 산건데

사자마자 향이 좀 질림...그래서 아마도 썩을 예정...ㅜㅜ

러시의 길쭉한 향수도 샀는데 라일락 꽃 향이라는데 너무 진하다...왜 처음 시향할 때와 사용할 때는

느낌이 달라지는 걸까?

아 나도 다 쓴 향수가 하나 있긴 하다....에스뿌아~ 내 취향은 저렴이인듯....

 

사실 아 이거 정말 내 취향! 했던 향수가 있긴 했다

뉴욕 여행을 갔을 때 누구에게서나 하나같이 이런 저런 향수의 향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문화 충격을

받고는 나도 하나 사볼까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이거저거 시향하다가 맘에 쏙 들던 걸 만났는데 그건

디오르의 자도르...였다 근데 되게 비싸...그래도 한국보다는 싼건데 가난한 나는 안 사옴...

이 때 같이 갔던 친구는 아버지 드린다고 플라워바이겐조? 인가 그걸 두 병이나 샀다...여자 향수로 생각한건데

아버지께서 애용하신다고...신기~ 하여튼 아직도 자도르 향이 되게 좋긴한데 비싸...서 꼬실 남자나 생기면

사는걸로...(평생 안 사겠다는 소리인가)

 

하여튼 그렇게 향수는 내 분야가 아니야....하다가 다시 관심을 끌 일이 생겼었다

직장에 예쁜 기혼녀(?)가 있는데 처음에 나보다 5살은 어리겠거니 했는데 나보다 5살 정도가 많았다

근데 그 분이 옆에 오거나 지나가면 묘한 향이...책상 근처만 가도 그 향이...근데 맡을수록 좋다...

그래서 물어봤다 지나가면 냄새나요 무슨 향수 써요? 그러자 알려줬고 많이나는거냐고 걱정하길래

아니 좋아서 그렇다고 하니까 며칠 후 그 향수 미니어처를 가져다 주심...

 

그래서 써 봤는데 아 향이 좋구나~  잠자기 전에 손목에 두어방울 흘리고는 즐겁게 잠들기를 반복했으나

그걸 뿌리고 다니는 건 왠지 내키지 않았다...이미 내 머리 속에 이 향은 그 분의 것임...내 것이 아니야...

그리고 그 향이 되게 좋게 남았던 이유는 그 분의 이미지와 향이 잘 어울려서 그랬던 것도 같다...

선크림에 파운데이션 슥슥 바르고 돌아다니는 나와 다르게 본바탕도 가진자인데 거기에 화장과 머리까지

잘 세팅하고 다니니 외모와 향이 잘 어우러져서 뭔가 더 좋은 이미지를... 향수 이름은 저 아래에....써야지

 

하여튼 그 후로 향수 코너에 가서 몇 차례 개 마냥 킁킁대며 하나 골랐고 그걸 여행가면서 면세점에서

샀는데 달고 달다~ 내 나이랑도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달아서 좋네~ 하며 샀고 이젠 출근 전 꼭 손목에

흘려보는데 그런데 요즘 누군가가 향수 이젠 안 쓴다...몸에 해롭다더라 하는 소리를 듣고는 또 마음이

묘해짐...손목에 흘린 순간 해로운 것이 손목 안으로 확 스며드는 상상이...어쨌거나 이렇게 하고 출근을

하는데 언젠가 친구에게 향수 냄새 나냐 물어보니 전혀 안 난다고 ...나만 맡을 수 있는 양을 뿌린 모양...

근데 웃긴건 그 친구도 자기 향수 종종 뿌린다고...근데 난 그 친구에게 향수 냄새 맡은 일 전혀 없음

그리고 서로 손목에 킁킁 대보고는 아 뿌리긴 했구나 했는데 자기는 머스크 들어간 향 싫다고....

후레시? 프레시? 한 향이 좋다고...그래서 그런지 그 친구는 좋아하는 향수 회사 이름마저 프레시~

였던 기억이... 어쨌든 샀으니 유통기한 지나기 전에 다 처벅처벅 발라야지..근데 너무 큰 걸 샀다...

다음에는 미니어처 세트를 사서 이것저것 써보는 게 좋을듯...이게 은근히 질리는 것 같다...

병도 모아보고... 하여튼 재미있긴 하다 종류가 많아서...

 

시향하면서 저스틴 비버의 썸데이라는 향수가 있길래 별 이상한 향수가 다 있네 했는데 맡아보니 좋음

좋다는 건 되게 달다는 소리... 하지만 비버 이름 때문에 안 삼...20대였으면 샀을듯...

단 향이 좋다면 안나수이 향수도 좋다고 직원이 그랬는데 안나수이는 덜 달아...ㅡㅡ;

 

책이 예쁘다...색깔봐...

내용에 큰 기대를 안했지만 읽기 아주 재미있었다 사실 내용은 특별할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저자가 글을 되게

깔끔하게 잘 읽히게 잘 씀...아주 잘 씀~

향수에 대한 내용이지만 향수에 대한 내용이기에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럭셔리 브랜드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참 재미있다 향수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는데 그 향을 다 몰라서 그게 아쉬웠다 향까지 내가 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시향해 본 버버리의 바디라는 향수...프레시~~한 향수였다 괜찮았음

버버리 코트에 잘 어울리는 시원하고 세련된 향이긴 함

이것도 책을 보고 나서 시향해봤는데

의외였다...물론 너무 잠깐 맡아서 정확하지는 않지만...뭔가 깊이가 없음? 싸구려 향수 느낌이...??

이 향수가 직장 언니(?)가 쓰는 향수

롤리타 렘피카

이게 원래 우리나라 향수인데 프랑스에서 만들고 프랑스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한국에 역수입했다는

프랑스에서 인기가 아주 많다고 한다

되게 어려보인다고 생각했는데 향수도 한 몫 한걸까? 롤리타....??

롤리타 렘피카의 다른 버전

이 책에서 저자가 이 향수에 대해 좋게 많이 쓰는데 한국 제품임은 밝히지 않는다

향이 좋긴 하지만 뭔가 관계가 있나?

 

칼 라커펠트는 책을 많이 읽는 완벽주의자라는 설명이 나오는데 그게 인상적

 

 

 

 

 

 

 

라벤더는 프로방스 지방으로 여행하는 느낌을 주고

샌들우드는 인도

베르가못은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바닐라는 마다가스카르

파촐리는 인도네시아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음로 여행하는 느낌을 준다

 

캘빈클라인과 랄프로렌 향수 스토리...

(캘빈 클라인의 향수 변화는 정말 재밌게 읽음)

둘 다 유대인이고 가난한 뉴욕 브롱스 출신

 

마르탱 마르지엘라

어느 순간 은둔자가 되려고 결심한듯 외부와 접촉을 끊고 전화번호도 없고 팩스로만 접촉

옷에 붙어있는 라벨도 흰색천에 숫자만 써 넣음 0-23

여성용 의류는 1번 향수는 3번 이런 식

 

뉴욕을 가장 닮은 향수는 케이트 모스의 향수 케이트 모스

 

알렉산더 맥퀸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며칠 수 스스로 죽음의 길로 떠났다 40세

연인이었던 이사벨라 블로가 자살한 후 우울증

 

프랑스 여자 귀족 뿐만 아니라 남자 귀족도 하루에 3번 치장

외모 꾸미는 것은 일종의 교제 수단  재력 취향 과시

잘 씻지 않았다 물을 묻혀 얼굴과 손을 조금 닦고 발을 닦는 정도 목욕을 지극히 꺼렸고 죄악시하는

사람도 있었고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욕조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샤넬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과 다르게 또 어제와 다르게 일해야 한다

컴백 후 17년동안 거의 매일 밤늦도록 일하고 작업실과 침실만 오감

지나치게 일에 집착해 몽유병을 앓아 가죽끈으로 몸을 묶고 잠을 청하기도

 

칼 라커펠트

영어 독일어 불어 이탈리어에 능통 소장한 책이 23만권일 정도로 늘 책을 가까이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술 담배 마약을 전혀 하지 않음

 

향수 디올옴므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 사이에서 교묘하게 중립

(에탄올 듬뿍 들어간 향은 오년의 상징이 되어버림)

칼 라커펠트는 디올 옴므 옷을 입으려고 13개월동안 42kg 감량

 

마리앙투아네트는 파리지앵의 원조격

가장 어울리는 향수는 단연 롤리타 렘피카

 

헤로인 시크

애너렉식 시크(신경성 식욕부진 시크)

포르노 시크

 

미우치아 프라다

몸매를 드러내고 노출하는 방식으로 유혹하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다

지적인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

그런 방식으로 상대방 정신을 흔들어 놓아야 그게 진짜 매력

섹시함이란 여성을 힐끔힐끔 훔쳐볼 때 느끼는 게 아니라 어떤 계기로 수수께끼처럼 신비로워진

여성미를 깨달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그저 차 한 잔 마시는 것을 도를 닦는 경지로 격상시킨 일본인들의 가상한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