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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by librovely 2014. 5. 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1959           민음사

 

프랑수아즈 사강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안 좋아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책은 아마 3권 정도 읽었던 것 같다

그녀를 유명해지게 만든 슬픔이여 안녕은 별 감흥이 없었고 제목이 가물가물하는데 에세이 비슷한 것은

또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었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비슷한 소리를 한 것고 사강을 유명해지게 만들었고

어쨌거나 그녀는 나름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하고싶은대로 하며 살았던 것 같고 뭔가 멋지네...

틀 안에서 바둥바둥거리는 나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하고...또 그런 사람이 존재해야 뭔가 그 틀이

조금이라도 변해가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별 관심 없는 아오안 작가 사강의 책을 다시 들춰보게 된 이유는 드라마 밀회 때문이다

드라마를 원래 안본다 거의 이유는 뭐 내 수준이 높아서라기보다는 그냥 질질 끌고 내용이 거기서 거기거나

말도 안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못보겠네...가 이유였는데 밀회는 소재가 강하다 생각이되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영상도 예쁘고 흐르는 음악도 좋고 대사도 좋아서 즐겁게 보고 있음...물론 이 또한 후반부로 가니 집중력이 떨어

지긴 하는데 그래도 재밌게 보고 있는데 유아인이 이 책 이야기를 했었나 그랬다...대사에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이 드라마를 쓴 작가가 이 책을 읽었던 모양이지... 아니 이 책만 읽었겠는가

연상 연하와 관련된 책을 거의 다 읽어보았을 것이다

 

밀회를 보면서 연상된 것은 <도쿄타워> 에쿠니 가오리의 연상연하 러브 스토리인데 이 책도 결혼한 엄마 친구와

20대의 남자 이야기인데 클래식 음악이 종종 등장한다  어찌보면 불륜이고 또 나이차 많이 나는 것이 약간 정신적

교감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집중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예술이 가운데에서 잡아주는 느낌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밀회의 대사에 나온 그 상황...그러니까 유아인 집에 김희애가 있다가 나가는 장면과

유사한 분위기가 등장한다...단지 여자의 집에 잠시 들렀다가 남자가 나가는 설정으로 남녀가 바뀌어 있을뿐

읽은 지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안남...

 

이 책은 사실 집에 가져다 놓은지 몇 달 된 책이다...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아니기에...

그러다가 드라마에 등장하자마자 손을 뻗어 책을 펼쳐봄...이런 이야기라고 생각도 안했는데

그냥 또 그 흔해빠진 표현...재기발랄한 여자가 등장하는 그렇고 그런 소설일거야...라고 생각하고 들고온건데

 

그냥 그냥 재미있게 읽었다

사강의 소설 중에서는 이게 가장 내 취향

짧아서 부담은 없지만 역시 내가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라서 조금은 아쉽다

러브스토리 공감에는 한계가 있다... 그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이코패스인듯...ㅜㅜ

 

폴이라는 여자에게는 로제라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둘은 오랜 기간동안 그냥 사귀기만 한다

그렇다고 동거하는 사이도 아닌거고 일방적으로 로제가 들락달락하는 사이...나이도 비슷하고...

폴은 로제가 왔다갔다 하는 것에서 종종 상실감등을 느끼는 것 같고 이 부분이 앞에 나오는데 거기에서

밀회에서 유아인 집에 김희애가 왔다가 나가는 장면이 떠올랐다...그때마다 느낄 상실감 허무함...

 

로제는 폴과 오랜 연인관꼐를 유지하고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여자들을 만난다...그 여자는 천박함을

풍기는 여자들...왜 그러는걸까? 정신적 교감은 폴과 함께 나누고 다른 건 또 다른 곳에서?

폴도 어느정도 알면서도 그냥 두는 것 같고...그런 폴에게 젊은 남자 시몽이 다가온다 폴은 39살 시몽은 25살

14살의 나이차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몽은 폴에게 빠져들고 폴의 집으로 와서 함께 지내는데 폴은

로제에 대한 마음을 거두지 못하고 결국 시몽과 헤어지고 다시 로제와 만나는데 둘의 관계는 그렇다고 변하는

것도 아니다...로제는 여전히 폴을 조금은 외롭게 만들기 시작하고 그렇게 이야기가 끝남

 

이게 뭐지?

뭘까?

이 소설을 썼을 때 사강의 나이가 시몽처럼 20대 중반이었는데 어떻게 그 나이에 30대 후반 여자의 마음을

생각하고 소설을 썼을까?  소설이 이야기하려는 게 무엇이었을까?  책 뒷표지를 읽어보니 아마도 폴은 시몽도 결국

로제처럼 될 것을 예감하였고 그래서 그렇게 끝은 낸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언젠가 이해가 될 날도 오겠지...ㅡ.ㅡ

(발췌하다보니 시몽을 심히 좋아할 자신이 두려워 이별을 고했던 것 같다 폴이...어차피 시몽의 감정은 잠시

지나가는 감정이라고 여겼을테고....)

 

 

 

스물다섯이에요 그럼 당신은요?

서른아홉이에요

그는 조그맣게 휘파람을 불었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불량했던지 한순간 그녀는 화가 날 뻔했지만

다음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는거죠?

그 휘파람 소리에 감탄이 담겨 있어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커다란 감탄이 담겨 있답니다

 

 

예 아주 예쁘고 무척 친절하고 약간 방심한 듯한 얼굴이었어요

태도는 그러니까

뭔가 알 수 없는 것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달까

 

그는 그녀의 이름조차 알고 있지 못했다

파리에 있는 그 누군가에 대해 그가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멋진 일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 누군가에 대해 그는 며칠 동안 마음가는 대로 상상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동시에 이틀 동안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녀는 애인 없는 여자로서 보내야 하는 일요일이 몹시 싫었다

로제는 내일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녀는 그의 전화를 기다렸다가 그를 만나러 나가리라

 

폴은 즉각 그곳에서 나와 도망가고 싶은 충동

자기 집으로 가서 책 한 권을 들고 틀어박히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는 여전히 갖고

있기는 할까? 물론 그녀는 스탕달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고 실제로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고 여겼다

그것은 그저 하는 말이었고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어쩌면 그녀는 로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여기는 것뿐일지도

몰랐다 아무튼 경험이란 좋은 것이다

 

난 자유로운 남자야

그가 살짝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책임에서 자유로운 남자라는 뜻이었다

가능한 빨리 폴을 만나고 싶었다 그녀만이 그를 안심시킬 수 있었고 그녀는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죄송합니다

실제로 제겐 당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이제는 질투심은 자신이 소유한 것에 대해서만 가질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다시는 저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제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당신의 시몽

 

시몽이 폴은 만나지 못한 지 이제 열흘이 지났다

나는 당신을 힘들게 할 거예요 당신에게 강한 애착을 갖고 있거든요

그녀는 그가 아니라 그녀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시몽은 이해하지 못했다

 

어째서 당신은 나보다 로제를 더 좋아하는 거지?

그 무심한 사내의 무엇이 내가 당신에게 바치는 이 열렬한 사랑보다 낫다는 거지?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자신이 그들의 사랑을 위해 육 년 전부터 기울여 온 노력 그 고통스러운 끊임없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었고...

그리고 로제는 그녀에게서 언제나 빠져나갔다 이 애매한 싸움이야말로 그녀의 존재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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