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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쿨한 여자 - 최민석

by librovely 2014. 7. 8.


쿨한 여자                                                             최민석                       2013              다산북스


이 책 역시 읽은지 오래된 책

1-2달은 지난 것 같다

도대체 이 책은 왜 빌린 것일까?  하며 책 표지를 보니 알 것 같다


아마 뒷면에 써 있는 

지금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잠재적 이별의 대상이다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건 그냥 만나는 거지 반드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냐

라는 문장을 보고 궁금해졌던 것 같다...아마 그게 맞을 거다...


읽은 지 오래 지나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헤어진 여자친구와 재회를 하고 다시 가까워진

듯 했으나 결국은 헤어진 상태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이야기가 끝났던 것 같다 1부는...

원래 1부만 따로 단편인데 이 책을 펴내면서 쓴건지 뒤의 이야기들을 덧붙인 것 같다

1부만 읽거나 다 읽거나 마음대로 하라고 작가는 말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1부만 떨렁 읽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솔직히 내가 느낀 것을 너도 느껴봐라는 식의 이야기 전개는 좀...내 취향은 아님

그런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는 내가 느낀 두 남녀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기에...


마냥 가볍지 않기에 여자는 자꾸 자신은 이제 쿨해졌다고 말했던 게 아닐까...

쿨하다는 게 뭘까?

정말 좋아한다면 절대 쿨해질 수 없는 거 아닐까?  연애 감정은 쿨함과는 거리가 멀지

찌질하고 찌질하며 찌질한거지...ㅎㅎ 그래서 연애 감정에 휩싸이면 평소와 다른 찌질함에 

나 왜이래? 를 연발하게 되는 것 같은데...


여자 주인공의 직업은 승무원...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직업이구나...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연예인급은 아나운서이고 그나마 평범한 사람이 접근 가능한 직업은 승무원...오히려 외모만

놓고 본다면 아나운서보다는 승무원이 더 멋진 것 같은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하여튼 그런 여자인데 남자가 있으면서도 그걸 밝히지 않고 애매하게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다음에 헤어지고 정리한 후 사귄건가? 그러다가 또 이번에는 이 남자를 두고

다른 남자랑 가까워진건가? 주인공도 말하듯 자신고 그런 식으로 사귄 것이기에 뭐라 비난하거나

원망하기는 좀 요상하고...하여튼 그렇게 헤어지긴 했는데 둘은 또 아예 안 보는 것이 아니라 가끔

보거나 연락도 했던 것 같다 단지 그 텀이 길어졌을 뿐이고...그렇게 흐지부지...하면서도 또 온라인

으로는 서로 어떻게 지내는 지 디테일하게 체크하고...그는 그녀가 남자가 끊이지 않음을 알았고...

그러다가 왜 만났지? 하여튼 다시 만났고 예전에 사귀듯 일이 진행되었고 남자는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제대로 만나볼까 접근했던 것 같은데 여자는 쿨~한 여자라는 반응...뭐 그깟일 하나로...

라는 반응? 정도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게 1부였던 것 같다



글을 잘쓴다

소설을 잘 못 읽고 특히 한국 소설 특히 남자가 쓴 한국 소설  게다가 젊은 남자 작가가 쓴 경우

가장 읽어내기 힘든 편인데 이 책은 글도 술술 읽히고 글이 담백하면서도 뭔가 깔끔하고 괜찮네

그러면서도 세밀한 것들은 잘 드러냈고 그러면서도 뭔가 과잉은 없고...하여튼 잘 쓴 소설이구나


내용은 내가 뭐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라서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고 그저 상상에 의존해서 읽어댔는데

대강은 알 것 같다...

그 이전에 어떤 연애 경험이 있건 별 거 아닌 그냥 사귄 거고 그게 수차례 쌓이는 건 개인에게 별 의미가

없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그러던 중 정말 좋아하고 사랑에 빠진 것 같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

그러나 그런 경험도 끝은 오고 아무일도 아닌 걸로 변해버리는 경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

결국은 똑같아...하면서...그리고 상처를 받게 되고 그 다음에는 쿨해지는거다... 

이게 진짜 감정같지?  아니야...어차피 이 감정도 끝이 날거고 변할거야...너무 연연하지 말자 너무 빠져들지

말자...이런 일 한 번이 큰 의미가 있을거라고? 아니...별거 아닌거야...그냥 일회성 사건인거지...의미를 부여

하지 말자...그래봤자 끝은 올거고 나만 상처받을거고...대강 이런 거 아닐까?


예전에 친구 중 한 명이 어떤 남자를 되게 좋아했고 혼자 먼저 감정이 앞서 표현하고 그러다가 끝이 났던 것

같은데 그 친구가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지난 번 일로 받은 상처가 커서 이젠 감정이 흘러가게 놔두지

않게 되고 누가 좋아도 한 발만 걸치게 된다고...들으면서 그래? 그렇게까지 충격이 컸던걸까? 했는데...

아마도 누구나 어느 정도 쿨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되겠지... 한 번이라도 실연을 하게 된다면 말이다...

근데 이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으 쿨해지지 않았다...계속 연연하고 연애도 그 이유로 자꾸 그르치게 되고..

그런 남자 주인공은 보니 참...그런 사람인 거 모르고 만났다가 나중에 그런 마음인 걸 알게되면 되게 난감하고

짜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게 아닌 척 숨기면 사실 어찌 알겠어...

여자 주인공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나 쿨한 여자야...라고 떠들어 대는 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결국 쿨한 건 없는거다

정말 좋아하면 쿨할 수 없고

쿨할 수 있다면 정말 좋아한 게 아닌거겠지



뭔가 남녀 연애에 대한 소설을 읽으면 좀 마음이 이상하다

그냥 단순하게 로맨틱 코미디 영화처럼 러브러브 모드면 유치하게 착각 속에서 놀고 계시는구나~ 하며

보면 끝이지만...이런 소설을 읽으면 뭔가 날 것을 만나는 것 같아서...살짝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같다...

뭐가 되었든 마냥 말랑말랑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사람이 사는 게 다 그런 것 같다...

뭔소리지..이게...ㅎㅎ











그녀를 다시 만난 건 순전히 외로웠기 때문이다



나는 당연히 그녀가 솔로라 생각했다

내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이고 만날 때마다 외롭다는 말을 호흡처럼 해대는 그녀를 누가 솔로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헤어지자마자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청량한 해방감을 느꼈다

공기는 상쾌했고 발걸음은 가벼웠고 폐 속까지 가득 차는 자유로 나의 몸은 부풀었다

그녀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몸은 허공중에 부유하곤 했다

표면적으로는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녀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완전히 반대 유형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어리건 많건 얼굴이 예쁘건 예쁘지 않건 날씬하건 통통하건 누구를 만나든지 나와 상대 사이에는

그녀가 버티고 있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연락을 안 하고 아무리 만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이 진정한 이별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나를 스윽 보고 말했다

나 쿨한 여자야



내 일생에서 사랑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야

솔직히 난 지금 남자친구에게도 미안해 이렇게 확신 없이 만나는 거



나? 나는 당연히 오빠 때문에 무지 쿨해졌지 말했잖아 이제 쿨한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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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 앞에 불행의 파도가 밀려온다면 어쩌면 그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책은 내면에 이는

불안을 경청하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건 그냥 만나는 거지 반드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야

라는 무슨 정치인 같은 말을 그녀가 했기 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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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이별이라는 것이 우스운 게 마치 영혼에 소인을 찍을 것처럼 뜨거운 고통 속에 나를 몰아넣더니

그 소인을 찍는 과정이 끝나자마자 어느 날 거짓말처럼 스윽 연소돼버렸다

마치 중고생이 하아 임진왜란이란 게 있었단 말이지 라는 투로 박물관에서 역사적 유물을 별 감정 없이

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게는 단지 그녀와 시공간 감정을 함께했다는 개인의 역사적 사실만에 덩그러니 남아있다

그녀와 내가 한때는 서로에게 대체불가능한 존재였다는 사실

나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인가 아니 원래 인간이 이런 존재인가




당연히 그녀와 헤어진 지 5년이 지났고 재회한 지 2년이 지났다

나는 연애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러나 매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끔씩 나의 세포는 걷잡을 수 없이 그녀를 향해 달려간다



문제는 도대체 녀석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나를 사귀었던 그녀의 취향과 녀석을 사귀는 그녀의 취향 사이에 도대체 어떤 교집합이 있는지

이해조차 불가능했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게 다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제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와 함께 있는 나 자신이었던걸까


모든 인간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혹시나 다시 만난다면 온전히 그녀에게 미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