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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라이브 Plemya The Tribe 우크라이나, 네덜란드 2014

by librovely 2015. 2. 16.

 

 

가끔 네이버 영화 목록을 쭈욱 훑어본다 괜찮아 보이는 영화가 있으면 평론가 평점도 확인해보는데 이 영화는

7점대였나? 8점이 넘어가면 확실히 남는 게 많은 영화였고 7점대는 그럭저럭이었던 것 같은데 이 영화는 7점대

임에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우크라이나 영화라는 것 독특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진중권이 이 영화를 트위터에서 추천하는 글을 봤고 무조건 봐야할 영화 리스트에 올림

진중권이 보라고 하면 보는거다...(같은 이유로 나는 국제시장을 볼 생각이 전혀 없다)

 

본지 좀 시간이 흘러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냥 남은 기억만으로....

진중권이 이 영화는 보는 사람마다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했는데 그런 것 같지만 내 수준은 그냥 줄거리 따라가기..

 

이 영화는 시작됨과 동시에 자막 하나가 나온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자막이 없이 수화로 진행된다는 그런 이야기...아 이 영화는 외국에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의 유일한 영화구나

외국에서 극장 체험하기 매우 적합한 영화를 아쉽게 한국에서 봤네...

 

첫장면에서 입학식인지 졸업식인지 하여튼 축제같은 그런 행사가 건물 사이의 작은 공터에서 벌어진다

다들 밝게 웃으며 꽃을 들고 어린아이들 손을 잡고 건물로 들어간다

청각 장애우 학교라서 모두 수화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지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아주 평범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더 평화롭게 보인다  이 학교에 세르게이가 전학을 오는데 전학와서 아는 사람이 없는 세르게이는 식당에서

지적 장애우와 같이 앉는다 그런데 이 학교에는 어떤 불량써클같은 조직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세르게이를 데려

가고 신체검사까지 꼼꼼하게 한 후 받아들이기로 정한다 이 때 장난으로 여자들이 있는 방에 세르게이를 밀어

넣는데...거기에서 세르게이는 소녀 2명을 보게 되고 그 중 한 명은 거의 벗은 몸인데 그녀에게 반한 것 같다 아마

 

세르게이가 들어간 그 집단은 불법을 일삼는 아주 질 나쁜 집단이다 사실 세르게이는 그런 성향이 있던 사람이

아니다 처음 학교에 갔을 때도 어리버리하고 지적 장애우와 합석을 하는 그런 순진무구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보니 그 집단에 들어간거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게 된건데...

 

일단 본격적으로 행동을 같이 하기 전에 테스트를 하는건지 싸움을 시켜보는데...이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청각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갑자기 떼로 몰려가 어두운 배경의 저 공간에 올라가 자리잡고 구경을 하는데

이게 사람 집단이라기 보다는 뭔가 원숭이나 기타 다른 짐승 무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인간과 그런 짐승의

다름은 무엇일까...이 장면 말고도 다른 장면들에서도 일단 그들의 수화는 내가 알아들을 길이 없고 언어가

없는 상태의 행동들이 되게 말초적인 느낌을 주었다...어쩌면 인간의 이런 저런 행동들이 사실 짐승들의 그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건데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들도 범법행위를 일삼는 주제에 그 안에는 또 그들만의 룰이 있어서 그걸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처벌...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면서 자기가 소속된 곳의 룰을 지켜 그 안에서는 정의롭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눈을 들어 그 밖의 입장에서 그 집단 안의 자신을 본다면 자신 또한 매우 비정상적인 정의롭지 못한 삶을 사는

경우도 있을거라는 생각도...

 

세르게이는 잘 적응하여 집단에서 믿음직하게 일을 처리한다 도둑질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때려서 짐과 지갑을

빼앗는 강도짓도 하고 그런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표정들... 마트 근처에서 먹잇감을 노리다가 달려들어 마구

폭행하여 정신을 잃게 한 후 그 장 본 음식들과 또 빼앗은 돈을 술과 먹을 것들을 사서 무리에게 가져와 함께 달려

들어 먹고 마셔대는 장면을 보니...이건 정말 짐승같아...그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되게 짐승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이 그럴듯하게 이런 저런 예의를 만들어서 안 그래보이지만 실상 하는 짓은

짐승들과 뭐가 그렇게 다른가... 숟가락 포크 따위 없이 손으로 좀 빠르게 먹어대면 짐승이 음식 먹는 것고 크게

다를 것이 없지 않나 그 모습은...아니 의미도 그렇지 뭐...

그게 그거인건데 괜히 테이블 위에서 식기류를 사용해서 천천히 먹어서 뭔가 다른 짐승들과는 다른척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세르게이 집단 중 한 명은 소녀 2명을 차에 태우고 매춘하러 다닌다 대형 트럭이 줄지어 있는 곳에 데려가는데

처음에 그들이 어딜 가는 지 모를 때는 그녀들이 클럽에 놀러가는 걸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차 뒤에 앉아서

급하게 노출이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 그녀들이 너무 즐거워보였기 떄문이다...아니 매춘하러 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있나? 그렇게 신나게 옷을 갈아입고 서로 예쁘다고 칭찬해주면서 가고 차에 내려서는 트럭마다

툭툭 치며 자신들을 보여주고 돈을 주고 사라고 영업을 한다...그리고 좋다고 하면 거래를 하는데...그 어떤

영화를 볼 때도 매춘 장면이 나올 때 여자들이 저렇게 즐겁게 가볍게 나오는 것 같진 않았는데 이 영화는 왜

그렇게 찍은걸까?  이제는 너무 흔해빠져 버린 저런 상황이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미용실에서 즐겁게 콧노래 부르며 머리 감겨주듯이 요리사가 맛있는 요리를 내주기 위해 즐겁게 요리를 하는

것처럼 너무나 가볍고 즐겁게 몸을 내어주고 있는 그 십대 소녀들이 참 묘하게 다가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매춘을 담당한 소년이 차가 후진하는 소리를 듣지 못해서 그 아래로 깔리는 사고를 당하고

그 일을 이제 세르게이가 담당하게 된다

 옳은 일인지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집단에서 하는 일을 열심히 해온 세르게이...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이 힘든거라고 그래서 어쩔 수 없는거라고 나는 생각했는데...그렇지 않나?

우크라이나는 가난한 나라이고 그 나라에서 청각 장애를 갖고 사는 삶이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학생이라서 먹고 자는 문제는 없겠지만 그 후에는.... 하여튼 세르게이는 그냥 주어진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산다... 그러나 그는 매춘을 하는 금발머리 소녀에게 반한 상태였고 이 일을 버거워하기 시작한다

자꾸 일을 성사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다가 어느 날 돈을 벌고 있는 금발 소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상당히

힘들어하고...그날 자신도 돈으로 금발 소녀를 사는데...

 

이 부분에서도 그게 인상적이었다...어쩌면 저 소녀는 저 상황에서 저렇게 재미있다는듯이 남의 일이라는 듯이

웃고 있을 수 있는걸까.... 영화에 나오는 트럭 운전 성매매자들은 대부분 동물들처럼 ***를 하는데 그것도 앞서

느낀 것처럼 이런 상황들이 인간의 상황이 아니라 그냥 짐승같은 다른 동물들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여튼 이 날 세르게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금발 소녀를 돈 주고 사는데 그녀는 그에게 전혀 마음이 없었다

짜증을 내고 마지못해서 응하지만 그 후로 그녀는 그를 정말 좋아하게 된다  뭘까?  아마도 그녀가 항상

돈을 벌기위해 했던 행동들과는 완전 딴판인 느낌이 들어서였겠지 세르게이는 금발소녀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단지 짐승과 같은 욕정에 휩싸인 그들과는 다른 게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이 19금 부분인데 그게

보기 흉하거나 부담스럽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이 때도 매춘에 익숙한 그 소녀는 역시 ***로 준비를 하는데

세르게이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

 

이후로 아마 세르게이와 그녀는 서로 좋아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런 과정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매춘을 하던 두 소녀는 이탈리아로 가려는 꿈에 젖어 있다...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보면 꿈의 나라인

모양이다... 어쩌면 그 곳에 가려고 그렇게 열심히 몸을 판매하여 돈을 모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소녀는 이렇게 자기 살길을 찾아가고 있지만 세르게이의 마음 속에는 소녀 뿐이다...

그는 매춘업에 차질을 빚어 그 집단에서 쫓겨나고 혼자 돈을 훔치고 강도짓을 하러 다닌다...

아마도 돈을 가져다 주면 그녀가 그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곁에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소녀는 임신 테스트를 하고 임신했음에 경악한다...아마 세르게이의 아이겠지...

둘이서 좋아하게 되었기에 아이를 낳아 키우겠거니 생각했는데 소녀는 세르게이에게 임신했음을 밝히지도 않는다

그것도 모르는 세르게이는 그녀의 행복을 위해 강도짓한 돈을 가져다 주는데...

 소녀는 세르게이가 가져다 준 그 돈으로 세르게이의 아이를 죽인다

 이 장면은 정말 19금이 아니라 44금? 하여튼 보고 있기 힘들었다...

적벽대전에서 뒷꿈치를 칼로 슥슥 베는 장면도 눈 뜨고 잘 보던 나인데 이 장면은 정말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잔인한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마취도 안한 것 같은 상태에서의 낙태란 더더욱 끔찍하구나...

 

이 장면도 그렇고 앞에서 싸우는 장면에서도 그렇게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게 신기했다 소리를 지르는 이유가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 자신의 아픔을 알아달라는 의도로 그러는

거였나?  저절로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는 들리지만 소리를 전혀 지르지 않았다

 여권을 만들어서 이탈리아로 가려는 소녀에게 필요한 건 돈이고 그녀를 붙잡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건지 세르게이는 혼자 열심히 강도짓을 한다 학교 실습시간에 망치도 만드는데 그 망치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 교사의 집에 찾아가 그 망치로 교사를 내리쳐 쓰러지게 한 후 돈을 훔치기도 한다...묘한 상황이구나...

 

영화에 계속 등장하는 각종 범법행위들이...단지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그들이 그 나라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먹고 살 수가 없는 상황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경우 그냥

가만히 앉아서 굶어 죽을 수 있을까...그럼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해치면서까지 그래도 되나? 그건 아니지만....

 

하여튼 그는 그렇게 다방면으로 돈을 모아 떠나기 직전인 그녀의 기숙사 방으로 찾아간다...

청각 장애우 학교 기숙사는 방문에 잠금 장치가 없는 것 같다...위험해서 그렇겠지...그들은 무슨 일이 벌어져도

소리를 지를 수 없고 연락을 할 수 없기에 문을 다 열어놓고 지내는 것 같다... 이 날 세르게이는 그녀를 찾아가고

그녀는 나가라고 떠미는데 그런 그녀를 어떻게 보면 강간을 한건데...이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흘러서 당황스러웠다

눈물의 이유가 그녀가 아니라 세르게이였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여자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내던진 그가...

인간성마져 버려버린 것 같은... 그리고 그녀도 사실은 그를 좋아하긴 했기에 저 장면이 폭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고..써 봤자 내가 좀 싸이코같긴 한데...하여튼 소녀도 세르게이를 무척 좋아한다...그러나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그녀는 이탈리아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던거고... 저 장면에서 옆의 룸메이트가 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들은 청각 장애가 있기에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 청각 장애라는 설정이 상당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

초반부에서는 그들만 알아듣고 우리가 못 알아듣는 청각 장애우의 심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답답한 느낌...

나중에는 하도 못 알아 들으니까 그냥 상황보고 대강 파악하는 게 익숙해지고 많이 답답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어떻게든 이탈리아행을 막아보려는 세르게이의 노력에도  여권을 손에 넣고...

이 때 세르게이가 달려들어 그 소녀의 여권을 잘라서 먹어버리기까지 하고 이렇게 질질 끌려가고 심하게 얻어

맞는다... 소녀야 뭐 다시 여권을 만들면 될 일이 아닐까...

 

그리고 어느 날 세르게이는 다시 기숙사에 나타난다

그리고 들어가서 그 집단의 우두머리부터 나머지 소속된 아이들까지 한 명 한 명 찾아가 침대 옆의 협탁을 들어

머리를 내리쳐 죽인다  죽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소녀의 삶을 망쳤다는 게 이유일까 아니면 자신의 삶을

망쳤다는 이유에서였을까 둘 다겠지... 적막에 휩싸인 밤의 기숙사에서 한 명씩 둔탁한 소리를 내며 머리를 박살

내면 주르륵 흘러 하얀 시트를 적시는 피... 청각 장애를 가졌기에 바로 옆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도 전혀 알지

못한다... 이 부분에서 영화 <렛미인>에서 물 속에서 뱀파이어 소녀에게 한 명씩 당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주인공 소년은 물 속에 있었기에 밖의 상황이 잘 들리지 않고 단지 물로 툭툭 던져지는 잘린 머리나 팔 그리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빨간 피...

 

 

영화를 보면서 말이 없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행동들이 무척이나 비인간적인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

했다... 언어가 그럴듯하게 인간의 별거 아닌 짐승과도 같을 행동들을 의미있게 뭔가 다르게 느껴지게 만들어

주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 영화를 보고 뭘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대단히

애잔한 사랑 이야기로 느껴졌다... 세르게이의 유일한 삶의 목표가 된 소녀를 향한 마음...이 무서울만큼 강렬했다

들리는 소리가 거의 없는 2시간이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러 들어갈 때 이런 종이를 나눠주었다

 주인공인 소녀와 소년...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을 보고 우월한 비율과 기럭지에 잠시 감탄했었다

얼굴이 예쁜 건 아닌데 대부분이 키 크고 얼굴 작고 뼈대가 길쭉하다 게다가 뼈는 얇고...한국에서 보기 드문

체격이 여기에서는 일반적이네...누군가가 러시아에 가서 하나님이 러시아에 유전자 몰빵했다던데...여기도 그래..

 상 받은 영화구나

 수화가 나와서 손을 찍은걸까

 집단에 끼어들어가 잘 소속되어 있다가 그 안에서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실컷 얻어맞고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나가는 아웃사이더 세르게이를 표현한 그림일까?

 아 그렇구나

사랑과 증오에 대한 이야기구나

사랑과 증오는 같이 다니는거지...쿨한 사랑이란 있을 수 없지...

스타벅스가서 어 예쁘네 하며 집어든 카드

나중에 알고보니 발렌타인 데이 기념 카드인 모양이었다

 

 

사랑 이야기

아주 묘한 사랑 이야기 트라이브

뭐가 뭔지 파악이 안되는데 이젠 우수한 두뇌들이 쓴 리뷰를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