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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만가지 행동 - 김형경

by librovely 2015. 5. 26.

 

 

만가지 행동                                                         김형경                        2012                      사람풍경

 

내 블로그에 댓글 써 주는 몇 안되는 아니 거의 유일한...독한양주님 블로그에서 발췌부분 읽어보고 급하게 빌려

읽었다 김형경의 <사람풍경>이라는 책은 정말 내 사고방식을 많이 바꿔준 책이었다 그 당시 워낙 책을 안 읽은

상태라서 그 책의 내용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하여튼 그 책을 읽고 마음을 괴롭히던 어떤 상황

들에서 상당히 자유롭게 된 그런 면이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에 대한 답도 조금은 찾았었고 쟤는 왜 저러지에

대한 답도 조금은... 그 책이 너무 좋았어서 그랬는지 그 다음 책도 좋았지만 그 만큼은 아니었다 이미 접한 내용

이라서 그랬겠지

 

책의 앞 부분에서는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왜 저래...라며 비아냥거리게 되거나 마음이 불편해질 경우 그의

모습 안에서 내 모습을 본 경우일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충분히 맞는 말이다...이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다른

책에서 본 것도 기억나고...그런데 꼭 그런 건 아니지...나 스스로 갖고 있는 단점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하면

더 강하게 그 사람을 비난하게 되는 경향은 분명 있긴 한데...그게 꼭 그런 게 아닌 것이...만약 내가 어린이

유괴범을 보고 분노한다면...혹은 강아지를 학대하는 영상을 보고 경악한다면...이것도 그런건가...이건 전혀

아니지 않은가...그러니까 그게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그런거겠지....

 

누군가의 뭔가 흐트러진듯한 삶의 방식을 보고 화가 났던 건 너무 성실하게만 살아온 스스로의 삶이 원인이

었을거라는 말은 이해가 갔다...이건 내가 노처녀니까 말할 수 있는 건데...노처녀 경력 근 10여년이 된 충분

한 경력의 노처녀로 단언하는데...자신이 결혼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게 괜찮은건가 내가 정말 바라던 삶인가

그런 것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그런 경우의 사람이 그렇게 노처녀를 보면 결혼해라 어쩌고 저쩌고 해대는 그런

면이 있었다는 것...오히려 아 나도 저렇게 결혼생활 하고 싶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은 오히려 결혼은

해도 되고 안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던...그게 그러니까...내가 결혼해서 사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안하고 사는 사람이 비정상이고 엄청 불행하다고 생각해야만 하는 그런??  뭐 거꾸로도 생각

할 수 있겠다...나는 결혼하면 저 모양이니까 나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자신의

결혼하지 않은 상황이 불안하고 이래도 되나 싶으니까 그러는 걸수도 있다는...뭐 꼭 그런건 아니겠지만...

 

책의 내용은 대부분 좋았지만...책 내용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건 아니겠지...다는 아닐거다 아마...

조금 수동적인 면도 있는 것 같았다  내 옆에서 누군가가 짜증을 낸다면 그건 너고 나는 아니다...영향받지

말자...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한데...자꾸 그러면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자꾸 짜증을 내지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너무 유아기적의 일이 원인이 되어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좀...그것도 아주 큰 영향을 주긴 했겠지만 그 이후에도 살면서 별 일 다 겪지 않나...나는 그랬는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변해왔는데...앞으로도 변할거고...

 

읽다보니 결국 인간의 큰 과제는 의존성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갖는 것인듯...

솔직히 나는 자신없지만...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 보기로...노력해 보기로...

그래도 나는 별 용건 없이 친구를 만나 수다나 떠는 정도의 의존성은 그냥 갖고 살고 싶다...

그게 행복할 거 같아서....저마다의 행복인거겠지...  뒷부분에 가니 김형경도 종교가 있는 모양이었다

역시 인간의 머리로 해결 불가능한 부분은 분명 있는건가 보다...아인슈타인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뭔가 위안이 되는구나...바닥을 치는 내 믿음(?)...을 조금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어쨌거나 좋은 책!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것이고 나의 감정은 나의 것이었다

나는 그저 자신을 잘 보고 감정을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되었다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내 마음은 무엇이지

저 사람의 공격성이 불편한 내 마음은 무엇이지

 

그의 농담따먹기가 듣기 싫었던 이유는 그가 자기 임무에 충실하지 않은 채 대충 사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성실하게 살아온 나의 방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었다

 

예전에는 갖고 싶다고 느꼈던 물건들에 전혀 유혹당하지 않는 마음을 확인하는 일은 즐거웠다

 

의존하거나 침범하는 관계뿐 아니라 자기 내면을 투사하는 사람 친절이나 분노로 상대를 조종하는 관계

일방적으로 대상을 사용하는 관계들을 정리했다

별 용건 없이 자주 만나고 무슨 일인가를 만들어 늘 어울렸던 친구들의 호출에도 응하지 않았다

 

자크라캉의 대상A나 우리 내면의 빅브라더 카프카가 도달하고자 했던 성의 주인같은 인물이 해체되는 것

같았다 나의 존재를 타인에게 증명하거나 허락받을 이유가 없으며 나의 삶을 누군가에게 승인받을 필요가

없음을 마음 깊은 곳까지 받아들이게 되었다

 

혼자 조용히 머무는 사람은 신비한 지혜에 닿는다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정신분석학에서는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 문제는 자녀가 떠안는다는 명제가 정립되어 있고 사례도

많이 제시되어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여야 한다

비트겐슈타인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노자

 

실재계는 말할 수 없는 것

자크 라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