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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발적 싱글 라이프 - 홍미정

by librovely 2016. 5. 1.

 

 

 

 

자발적 싱글 라이프                                    홍미정                         2015             페이퍼북

 

 

책 표지나 편집 상태는 뭔가 좀 조악한 느낌을 줬지만 여자 혼자 북경에서 살아본 이야기라니

관심이 생겼다 얇은 책인데 그냥 그냥 재밌게 읽었다

저자 사진을 보니 여자여자한 느낌이고 또 떠나기 전에도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러니까 나랑은

좀 아니 많이 다른 그런 종류의 인간이라서 살짝 공감이 안 갈 내용이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서른이라는 적지 않은(내 눈에는 무척 적어보임...ㅜㅜ) 나이에 싱글로 외국으로 떠나는 것에 대해

주변의 오지라퍼들의 공격이 있었던건지 하여튼 그 내용은 뭐 어떤 늑힘(느낌 아님)일지 알 것도

같았고....또 외국에 가서 혼자 이것저것 해보며 그것도 괜찮아...라는 이야기가 나도 그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그렇지만 한국에서 주말에 혼자 브런치 먹으러 가는 건 아직 쉽지 않을듯....

 

나도 외국에서는 혼자 잘 먹고 잘 돌아다녔는데....그게 꼭 외국이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이런 뉘앙스도

있는 것 같다...그러니까 내가 한국에서 혼자 돌아다니면 쟤는 어쩜 저렇게 친구도 없이 불쌍하게 혼자

다녀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돌아다닐 때는 혼자인 게 너무 당연한 게 되니까

그게 정상인 늑힘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하여튼 카페나 극장에는 이제 혼자 잘 갈 수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밥도 혼자 먹으러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사실 내가 외식을 하는 경우는 먹으러 간다에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수다떨러 간다에 의미가 있는거라서

그럴지 잘은 모르겠다...그렇지만 해보긴 해봐야지....얼마나 외로운 느낌이 들지 궁금하네....

 

 

 

 

 

 

 

결혼을 하지 않은 서른살 여자라는 내 타이틀이 질문을 하게 만든 큰 이유였던 셈이다

싱글을 예찬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싱글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형태와 시기가 다를 뿐 결혼을 안 한 여자만 싱글인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싱글이 있고 나역시 서른살이라는 나이에 싱글의 삶을 만난 것뿐이다

 

고통스럽다는 것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나만 정체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만 대열에서 흩어진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안도감을 위해 대열로 들어갈 것인가 대열 밖에서도 두려움 없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필요했다

 

중국인들은 연인이 되면 대부분 동거를 시작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는 같이 살 수 있니라는 의미를 담은 고백

 

바쁜 속도로 뛰어가는 바깥세상에서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포근한 나만의 공간

집이 딱 너 같구나

 

처음이 두렵지 두 번 세 번째는 훨씬 수월하다 때로는 브런치를 먹으러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고

때로는 중국의 서민적 음식을 먹으러 로컬 식당에 가기도 했다 혼자 브런치를 먹으면 친구들과

함께 할 때의 북적거림과 즐거운 에너지는 없지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공부도 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지금은 이 시간이 너무 좋다

중국은 외식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지 혼자 식사하는 것이 굉장히 흔한 일이다

이렇게 조금씩 혼자 하는 생활이 내게 주는 색다른 맛을 알아 갔다

가고 싶은 레스토랑이 생겼다고 예전처럼 굳이 약속을 만들지 않는다

쉽게 말해 삶에 내 비중에 커졌고 이 때문에 심플해졌다고나 할까

난 이제 혼자 먹는 음식 안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느끼며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상대를 위해 했던 배려를 북경에 있던 시간 동안은 나를 위해 하고 있었다

 

친한 친구들은 나를 흰색에 비유했다 빨간색에도 맞춰주고 노란색을 만나면 노란색으로 맞춰주는

흰색 그런 성향이 나의 취향이라고 생각하고 30년을 살아왔다 그러나 철저히 혼자가 되자 숨겨져

있던 나의 취향이 고개를 들었다 내가 누군가의 취향에 맞출 필요도 없고 내가 원하는 걸 하면 되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30년 만에 진짜 취향을 만나게 된 것이다

 

주말 아침 꼼지락거리며 눈을 뜨면 커튼 사이로 햇빛이 스며든다 날씨가 조금이라도 좋은 날이면

난 여지없이 집 밖으로 향한다 약속도 없고 미리 하고 싶다고 정한 것은 없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에

집에 있는 것은 죄악이다 싶다 조용히 걸어도 좋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고 그러다

약속이 생기면 약속 장소로 향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