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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 안용태

by librovely 2016. 5. 8.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2014             생각의 길

 

아주아주아주 심하게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를 소재로 그 안에서 인문학적인 내용(?)이 뭔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용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고 살아가는데 피가 되고 살이 될 내용들이니 여러모로 좋은 책

물론 읽은 그 내용이 날 변화시킬 수 있느냐야 영 미지수지만...음....요새 이래저래 이런 책이 상당히

필요한 시점이긴 한데...그게 그래야 하는구나...생각은 하지만 사람이 쉽게 변하는 게 아니라는...ㅜㅜ

 

 

짤막하게 이야기가 끊어져 있고 쉽게 풀어써서 어렵지도 않다

좋은 책이다

 

 

http://nermic.tistory.com  저자의 블로그 (읽을 게 많아보임)

 

 

 

 

 

영화와 인문학은 많이 닮았다

영화에는 삶과 인간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담겨 있고 인문학은 인간의 가장 집약적인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려 애쓰기 때문이다 나는 이 두 영역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

과 오롯이 만나고 싶었다

 

지금 그쪽 모든 게 마음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그런데 곧 거슬려할 테고 난 당신을 지루해할 거예요

괜찮아요

<이터널 선샤인>

 

베르그송에 의하면 기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말은 과거란 두 가지 형태로 보존된다는 것이다

첫 번쨰는 습관적 기억으로 몸에 각인시켜 습관화된 행동으로 나오는 기억

두 번째는 순수 기억으로 특별한 노력 없이 우연히 자발적으로 기억되는 것을 말한다

순수 기억은 특정한 시간에 담긴 것으로 내가 살아온 과거의 전체이자 진정한 의미에서의 나라고

할 수 있다

 

누멘적 감정이란 독일 종교학자 루돌프 오토가 합리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종교의 비합리적인

체험을 칭한 것 절대적인 성스러움을 대면했을 때 느끼게 되는 무의 감정으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듯 오로지 무로 함몰되어 급기야 사라져버리는 감정을 의미

 

감옥에서의 삶이란 대단히 단순하다 한정된 공간에 갇혀서 항상 동일한 시간에 기상하고 식사

후 취침해야 한다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 외에는 일정한 노동을 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지독하게 단순한 형태의 업무를 반복해야 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실 이러한 감옥에서의 삶은

일상 속에서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니체는 일상적으로 같은 것을 반복하며 무리하게 살아가는

것을 두고 영원회귀에 빠져버린 삶이라고 말했다 영원회귀란 모든 만물은 그 어떤 목적도 없이

동일한 모습으로 영원히 순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삶이 절대적 절망의 상태에 빠져 그

어떤 목적도 없이 똑같은 루프만 무한히 반복한다면 어떠할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지후아타네호예요 태평양에 접한 작은 마을이죠

그곳에서 여생을 살고 싶어요

아무 기억도 없는 따뜻한 곳 그곳은 멀리 있죠 선택은 하나밖에 없어요

바쁘게 살든가 바쁘게 죽든가

<쇼생크 탈출>

 

벤저민 리벳의 연구

1. 나는 일어나려고 생각한다

2. 뇌에서 다리를 향해 운동을 명령한다

3. 나는 일어난다

우리는 흔히 123 순서로 사건이 발생할거라 생각한다 리벳의 실험에 의하면 213의 순서로 발생하며

2는 1보다 대략 0.5초 정도 앞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행동은 우리의 의지가 결정하기 이전에 뇌에서 이미 무의식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 자유의지의 문제는 사실상 책임의 문제를 함축한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의 삶이 불안과 절망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외부적 조건에 의해서 삶이 좌우되는 것을 유한성 필연성이라고 불렀다 한편 인간은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상적이고 망상적인 것으로 회피하기도 한다 그들은 현세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내세의

삶을 위해 개개인의 삶을 소모한다 이는 절대적인 것을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이를 무한성 가능성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무한성과 유한성의 종합이며 종합을 행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종합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커다란 절망감을 느끼게 되었다

 

키르케고르는 절망과 불안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서 인간이 절망에 빠져들었기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즉 불안은 자유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불안은 나 자신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발생한다

 

불안과 절망은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불안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하는 본래적인 것이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더 깊은 불안을 느낄수록 인간은 더욱 위대해진다

불안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인 것이다

 

불안은 자유의 가능성이다 그것은 모든 유한한 목적을 소멸시키며 또 유한한 목적의 속임수를 폭로한다

불안에 의해 교육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가능성에 의해 교육을 받는 것이며 오로지 가능성에 의해

교육을 받는 사람만이 자신의 무한성에 따라서 교육을 받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성은 모든 범주

중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다

<키르케고르>

 

불안에 제대로 교육 받은 자는 불안의 원인이 유한성과 무한성에 대한 집착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현대인이 끊임없이 불안한 이유는 부 쾌락 명성 따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유한성에 집착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집착에서

불안이 싹튼다 따라서 불안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이 잘못 정립되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주어 진정한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한다 결국 인간은 불안을 느끼면 느낄수록 위대해

진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외부적 요소에 나의 존재를 맡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불행하다

인간은 이러한 한계를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기에 불안과 절망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은 왜 타인의 시선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일까?

후설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은 텅 비어 있는 무의 상태이다 그러다 어떤 대상이 나타나면 그때 의식은

그 대상을 향해 형성된다 이를 두고 모든 의식은 무언가에 대한 의식이라고 표현한다

결국 타인의 시선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타인의 의식 속에 떠오른 나의 모습이 어떠한지 알

수 없기에 생겨나는 공포인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통해 삶의 이유를 찾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타인에 의해 부정당하고 상실된다면 어떠할까

사르트르는 타인의 시선에 떠오른 나의 모습을 두고 타자가 나에게 부여한 나의 외부라 말했다

낯선 타인의 등장은 나를 중심으로 형성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나의 모든 것은 낯선 그의

세계로 흘러간다 나 혼자 바닷가에 있다가 어떤 여자가 나타나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경우

나의 세계를 이루던 모든 존재와 의미가 그녀에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사르트르는 이를 내출혈

이라고 표현했다

 

사르트르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삶의 목적 같은 것은 없으며 도리어 인간은 우연히 태어난 존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그 어떤 목적도 없다는

말은 선험적으로 부여된 본질 따위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미래로

내던져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결단하여 창조하는 존재가 되며 이것이 바로 본질보자 앞서는

실존적 의미이다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자신의 결단에 의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이상 국가나 그 외

초월적 가치에 의해 자신의 삶이 조종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정의 내리게 된다

진정한 삶의 주인

 

레비나스는 생각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충격이 물임이 되고 문제가 되어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학을 통해 단순히 말을 배우는

문제가 아니라 참다운 삶 곧 지금 내 앞에 없어도 결코 유토피아만은 아닌 그런 삶을 본다

흔히 책을 정보나 지식을 얻는 도구 또는 지침서로 생각하지만 사실 책은 우리의 존재 양식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현실을 넘어서는 것이며 우리 자신에 집착하는 데서 벗어나는 것이다

 

법질서라는 것은 어떤 예외 상태를 전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독일 헌법학자 카를 슈미트에 의하면 주권이란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리어 법을 멈추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들뢰즈의 욕망은 수동적 종합으로서 순전히 나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무엇으로 바뀌어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아주 큰 강렬함이므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뀔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사람 사이의 관계 망이 조금만 바뀌어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때 억압이 발생한다면 사람은 결핍을 경험하게 되어 왜곡된

모습으로 고정되어버린다 들뢰즈에 의하면 결핍이란 임의적인 억압에 의해서 특정한 욕망의 대상에

집착하게 되었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도시 간 동네 간 아파트 간의 경계를 그어 잉여인간을 구분짓는다

임대아파트 주민을 경멸하고 지방민을 천시하는 구분

 

페르소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로 사회적 역할을 의미하며 인간은 그 역할에 맞는 페르소나를 쓴 채

살아가야만 한다 결국 인간은 페르소나를 벗었다 썼다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외적 인격만으로 살아가지는 않는다 도리어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적 인격이

진실한 나의 모습에 가깝다 카를 융은 인간 의식과 가까운 곳에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림자는 자아의 어두운 면이자 부정적인 부분으로 개인적 무의식의 내용을 이룬다

쟤는 배려심이 없어 이기적이야...라는 식으로 비난을 한다면 이는 자신의 그림자가 타인에게 투사된

것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인간의 진정한 본질은 페르소나가 아닌 그림자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흔히 페르소나를 통해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 겉으로 드러나는 인품 경제력 따위를 통해서

그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반드시 그림자를 가지기 마련이고 이 그림자를

이햐하지 못한다면 정말 그 사람을 이해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라캉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끝없는 결핍을 자신이 간절히 갈망하는 환상을 통해 채우려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환상 속에서의 달콤한 만족은 현실로 돌아오면서 사라진다

이때 인간이 보여주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한편으론 환상 속의 완벽한 나에게 빠져들어 헤여나오지 못하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의 나를

직시하며 스스로를 넘어서려는 태도이다

 

세상의 인정을 바라는 그의 욕망은 외로움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며

외로움의 본질 역시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는것이기 때문이다

 

라캉은 욕구 요구 욕망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욕구는 아주 단순 형태의 식욕 수면욕 성욕 따위를 말하며

요구는 욕구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욕망은 요구 너머에 존재하는 충족될 수 없는 무언가를 말하며 결핍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라캉은 사회가 요구하는 법과 규범 문화 질서에 종속된 채 욕망을 길들이며 살아가기보다는

도리어 실재를 직면하여 주이상스(기쁨)를 얻는 삶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내 환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직시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개인과 집단은 어떤 형태로든 왜곡된 분열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내 안의 심연에 존재하는

그것에 잡아먹히느냐 직시하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내 안의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면 내 삶이 흔들리고 분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렌트는 악의 원천으로 성실한 평범성과 상상력의 결여를 지목했다

상상력을 가진 인간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타인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성이라는 것을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으로 여겨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자 폭력에 불과하다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는 모성애는 본래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것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저 사람을 바라보는데 저 사람은 나를 불편해하고 싫어한다면 어찌해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