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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 주윤하 김목인 연진 몬구 이영훈

by librovely 2017. 4. 11.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주윤하 김목인 연진 몬구 이영훈     2014       엘컴퍼니


뮤지션이 쓴 수필이 재밌는 게 많아서...빌려왔다

할 일이 한참 많을 때 쓸데없는 회의 시간에 들고 가서 조금씩 읽었다



난 잘 모른다... 누군지....

주윤하의 글이 가장 재밌었다 문체도 좋고 또....음 기억이 안남 왜 좋았는지...

김목인은 유부남이고 아빠라서 그런지 아기 이야기가 많고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

연진은 되게 감수성이 예민한 거 같았다...나와 다른 종류의 사람이구나 뭐 그런 생각

몬구는 연애를 많이 한 사람인 거 같아서 또 다른 세계 사람 같...

이영훈의 글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재밌던 기억....하여튼 읽기 괜찮았다












주윤하

그 후로 헝클어져 있던 나의 모든 시간의 눈금은 내일을 향해 가듯 그 아이로 흘러갔다

하지만 연애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너무나 낯설고 서툴렀던 나는 차분한 초침 소리를

내지 못하고 매번 덜컹덜컹 삐거덕거렸다


사랑은 살아 주는 거라더라 그 옆을 지켜 주는 거라더라 이보다 사랑을 잘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사람은 살게 되면 이해할 수 없던 것들을 이해할 기회가 반드시 생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강아지는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해 먹을 것을 밝히고 최선을 다해 주인을 반기며

최선을 다해 궁금해한다 그리고 새삼 쿨하게 뒷일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강아지만큼 내가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송이야....ㅜㅜㅜㅜㅜㅜㅜ)


같은 것을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을 만나는 기쁨보다 훌륭한 희열을 주는 것은 싫어하는 게

같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자칫 맘에 안 드는 영화를 봐도 나보다 더 어이없어 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면 조금은 안심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김목인

사랑은 드러내 놓고 자랑하거나 조언을 들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혼자 아주 집중하게 되는 어떤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요란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용해지는 사람도 있는데 난 후자에 가깝다


세상에는 그런 걸 어느 세월에 해 먹느냐며 치워 버리는 태도가 있으니 분명 사랑을 위한 시간에도

그런 태도가 존재할지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치워 둔것인지도 모른다


정작 하면 즐거운 일도 막상 시작하려면 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나는 블로그가 그렇...ㅋㅋㅋㅋㅋㅋ)



연진

진심으로 자신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는 날이 옵니다

스스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눈치채는 날이 옵니다


그랬나보다 약자로 지내던 나는 불현듯 어느 순간부터 약자이기가 지긋지긋해져 약자이기를 포기하기로

선언했고 그것은 대부분 연애 자체를 포기한다는 선언이었다

저걸 보니 약자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더 이상 너를 잃는 게 두렵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구나

그 뒤로 나는 항상 강자가 되어 왔다

내가 언제 약자였냐는 듯이

그리고 어느 날 새로운 강자를 만나 또 다시 약자가 된다


세상의 어딘가

나처럼 적합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나와 만났으면 좋겠다

실망도 그만하고 싶다


외로움이 나를 각성시킨다

외로움이 나를 예민하게 하고 관찰하게 한다

당연한 둘도 없듯이 당연한 혼자도 없다

둘인 것만으로 많은 마법의 순간들이 탄생했듯이

같은 곳에 있고 같은 것을 보아도 혼자인 것만으로 잊고 지냈던 생각과 흔치 않은 장면을 만났다

혼자서 하는 것들의 하루 권장량이 필요한 이유다




몬구

음식은 관계의 리트머스 종이와도 같다

영화도 산책도 좋지만 음식을 먹는 행위만큼 솔직한 것은 없다

누군가를 만나 몇 번이나 식사를 했는데도 계속 불편하기만 하고 맛이 없다면 그 사람은

인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영훈

이제 결혼을 고민한다면 진지하게 동거를 한번 해 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요즘 이 글을

쓰면서 하게 됐다 하루 정도 같이 보낸다거나 몇 박 며칠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자신을 포장하려면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는 그런 거 말고 조금은 후지고 구린 거라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만한

그런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 말이다  누군가와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문제인데 마치 행성의 충돌

같은 순간적 감정 같은 것으로 그래 결심했어 하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 아닐까

(결혼한 친구에게 결혼 전에 길게 해외라도 나가봐야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하니 그게 아니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볼 게 많고 신나는 해외에 가면 오히려 그 사람이 더

좋아보일 수 있다고...딴 걸로 신났는데 아마 그 사람 때문이다 뭐 그런 착각을 할 수 있다는 말일까

하여튼 그 친구 말로는 우리나라 정말 할 거 없는 시골에 며칠 처박혀봐야 그 사람에 대해 잘 알 수

있을거라고 했다...ㅋㅋㅋㅋㅋㅋㅋ)


누군가는 나에게 오래된 그림 같은 그런 존재로 남아 있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면

앞으로라도 그럴 수 있다면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조금 오버해 봤지만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다(난 이런 표현이 좋다....ㅋㅋㅋ)


행복해지고 싶다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가 나는 과연 어떤 식으로 행복해지고 싶은 걸까

하고 되물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