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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 목수정

by librovely 2017. 4. 25.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목수정                 2016                    생각정원


이름은 들어봤는데 책은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었다

책을 슬쩍 보니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느낌이 들어서 빌렸는데 내용이 좋다

목수정은 정말 금수저...돈이 많은 집이 아닌..정확히 기억이 안나긴 하는데 조상님이 독립운동가?

하여튼 그랬다  뭔가 이거 색다른 잘난척의 느낌이...라고 꼬인 소리 한 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정말 쿨한 건 자신은 조용히 있고 다른 이에 의해서 그런 조상님이 언급되는 게 아닐까 하는...ㅋㅋ

근데 뭐 자부심 가질만 하지 뭐.....어느 책에서 봤더라? 요새 읽은 책에 그런 내용이 나오던데....

(아 이 책에 나온 내용이었다.....)

가계 심리학이었나? 무의식중에 자신의 유전자에 조상님들의 생활과 생각의 결과가 새겨져서 나타날 수

있다는....이쯤에서 하는 천민드립...난 이상하게 설거지가 귀찮지 않고 바닥을 쓸고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얼마전에도 엄마한테 이건 정말이지 팩트...ㅋㅋㅋ인데 조상님이 마당쇠였나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바닥을 쓸면 그렇게 익숙한 느낌이 들어....우리 집 그 양반 어쩌고 문서 아 그거 족보...족보 아무래도

돈주고 산 거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이런 말을 하도 해대니 이젠 무반응...ㅋㅋㅋㅋㅋㅋ

난 안 부끄럽다...조상이 천민인게 내 잘못인가? 신분을 나눠놓은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문제인거지....

내 조상이 정말 천민이었으면 그 사람들은 남들을 막대하거나 착취하지 않았으니 난 복 받겠다...껄껄껄


추해서 그만두어야겠....근데 그만두기에는 너무 뻘소리를 늘어놓....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이 책 괜찮다...살짝 거슬리는 부분이 몇 곳 있긴 했지만...그러니까 조상님 이야기랑 또 딸 이야기

목수정은 프랑스에서 외국인과 결혼해서 사는 모양이다... 외국에서 살면 아무래도 한국 사회 안에서보단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겠지...물론 목수정이 잘 보는 눈도 있는거고...


좋은 책이다

읽어볼만하다

쉽게 읽히면서 내용이 좋다




 










 

늙는다는 것은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더는 무엇도 새롭지 않고 낯선 도전이나 경험을 거부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익숙해지는 것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나의 반경을 축소하여 그 좁은 틀 안에서만 세상을 사는 것

그리고 나를 넓히고 넓혀 세상 어디에 가든 낯섦이 껄끄럽거나 아프지 않게

되는 것 그래서 그 낯섦을 순리로 보고 받아들이는 경지에 이르는 것

 

 

거리에서 종종 마주친다 삶의 작은 반경에 다만 자시 삶을 부려놓고

오직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 사람들의 얼굴

 

 

프랑스 책들을 사 보면 책날개에 저자의 얼굴은커녕 이름 말고는 소개

한 줄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껏 친절을 베푸는 출판사가 있다면

저자가 같은 출판사에서 낸 책의 목록을 알려주는 정도

이 프랑스식 불친절은 책에 대한 존중이며 결국 독자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어떤 편견이나 선입관 없이 책과 직접 대면하라는 주문이다

그 누구든 어제까지의 삶이 축적한 알몸의 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세상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빨리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부드럽게

하라고 말한다 두스망

 

 

함께 자는 일이 성교하는 것보다 한 차원 더 농밀한 친밀함을 나누는 일임을

설파한 사람은 밀란 쿤데라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토마스는 성교를 나눈 여성과 함께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가지고 있었다 타인의 공간에 가 쾌락을 나눌지언정

자신의 공간에 쾌락의 파트너가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다

 

서로의 숨소리를 들으며 나란히 누워 꿈을 꾸는 일

아침 햇살이 눈꺼풀을 간질이는 순간을 함께 맞는 일

이것은 확실히 친밀함을 나누는 최상의 순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에로스가 제거된 그리하여 긴장감도 흥분도 없는 완벽하고 순수한 친밀감

 

 

선진국이란 들춰보지 않아도 약속대로 사회 구석구석이 제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사회

 

 

이건희가 성매매하면서 불러들인 여성들에게 던져준 500만원이란 돈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죽어가는 딸을 둔 아버지에게

이걸로 끝내자며 삼성이 던져준 목숨 값과 같았다

 

 

안 안슬랭 슈첸버거는 가계 심리학의 체계를 세웠다

한 사람의 가계를 3-4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자신이 알든 모르든

그들의 조상이 겪어왔던 외상과 치명적 경험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이

가계를 타고 전해져 부지불식간에 개인의 행동과 태도 성향 등으로 발현된다는 것

 

 

많은 파리지앵은 무신론자이며 신앙을 가지고 있더라도 굳이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제 2위의 무기 판매국인 프랑스

 

 

이건희는 고려대에 건물을 하나 지어주고 학교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영국에 있는 페이스북 법인은 지난해에 법인세로 760만 원을 냈다

그래도 한 푼도 안 낸 스타벅스보단 양심이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는 프랑스에서 단 1유로의 법인세도 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프랑스 스타벅스는 공식적으로 만성 적자이기 때문이란다

스타벅스는 네덜란드에 둔 유럽지역 본사를 통해 탈세하면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 2015년 테러 직후 프랑스와의 연대를

표한 스타벅스를 향해 프랑스인들은 연대하고 싶다면 세금부터 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2013년 영국은 아기 왕자의 탄생으로 야단법석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리베라시옹 기사에 제법 댓글들이 달렸다

진작 우리는 왕의 목을 단두대로 끌고 갔기에망정이지

왕실의 정자는 이렇게 특별해서 아기를 낳았다 뭐 이런 얘기?

영국 왕자가 태어난 날 우리 조카도 태어났다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미성년자일 때

아버지가 되었고 그의 할아버지는 철공소에 다녔으며 그의 아버지는 실업자다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경로석을 둘러싼 삼엄한 광경은 그 원통한 자들이 그나마

차지한 콩알만 한 사회적 권리를 사수하는 현장이었다

프랑스 노인들은 빈자리에 집착하지도 않고 혹시 누군가 양보하면 괜찮다고

고사하다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앉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랑스에서 노인들은

소외계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노년에 이르면 연금을 받는다

등골이 시리지 않고 자식들 앞에서 위축되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 바로 그것 때문에 노인은 그저 나이가 좀 더 든 사람일 뿐이다

시간상으로 가장 여유 있고 하고 싶은 일들만 해도 되는 자유가 있기에 오히려

다른 계층보다 너그럽다 지금의 60-70대가 20-30대에 68혁명을 경험했다

튼튼한 건 노인의 관절이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

 

 

판사도 파업을 한다

노동자의 권리는 법보다 신성하고 권력의 노예가 되는 대신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싸우는 것

경찰도 판사도 어긴 파업 금지 조항 이제 프랑스 군인들이 어겨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