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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상실 그리고 치유 - M. W. 히크먼

by librovely 2017. 4. 30.

상실 그리고 치유                                                  M. W. 히크먼        2015            문예출판사


저자의 딸은 여행지에서 말에서 떨어져서 죽었다 아마 10대의 나이에....그건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가져왔을거고... 그 시기에 매일 매일 견뎌내기 위해 적은 글을 펴낸 것 같다....

상실...중 가장 큰 상실은 뭐 당연히 생명...누군가의 죽음...자신에게 의미있던 존재의 상실....이겠지

난 누가 들으면 어이없어 하겠지만 난 강아지의 죽음이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 아니 감당을 못하고

있다 죽은 지 3달이 되어 가지만 물론 격한 슬픔이 밀려드는 건 줄어들었지만 아직 온전하지는 않다

종종 생각난다 하루도 생각 안하고 넘어간 날은 없고 특히 여유있는 주말 방에 있으면 마지막 순간이

어김없이 떠올라 순식간에 눈물이 맺힌다  그리운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이 책에도 나와있지만 이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나도 상상을 못했으니...이건 겪어봐야만 아는 종류의 고통....어쨌거나 시간은

흐르고 옅어지긴 하겠지만 사라질리는 없다.... 정말 힘든 일이다...외로움 그딴 거랑 비교도 못할 고통

쓰다보니 되게 보고싶다....구멍난 곳이 채워질 리가 없다... 완벽한 삶은 불가능하다...라고 오바 한 번...

곳곳에서 어떤 연상작용으로 송이가 떠오른다...심지어 교회에 가서도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눈물이 맺혔다....부활절이었던 거 같은데 어떤 것이 송이를 생각나게 했고...누군가 봤다면 부활에

감격해서 그러는 줄 알았겠...찬송가 가사 때문이었던가...하여튼 약간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3달

을 보냈고 그래도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잘 지내고 있는 거 맞겠지...

이 책에는 어떤 인용문을 앞에 놓고 저자의 생각을 주절주절 써 놓았는데 기대한 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뭐....사실 상실의 고통에 대한 가장 좋은 책은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엄마의 죽음 앞에서 느낀 절절한 고통이 그대로 드러난 책....송이가 죽었을 때 저 책 발췌 부분을

읽었었는데 도움이 되었었다...어느 정도는.....슬플 때는 슬픈 음악이 차라리 낫다는 말처럼 그냥

그 기분으로 침잠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쨌거나....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으로

힘든 자여 내게로 오라....아주 지독하게 겪어냈고 그게 뭔지 너무나 정확히 알기에...ㅠㅠㅠㅠㅠ

물론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다...그냥 혼자 견뎌내는 방법밖에 없다...미친듯이 밀려드는 슬픔과

후회 속에서 휘둘리고 처박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그러다보면 조금은 나아진다....물론 해결은

불가능...계속 갈거다...좀 나아지긴 해도 계속 계속....그래서 나는 다시는 개를 못 키우겠....

혼자 견뎌냄에 대한 소리를 쓰니 결혼하고 아이를 둘 낳은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자기는 아이 낳을 때 그 고통의 순간에 다 나가라고 한다고...아무도 필요 없다고... 어차피 그 순간의

고통은 혼자 느끼고 감당하는 방법밖에 없기에 그렇다고..... 저 말이 뭔 소린가 했는데 이번에 강아지

의 죽음을 겪었을 때 생각이 났었다...저 말이....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면 조금 낫긴 하지만 그렇지만

그 고통은 내가 겪어내는 견뎌내는 수밖에 없다는.... 정말 끔찍한 시간들이었는데...그래도 지나갔다

질질 짜는 소리는 이제 그만 써야겠....사실 끝도 없이 쓸 수도 있....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낮이나 밤이나 이제 우리 마음에는 빈 공간이 있다

생각지도 않은 때에 불쑥불쑥 그 사람이 생각나면서 고통이 시작되는데 그 고통은 어떤 날에는

사나운 파도처럼 밀려들고 어떤 날에는 물에 떠 내려가는 나무 하나를 들었을 때 천천히 제 자리로

떨어지는 물과 모래처럼 오기도 한다


이 과정은 며칠이나 몇 달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계속 되기도 한다


약해진다는 것은 아주 깊이 있고 다채로운 면에서 인간적이 된다는 것이다


슬픔을 서로 나눌 때 우정은 금세 형성된다

우리와 같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있다


고통은 혼자서만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 고통은 혼자 겪는 것이다


슬픔을 겪으면서 감성이 확장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며칠동안 꽤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들고 미래도 당당히 맞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다가 또 며칠 밤낮을 캄캄한 방에 혼자 틀어박혀 보낸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조금은 위안이 될 것이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나를 바라보던 그 빛 그 반짝임

그 사람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한동안 모든 경험을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죽음 이전과 죽음 이후


앞으로 나가려면 놓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생 여정의 모든 곳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놓아준다는 것은 우리의 일부가 죽는 걸 의미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평생 슬픔을 안고 갈 사람에게 특정한 날 한꺼번에 조의를 표하는 것보다 우스꽝스러운 것은 없다

평생 느껴야 하는 슬픔은 언제나 현재이다


그 슬픔을 겪는 사람만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슬픔을 정복할 수 있다 - 셰익스피어


진짜 슬픔은 시간이 간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달라지는 게 있다면 슬픔이 깊어

진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실감한다

정말이지 사랑은 고통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가 많다


슬픔은 흔들림 없는 마음에 흔들리는 법을 가르친다 - 소포클레스


죽은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면 그들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며 그러면서도 계속 질문을 한다


견뎌야 하는 게 있다면 지금 그리고 혼자서 견뎌야했다


하지만 나는 더는 내가 아니며 내 집도 이제 내 집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은 우리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


경험에서 알게 된 사실은 상실감이 클수록 내가 잃은 것에 더 많이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상실감을 느낀다는 건 슬퍼할 가치가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가 딱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슬픔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프랭크 오코너


거센 폭풍에 정신이 아득해질 때라도 절대 두려워 마라

숨을 크게 쉬고 다시 가는거다  - 프랜시스 드 살레


나는 점점 잘해나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그 휴일에 또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