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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 김신회

by librovely 2017. 6. 29.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김신회                    2016             로지


작가님의 책을 몇 권 읽었다

엄청난 통찰력을 주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나랑 비슷한 나이인 거 같고 또 미혼이고 여행을 좋아하고

그런 면이 비슷해서 그런지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고 재밌고 그랬던 기억이....근데 이 책을 보니 또

여행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아닌 느낌도.... 그리고 주말에 외출하기 싫어하는 부분은 신기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20대 초중반에 주말마다 방콕 상태로 코미디 프로그램

본방사수에 열을 올리며 행복해했던 시절이 있었.... 사람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한다는 헛소리가 하고

싶어진다...ㅋㅋㅋㅋ 재밌게 읽었는데 어느 부분에서는 뭔가 자신의 친구관계를 너무 미화한 느낌이

들어서 좀 엥? 했던 부분이....쓰다가 심취한 늑힘적인 늑힘....ㅋㅋㅋㅋㅋ 날 것이 아닌 늑힘이 사아알짝...

뭐 감성에도 젖고 그래야 인간적인 거지.... 어쨌거나 재밌게 읽었고 그럼 된거다 

맨날 빌려 읽어대서 미안할뿐임...이런 소소한 책 읽는 것도 인생의 중요한 낙임...ㅋㅋㅋㅋ


이름이 특이하다...이름에 회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일은 흔하지 않지 않나...

나는 회라는 글자의 이름을 보면 누군가가 생각난다...초등학교 2학년 때 이사를 왔는데 그 전 학교

아이 중 딱 한 명이 편지를 보내왔다...그 아이 이름이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회가 들어가 있었.....

전 학교에서는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는데 막상 그 아이 편지만 받고 보니 되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파편적 기억이 떠오름....하여튼 그렇다...아이고 으미업다....뭐였을까 그 이상한 기분이....

아마 어렴풋이 느꼈던 거 같다...끝나고 나니 진짜가 드러난다 뭐 그런 거? 설마 2학년이.. ㅋㅋㅋㅋ






 

언제부터인가 친구의 결혼 소식을 접하면 마음의 준비를 시작한다

우리는 멀어지는 일만 남았나보다 라고 각오한다

우정도 나이를 먹고 모양도 달라지는 것 아니겠냐며 담담히 받아들이려 한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때야말로 여행을 떠나야 할 때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긴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서 가장 부러운 것은

그가 쌓은 추억이 아니라 그의 눈빛이다

주머니는 홀쭉하고 미래는 불투명하고 믿고 의지할 사람도 하나 없으면서

나는 당분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예정이야 라고 이야기하는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으면 줄곧 머물러 있었던 사람은 또 한 번 좌절한다

 

살아가는 데 장담과 다짐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얼마 없다는 것

절대 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순간부터

사람은 철이 든다

 

어딘가를 소개하는 책보다 거기서 무얼 느꼈는지 말해주는 여행책이 좋다

 

누군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매력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허점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반복하는 행동에는 그의 취향이 들어 있는 법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런데도 싫지 않은 사람이 내 사람이다

여행지도 비슷하다

이러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또 가고 싶은 곳

가끔은 실망을 시키더라도 좀처럼 미워지지 않는 곳

 

도착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여기는 또 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여행지가 있다 반대로 여기는 더 안 올 것 같다고 느끼는 곳은 떠날 즈음에서야

가려진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여행이 귀찮아질 때가 있다

한평생 이 시기를 사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분명 있다

주말이건 연휴건 방바닥에 배를 깔고 빈둥거리는 게 제일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내가 그렇다

평소에 새로운 것을 꺼리고 모험심과 호기심이 없고 게으르다

휴일에 사람들이 나오라고 하면 열에 여덟은 나가고 싶지 않지만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기에 나간다 쇼핑 밥 영화를 볼 때도 혼자가 편하고 주중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했으니 주말 이틀은 오롯이 혼자 있고 싶은 주말 한정 은둔형 외톨이

 

내가 떠올리는 인생의 가장 고독한 순간은 늘 여행과 맞닿아 있다

늦은 밤 고베 뒷골목 런던의 작은 카페 시칠리아 호스텔

철저히 외롭고 말 못하게 비참하던 이 세상에 오로지 나 혼자라고 느낀 시간들

어쩌면 고독의 순간을 자주 만나는 여행이야말로 진짜 여행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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