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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독이 필요한 시간 - 모리 히로시

by librovely 2018. 5. 8.

고독이 필요한 시간                                      모리 히로시               2015              카시오페아


일본인인 저자는 공학박사이면서 소설가...

이미 5년간 은둔생활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기에 그게 진짜 고독한 은둔인지는

의문이지만 하여튼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않고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양이다

별 기대 없이 펼쳐든 책인데 내용이 아주 좋았다


내 생각에도 현대인?들은 고독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고독하지 못해서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고 타인과 어울리는 것도 그렇게 질 높은 수준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고 이도 저도 아닌?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해도 어떨 때는 그냥 껍데기 느낌일 때가 있다 물론 그런 느낌이 반복해서 드는

경우 그 관계는 어느정도 가다가 끝이 나긴 하지만 하여튼 고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고독하지 않은 것도

아닌 그런 상황인 사람이 많지 않을까? 내 얘기냐고? 노코멘트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책은 왜 뽑아든 것일까? 나는 고독한가? 그게 힘든가?

고독한 건 맞는 거 같다 나는 혼자 살고 있고 누군가와 아주 긴밀한 관계도 아니다

그러니까 혼자 살아도 너는 또 다른 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의 연인이 있는 경우 그건 어쩌면 결혼해서 

사는 누군가보다도 덜 고독한 상황일지도 모른다는...ㅋㅋㅋㅋ 그러니까 내가 진짜다 내가 제일 정통

고독한 인간이다 라고 말하고 싶은건가봄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내가 원한건지 원하지 않은건지

모르겠지만...강제 고독의 상황에 처한 나는 이런 책이라도 의지하며 고독함을 잘 버텨볼 심산이었던걸까

어쨌거나 이 책 좋았다

추천함 





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며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

원래 사람은 매 순간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택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돈도 별로 필요 없고 친구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혼자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러나 의미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유일하게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신만의 고독한 시간이다


소유물이나 사람 시간 등 어떤 특정한 것을 잃었을 때 구체적 대상을 아까워하며 슬퍼한다 해도

바로 외로움이나 고독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충격을 바도 감정이 크게 동요되는 현상이 먼저 생긴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갑자기 잃었을 때 바로 고독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저 충격과 슬픔에 휩싸일 뿐이다 외로움이나 고독은 그 충격이 가라앉은 후에 즉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떠오르는 어떤 계기로 인해 문득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고독과 외로움은 잃어버린 대상에서 이미 멀어진 후에도 가슴 깊이 남아 있는 추상적인 감정이다


일반 사회에서 착한 아이가 되지는 못해도 나쁜 아이들 사이에서는 착한 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반발하는 듯해도 사실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분위기를 파악하고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동료나 친구를 잃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인정해주는 존재를 상실했음을 뜻한다

그래서 동료나 친구가 곁에 있어도 그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명되었을 때 진짜 잃게 되는 것이다


상처를 입었을 때 즉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꼈을 때 내가 어떤 허구의 즐거움을 잃었는지 생각해보는 것


왜 외로우면 안 되는가

왜 외로운 게 싫은가

외로움은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운 것일까


미디어가 담고 있는 허구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가령 미디어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상관없이 혼자 굳건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그린 적이 있던가

친구나 가족에게 배신을 당해도 혼자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고 가르친 적이 있던가

미디어는 그런 상황을 외로움 없이 표현하지 못한다

보통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미리 단정짓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런 삶이나 가치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동료나 가족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지 않아도 결코 이상하거나 외롭지 않다 그것 말고도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으며 아름다운 것도 많다 때로는 그런 생각을 인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령 일반적이지 않지만 천체 관측에 한평생을 바치는 인생도 있다

보통 사람에게는 외롭고 고독한 인생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일이 즐거워서 날마다 활기차게 웃으며 살아간다

나는 실제로 그런 사람을 몇몇 알고 있다 

그야말로 인생을 구가하고 있다 그 자유로움은 결코 이상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그런 사람들이 더 인간적이고 수준 높게 인생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렇게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평화를 바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매너를 갖추고 있다


동료와 친구를 미화하는 드라마나 소설 만화가 많은 이유는 창작하기 쉬워서이다

개인을 구원하는 것이 취미나 철학 지식이라면 드라마로 그려내기 힘들다


애초에 남을 보며 저 사람은 외로울 거라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외로운 것은 좋지 않다고 아무 생각 없이 판단한다

똑같은 가치관으로 해석하자면 그렇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인간으로서 더 쓸쓸한 게 아닐까


내 가치관은 전혀 다르다 나는 외로움이 좋다 혼자 있는 곳이 좋고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길게

갖고 싶다 가끔 손님이 찾아오면 그 나름대로 기쁘기는 하지만 그건 가끔으로 충분하다

어떤 생각을 할 때는 누구나 혼자이다 

무언가를 떠올리거나 창작하는 작업은 어디까지나 개인활동이며 고독이 꼭 필요하다


외로움이나 고독은 스스로 기꺼이 추구해도 좋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


진정으로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애당초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약하다


나는 어두운 사람을 꽤 좋아한다

오히려 밝은 사람한테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고독은 뒤따른다

사소한 일로 싸우기만 해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고독이 엄습한다

사랑의 즐거움으로 발을 구르면 뒤로 밀려났을 때 고독이 커진다

그렇게 때문에 진정한 고독을 알고 싶으면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라는 멋진 잠언이 나오는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이것이 바로 궁극의 외로움이다

고독은 죽음에 대한 연상이기도 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창작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사람들이 고독에 빠졌을 때 위험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창작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고독을 다른 무언가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창작과 인연이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인생을 살아온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은 주변 분위기를 중시하고 늘 사람들 사이에 속해 있고자 한다

조직이나 집단 동료에 의지한다

그래서 어떤 계기로 그 자리를 잃거나 입장이 위태로워졌을 때 크게 상처받을 뿐더러 도망갈 곳이 없다

즉 정신적으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고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무언가 연구하면 된다

연구가 고독을 소비할 것이다


수고양이는 죽을 때 어딘가로 종적을 감춘다 자신의 사체를 내놓지 않는다

이것이 더 멋진 죽음이 아닐까 나도 가능하면 혼자 죽고 싶다 그래서 고독사라는 표현을 그런 고매한

의미로 쓴다면 이해할 수 있다 우라 모두가 동경해도 좋을 죽음의 방식이다 

이것이야말로 존엄사가 아닐까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 고독해진다

고독을 받아들이면 결국 자유를 얻는다


우정이나 사랑은 상대방에게 저절로 향하는 마음이지 대가를 기대하고 주는 것이 아니다

만약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란다면 그것은 진정한 우정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단순한 망상이다

따라서 우정과 사랑이 넘쳐나는 삶이라 할지라도 고독하기는 마찬가지다

진정한 고독을 아는 자만이 우정과 사랑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