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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 강송희

by librovely 2018. 2. 13.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강송희                 2017             RHK



에세이와 소설 그리고 드라마를 쓰는 작가의 책

제목을 보고 그냥 뽑아온  책

외롭나 내가?

외로운 건 잘 모르겠고 그냥 내가 왜 이렇게 하루하루 꾸역꾸역 무의미하게 사는 지는 잘 모르겠...

내 문제는 외롭다가 아니다... 왜 이렇게 사나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가 발목을 잡고 있.....

물론 대부분의 시간에는 그냥 생각 안하고 먹을 것만 생각하고 산다 ㅋㅋㅋㅋㅋ


혼자사니까...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을 어떤 결혼한 이가 했기에 나는 솔직한 대답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상황을 배려해서 했다...밤에 누가 주기적으로 왔으면 좋겠어요...그러니까 누군가가 퇴근하고

매일 저녁 집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이렇게...너님을 배려해서 한 말....그런데 그 말을 듣더니

정말 내가 불쌍해서 견디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고 바로 후회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 아닌데...그냥 그런데...괜찮은데...혼자 있어서 엄청 편하긴 한데...이를 어쩐담 ㅋㅋㅋㅋㅋㅋ

남편님의 존재를 불편해하지 않고 그냥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사시길 바라는 맘에서 한 이야기인데

뭔가 이젠 저렇게 얘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저런 생각을 하긴 했었다 딱 한 번...

집에 있다가 문득 혼자 이렇게 있다가 밤늦게 누가 퇴근해서 오고 일상을 잠시 나누고 그러면

좋겠단 생각을 딱 한 번 했었다 ㅋㅋㅋㅋㅋ 나 이외의 생명체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안한 건 아닌데...그 행복감보다는 불편함이 더 클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도

바로 들긴 했다... 물론 딱 맞는 소울메이트와 함께 일상을 꾸려가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런 남자를 어디서 구함? 대체 어디 있냐고요... 그렇게 완벽한 사람은 나와 함께 삶을 공유할 생각을

안할거다...그럴 생각을 할 정도로 멍청한 사람일리 없으니 라고 쓰고 잠시 울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읽은 지 좀 지나서 내용이 기억이 잘 안나는데 발췌나 하자....




살다보면 생기는 작지만 쉽게 낫지 않는 상처

함께 있기에 더욱 짙어지는 소외감

무언가 잠시 머물다 떠난 곳에 남은 외로움

그럼에도 의지할 곳이 필요한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나

우리가 사랑하고 믿고 의지한다고 여겼던 사람들보다

생각지도 못한 상대에게 위로를 받게 되는 순간을 겪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난 이 부분에서 갑자기 방*소*단이 생각났다...ㅋㅋㅋㅋㅋㅡㅡ;)



전화기 너머 들려온 그녀의 마지막 말은 눈앞을 더욱 깜깜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냥 네가 지금 나를 만나러 와주길 바랐고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단지 그 마음을 너는

알아줄 거라 믿었어 

내가 쏟아부은 말 중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녀에게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 부분에서도 누군가가 나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내가 어떤이에게 오해를 살만한 일을 해버리고

그게 마음에 걸려서 다른 이에게 이런 일이 있었었다 이야기를 하자 듣더니 그런 말을 했었다....

아마 상대방은 나를 다르게 볼거라고...그 일 이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고 대할거라고....)



외로움이 자존심보다 커질 때

우리는 가끔

서로의 진심을 눈치챈다


이해는 이해고 서운함은 서운함이다

이해는 이성의 영역이고

서운함은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해는 하는데 서운하다는 말은 모순이 아니다


예전에는 어린 마음에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나 내게 상처를 준 상대는 미련없이 바로 끊어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서운함을 티냈다

하지만 지금은 구태여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도 서서히 멀어지는 법을 안다

티를 내는 자체가 더 상대에게 애착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금은 상대가 내게 자신의 서운함을 표현하기 위해 연을 끊으려는 행동들로 티를 낼 때

나는 오히려 덤덤하게 무시한다 함께 맞장구쳐주지 않는 것이 부스럼 없이 멀어지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딱 그만큼의 상처만을 감당하게 하도록


우리는 언제나 불안하다

말이 잘 통하고 마음으로 위로받아버린 눈앞에 나타난 새로운 관계가 유난스럽게 벅차다 그리고 또

그만큼 불안하다 지나온 여타의 많은 관계처럼 위로받은 만큼 상처받지는 않을까 두렵고 그런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지 못해 나약하다 그래도 그래도 또 살아가야겠지 믿어보아야겠지 불과 어제 만난 알고

지낸 지 십 년은 더 된 것 같은 새로운 만남을


네가 보고싶다는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눈치 보이는 순간

너와의 이별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픈 이유는 함께하지 못해서였다 함께 있어도 함께가 아닌 것 같은 허망함


감히 사랑의 시작을 의심해본다면

상대에 대한 내 바람보다 그 사람의 불편함이 더 먼저 떠오를 때

내 안의 많은 것들이 혹여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망설이게 되는 순간


상대가 바쁜 것이 나를 외롭게 하기 시작했다면

관계는 이미 금이 가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으로 응원하지 못하는 괴로움에 사랑은 없다


함께 사랑하기로 했던 상대에게 나보다 중요한 것들이 늘어간다면 그 중요한 것들에게로

보내줘 보라 중요한 것들보다 내가 중요해진다면 그는 나로 인해 사랑을 배울 것이고 그것들에

머무른다면 나는 방금 불필요한 연을 하나 끊어냈을 뿐이니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보고싶다는 말에 무너지면 아직은 사랑인거다


상대보다 나를 더 먼저 살피게 되었으며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이해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가 아픈 것이 싫어졌다 그래서 실은 마음 한구석 온전히 그 사람 생각뿐이더라도 

내 시간 속에 나를 잠시 가둔 채 상대를 방관하는 법을 터득했으며 그것이 상대를 마주함으로 상처받는

내 모습보다는 적어도 덜 초라하다고 믿게 되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씩 나를 보호하려는 본능의 무언가가 늘어갈 것 같은

기분이다


가끔

상대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함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