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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KINFOLK volume five 킨포크 5

by librovely 2014. 12. 9.

KINFOLK volume five      킨포크 5

 

잡지인걸까?

잡지라고 본 것 같은데 발행연도나 월 표시를 안한 그런 잡지인건가?

잡지를 가끔 즐겨 보지만 읽으면서 이렇게 한 번 보고 버려질 기사를 취재하고 쓰는 것은 되게 허무할 것 같다

혹은 그래서인지 뭔가 가볍고 진짜 지식이나 정보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잡지를 보면 사실 그게 기사인지 아님 광고인지 헷갈리는 글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

어쨌거나 괜찮은 글을 차라리 발행월에 연연하지 않게 번호를 매겨가며 두고두고 볼 수 있는 느낌을 줄 수

있게 이런식으로 내는 것도 좋은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느리고 따뜻하고 소소하고 검소하고 자연친화적이고... 이게 요즘의 트렌드이긴 한 것 같다

트렌드하게 살지 않을 것....이 트렌드인 요즘 아닌가?  사실 트렌드를 따르기 보다는 오히려 그것에

무관하게 살기가 쉽지 않은 요즘인거고...이런 분위기에 딱 맞는 리얼리티도 나오지 않았나 삼시세끼라고...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매스컴에서 떠드는 것들에 휩쓸리지 않고 이렇게 유유자적 나만의 리듬으로 여유롭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책을 보며 잠시 생각해봤는데...그게 아무나 되나?  일단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야근과 중노동(?)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운 일상이 주어져야 가능하다...밤늦게 퇴근하고 주말이면

피로가 몰려와 잠이 쏟아지는데 언제 산책하고 언제 시골에 가서 별을 보며 언제 슬로우 푸드 요리하고

앉아있나....라고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래도 드라마는 몇 시간씩 꼬박꼬박 보잖아...미생 삼시세끼 오늘부터

출근은 재방 삼방 사방 보고 앉아있잖아...라는 생각도....

 

하여튼....

자본주의가 참으로 두려워할 방식으로 살아보자는 소소한 작은 것들 사람과 동물 식물과의 관계에서

건강하고 비폭력적인 진정한 즐거움을 찾자는 그런 철학(?)이 담긴 책인 것 같은데...

뭐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자꾸 읽다가 마음이 꼬여서...난 그런 거 할려고 해도 뭐도 없고 뭐도 없고..이런식)

그냥 읽으면서 눈이나 머리가 대리만족은 했으니까 나쁘지는 않았다...어쨌거나 다 찾아 읽어보고 싶다...

조금씩이라도 따라 하면서 나도 킨포크 흉내내기 좀 해보는 것고 나쁘지 않겠지...해서 추운 겨울에 호호

불어가며 마실 허브티를 끓여 책상 위에 올려두고 마셔봤는데...자꾸 단 음료만 떠오른다...

하루 아침에 될까?

나도 게걸스러운 단 음식과 탄수화물의 노예에서 벗어나 쌉싸름한 맛의 차나 맛이 아닌 향이 달콤한 티

제철 과일 샐러드 따위와 소식에 익숙해져서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싶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지닌 르네상스 맨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눈을 크게 뜨지 않은 채 보고 귀 기울이지 않은 채 듣고 만져도 느끼지 못하고 먹어도 맛을

음미할 줄 모르며 육체를 의식하지 않은 채 움직이고 냄새나 향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숨 쉬고 생각하지 않고

말한다

 

커피 열매의 씨 부분인 커피는 사실 과일이라 할 수 있으며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신선할 때 가장 맛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루아상을 다 먹고 커피를 끝까지 마시고 나니 각지를 돌아다니며 만난 멋진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진짜 집을 찾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앨링엄은 시<낮과 밤의 노래>에서 가을을 그윽한 계절이라고 표현했다

 

발자크는 도시 또는 시골 풍경이 우리의 정신에 영양을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산책을 눈으로 즐기는 미식

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몇몇 친구와 나는 종종 카페 산책을 즐긴다

우리는 종일 시내를 돌며 구석진 곳에 있는 아늑한 카페를 찾아 발을 녹이며 부드러운 라테와

진한 핫 초콜릿을 맛본다

 

커피처럼 매혹적이고 감미로우며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음료는 천천히 음미할 필요가 있다

 

마이클 온다체의 소설 <디비사데로>에는 고수 잎의 향기에 빠져 있는 라파엘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주머니에는 늘 바질이나 민트 같은 허브가 들어 있었으므로 그는 빵 한 조각만 있으면 어디서든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의 연인은 이런 점에 매력을 느꼈다 고수 향 나는 키스 때문이 아니라 그의 풍부한 기지와 여유를

사랑했다

 

몸이 아픈 날

어렸을 때 나는 감기에 걸리면 은근히 기뻐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침대에 누워 엄마가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으며 탐정 소설 시리즈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열이 오르고 콧물이 나면 달콤한 당근

과 감자 콜리플라워를 넣고 몇 시간 푹 끓인 든든한 닭고기 수프를 먹을 수 있었다 목이 아프면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차를 곁들여 버터 바른 시나몬 토스트를 먹었다

플란넬 잠옷과 두꺼운 이불 발치에 웅크려 앉아 온기를 전해주는 강아지만 있으면 혼자 집에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