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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 김종관

by librovely 2015. 1. 31.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김종관                 2014              달

 

달 출판사구나

읽어보니 딱 달 출판사의 책인 느낌이 들었다 이건 딱히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가

뒤섞인 어딘가쯤... 뒤쪽의 책날개를 보니 김얀의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의 광고가 실려있다

어찌보면 그 책의 남자작가 버전이라고도 생각이 되는데 또 그렇게 말하기에는 두 책이 좀 다르다...

그냥 남녀상열지사에 대해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노골적으로 써 놓았다는 것만은 비슷할까?

 

그렇다고 이 책이 뭔가 19금 묘사가 나오거나 그런 건 아닌데...어쨌든 청소년기에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내용이 기억이 잘 안나지만...뭐랄까 이런 현실(이게 현실인게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을 미리 알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영원할 것 같고 예쁘기만 한 연애에 대한 단꿈을 미리 꺼버릴 필요가 있느냐...

그럼 이 책의 이야기는 뭔가 그저 그런가? 그건 아니고 하여튼 20대 중반의 연애 몇 번 해보고 연애라는

것의 날빛을 좀 경험한 사람들이 읽는 게 나으리라는?

 

책 표지를 보니 이제서 보인다...아 저게 남녀의 턱선이 교차된 그림이었구나...이제서 보이네....

 

소설 아마도 지어낸 이야기로 보이는 짧은 장면이 등장하고 그 뒤로는 작가의 뭔가 논픽션같은 관련된

글이 쓰여져 있는데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니 조금은 내가 더 노멀(?)한 인간이 된 느낌도 들고...ㅎㅎ

읽어볼만하다

 

저자는 감독인 거 같은데 그의 영화가 TV에서 종종 하는 것도 봤는데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 나오면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는 진실을 알기를 원하고 진실에 다가가야 한다고 하지만 가능한 일일까

사실 서로 간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해야 하는지 선의라는 말은 치우고 서로 간의 지속을 위해서

한 사람의 상처를 줄이기 위해서 이미 벌어진 일들을 감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진실이 진심을 훼손시킬 때도 있다

연애는 죄를 부른다

 

일류 호텔의 침대를 사랑한다

누군가와 함께 누워도 좋지만 혼자 누워도 좋다

깨끗하게 갈린 시트와 하얀 침구의 느낌이 좋다

 

다양한 침대에 누워 다양한 천장을 보는 낮과 밤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인연과는 달리 좋든 나쁘든 그 침대들이 있는 공간과는 스쳐지나갔다

 

크리스마스나 새해가 제일 힘든 사람은 사실 솔로가 아니라 양다리 연애자다

 

남편의 빈자리를 채운 남자는 바람피우기 좋은 상대라기보단 인간적인 면이 있었다

주로 **를 위해 만났지만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했다

남자는 책과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었고 그녀가 보기에 그는 남편과 다르게 그것들을 자랑하지

않았고 이야기를 하기 보단 이야길ㄹ 듣는 깊은 성품이 있었다

 

모험의 기회가 생겼을 때 그 모험에 가담하거나 옆길로 스쳐간다

때로는 스쳐간 모험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녀와 좋은 분위기에서 왜 자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면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진도를

나가보자면 **는 재밌었던 것으로 관계는 결국 안 되는 쪽으로

 

시간은 흐르고 무수한 선택으로 우리는 현재를 만났다

 

후회는 통증과 닮았다

침대 위에 누워 있을 때 후회가 조용히 나타난다

 

한 사람의 인상이란 짧은 시간 이루어지는 외모에 대한 총괄적인 평가를 말한다

이성에 대한 호감의 가능성은 인상을 보고 느끼는 찰나의 시간에 있다

얼굴의 생김새 외형의 균형감 부피감 등이 보는 이의 외적 취향 기준에 부합하면 비로소 관찰이 시작된다

외형에 대한 호감이 이성적인 매력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그러나 대화가 동반된 한 사람의 인상은 짧은 시간이라도 훨씬 폭 넓은 판단이 가능핟

이성적인 긴장감이 만들어지는 시작점은 이렇듯 총체적인 인상에서 만들어진다

넓은 범위의 인상에서 매력을 느끼게 되면 우리는 다시 외모와 매력을 세분화해서 본다

 

기적 같은 순간이 있었다

잊지 말겠다고 다짐하던 아름다운 시간들이 있었다

요즘은 굳이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잠시 머무는 것에 좀더 충실히 즐기고 싶어한다

남기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추억이 된다

감정의 기억은 잘 잊혀지지 않아서 다시 오는 계절처럼 간간이 그리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여자는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물었다

나랑 헤어지면 좋아져?

-몰라 그냥 계속 만나는 거는 힘들어

그럼 나랑은 왜 만났어?

-몰랐으니까

 

 

여행중엔 빈번이 기억과 만나게 된다

잊혀진 줄 알았으나 기억은 사실 불만 꺼져 있을 뿐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익숙한 것들의 다른 모습이 보인다

세상을 신기하게 보는 눈이 생긴다

길과 간판과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에서 여자와 남자와 아이들에게서

하늘과 바람과 햇볕에서 새로운 자극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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