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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낭만적 연애와 그 이후의 일상 - 알랭 드 보통 The course of Love

by librovely 2016. 11. 20.

 

낭만적 연애와 그 이후의 일상

The course of Love                                                       알랭 드 보통           2016        은행나무

 

알랭 드 보통

예전 그러니까 10여년 전에는 정말 좋아했던 작가,...그런데 언젠가 결혼을 했고 그 후의 글은 뭔가 뭉뚝

해진 무뎌진 느낌이 들었고 실망...그리고 아오안이 슬슬 되어갔는데 이 책을 우연히 집어들고 와서 읽어

봤는데 별 기대를 안해서 그런건지 재밌네.... 조금씩 조금씩 살아나나봄....아내와의 관계가 한참 러브모드

일 때와는 달라진거고.... 그게 다시 작가로서의 제 일을 더 잘하게 만든 것만 같다는 유부녀들이 보면

되게 짜증날만한 소리 한 번 지껄여본다.... 알랭 드 보통의 능력 중 탁월한 게 제 경험을 객관적으로 보고

그 실체를 설명해내는 능력...솔직함은 기본으로 깔려야하고...물론 이 책이 아주 완벽하게 솔직할 수는

없었을 거 같다...일단 아직 결혼 생활은 유지중인거니까...연애야 끝이난 후 썼을테니 뭐...당사자의 동의

만 얻었다면 리얼리티 돋게 써도 문제 없었겠지만...게다가 엄마 아빠의 일로 상처받을 수 있을 아이도

생긴 상황인거고...그래도 하여튼 알랭이는 역시 참으로 진짜를 들려준다

 

지난 번 뻘글에 썼던 거 잠시 긁어다 붙여놓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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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신간 뭐 이미 출간한지 반년은 되었지만 하여튼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있는데 그래도 예전에는 연애 어쩌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히망차게 읽었던 거 같은데....물론

사전지식&경험 부족과 상상력 부족으로 인해 이해가 잘 안되긴 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읽었

던 거 같은데 이제는 이번 생에서 연애는 망.. 결혼도 망...임을 받아들여서 그런건지 연애 어쩌고

사랑 어쩌고 얘기가 나오면 마음이 쓰려오는 것이었다 아니 이거 고통스러워서 못 읽겠....ㅋㅋ

소설인지 알랭이의 경험담인지 아직은 좀 헷갈리는데 클로이 이야기도 나오는 거 보면 알랭이의

자전적 이야기 맞는 거 같긴 한데...결혼하더니 글이 시들시들해...라고 생각했었는데 또 이 책을

보니 그 양반 특유의 상황을 예리하게 보고 문장으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부분에서 인상깊은 내용 중 하나...

결혼의 시작은 청혼이 아니고 심지어 첫 만남도 아니다 그보다 훨씬 전에 사랑에 대한 생각이

움틀 때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맨 처음 영혼의 짝을 꿈꿀 때다

그러니까 결혼을 하건 연애를 하건 그게 사람을 만나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연애해야

겠어 결혼해야겠어 마음먹는 게 먼저라는 소리인데 되게 맞는 말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뭔가

슬픔이 밀려드는 구절이었음....나는 정말 나도 이해가 안되는데 연애와 결혼을 하는 게 삶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슬픔

이게 무슨 바보가틍 소리인가 생각이 되지만 사실이 그러함....결혼해야 삶이 더 나아질 거

같긴 한데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 문제....아이를 낳는 문제도 그렇다 예전에 당연히 결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는 취직을 하더니 바로 남자를 소개 받고 그 중 한 명과 결혼하려고

준비중이던 친구가 있어서 너 아이 낳을거야 하니까 당연히 낳는다고 왜? 하니까 쓸데없는

소리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듯 답을 아예 안했던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나는 태어나서

여태까지 내가 날 닮은 인간 하나를 더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없....물론 정말

퍼펙트해 보이는 남자가 눈에 들어오면 저 인간이라면 내 유전자를 섞어 놓아도 저 우성

유전자로 뭔가 그럴듯한 인간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거 같아...따위의 생각을 해본 일은 있...

어쨌거나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이 들려면 일단 자기애가 있어야....근데 지금 뭔 소리를

늘어놓고 있나....알랭이의 좋은 문장 하나 더 써보자면....

다른 사람이 영혼의 짝이라는 느낌 이 확신은 아주 순식간에 찾아올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눌

필요도 없다 이름을 알 필요도 없다 객관적 지식은 끼어들 틈이 없다 대신에 중요한 건 직관

즉 이성의 정상적 작용 과정을 건너뛰기에 더더욱 정확하고 존중할 가치가 있는 것만 같은

자발적인 감정이다

넘나 낭만적인 글임....저런 경험이 있는 사람 부럽...저게 뭔소린지 도통 알 수가 없는데 하여튼

되게 탐난다...저 경험 삽니다....얼마면 대니....조금만 더 발췌해보자...잠이 깨고 있다....일하기

위해서 사전 작업중임....잠이 점점 깨고 밤을 샐 수 있을 것만 같다....내 눈을 바라봐...경영이

오빠 요새는 뭐하나 몰라....딴 건 몰라도 그 분의 창의성은 높이 삼....ㅋㅋㅋㅋㅋㅋㅋ

낭만적 사랑은 낯선 사람을 언뜻 본 순간부터 최단 경로를 밟아 그 사람이 실존에 대한 무언의

질문들에 포괄적 답안이 될 수도 있다는 장엄하고도 상당한 결론을 공언하게 된다

아.....이거네....실존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준다니.....왜 때문에 사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답을 주나?

넘나 넘나 탐난다....허무함이 싸그리 사라지겠구나...아마 그거겠지 너 때문에 산다 널 위해 산다

뭐 대강 저런 답이 아닐까나....

 

쓰다보니 더 쓰고 싶.... 엊그제 그 날의 동행인(?)이 옷을 환불하다고 해서 그럼 그 돈으로 떡볶이를

사서 먹는 게 어떻겠느냐고 농담이라고 해 놓고 진짜로 으더먹으러 갔다가 들었던 얘기가 생각난다

친구가 결혼했는데 그 친구의 남편은 다른 사람 그러니까 자기 친구들 앞에서도 보여주지 않는

본래의 모습을 결혼 상대가 된 여자친구 앞에서만 보여주곤 했다고...그게 뭐라더라 헛소리 해대고

그러니까 유머러스한 그런 면을 보여준 모양인데....그 이야기를 듣고 어 그래? 하고 흘려들었는데

자꾸 생각이 났다...그러니까 연애 대상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게 맞구나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억제해놓았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그렇다면 나는? 나는 이미 아무에게나

헛소리 떠들어대고 앉았는데....참으로 나는 연애 대상 따위는 필요가 엄씀...하나 문제될 게 엄씀

사실 저 이야길 듣고 바로 든 생각은 헛소리를 할려고 해도 상대방이 웃어줘야 할 수 있는건데

서로 좋아하는 사이에는 그냥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거니까 아마도 그 남자가 별 이야기

아닌 걸 해도 그 여자는 막 웃겼을거고 그래서 웃으면 남자는 탄력을 받아가지고서 오바하고

뭐 그런 작용 반작용 어쩌고 해서 그렇게 헛소리 하고 웃어주고 주거니받거니 관계가 된 게

아닐까?  남자들은 예쁘면 착하다는 표현을 하는데 여자들은 보통 잘생기면 그 남자 재밌어

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듯....뭔 소리만 해도 다 웃기고 웃음이 까르르 나오고 그러지 않나?

아님말고,....내가 뭘 알겠음....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는 남자는 내 앞에 나타나주질 않아서

나는 잘 몰라요.....갑자기 수년 전에 아주 잠시 만나던 남자가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의 빈약한(이라고 과대포장하자) 연애 경험에 대하여 듣더니 그냥

자신과 한 번 사귀어 보라고 금방 헤어져도 된다고 누군가와 사귀면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나온다고 해서...참으로 이 양반 마음만은 고맙네...이 비루한 인간에게 적선을

해주신다고...하며 너무 고마워서 사양했던 기억이....그러나 궁금하긴 했다...나는 과연 어떤

모습을....은 무슨...안 봐도 뻔함...더럽게 집착하고 질질 짜고 앉았다가 질려서 나가 떨어지게

할 게 분명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러브 이즈 집착....ㅋㅋㅋㅋㅋㅋㅋㅋ은 농담(이라고 해두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발췌하려던 부분....

사랑의 초기 단계에는 반드시 감추는 게 적절해 보였던 많은 비밀을 마침내 드러낼 수 있다는

순전한 안도감이 어느 정도 생긴다 우리는 우리가 존경할만하거나 정신이 온전하건 안정적이

지 않으며 정상이거나 사회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고백할 수 있게 된다 유치

하고 공상적이고 거칠고 희망에 들뜨고 냉소적이고 허약하고 다중적일 수 있게 된다 우리와

연인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눈감아줄 수 있다

난 나의 비정상적인 실체를 블로그에 드러내면서 해결하고 있었구나 남들은 자기 연인에게만

드러내면 되는 것인데 나는 대상이 엄씀...이라서....저건 비단 연인관계에만 해당되는 것 같지

않다 나는 그냥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 비로소 아 이 사람을 알게된 거 같다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가능해지겠구나 따위의 늑힘이 들었던 거 같다 치부를 드러낸 자에게

나도 오픈 마인드가 가능해지는 것...내 마인드를 열어제끼면 머 그게 다 치부니까...ㅋㅋㅋㅋ

 

갑자기 여기에 독후감을 쓰고 앉았....알랭 드 보통이 글을 잘 쓰긴 한다.....

나도 알랭이처럼 연애 경험 정말 요상맞은 상황인 연애 상황에 놓여봤다면 솔직한 경험담과

함께 다시 한 번 객관화시켜서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쪄낼 수 있었을텐데....재밌었을텐데....

아쉽...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 연애 상황에서만큼 요상해지는 건 불가능하니까...

난 참으로 멀쩡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는 더욱 그러하겠구나...슬픈 새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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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것의 식상한 표현이지만...민낯을 보여주는 책....

일단 처음 결혼을 하는 것이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그럴 수도 있는거지만 혼자 있기 힘든

그런 외로움? 그러 게 또 강력한 동기가 되는 거라고 인정하는 것도 그렇고.. 새로운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것에 대한 내용도...이 부분에서 상당히 색다른 이야기를 하는데...정말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새로운 사람과(여자도 마찬가지임은 <욕망하는 여자>에서 확인함...ㅋㅋㅋㅋ)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도록 해도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왜 다른 사람과 명상을 하거나 그런 건 되는데

그것만 안되는 거냐고...하는 것도 생각해보니 그게 그러네 정말....사랑이 진정한 타인의 행복을 생각

해주는거라면 말이다...그리고 결혼할 상대를 고를 때 나와 취향이 잘 맞는다고 착각하는 사람과 할 게

아니라 다름의 벽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얼마나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하는 게 맞다는 것도 끄덕끄덕.... 그리고 진정 결혼할 준비가 된 상태란 경제적 능력 따위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미친 인간인가를 인정했을 때, 완벽한 결혼생활 상대방에게 완벽히 이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했을 때라는 말도 인상적....ㅋㅋㅋㅋㅋ 씁쓸하지만 사실이라고 봄....

 

그리고 보통 연애과정에서 청혼까지만 관심있게 보고 결혼 이후의 삶은 자동으로 굴러갈 거라고

생각한다고...근데 그게 아니라는 말....도... 그건 정말 그런듯...내 생각에도 연애 상황 유지보다 결혼

생활 유지가 엄청나게 더 신경쓸 게 많을거라는 생각이.....

 

 

위에 안 쓴 부분만 추가로 발췌해보아야겠다

이 책 재밌다

드뎌 알랭이가 일을 하네....

미혼이든 기혼이든 재밌게 읽을 수 있을듯

 

 

 

 

 

 

 

 

 

 

그녀가 자유롭고 자율적이라는 인상이 그를 흥분시키는 만큼이나 두렵게도 한다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 애정을 보여줄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음을 안다

 

러브 스토리는 누군가 우리를 다시는 보지 않으려 할까 바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항상 보는 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사랑은 우리의 혼란스럽고 창피하고 당황스러운 부분을 우리의 연인이 다른 누구보다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 훨씬 잘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드러난 순간 최고조에 달한다

 

약혼한 연인에게 정확히 무엇 때문에 청혼을 하고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참을성 있게 자아를

바라보면서 조금만 더 깊이 설명해달라고 요구하면 사람들은 이를 비낭만적이고 심지어 못된

것이라고 간주한다 이로 미루어 혼인 과정에 대한 엄정한 분석이 지닌 상대적 지위를 알 수

있다 물론 우리는 항상 어디서 어떻게 청혼했느냐는 질문은 열렬히 던진다

 

사람들은 논리적 이유로 결혼을 했다 신부의 토지가 신랑의 토지와 붙어있거나 신랑의 가족이

번성하는 농가이거나...그런 합리적 결혼에서 외로움 강간 간통 폭력 가혹함 육아실 문밖으로

새어 나오는 비명이 생겨났다 합리적 결혼은 어떤 진실한 관점에서도 전혀 합리적이지 않았으며

편협하고 속물적이고 착취적이고 모욕적이었다

 

세 사람은 소식을 주고 받으며 활기찬 시간을 보냈다 식사를 마친 후 빅토리아가의 레스토랑을

떠날 때 마르타가 후안의 카멜색 코트 깃을 매만져주고 진홍색 목도리를 정성스럽게 목에 둘러

주었다 그 동작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다정해서 라비는 마치 배를 한 방 맞은 긋 그의 존재와

운명에 철저히 무관심한 이 세계에서 자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절감하는 부수 효과를 맛보았다

혼자서는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그는 커스틴을 깊이 사랑하지만 그 못지 않게 홀로 살아가야한다는 생각이 싫기도 하다

 

다소 부끄럽지만 결혼의 매력은혼자 산다는 게 얼마나 불쾌한지로 귀결된다

이는 꼭 우리 개개인의 탓만은 아니다 사회 전체가 독신 생활을 최대한 성가시고 우울하게 만들기로

작정을 한 듯하다 대학교 까지의 자유분방한 학창 시절이 끝나면 우정과 온정은 찾기 힘들어지고

사교 생활은 숨이 막힐듯 커플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시간을 보낼

사람은 하나도 남지 않는다 그러던 중 어느 정도 괜찮은 사람을 발견하면 애착을 가지게 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52번의 일요일을 내리 혼자 보내면 개인의 신중함이 교란될 수 있다

외로움은 무익한 성급함을 촉발하거나 잠재적 배우자에 대한 의심과 양면가치를 가로막을 수 있다

어떤 관계든 그 성공은 연인이 함께할 때 얼마나 행복한가에 달려있을 뿐 아니라

혼자인 것에 대해 각자가 얼마나 걱정하는가에 따라서도 결정된다

 

커스틴은 10대에 불행했다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동안 자해를 했다고

라비에게 고백한다 그는 그녀의 상처 때문에 그녀에게 확실히 빠져든다

 

함께하는 삶이 더 조화로울거라는 믿음에서가 아니라 그 삶이 가진 좌절의 양식이 안심하리만치

친밀한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감지

 

결혼 :  자신이 누구인지 상대방이 누군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난 미친 여자와 결혼했어

택시가 교외의 한적한 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라비는 두려움과 자기 연민에 빠져 이렇게 생각한다

 

모든 집안 문제가 동등한 권위를 갖진 않는다 상대방이 시리얼을 먹을 때 얼마나 소리를 내는지나

발행일이 지난 잡지를 얼마나 오래 보관하고 싶어 하는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면 즉시 바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식기 세척기에 그릇을 어떻게 포개어 넣어야 하는지나 버터를 사용한 뒤 몇 분

안에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 엄격한 규칙을 고수하는 사람은 무안을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갈등이 대단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 고민에 하찮고 별나다는 꼬리를 붙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휘둘리게 된다 결국 좌절하는 동시에 우리의 좌절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지 마저도 의심하게 되어 우리를 미덥지 않아 하거나 인내심이 부족한 청중에게 문제를 차분하게

설명할 자신감을 잃고 만다

 

한참 동안 타인들은 잉여로 느껴진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기 전에 오랫동안 의지했던 친구들

그 누구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죄책감과 새로운 호기심이 그들을 제압한다

 

토라짐의 핵심에는 강렬한 분노와 분노의 이유를 소통하지 않으려는 똑같이 강렬한 욕구가

혼재해 있다 토라진 사람은 상대방의 이해를 강하게 원하면서도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마음이 전이에 밀려들면 우리는 사람이나 상황을 믿어주는 능려을 잃어버린다

우리는 불안에 빠져 즉시 과거가 지정해놓은 최악의 결론으로 나아간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우리를 해칠 가능성이 가장 적으면서 우리가 마구 소리를 치는 동안에도 우리 곁에 머물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에게 불만을 쏟아놓는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족의 존속은 젊은 세대가 마침내 위 세대에게 인내심을 잃어버리는 순간들에

의존한다 에스터와 윌리엄이 집을 떠날 수 있는 원동력을 키우려면 라비와 커스틴이 우스꽝스럽고

구식이고 따분하다고 느끼기 시작해야만 한다

 

성적 흥분은 결국 옷을 벗은 상태와 거의 무관한 듯하다 그 동력은 열렬히 열망하고 전에는 금지

되었으나 이제는 기적적으로 접근 가능해진 상대를 소유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을 가능성에서

나온다

 

만약 사랑을 상대방의 행복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마음이라 정의한다면 자주 시달리고 잔뜩 주눅이

든 남편에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18층에 올라가 거의 모르는 사람과 10분 동안 구강성교를 즐기고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것도 사랑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간주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루고 있는 문제는 결코 사랑이 아니라 속 좁고 위선적인 소유욕 다시 말해 상대방의 행복에

자신의 행복이 포함되는 경우에만 오직 그 경우에만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는 욕망에 불과하다

 

성숙해지면 소유욕을 초월하게 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질투는 아기들에게나 어울린다

성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걸 안다

파트너가 한 시간 동안 당신을 떠나 신체의 특정 부위를 낯선 사람의 제한된 부위에 비볐다고

왜 파트너를 나쁘게 생각하겠는가? 어쨌든 그들이 모르는 사람과 체스를 두거나 명상 그룹에서

촛불을 켜 놓고 사는 얘기를 친밀하게 주고받는다고 분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 눈에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가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일 뿐이다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결혼 : 자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대단히 기이하고 궁극적으로 불친절한 행위

 

라비는 낭만주의 개념들이 재난을 낳는다는 것을 안다

그의 준비된 마음은 완전히 다른 기준들에 기초한 결과다

그가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무엇보다 완벽함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때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되기를 단념했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주 든든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자신이 이해되고 있다는 경험에서 시작된다

상대방은 나의 외로운 내면을 이해하고 나는 왜 하필 그 농담이 그렇게 재밌는지를 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공동의 적을 미워하고 상당히 특화된 성적 시나리오를 함께 시도해

보고 싶어한다 이 상황이 계속되진 않는다 우리는 언젠간 한계에 부딪힌다 그게 정상이다

어떤 사라모 다른 누군가를 정확히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다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이 미쳤음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미쳤다는 생각은 철저히 직관에 반한다

우리는 자신이 지극히 정상이고 대체로 선량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성숙은 자신의 광기를 감지하고 적절한 때에 변명하지 않고 인정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만일 수시로 자신이란 사람에 대해 당황스러워지지 않는다면 자기 이해를 향한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은 것이다

 

라비와 커스틴이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그들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고 가슴 깊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낭만주의 결혼관은 알맞은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우리의 허다한 관심사와 가치관에 공감하는 사람을 찾는 것으로 인식된다

장기적으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너무 다양하고 특이하다 영구적인 조화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