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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 피에르 쌍소

by librovely 2014. 8. 10.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피에르 쌍소                                               동문선

 

이 책은 예전에 한 번 읽었었는데 여기에 글을 남기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아주 의미있게 읽었던 책이었고...그러나 읽을 때 뿐이지 책장을 덮고 나면 기억이 금방 가물가물해지고

그러다가 알라딘 헌책방에서 샀었나?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샀던 걸로 기억하는데...하여튼 읽으면서 느낀건데

소장할 가치가 충분함...얼마더라 되게 싸고 사고 소장 가치가 어쩌고 ㅋㅋ 근데 헌책방에서 사는 건 사실 자원

재활용의 의미는 있을지라도 저자나 출판사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음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 사람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난 책이 걷기예찬이라는 책 그 책도 프랑스 사람이 쓴 책

그 책이 아주 좋았는데 걷는다는 것 하나에 대해 그렇게 계속 의미있는 주절거림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이 책은 또 시종일관 느림에 대해 그렇게 주절댄다 물론 앞부분이 좋고 뒷부분은 살짝 약했지만

아니 약하다기 보다는 느림이라는 주제에서 더 포괄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나아갔다고 하는 게 맞을까?

내용은 모두 주옥같음

 

빠름 빠름 빠름~이 아름다운 가치가 되어버린 요즘...느리다는 것은 미련하다 무능력하다 쓸모없다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뿐이고...빠르게 많이 일하는 것이 좋은 것이 되어버렸고 대체 왜 그렇게 빨리 많이

일하려고 하는가...그렇게 해서 결국 도달하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정작 생각을 못하고 사는 것

같다...돈 버는 것도 그렇지 않은가? 돈을 왜 그렇게 벌고 모으려고 하는가? 밤낮없이 공부하고 일해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것일텐데...사실 거기까지 생각이 나가지 못하고

단지 돈을 일단 많이 모아야 한다에만 눈을 두고 살아가는 게 아닌지...라고 쓰다보니 내가 가난하니까 괜히

이딴 소리 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도 들지만 하여튼...

 

어떤 책에서 봤었나 아님 진중권이 했던 말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말이 생각난다

하루에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하는 것을 참고 안해서 절약해서 돈을 모은다...

그럼 그렇게 돈을 모으는 이유는 뭔가?

마시고 싶은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 즐겁게 마시며 길을 걷는 즐거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

그럼 당장 하면 되는거다...ㅎㅎ  이 책의 내용과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하여튼..

(아니 조금은 관련이 있지...

왜 그렇게 서두르고 그러는데? / 어? 나중에 여유있게 살려고.... / 그럼 지금부터 여유있게 살아)

 

느림...

빠른 것 서두르는 것...그건 내 특징 중 하나다...내가 일을 빨리 잘하거나 뭐 그런 건 아닌데

하여튼 느린 것을 잘 못참는 병이 있긴 하다...일단 누군가가 말을 느리게 하면 못참고 한 마디로

끝낼 이야기를 5-6마디로 하면 속에서 뭔가가 치밀어 오를 정도로 티는 안내려고 노력하지만 뭔가

더러운 성격이 내 안에 있음...그렇다고 뭐 할 일이 있거나 바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행동이나

말이 느린 경우 그걸 참지 못한다...퇴근하고 나서도 집에 전화해서 밥을 바로 먹을 수 있게 차려 놓으라고

하고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급하게 밥을 먹는다...물론 먹는 속도는 원래 좀 느리지만 하여튼 가능하면

급하게 빨리....물론 빨리 밥 먹고 방에서 놀 생각을 하느라 그런거긴 하지만...뭔가 빨리빨리 병에 걸린 건

나 뿐만은 아닐듯...

 

빨리 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모든 것을 빠르게 혹은 의무감에 하면 정작 제대로 즐길 수가 없게 되는 것

그리고 빠르게 하려는 상황 자체가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고 서로를 불안하게 할 수밖에 없고

책에 휴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휴가는 푹 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노는 만큼 보는 만큼 나도

지지않고 봐야 하고 미술관에 가는 것도 유명하다고 하니까 경쟁적으로 의무감에 가서 들렀다가 나오고

그런 것들...은 유럽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모양이다...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은가? 유명한 작가의 기획전

이 있다면 엄마들이 그렇게도 아이 손을 잡고 경쟁적으로 오지만 현대미술이나 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시의

경우 쳐다도 안 보는 경우가 많고...휴가도 여행도 진짜 가고 싶어서일 수도 있지만 남들에게 이번 여름에는

여기에 다녀왔다~ 라고 말하기 위해서 가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요즘은 유치원에서 주말에 한 일을 발표

시켜서 어쩔 도리 없이 주말마다 아이 기죽이지 않으려고 어딘가에 체험학습을 꼬박꼬박 가는 일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아이가 어린데도 해외여행을 데리고 간 이유가 아이들끼리 비행기 타고 어디 가봤는가로

대화하는 경우 기가 죽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물론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이상한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뭔가 우리의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남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남들 보기에 이상하지 않고 불쌍하지 않은

그런 삶으로 나를 질질 끌고 가는 건 아닌지...물론 나 또한 그렇지...질질 끌고 가려고 해도 이게 잘 안 끌려

가서 문제지...남의 눈에 맞게 인생을 끌고 가는 것도 능력인거구나...ㅜㅜ

 

남의 눈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이유는...느리게 살려면 일단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다들 빠름을 추구하고 빠르게 바쁘게 살아가기에 그런 틈에서 내 속도를 유지하며 나답게 살려면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고 통찰력이 필요한거겠지...보통 자신이 어딘가에 종속되어 끌려가면서도 그 사실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니까... 이런 통찰력있고 좋은 책을 읽을 때면 읽으면서도 읽는 내가 스스로 역겨워지기도 한다

이유는 이런 책을 읽으면 뭐해...보통 사람보다도 못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내가 날 보며 느끼는 게 항상...

책은 뭐하러 읽냐...그렇게 살면서...니까...

난 누구보다도 조급하고 경박하며 무례하고 무식하게 살아가고 있다....

책은 왜 읽냐고?

책을 통해 날 변화시킬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게 맞지만...

그냥 내가 이 모양으로 살고 있다는 것은 인식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읽는건지도...?

그리고 아주 조금은 변하겠지 언젠가는...

 

책에 등장하는 소소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은 걷기예찬에 종종 등장한 상황과도 비슷한데

그런 것이 어떤 느낌이지 조금은 알 것 같은게...어릴 때 그러니까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하루하루

엄마가 빨래할 때 옆에서 사탕이나 먹고 풍선껌이나 불며 하늘을 쳐다보고 앉아있었던 그런 기억들

이 있기에 그게 어떤 이야기인지 알 것만 같았다...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어릴 때가 가장 인간답게

하루 하루 살아갔던 것 같고 그래서 어쩌면 어릴 때는 그렇게도 하루가 길게 느껴졌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요즘 아이들이야 취학전부터 사교육으로 빙빙 돌려져서 그것도 불가능하겠지만

 

책에서 일도 느리게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일이야 별도의 문제고 일상 생활에서의 개인적인

삶에서의 여유와 느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내 책이라서 여기에 발췌를 할 필요는 없지만 내용이 궁금할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여

발췌를 좀 해봐야겠다

이런 통찰력 터지는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빨리하지도 못하면서 빠름을 추구하는 병 재발할 때 쯤 다시 읽어야지...

근데 맨 뒤에 대학교 입시에 이 책이 인용되어 논술문제가 출제되었다고 그 문제를 실어 놓았는데

음...이 책과 뭔가 되게 안 어울리는 설정)

 

 

 

 

 

 

 

 

 

나는 굽이굽이 돌아가며 천천히 흐르는 로 강의 한가로움에 말할 수 없는 애정을 느낀다

 

나는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들 모든 계절들을 아주 천천히 경건하고 주의깊게 느껴가면서

살기로 결심했다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세상과 타인을 조사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태도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삶을 행운의 기회로 여기는 까닭은 매순간 살아 있는 존재로서 아침마다 햇살을

저녁마다 어두움을 맞이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

 

운명지어 준 리듬에 맞추어 조용히 나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어 달라

 

나는 단지 그들이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시간을 갖기 바랄 뿐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는 법

아주 본질적인 질문들 나는 누구였던가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진실한 모습과 그리고 인간의 상황과 용감하게 맞서 보라는 말

 

때때로 우리는 밤새도록 시계추 같은 리듬에 맞추어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다시 저 언덕에서 이 언덕으로

왔다갔다 하곤 했었다 중간에 그때까지 열려 있는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 뜨거운 커피를 앞에 놓고 잠시 쉬기도

했고 이 사랑스러운 도시에서 또 하루가 탄생하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기도 했다

 

우리는 타인의 말을 들어줌으로써 그를 최고의 상태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우정이란 순식간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서로의 우정을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적당한 거리를 둘 때 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더 많은 사색을 요구하는 말들은 일정한 잠복기를 거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느긋한 행복감에 젖어서 기분좋게 기지개를 켜며 만족스러운 하품을 해댈 수 있는 그런 권태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들 그냥 순수하게 지속될 뿐인 그런 시간들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

 

우리는 사랑이 있을 수 없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또한 그 사건이 내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더더욱 믿지 않는다

내가 문제삼고 싶은 것은 우리의 착각이다

 

나는 단순한 집착을 뛰어넘어 한 장소에 완전히 들러붙음으로써 그 장소를 증언해 주는

사람들을 모두 존경한다

 

기도하는 것

그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일이다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

 

가느다란 보슬비는 시골 소도시를 더욱 다소곳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평소의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건물 벽에 아이들 이마에 비옷의 모자 위에 섬세한 진주 방울들이

맺히고 모든 것이 친밀감과 행복감 속으로 모여든다 집집마다 일찌감치 덧창을 닫고 상점과

시청의 커튼도 내린다 그때쯤이면 소도시의 사람들은 꿈을 꾸기 시작한다

 

몽드마르상 캥페르 낭시 나르본 바르셀로네트 같은 도시의 공통점

일상적인 삶에서 오는 따분함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남은 곳이라는 점

 

아주 긍정적인 경우 이런 시골에서의 따분한 하루하루는 멜랑콜리이자 영혼의 황홀한 음악이

될 수 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만들되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전해 주기 위해서라든가

자신의 재능을 과시할 목적에서가 아니라 오직 자신의 참모습에 더 접근하기 위해서

 

지금 자신의 참모습을 용감히 마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이상 자신의 가장된 모습에 속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 가운데서 작업할 수 있을 뿐이다

 

시몬 베유가 이미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물과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극히 소수의 사람들뿐이다

 

일부러 궁핍한 삶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궁핍이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들에 대한 그의 충실성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다

 

조촐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궁핍한 삶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결코 평범치 않은 위엄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이다

 

만일 인간과 장소와 계절이 섬세하고 은밀하고 감동적으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시정이 태어나는 것이라면 포도주를 마시는 그 자체가 시적인 행위임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소유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크게 부풀려주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재물이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끊임없이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은 능력을 지니고 더 나은 가치를 지니고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같은 욕망은 인간이 존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애정이 결핍되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다

우리를 이같은 광기와 상스러운 무지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곧 절제라는 태도이다

 

소유와 능력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보다 좀더 고귀한 삶의 자세들이 있다

내가 나 자신의 가치를 확신한다면 굳이 사회적 위치를 구분해 주는 흔적들을 쌓으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내가 스스로를 자유롭고 흠없는 존재로 이해한다면 굳이 타인들을 굴복시키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성스러운 삶을 바라보려고 할 것이다

또한 관대함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절제라는 미덕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나는 적은 것으로 살아가는 기술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신의 취향과 운명에 따라 착실히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것

 

내가 부러워하는 행복이란 안락함이나 성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기쁨을 맛보고 그런 기쁨들과 조화를 이루는 능력 그리고 그런 기쁨을 자주 만들어 내는 능력

이 행복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빼앗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의 생존에 대한 의지

그들은 늘상 허리를 구부리고 채소를 가꿈으로써 오히려 꼿꼿하게 살아간다는 인상을 주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운명과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영역과 사회 생활의 영역 그리고 개인 생활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개인에게 있어서는 효과적이고 고능률적인 것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개인이나 국가는 자신의 말과 욕망마저 빼앗길 수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우리의 감각을 세련되게 다듬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필립 메예르의 그 유명한 저서 <위대한 도시 파리> 중에서 가장 문화적인 공간인 박물관에

관해서 쓴 부분

 

우리는 보부르 센터가 해마다 8백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한다고 해서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인가

이런 숫자가 과연 우리 현대인들의 문화적 공백을 메워 주었는가

현대 미술관의 입장객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들르는 사람들

그들의 중단 없는 순례의 길을 통해서 어쩌면 현대 미술의 한 형태를 창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런 문화 관광객

오래 전부터 리술리외 방에 영구적으로 전시되고 있던 렘브란트 그림들을 찾는 사람들은 그동안

거의 없었다고

 

지적인 안전을 염려하며 수많은 책과 연극과 영화의 그늘 속에 숨어있다

 

나는 어디서나 팔리고 있는 책을 금방 산다거나 어느 전시회가 개최되자마자 달려가는 일이 거의

없다 내가 보고 싶어 하던 필름을 상영하는 영화관을 힘들여 찾지 않으면 안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혼자서 그 책을 읽게 되며 혼자서 그 영화를 보게 된다

열광자들의 소란스러움과 수다 때문에 방해를 받을 염려는 전혀 없다

 

나는 내가 자의로 선택할 수 있는 느리고 조용한 문화 쪽으로 기울어지는 편이다

 

사회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책을 읽지 않을 수 있는 권리

공연을 보러 가지 않을 수 있는 권리

문화 활동들로부터 떨어져 있다고 해도 자신의 삶이 실패했다는 느낌을 갖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문화화하는 문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수요일은 이제 조장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바쁜 날이

되고 말았다 지적인 여가활동들이 극단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꿈을 꾸고 싶어하고 혼자서 혹은 몇몇 친구와 함께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어한다면

 

먹고 마시는 일에 전념하는 까닭은 이보다 조금 더 문화적인 욕구를 아직 의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그런 욕구에서 아직 만족감을 느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