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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디어 슬로베니아 - 김이듬

by librovely 2017. 4. 23.

디어 슬로베니아                                            김이듬                           2016                    로고폴리스


슬로베니아...에 좀 가고싶어졌다

일단 동유럽이니 물가가 리즈너블하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냥 가보고싶어졌다 딱히 이유는 모르겠고...

책이 재밌었다 슬로베니아의 어떤 특징적인 무언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그냥 내용이 좋았던

기억이....헤르만 헤세의 시도 좋았고 선택의 가능성이라는 시도 좋았다

읽는동안 행복했다










 

전라도 크기 인구가 200만도 되지 않는 나라

국민소득 25000달러를 넘어 동유럽과 발칸 유럽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류블라냐는 슬로베니아의 수도로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장 그르니에가 <>에서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

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되면 나는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라고 한 말은 떠날 때의 내 심정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내가 앉았던 슬로베니아 국립도서관의 책상에서 개인용 전등을 켜고 느긋하게

책을 읽다가 조금은 쓸쓸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와 블라트코 스테파노프스키의

집시 음악을 들어볼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슬로베니아에서 늦가을과 겨울을 보냈다

즐라타 라디차라는 작은 펍에 들러 커피나 와인 시납스라는 독주를 즐기곤 했다

 

티볼리 공원을 산책하다가 야외 전시관과 미술관을 둘러보고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에서 과일 주스를 마셨다 그러면서 언젠가 다시 늦은 봄에 이곳을 방문해

좋은 사람과 함께 하이킹을 하고 로주니크 언덕 위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이스크림과 도넛을 사먹겠다고 결심했다

 

 

크라잔케

13세기 중엽 수도원으로 건축되었다가 1950년대 극장으로 바뀜

무료 야외 연주회가 종종 한다

 

 

류블라냐 도심 주변에는 가볼 만한 미술관과 박물관이 너무나 많다

우선 꼽자면

슬로베니아 시립미술관

슬로베니아 국립미술관

메델코바 국립미술관

국립역사박물관

슬로베니아 자연사 박물관

슬로베니아 기술 박물관

현대미술관

 

찬카리에우 돔의 공연

 

27번 버스 종점

거대복합상가 베테체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떼어놓을 수 없게 나직하게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이 있는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초등학생도 일곱 시에는 학교를 향한다 여덟 시에는 1교시가 시작되는데

고등학생들도 오후 두세 시면 수업이 파한다 그 시각에는 직장인들도

퇴근하기 때문에 버스에 사람이 많다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안정감에 진정으로 감탄하지 못했다 방황이라 할지라도

무작정 떠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삶의 생기를 삶의 유한성을 즐기고 싶었다

 

 

선택의 가능성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예외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의사들과 병이 아닌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각별한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피란이라고 답하겠다

그곳이 왜 각별하냐고 묻는다면 지중해의 햇볕 아래 해안을 걷다가 조금 울었던 것

같아서 라고 말할 것이다

 

 

블레드 호수

류블라냐 중앙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한 시간 이십 분만에 블레드에 갈 수 있다

터미널에서 사면 7.7 유로 기사에게 탑승시 사면 6.3유로

둘레가 7킬로미터 정도... 천천히 걸어보기

 

 

교통이 편리하고 가까우며 매력적인 곳 슈코피아로카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 류블라냐 중앙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로 삼십분

1713년에 지어진 카푸친 수도원 3만권의 장서 보유한 수도원 도서관

 

 

부드러운 소고기가 100그램에 2유로

 

 

슬로베니아에서 근로자들은 정확히 퇴근한다 연장근무도 거의 없다

만약 야근을 한다면 시간외수당을 철저히 계산해서 받는다

행복은 열심히 일할 때도 생기지만 일중독에서 벗어날 줄 아는 능력에서도 생긴다

 

 

큰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그날 나는 사랑이 필요했던 것 같다

보들레르 식으로 말하자면 진정제인지 흥분제인지 알 수 없는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