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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보고싶다

by librovely 2017. 5. 18.

하루도 생각 안한 날이 없다

시간이 흘러도 계속 보고싶다

사진 속 송이는 딱 자기 수명의 반 정도 산 시점.... 6살 정도....

피부병도 살짝 올라오다 말다 했고 어디 한 곳 아픈 곳이 없이 건강했는데....

오히려 저 때는 내가 많이 안아주고 놀아줬는데 나이 들어서 아프고 그랬을 때는 안 놀아주고 안 안아줌

이라고 쓰다가 생각해보니 송이 자체도 놀기를 원하지 않았던 듯...


여행가면 종종 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아무도 안 보고 싶어...근데 딱 하나 송이만 보고싶어

정말 그랬다

여행 가자마자 바로 시작된다 송이보고싶다는 생각이

송이가 여기 있고 내가 송이 발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송이가 여기 돌아다니면 좋겠다 이런 생각

그리고 여행이 끝나갈 즈음 한 가지 행복해지고 위안이 되는 게 강아지를 볼 수 있다는 사실....

그런데 이젠 그런 것도 느끼지 못하겠구나

작년 겨울에 어쩌다보니 긴 여행을 못가게 되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송이가

죽자 얼마나 다행인가...계속 생각했었다.... 일본에 간 그 며칠동안 밤마다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울었다던데

아마 내가 오길 기다렸다가 죽은 것 같다... 근데 길게 여행을 갔다면 아마도 오기 전에 지쳐 죽었을듯....

그랬다면 난 지금보다 훨씬 제정신이 아니었을듯.... 마지막에 옆에 있었는데도 온갖 후회와 죄책감이

미친듯이 몰려들어서 힘들었는데.... 죽는 것도 못 보고 밤마다 울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면 여행가지 말걸

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상실감은 정말 무서운 감정이다

되게 힘들어짐

내가 겪어본 감정 중 가장 힘들었다

송이가 죽은지 3달 반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눈물이 흐른다

문득문득 떠오르고 갑자기 울컥하는데...이게 정상인지 모르겠지만 여태 같이 살아왔고 내가 되게

좋아했으니까 이게 정상적인 건 맞는 거 같다.... 어떻게 갑자기 슬퍼지냐면 이런 식이다....

피곤해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눈이 풀린 느낌이 든다...송이가 죽기 이틀 전에 눈이 풀렸던 게

생각난다 갑자기 눈물이 죽죽 흘러내린다.... 버스에서 혼자 눈물 닦고 앉았.... 누가보면 다 늙어서 실연

당한줄 알...지는 않을 듯...이 외모에 실연이 가능하겠...ㅋㅋㅋㅋㅋㅋㅋ 뭐가 시작 되어야 실연을 당하....

하여튼 말도 안되는 지점에서 갑자기 송이를 연상하게되고 슬픔이 찾아옴...



어디서 봤더라

행복감을 준 딱 그만큼 괴로움을 줄 수 있는거라고....

강신주가 그랬다...잃었을 때 비로소 그 대상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깨달을 수 있다고....

정말 그렇다...


방법이 전혀 없는데 정말 노답인데

송이 보고싶은 마음은 가시지 않는다

물론 나 스스로도 그 마음이 사라지길 바라는 것 같지는 않다....힘이 들긴 하지만.....

상상초월이다.... 이건 겪어봐야만 안다..... 아니 알려고 할 필요는 없는듯.... 호기심 갖고 덤벼들기엔

너무 힘이 들기에.... 나만 이런 건 아니겠지....40년 살면서 이게 가장 힘든 일....감당하기 힘들었다

아니 감당이 잘 안됨....물론 잘 먹고 잘 살고 있지만 어쨌거나 앞으로 완벽히 행복해지는 건 불가능

송이가 없기에 그건 불가능...누가보면 뭐 개 한 마리 가지고 저런 개소리를 하느냐 생각이 들겠지만

개니까 힘든거 같기도 하다... 사람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개는 나에게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나만 혼자 잘못한 거 투성이라서 그런 거 같다.... 뭐가 어찌되었든 엄청 보고싶다...방법도 없는데

송이를 만나고 싶다....송이가 살아서 집에서 누워있고 돌아다니던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건지를

이제서 느낀다.... 당연한 게 당연한 게 아닌거다... 그냥 송이는 언제부턴가 집에 원래 있는거고 그게

그냥 당연하게 느껴졌던건데.... 딱 1년만 다시 같이 살 수 있다면... 내 수명 1년 단축해서 송이가 1년

더 산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되게 유치한 이 따위 생각들이 종종 떠오른다....누군가는 그러겠지 너는

남편도 아이도 없어서 그럴거라고...무슨 소리...나도 엄마가 있어...근데도 송이 자리는 따로임.....다른

중요한 인간이 존재한다고 해서 강아지 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님....정말 개 키우는 게 힘든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이게 가장 큰 이유인거다.... 대개 나보다 먼저 죽고...그 죽음을 혼자 남아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강신주가 그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 사랑한다면 상대방보다 늦게 죽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난 송이한테 되게 잘 해준거라는 결론....


일 하기 싫으니까 별별 뻘글이 다 나온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나 진심....인데 왠지 아침에 읽으면 유치 찬란할 늑힘이...아니 이미 유치함...

근데 인간의 감정이란 게 원래 유치한거인듯...개쿨은 다 허세임...원래 찌질하고 유치한 게 본질....


성공적으로 12시까지 블로그나 하며 시간 다 때웠다....

그냥 자야겠다....

내일 하루 초집중을 하면 되겠지 뭐....


이렇게 사는 게 의미가 있나 모르겠....

그렇지만 아마 의미가 있든 말든 나는 계속 살겠.....



아직 송이 꿈은 꾼 적이 없다

꿈을 원래 거의 안 꿈....

송이 가루는 TV앞에 놓여져 있는데.... 저거라도 봐야 송이가 죽어서 없지..가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되면 얼마나 힘들까?

일단 나는 연인은 없어서 도그이득임...

축복받은 인생이다...


훈훈하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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