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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여의도] 크루즈 DJ Party

by librovely 2015. 7. 31.

 

올케(라는 말은 쓸때마다 항상 어색하다)가 동생에게 표를 얻었는데 아기를 데리고 갈 수 없다며 갈 생각이

있느냐고 했고 나야 뭐 시간은 넘치고 공짜로 표를 준다는데 무조건 좋다는 대답을...

한강 유람선이라...타보긴 했지만 밤에 타 본 일은 없으니까 좋구나~ 했다

 

칼퇴하고 집으로 달려가 옷장을 열며

자 클럽에 갈 복장으로 갈아입어 볼까? 했는데...

옷장 속에는 그야말로 유니섹스 의상만 가득...얼핏봐선 이게 여자 옷장인지 남자 옷장인지 헷갈릴 지경...

갑자기 뉴욕 여행 때 클럽에 갔던 복장이 생각난다... 클럽에 그것도 뉴욕의 클럽에 가는데 뭘 입고 갔느냐면...

터틀넥 스웨터...가보니 다른 여자들은 목이 뭐야 앞뒤 모두 시원하게 입었는데 나는 얼어죽을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터틀텍 스웨터를 입고 가서 물을 흐렸을 뿐이고...하지만 난 뭐랄까 나름의 예의를 지킨거지..못 볼 꼴 안보시도록...

하여튼 아무리 찾아도 클럽에 입고갈 복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밤에 배 타면 추울텐데...라는 할매스러운 걱정에

휩싸여 반팔도 아닌 긴팔 셔츠를 입고 그렇게 집을 나섰을 뿐이고... 물론 신발도 발 아플까봐 운동화를 신어주는

센스...

그렇게 나갔는데 동행인이 회의가 안 끝나서 늦는다고 혼자 아이에프씨 구경하라고 해서 난 구경을 했고

멋진 옷(집에서 입는 잠옷 비슷한 거...) 두 벌을 사서 쇼핑백에 담아 나오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동행인을 만나 다이어트 한다고 스무디킹에서 밥대신 밥 한공기 칼로리와 똑같은(?) 스무디를 먹었는데

먹으면서 신분증이 있어야 하나 하다가 내가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다가 둘 다 있어야 하나 하다가 알아보니 둘 다

있어야 함...

동행인은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신분증이 집에 있다고 하였다...동행인은 신분증이 집에 있다고 하였다

다행인건 동행인 집이 배 타는 곳 바로 앞...

따라 들어가려고 했는데 혼자 들어가버렸고 기다리면서 위치를 잘 기억해둠...나중에 와야지...다짐함...

8시가 거의 다 되어서 배를 타러 근처에 왔고 표를 바꾸는데 아무래도 인사를 해야할 거 같아서 사돈 총각(?)을 보고

열심히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하니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표정...

그게 너무 웃겨서 아 누군지 모르시는구나 깔깔깔 하며 인사하고 배에 탔다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르니까 뭐 못 알아봤어도 민망하지도 않았다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근데 나중에 기억이 난건지 배에서 다시 인사를 하러 왔는데 하긴 나도 밖에서 보면 누군지 전혀 모르고 지나갈듯...

 

배에 타기 전에 표를 받으려고 줄을 섰는데 이거 뭐지...싶었다...나만 나이가 많아...다들 20대 중반도 아니고 초반

의상도 위 아래 모두 시원...하고 킬힐...클럽용 화장...가방은 없거나 클러치...나만 늙었고 동네 마트가는 복장에

운동화...큰 가방에 손목에는 유니클로 쇼핑백...뭔가 망한 느낌...제대로다...제대로 물을 흐리고 서있구나...

 

신분증을 확인하고 생년월일을 기입해야 하는데 보니까 역시 다들 90년대생...80년대도 없더라...

동행인만 80년대 나는 70년대...ㅋㅋㅋ 쓰고 바람처럼 그 자리를 뜸...

배에 올라타 바라보니 하늘의 구름이 예뻤다

그리고 저 작고 낡고 초라한 배는 그냥 나 같았다...

무궁화 너는 나다...

원래 다른 곳에 서 있다가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이 위치로 오고 싶었고 동행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걱정마...내가 가면 저 쪽이 홍해가 갈라지듯 비게 될 것이야...나만 믿어...

이러고 갔는데 우연의 일치일까 정말 그 쪽에 서 있던 여자애들이 비켜서 내 자리가 됨...ㅋㅋㅋ

나초를 무제한으로 주길래 10번 먹어야지 하고 담아왔는데 한 번만 먹었음...어글리 코리안 아님...

한국에서 갑자기 어글리 코리안 타령... 다들 코리안인데...

드디어 출발...

1층으로 내려오니 테이블도 있고 초도 켜 있고 에어컨 빵빵하고 아 분위기 좋다...

통유리창으로 보는 밤의 한리버~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로맨틱했다

동행인은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나는 남자 생기면 이거 꼭 밤에 타러와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곧바로 덧붙여서 이렇게 말했지...

그러니까 다시는 타러 안오겠다는 소리지 이게...으으음....

어쨌거나 정말 정말 좋았다

외국에 가서 사람들이 크루즈 디너 그딴걸 그 돈 내고 왜해? 촌스럽게 했는데 그게 할 만 하겠어...

 

유니클로 쇼핑백은 왜 들고 다녔는지 미스테리

큰 가방 들고 갔으니 쇼핑백 버리고 가방에 넣으면 될 것을 왜 손목에 걸고 다녔지?

아! 브라질리아  아! 아이에푸쒸~ 쿨 터지네...

동영상도 찍었다

저기 앉아있을 때 정말 행복했다...

내가 남자라면 여자 꼬실 때 이거 꼭 탄다...반드시...ㅋㅋ

춤 추는 거 관심 없다면 그냥 여기 앉아서 음악이나 들으면서 창밖 보는 게 나음...여기가 답임...

위로 올라왔다 몰랐는데 배가 2개고 그게 강 가운데서 만나서 연결...하지만 음악은 들리지만 배를 이동할 수는

없음...하여튼 배를 붙이고 다른 배의 디제이 부스와 조명으로 디제이 파티를 하는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야경이 괜찮음~

예쁜 디제이라고 한다...얼굴을 찍고 싶다

트라이

츄라이

다시 추롸이

조명도 도와주지 않네...

결국 예쁜 디제이 얼굴 촬영 포기

디제잉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수준 낮은 귀가 알 리 없고...

그렇지만 틀어주는 음악은 다 좋았다

선곡 센스는 인정

톡 더뤼...턴다운포왓...과 같은 댄싱9에 나왔던 음악들도 많이 흘렀고 신나고 좋았다

사실 배 위로 올라온 이유는 구경하러 온거였다... 90년대생이 클럽에서 어떻게 노는지...

근데 춤을 안춘다...ㅜㅡ

다들 음악만 듣고 살짝 살짝 몸을 움직일 뿐...

그래서 그냥 차선책으로 경호원 (나보다 20살은 어릴)아저씨들 구경함...

진지하게 경호원은 얼굴보고 뽑나보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웃으면 안된다는 룰이 있나보다 라는 생각도

배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혹시나 떨어질까봐 경호원이 가서 조심하라고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길래

나도 배 가장자리에서 알짱거렸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ㅋㅋㅋ 이러기야...음...뭐 그 마음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님...

 

동행인에게 프리드링크 1장은 알겠는데 음료 구매권은 대체 뭐냐...이게 왜 필요해? 하니까 1인당 3잔으로

제한되어 있다고...아마 취하면 위험하니까 그런 거 같다고...배라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프리 드링크 1개가 가능해서 깔루아 밀크를 주문하고 다 마심...배부름...달달하니 배부름...

그러나 알콜이 들어간 기분은 아님...

 

사람들은 서 있고 디제이는 음악을 열심히 틀고

나는 볼 게 없었고 그래서 배 저 쪽 끝으로 걸어가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제헌절...(이 날은 제헌절이었다)에

대해서 그리고 헌법에 대해서 잠시 상념에 잠겼는데....ㅋㅋ 당연히 그 상념이라 함은...왜 공휴일이 아닌거지...

에 대한 것이었음...

너님들은 즐겁게 음악을 듣고 나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나름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앞에서 불꽃 놀이가...

 

어쩌다 보니 명당에서 불꽃놀이 감상

가을에 하는 불꽃축제와는 비교하기 힘든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보고 있기 행복했음

재밌네

베리 로맨틱

근데 뒤에서 누군가가 저 사람 바빠 죽네...해서 빵터짐...

자세히 보니 불꽃이 터지는 곳 아래 쪽에서 2명이 왔다갔다 바쁜 모습의 그림자가 눈에 들어옴...ㅋㅋㅋ

그리고 구준엽이 왔고 사람들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

나는 구석에서 풍경 구경

너님들은 디제이 파티 나님은 한강 유람선 관광중

이게 무슨 대교더라?

동행인 말로는 여기서 자살을 많이 한다고...

 

저 다리 난간의 불빛이 자살하지 말라는 글이 써 있는 부분이라고...

 

동행인 동생이 운동한다고 여길 12시가 넘어서 뛰며 건너고 있는데 옆에서 경찰차가 계속 따라붙었다고...

자살할려고 하는 줄 알고....

얼마나 힘들면 자살을 생각하게 될까...

힘들어도 자살은 하지 말자...어차피 죽을 날은 반드시 찾아오니까...

 

다시 돌아왔다...

2시간 정도 탄건데 지루하지 않고 너무 좋았다

더 타고 싶었고 내리는데 아쉬웠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크루즈인데 이번에 독특하게 디제이 파티를 기획한 모양이었다

이런 것도 괜찮고 그냥 재즈 공연 같은 것도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애프터파티로 이동하는 듯 했는데...무료로 홍대와 이태원 클럽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나도 가보고 싶긴 했다...다른 게 아니라 이 나이에는 입장이 아마 안될테니까 이번 기회에 한 번 슬쩍....

하지만 피곤했고...나도 양심이 있지...여기서 물 흐린 걸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했어...ㅋㅋㅋ

 

춤을 춘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도 풀렸고 좋았는데 집에 갔더니 엄청난 피곤이 밀려들어 그 다음날까지 심하게

오래 잤고 다음날도 계속 피곤...동행인도 그랬다고 했다...이유가 뭘까? 깔루아 밀크 밖에 이유가 없다...

술도 참 잘 먹는구나 나는...

 

원래 한 주 더 하는데 비가와서 8월 14일로 미뤄진 모양이다...그 때는 디제이가 이하늘

어쨌든 정말 좋았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