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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연남] 부퓌에트발랴

by librovely 2016. 9. 11.

예전에는 누굴 만나기로 하면 미리미리 어디서 뭘 먹고 뭘 할지 막 혼자 열심히 개획이를 세우곤 했는데

늙은건지 게을러진건지 이젠 이런거까지 미루고 미루다 당일에 찾고 그러고 앉았.... 그렇지만 어딘가에

찾아 가는 걸 싫어하는건 아님 단지 미루기 신공이 노는 것에까지 조금씩 접근해 오고 있다는 것...ㅜㅜ

 

그리하여 만나기로 한 당일 어디서 만날지 찾고 앉았... 여기 갈래 저기 갈래 물어봐도 다 좋다는 대답아닌

대답만 오고 해서 갈팡질팡하다가 연남동에 가보기로....연남동에 제대로 가 본 일이 없는데 이틀 전에

여기서 (소)개링이를 해 가지고 와봤는데 이 동네 분위기가 상당히 묘한 것이었던 것이었다.....

망원에 가서 다소 실망을 하고 와서 연남동은 뭐 별거 있겠어 했는데 별거 있네요 ㅋㅋㅋㅋㅋ

대단히 신기한 건 아니었지만 평일 저녁 시간의 연남동 길바닥에서는 알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내가 여길 다시 오고 말리라 생각했었고 갈 곳도 마땅치 않은데 연트럴파크 한 번 걸어볼텐가?

하니까 좋다고...그래 너님은 다 좋다고만 하니까 그럼 여기 한 번 가보세....

 

그리고 뭘 먹을까 했는데 나는 그렇다...오아시스에서 버린 입맛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와플이건 팬케이크건 크레페건 프렌치토스트건 멀쩡한 밀가루 달달이를 내 입에 넣고야 말리라......

잊어야 해...오아시스의 프렌치 토스트를 잊어야 해....프렌치토스트에게 얻은 상처는 같은 밀가루 달다구리

로 극복을 해야 함...해서 검색 좀 해보니 그라운드H라는 상당히 비주얼이 맘에 드는 곳이 나온 것.......

저기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와 함께 제대로 된 팬케이크를 먹어보리라 마음 먹고 연남동 고고~하기로 함

 

그래서 동행인을 만나 걷는데 연트럴 파크를 지나 안 쪽으로 꺾어들어가서 엊그제 참으로 슬픈 추억을

만든 (소)개링한 장소도 지나가며 뭐 음식은 참으로 맛났음...ㅋㅋㅋㅋ 하여튼 거길 지나 또 동네 복판으로

꺾어 들어감...아니 이런 주택가에 뭐가 있을까? 했는데 뭐가 있네...이 동네 뭐지? 되게 신기했다...동진시장?

하여튼 그 근처인데 주택가 한 가운데에 카페랑 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었다...연남동 대로변

보다 더 재밌는 곳이 여기 있었구나....하며 찾는데 분명 근처인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음...이상하다...

해서 빙빙 돌다가 번지수를 보고 찾아보기로...했는데 음..여기네....

 

처음 도착한 그 곳이 맞는데 문을 닫아서 몰랐던 것...하필 문 닫은 가게를 찾았구나...여긴 아예 영업을

그만둔 것 같았다...왜 그래써...반지하고 임대료 괜찮았을텐데...음 주인이 임대료 올린건가? ㅡㅜㅜㅜ

스댕 트레이에 쿨하게 나온 팬케이크를 잘 잘라 입에 SSG넣으려고 했는데....아....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서 할 수 없이 동네를 돌며 브런치 메뉴를 찾아봤는데 이 동네에는 유난히 그런 메뉴가 없었고

카페가 몇 곳 보이긴 했는데 정확히 메뉴를 알 수 없어서 그냥 아무데나 가자...생각했다....

 

그라운드H가 있던 건물 2층? 1층? 하여튼 그 위에는 사람이 북적북적....여긴 감칠이라는 파스타집인데

사람이 많았다

메뉴가 밖에 있길래 찍어봄 나중에 가보려고....파스타가 특이한 한국식 파스타도 많고..여기 가격도 착함

만 원 대 초반이고 볶음밥은 만 원도 안 넘음...사람이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나보다...다음에 올 때 한 번

가봐야지 생각했다...그때까지 제발 없어지지 말고 가격도 올리지 말기를...

그 옆의 부퓌에트발랴는 러시아 음식점이라고 써 있었는데 메뉴에 팬케이크 비슷한 게 있는 거 같아서

여기로 감...난 오늘은 달달한 밀가루를 꼭 먹어야만 하겠다는 마음이라서...난 원래 배가 고플 때 뭔가

특정한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는 편이다 물론 선호하는 음식이 있긴 하지만 아무거나 먹어도

되고 배만 부르면 되는 미식가의 저 반대편에 있는 인간에 속하는데 뭔가 먹기로 계획한 경우 이렇게

집착을 하게 되나봄...나도 내가 이런 인간인줄 몰랐다....아니야....그건 아니고 그냥 오아시스의 프렌치

토스트를 먹고는 이렇게 된 것 같아....ㅋㅋㅋㅋㅋ

식사류보다 이 메뉴에 눈이 감....블린이라고 부르나 보다...크레페...오호...블루베리라..이거네 이거야....

디저트라 조금 나오겠지만 그게 어디냐......러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외국 여자 직원이 요리 중인게

보였고 어설프지 않으리라 확신이...

저거 하나로는 부족해...빵....빵이 필요하다....치즈빵? 그래 이거다....이걸 고르니 동행인의 얼굴에서 살짝

당황스런 기색이 보임...에라 모르겠....ㅋㅋㅋㅋㅋ 나 빵 먹어야 함...오늘은 정말 빵을 먹어야 함...ㅋㅋㅋㅋ

그리고 벽을 보니 저런 게 붙어 있길래 여름 특선이래 개운할 거 같은데? 하며 저거 주문하자고....

사실 고기류가 이 날은 땡기지 않았음...내가 원래 아무 취향이 없는 사람인데...왜 이리 내가 다 고름?

모르겠.....

2층이고 밖이 이렇게 보여서 좋았다

창 밖으로 요새 지은듯한 ㅋㅋ 기와집도 보이고 분위기 좋네...여기가 삼청동인가 했네...

가을 오후에 오면 분위기가 더 좋을듯

우리 말고 한 테이블이 더 와서 먹고 재미지게 떠들고 계셨음... 테이블 넓은 자리로 옮기는 게 어떻냐고

해서 안 쪽으로 옮김

안개꽃에 색소 들어간 물을 준건가? 분홍색이 됨...말린 안개꽃인데 예쁘다...

접시가 묘하네...하며 뒤집어보니 마데인 폴란드 ㅋㅋㅋ 러시아에서도 폴란드 그릇을 알아주나 봄

폴란드 그릇이지만 러시아 분위기로 봐도 손색이 없을 그릇에 크레페랑 치즈빵이 나옴

치즈빵은 치즈빵임....ㅋㅋㅋ치즈가 저 안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좀 짰다...그래도 맛있는데 양이 많아서....

1인 1조각하면 그만 먹고싶어짐...맛은 있지만...꿀 찍어 먹으면 훨씬 맛있을 거 같기도...토핑이 없는

피자맛으로 보면 됨...난 좋았다.... 치즈크러스트 피자의 그 빵 끝부분을 생각하면 됨

이건 정말이지 너무 맛있....

크레페인데 쫀득하면서 얇게 잘 부침...그리고 그 위에 블루베리 잼....

아 이거 정말 정말 맛있다...동행인도 대만족함....게다가 디저트인데 밥이나 마찬가지...양이 엄청남

사진으로는 그냥 그래 보이는데 1인 1조각 했는데 더 이상 못 먹을 만큼 배가 부를 양임.....

그냥 아메리에 이거 하나 주문하면 멋진 브런치가 가능함.....다시 가서 먹고싶....ㅋㅋㅋㅋ

치즈빵은 이렇게 안에 치즈가 꾸덕꾸덕...둘이 가면 주문 안하는 게 낫고 4명이 가면 주문해서 하나씩....

나는 아무리 먹으려고 해도 못 먹겠어서 포장해 옴 2명이 가도 뭐 먹고 남은 건 포장해달라고 하면 됨

근데 포장을 예쁘게 해주지는 않음...나만 포장했나 봄....ㅡㅡ;; 그래도 남은 음식은 도기백하는 게 좋음

왜 도기백이냐고? 그러게 개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말야...이상한 영어임....

아니 나에게는 딱 맞음...내가 개 같으니까 내가 먹을거니까 도기백이라는 표현이 이래저래 정확...ㅋㅋㅋ

내가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할 때 내 좌우명 칸인가? 하여튼 거기에 이런 말을 썼었던 기억이 난다

개 같은 내 인생

개 가튼 내 인생

하여튼 남는 건 도기백하는 사람이 되어야지...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임...남은 음식 앞에서만 그렇게 환경

걱정이 됨....

 

이게 나오자 동행인이 한 번 찍어먹더니 유레카 파프리카라고 외침

그래서 나도 먹으면서 아 이게 파프리카 맛이구나 했는데 먹다보니 토마토같기도 해서 토마토도 들어갔나

했더니 동행인이 토마토라고 외침....음...이 양반 나를 능가하는 입맛 ** 구나...아 저 별 표시 안에 들어가는

말은 참으로 내가 좋아하는 표현인데 너무 19금에 천박한 늑힘을 주는 말이라 쓸 수가 없네...ㅜㅜㅜㅜ

 

파스타가 차갑고 그 위에 뿌려진 소스랑 오이가 잘 어울림...개운하고 괜찮았다...양도 많아...여기 인심이 참

후함...여름 한정 메뉴라는데 아쉽네...나는 이게 또 괜찮더라고.....

양이 적어보이지만 많다...꾸역꾸역 최선을 다해 먹고 도기백하고 해서 만족스럽게 나옴....

물도 잘 채워주고 좁지만 앉아서 떠들기도 괜찮고 여기 이래저래 괜찮....

나와서 걷는데 이 동네에 카페도 몇 곳 있고 괜찮다....

근데 카페마다 사람이 너무 적길래 연트럴파크 근처 대로변으로 다시 나가보기로 했다

 

연남동 투어

to be continued...

 

책이나 영화 글은 하나도 안 올리고 요새 멍는 얘기만 주구장창.....

아 잠자기 싫다...눈 뜨면 아침이고 월요일....아....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