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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예술의 전당]서울발레시어터 20주년 스페셜 갈라 + 바우하우스

by librovely 2015. 10. 26.

 

 몇 달 전 뭐 볼만한 거 없나 하다가 이걸 봤고 바로 다음날 예매가 열리는 걸 알았고 제일 싼 자리 명당을 예매

하겠어 하고는 다음날 바로 예매해서 4층 맨앞 가운데 자리를 예매했다 수수료까지 포함해도 장당 11000원

영화값이네~  서울발레시어터가 뭔지 하나도 모르지만 일단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하니까 실력이야

당연할거고 갈라니까 지루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나와서 재밌을거다 했는데 역시 예상대로였다

하여튼 일찍 구했다고 무척이나 흐뭇해 했는데 한참 지나서 봤을 때 여전히 표가 거의 다 남아 있는...게다가

두 번째로 좋은 자리가 뭔가에 선정되어서 1+1으로 바뀌어 있었다...아이고...그럼 그걸 살걸...그건 장당 21000원

근데 2층이니까 훨씬 잘보일텐데...근데 표가 1장 남아 있었다 그건 순식간에 빠진듯...그렇지만 내 자리도 좋았다

뉴욕에 갔을 때 뉴욕발레시어터의 무용 공연을 봤는데 제일 싼 표가 15000원인가 해서 와 이 나라는 참 좋구나

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있음...이렇게 싼 가격에 이런 양질의 공연을 보다니...안 본 사람이 불쌍해지는 공연이었다...

 만나기로 한 사람이 바쁜 일이 있어서 좀 늦는다고 해서...원래 멀리 가기에는 무리라 느껴서 그냥 예술의 전당

안의 카페인 바우하우스에서 커피에 샌드위치나 씹을까 했는데 늦는다고 그리고 이미 뭔가 먹었다길래 그럼 안

먹을거면 나 먼저 먹고 아니면 기다렸다가 같이 먹겠다니까 먹으라는 답이 와서 그럼 난 배고프니까 뭐라도 뜯고(?)

있겠다고 하고 이렇게 먹음 샌드위치는 너무 커서 혼자 먹기는 무리고 버리긴 아깝고 하여튼 그래서 저 빵

예쁘게 생긴 직원이 친절하게 빵 잘라서 줌 빵도 맛있고 커피도 괜찮음 어느 나라건 공연장이나 미술관 안의 카페는

기본은 하는 것 같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뭔가 좀 까다로울 수 있어서 그런건지 아님 품위 유지하느라 이것저것

관리해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하여튼 괜찮네 여기 가격도 평범  블랙 트레이랑 포크가 쿨하네...혼자 먹을건데 왜

포크를 두 개나?  양 손으로 잡고 뜯을까 하다가 너무 추할 거 같아서 참음

 바우하우스

 이런 의자

방석이 있어서 좋음

바우하우스는 독일 그 디자인 학교 이름 아닌가? 뭔가 군더더기 없는 그런 이미지인데 의자 색이 알록달록 약간

정신없긴 하지만 나쁘지 않구나 저 쪽에 여자 혼자 창밖 보며 책 읽고 있고 그 옆옆에는 남녀가 대화 대화

그리고 저 뒤에 외국인 혼자 커피마시고 있고 나중에 외국인 무리가 더 와서 합석...그리고 또 내 옆 쪽 테이블에

혼자 온 여자 둘이 각각 테이블 하나씩.... 공연 보기 전 잠깐 시간 보내러 들어오는 곳 좌석 배치가 이래서 뭔가

이 사람 저 사람 시선이 많이 교차되어서 혼자 처박히기에는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고 그러라고 만든 곳도 아니고

하지만 창가쪽 꿰차고 앉으면 좀 앉아서 오래 혼자 버텨도 나쁘지는 않을 곳 음악도 좋았던 거 같다

모닝세트도 있던데 모닝세트 먹고 일찍 미술관에서 전시 하나 봐도 나쁘지 않겠구나...새벽에 일어나서...ㅋㅋ

동행인이 올려면 20분은 더 남았기에 지하철에서 읽던 책을 꺼내 읽음  물론 5쪽 읽었나? 다시 집어넣음

몇 달 전에 읽다가 그냥 멈췄는데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잘썼다.... 소설가 지망생은 이 책 한 번

읽어보고 자신이 쓰던 소설 읽어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질거다...노력하면 누구나 소설을 쓸 수도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소설을 좀 읽어보면 아 이건 노력 이전에 타고난 뭔가가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잘 쓴 소설...은희경이 왜 유명할까 했는데 그 이전에 읽은 3권의 책에

비해 이 책은 월등함...이래서 유명하구나 이해가 감...괜히 쓸데없이 난해한 것도 아니면서 그러니까 쉽게 읽히면서

내용은 무척이나 골똘하게 만드는 것들로 꽉 참...그 내용이라는 것도 분명 제목처럼 우리 주변에 태연하게 존재

하던 것들인데 애써 외면한건지 아니면 그냥 못보고 살아온건지 하여튼 그런 것들임...그런 걸 자 제대로 쳐다봐라

하는 것처럼 눈 앞에 던져놓아준 그런 느낌이...아직 다 읽지 않았지만 정말 좋은 책임...

 통유리창이라서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하기도 좋고 기다리는 사람이 언제오나 지켜보기도 좋다

확실히 여길 지나다니는 예술 분야 종사자들로 보이는 그런 사람들은 옷차림이 뭔가 특이한 경우가 많고 무용하는

여자들임이 확실한 휘지 않고 쭉 뻗은 긴 다리에 딱 붙는 바지를 입고 단화를 신은 예쁜 여자들도 종종 보였다

 동행인이 왔고 아무것도 안 먹는다더니 거짓말이었네...기다렸다가 같이 먹을걸...ㅋㅋ

에이드인가? 하여튼 저게 생과일을 갈아서 어쩌고 하던데 하여튼 예술하는 장소 카페 음식 질은 나쁠리가 없음

먹고 좀 떠들다가 8시 되기 20분 전에 일어남

 1부 공연을 보고 인터미션에 나와서 찍은 사진

 아 오길 정말 잘했다 자리 진짜 좋다 어쩌고 저쩌고....

1층은 모르겠고 2층은 다 찼고 4층은 반도 안 참...아 아깝다...이런 공연에 자리가 비다니...

 

1부

제임스 전이 안무한 RAGE는 현대무용의 느낌 주제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 가벼운 동작들이 그냥

보고 있기 즐거웠다  댄싱9에서 현대무용하는 사람들 혹은 발레 전공자들이 추던 그 춤의 느낌임...ㅋㅋ

여러 명이 함께 나올 때 비교적 메인에 위치한 무용수와 끝의 무용수의 동작을 비교하며 가운데 사람이

더 잘하나? 둘의 차이가 뭐지? 이딴 비교나 하고 앉아있기도 했음..물론 당연히 차이를 발견 못함....

그리고 보통 발레리나 생각하면 살짝 작은 키에 작은 몸을 생각했는데 근데 생각보다 키가 큰 사람이 많았다

여자들의 경우 물론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이지만 165는 넘는 그런 키 큰 사람들이 많은 느낌...물론 비율이

좋아서 그렇게 보인지도...다들 팔 다리가 어찌나 길던지 한 번 휘두르면 동작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남자들의 힘 있는 동작과 잔근육도 멋지고 여자들의 허벅지 안쪽까지 발달된 근육들이 아름다우면서

그 동안의 연습량과 고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뭔가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거 같다...

정신력이 몸에 새겨진 느낌....

리차드 월락이 안무한 snip shot도 현대무용느낌 RAGE는 군무 느낌이었고 이건 3-4명씩 나오는 편인데

같은 동작이 반복되어 나오기도 하고 역시 주제가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동작을 보고 있는 게 즐거웠다

바흐의 음악이 흘렀는데 아주 좋았다...뭘 알아야 어떻다고 말을 할 수 있는거구나...ㅡㅡ;

그 다음으로 나온건 허용순이 안무한 elle chante...원래 무용가였던 것 같은데 하여튼 내성적인 여자에 대한

내용이라고 했는데 한 여자가 혼자 앉아있는 걸로 시작해서 그 뒤의 남녀 7명이 역동적인 동작을 하고 그

다음 다시 내성적인 여자주인공이 동작을 하고...동작을 안할 때 군대에서 앉아있는 것 같은 팔자세로 각잡고

앉아있는(?)ㅋㅋ 그 동작이 좋았다...가만히 앉아서 자기 내면을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나 고뇌하는 느낌이

들었나?  주인공 여자가 아닌 다른 여럿이 역동적인 동작을 하는 게 내 눈에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저렇게

동상처럼 경직되어 있는 것 같지만 그 내면에는 남들과 다를 게 없는 아니면 오히려 더 심하게 몰아치는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내성적이라는 게 그 속이 다르다기 보다는 그 속을 얼마나

밖으로 보여주느냐 안 그러느냐 뭐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에스파냐 느낌의 곡과 의상이 색다른

느낌을 줬다

1부 마지막의 마음 속 깊은곳에는 공연 전 영상 속의 안무가에 의하면 기술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게 좋다

사람의 아름다운 몸도 중요한 재료가 된다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 공연은 그야말로 발레~를 보여준 거

같아서 좋았다  세 커플이 나와서 동작을 하는데 음...아름답더라....

2부는 BEING라는 작품의 베스트만 따와서 구성했는데 1층 로비에 바이커족 아저씨가? 했는데 그 사람이

여기 나오려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막이 올라갈 때 오토바이 굉음(?)이 나오기 시작...2대의 아주 멋진

오토바이가 나오고 이어서 펑크족같은 의상과 그런 음악 그리고 그런 춤이 나와서 의외였다 발레를 한 사람

들의 스트리트 댄스(?)는 사뭇 다른 느낌이...일단 엄청 유연함..댄싱9에서 현대무용을 한 최수진이 대중가요

안무를 하던 딱 그런 느낌의 동작들임...이 때 3명이 무대 중간으로 올라가 춤을 추는데 보자마자 댄싱9에

나온 김태현인걸 알았다 그 사람은 춤이 특이해서 근데 2명은 누군지 모르겠고 1명은 보다보니 혹시? 했는데

나중에 나와서 찾아보니 김기수 맞았다 비보이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김기수가 제일 좋았는데 역시 잘 추더라

댄싱9 출연자 갈라쇼는 정말 볼만했겠다는 생각도...다음에는 꼭 한 번이라도 가서 봐야겠다... 이런 저런

화려한 춤과 신나는 음악이...약간 뮤지컬같은 느낌도 들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난 개인적으로 1부가 더 좋았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와이어에 매달린 상태로 천사가 등장...좀 코믹하다 싶었는데 거기 매달려서 그렇게 우아한

동작을 하다니...근데 남자도 한 명 매달렸는데 그건 좀 약간 어색...금가루 뿌려대는 것도 좀 뭐지...했는데

내가 메말랐나봐...근처에서 누군가는 훌쩍훌쩍 울더라고...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동글동글 조명을 쏘고

갑자기 두 명이 어딘가로 확 돌면서 올라가며 사라지는데...외계인이 잡아가는 장면 딱 그 느낌이었다...

무식한 사람이 보면 이런 멋진 공연을 이런 식으로 보는거지...ㅡㅡ;; 하여튼 마지막 장면은 아주 멋졌다

 

정재환과 어떤 여자가 사회를 봤는데 설명도 해주고 공연 전 영상으로 조금씩 설명을 들려줘서 좋았다

여자가 자기 출연료를 기부할거라고 하니까 정재환이 출연료 얘기도 못 들어봤다고 하는 걸 보니 무료로

그냥 사회를 봐주는 모양이었다...서울발레시어터는 나라의 지원 없이 운영되는 곳인 모양이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생각도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누군지 모르지만 되게

고맙...이런 멋진 공연을 보다니...좋네...8시에 시작해서 10시 30분에 끝났다..중간에 좀 쉬긴 했지만...

정말 눈이 호강....오랜만에 눈이 호강함...동행인도 아주 좋아했다...

 

인간의 몸이 저렇게 가볍게 움직이고 저렇게 아름다운건데 난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공연을 보는 내내 스트레칭을 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음

이 마음 잘 유지해서 이제 요가매트 깔고 유연성 좀 길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