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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오사카 후쿠오카

[오사카 후쿠오카-epilogue]

by librovely 2014. 8. 7.

 

도쿄에 도깨비 여행으로 다녀온 게 2006년 1월이었으니까 8년 반만에 일본에 다시 간 셈인데 이번에는 도쿄에는

가지 않았다  원전 사고의 영향이 그래도 좀 있을 것 같아서 거리가 먼 곳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마음은 당연히 도쿄도 가고 싶었다  워낙 짧게 다녀와서 아쉬움이 크고...

그 때 도쿄에 같이 다녀온 친구와 8년여만에 다시 일본여행을 가게 되었다

 

오사카와 후쿠오카에 가기로 했는데 국내 이동은 저가항공인 피치항공을 이용하기로 하고 미리 예약을

했다  일본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까운 거리니까 힘들지 않을 것 같아서 저가항공을 한 번 타볼 생각도 있었지만

이미 표가 없었고 남아있는 표를 찾다보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시간이 더 적당한 아시아나로 예약...

 

비행기 표만 구하면 아무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일본의 주말은 방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말을 두 번 끼고 가게 되었는데 두 번의 토요일 밤 숙박이 문제였다 방이 없다...방이 아예 없었다...

남아 있는 방은 4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이라서 1박에 60만원대이거나 28킬로미터 거리에 있거나 그런식..

그러다가 우연히 새벽에 클릭하다보니 오사카 주말 방이 하나 떠서 바로 예약해서 거긴 해결이 되었는데

후쿠오카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방법이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마지막 토요일 밤은 예약도 못하고 현지에

가면 당연히 우리나라 모텔급으로 인터넷에 올려놓지 않은 그런 곳이 있을거야 생각하였는데 아니면

취소하는 방이 나올거야 아니면 현지 예약분이 따로 있을지도 몰라 하며 갔는데...그런 건 없었다

그리고는 아주 애매한 순간에...

 

오사카는 일본...딱 일본느낌...어쩌면 도쿄보다 더 일본 느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무지에서 옷 사 입은 느낌이 들었다...무채색이나 베이지색 계열의 단순한 옷차림

대부분이 마른 체형이고 아주 작았다 골격 자체가 작고 엄청나게 친절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 과자 사들고

나오는 내 뒤로 2-3초간 고개를 푹 숙인채 인사하는 것이 친절한 것 같지만 뭔가 너무 어색했다

난 그들의 친절함이 신기했는데 동행인 말로는 그들은 마음과 행동의 분리를 잘 시킨거고 그게 똑똑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고개는 푹 숙였지만 그 내면에 그런 마음이 과연 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어쨌거나 마른체형....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자의 경우 대부분이 통통하고 가끔

마른 사람이 있지만 오사카는 거꾸로였다 대부분이 깡말랐거나 말랐고 아주 가끔 통통한 사람이 보였다

비결이 뭘까? 소식하는 습관일까? 아니면 겉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다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걸까?

외모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면....

일본 남자들은 되게 잘생긴 사람이 많았다...ㅎㅎ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잘생겼다...를 수차례

반복하고 앉아 있었다... 오사카에서는 숙소 위치상 직장인들을 많이 구경했는데 다들 흰색 상의에

검정색 하의를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데 그 단순한 옷차림도 어찌나 핏이 좋던지...남자들 바지 모양이

너무 예뻤고 머리 스타일도 다들 멋졌고 나이든 여자들도 아줌마 파마 따위는 거의 하지 않아서 신기

젊은 남자는 후쿠오카 남자들이 단연 돋보임..ㅋ 후쿠오카에 갔을 때 느낀 건 오사카보다는 사람들이

키가 크다는 것 그리고 덜 친절...물론 친절하긴 하지만 오사카에 비해서는 덜 친절...편의점에서 3초

고개 숙이고 인사하는 일은 없었다 오사카는 일본 도시 느낌이지만 후쿠오카는 그냥 일반적인 대도시

느낌이 들었다...일본색보다는 그냥 어느나라에나 있는 그 대도시 느낌이...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짐을 끌고 거리를 다니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자전거 타고 스쳐 지나가는 모델

같은 남자들...아 후쿠오카 참 좋은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 전에 들렀다가 온

유후인의 아기자기한 동네 모습이나 온천 힐링 따위는 필요없다...이게 진정한 여행이지...

인간 문화재 구경하기~ 후쿠오카 라멘집에 가면 아이돌이 1-2명은 서서 라멘을 만들고 계신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여자들은 별로 안 예쁨...ㅋㅋ 남자들이 어찌나 우월하던지...

후쿠오카도 역시 통통한 사람이 별로 없다 다들 스키니 스키니~~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자전거를 정말 많이 타고 다니는데 자전거 타고 우산을 쓰고 다니는 건 기본

자전거 타고 담배도 피고 차도를 잘도 달린다...좀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데...

그리고 엄청 친절하긴 한데 길을 물어보면 자신이 몰라도 오래도록 생각하는 척 하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근데 그게 과할 때는 다소 불편하기도...모르면 모른다고 딱 끝내버리는 게 그들에게는

예의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리고 뉴욕의 경우 지도 들고 서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도움을 줄까

말을 종종 거는데 여긴 일단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절대 먼저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조용하고 느긋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두르거나 목소리가 커지는

법이 없어 보였는데...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럴까...서두르면 경박해보여서 그런가

뭔가 다들 바른생활을 하는 느낌을 줬는데 그게 뒤로 엉뚱한 짓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건지도...

다들 그런건 아니지만 일본에 이상한(?) 문화가 상당하지 않나?

 

오사카에서는 밤에 많이 안 돌아다녀서 모르겠지만 후쿠오카에서 보니 우리나라 못지 않게 잠들지

않는 도시...24시간 여는 마트나 음식점이 있었고 유흥가에는 아주 세~게 꾸민 여자들이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남자들과 동행하며 길을 거닐기도 했는데 특이한 건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경우에는 대부분?

다소 취하거나 만취상태로 비틀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데 여긴 그런 사람이 거의 없었다

너무 말짱한 정신으로 새벽의 거리를 활보하는 그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물론 딱 한 분이 길에 누워 꿀잠을 주무시고 계시는 걸 보긴 봤다

 

옷차림에서 특이한 점 하나 더...어쩌면 우리나라가 특이한 걸지도 모르겠는데

일본 사람들은 핫팬츠나 아주 짧은 미니스커트를 거의 입지 않았다...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의 거리에

나가보면 80%가 반바지나 치마 차림이고 그 중 40% 정도는 핫팬츠...아주 독하게 짧은 반바지나 치마를

입는데 일본은 30-40%만 치마나 반바지 차림이고 아주 짧은 옷은 거의 입지 않았다...짧아도 유니클로

반바지 정도로 허벅지 중간이나 그보다 살짝 짧은 정도지 아주 짧은 옷은 안 입었고 발목이 보이는 정도

길이의 바지를 여름임에도 많이 입었고 치마도 무릎 근처 길이가 많았다  아주 짧은 반바지나 치마는

후쿠오카의 주말 한밤중 유흥가에서만 많이 볼 수 있었다  서양의 경우 한국에 비해 상의에서 노출을

더 하고 하의는 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은 상의도 별로 노출하지 않고...뭔가 단정~한 느낌

 

여자들의 화장도 좀 달랐는데...볼터치...치크라고 하나? 그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들 함...

아줌마 할머니 다들 강하게 치크 화장을 한다 게다가 젊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인디언 분장을 하듯

일자로 눈에서 다소 떨어진 아래에 발랐는데 이상해...하면서 보다보니 뭔가 예뻐보이네...

그리고 눈화장을 되게 강하게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세련된 스모키화장을 추구하는 건 아닌듯 하고

눈이 커 보이게 라인을 강하게 그리고 마스카라를 무척 부자연스러울정도로 강하게 한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면 종종 보게되는 모습이 앉아서 머리를 기계로 말고 계시는 모습...

여름에는 아예 낮에 한 차례 화장을 싹 지우고 다시 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다...

향수는 별로 많이 쓰는 것 같지 않다...아니면 티 거의 안나게 조금만 뿌리는건지도?

 

그리고 또 하나...

한국에서는 지하철에 앉아서 남자들을 구경하다보면 다른 여자들을 훑어보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일본 남자들도 물론 그런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한국에 비해 월등히 비율이 낮다...남이 불편할까봐

참는거겠지...그리고 전반적으로 표정이 밝지 않은 느낌이었다  무표정~이 많았다...서비스직 사람이나

도움을 요청한 경우 환하게 웃어주지만 아무 일 없을 때는 상당히 무표정~ 뚱~~ 나같은 사람이 많음

 

일본 어디더라 도쿄가 그런가?

4명 중 한 명은 독신으로 산다던데 그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는 내가 한국에서 저러니까 혼자살지...의

뉘앙스 손가락질을 버티기 힘들어지면 일본으로 넘어가야겠다고 우스개(? 어쩌면 진담)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정말 혼자 생활하는 게 어색하지 않게 대부분의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의 조식 식당까지

혼자 벽보고 앉는 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편의점이나 마트에 사먹을 밥이나 샐러드 따위가 있어서 밥도

안하고 그냥 사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걸 사서 마트 앞에서 혼자 앉아 파리의 노천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듯 자연스럽게 먹고 계신 오사카 회사원들을 보기도 했고... 혼자 밥 먹는 게 뭐가

이상한가...혼자 커피마시는 건 혼자 영화보는 건...그게 왜 이상해...(하면서도 아직 난 못하겠음...)

 

일본은 얼핏보면 한국이랑 너무 비슷해...하는 생각이 들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다 다른 것 같기도

그리고 일본 안에서도 도쿄 오사카 교토 고베 유후인 후쿠오카 모두 각각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교토는 설명대로 우리나라 경주 느낌도 들고 뭔가 시골스러운 순박한 맛이 느껴졌고 고베는 여유있고

살기 편한 느낌이 드는 게 상하이 어느 지역과 비슷하게도 느껴지고 홍콩 리펄스베이 같기도 하고

유후인은 작은 시골 동화마을 느낌이...오사카는 일본의 도시...후쿠오카는 일본의 대도시 느낌...

도시의 익명성? 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게 느껴지는 곳은 후쿠오카였다 카페에 들어가 혼자 앉아있고

싶어지는 곳은 후쿠오카...오사카의 숙소였던 요도야바시 거리는 정말 뉴욕같았다...빌딩 높이만 다르지

 

아직 가보지 않은 곳도 많고 그런 곳도 나중에 가볼만할 것 같다 지역색이 나름 강한 것 같아서

음식은 어디나 맛있었고 대충하는 곳이 없어 보였다...

뭔가 눈속임이 없어 보임...공항에서도 그다지 비싼 가격을 받지 않는 걸 보면...

그리고 도둑도 없는 모양이다...쿨하게 가방을 의자 밑 바구니에 넣게 하는 곳도 있는데 의자 뒤에서만 넣어서

정작 주인은 가방이 잘 계신지 확인할 길이 없다...공항 음식점에서도 캐리어를 입구에 놓고 들어가서 밥을

먹는다...여긴 누군가가 짐을 훔쳐갈거라는 생각을 거의 안하는 모양이었다...

 

 

하루하루 정리하다보면 뭔가 또 나오겠지...

일본도 한 달 정도 머물면서 여기저기 간다면 더 뭔가가 보일 것 같다

 

 

후쿠오카는 또 가고 싶다...

뭔가 덜 사온 게 그렇게 아쉽네...ㅎㅎ

세일 기간에 빈 캐리어 끌고 다시 가볼만한 곳이다 후쿠오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