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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생에 한 번은 독일을 만나라 - 박성숙

by librovely 2015. 10. 9.

 

 

 

일생에 한 번은 독일을 만나라                                      박성숙                    2012                   21세기북스

 

일생에 한 번은...시리즈는 몇 번인가 읽어봤는데 좋았던 기억이...

이 책도 좋겠지 하고 펴보니 저자 소개에 무터킨더? 언제가 보았던 블로거의 이름? 솔직히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았다...근거 없는 소리인게 난 그녀의 블로그 글을 제대로 본 일도 없기에...그냥 저 닉네임이 뭔가 이상하게

맘에 들지 않았던 것도 같고...또 몇 년 전 시도때도 없이 이런 건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곤 했던 독일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한 어떤 선배님을 떠올리게 만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뭔가 지루하고 독일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이야기가 쓰여 있을 거 같았는데 읽어보니 재미있다

이 책과 앞의 폴란드 책이 뭔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이 작가나 그 작가나 나이도 비슷한 것 같고(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다 비슷하게 느껴짐...ㅋㅋ) 그리고 글이 유러머스한 건 아닌데 놓인 상황이 뭔가 코믹해서

웃긴 느낌이 든다는 그런 게 비슷...둘 다 어떤 상황을 잘 보고 핵심이 드러나게 묘사하는 건 잘하는 것 같다

 

독일인은 뭔가 바른생활 강박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박적으로 정리하고 강박적으로 규칙을

지키고 예의를 차리고 노는 것도 정해진 룰 안에서 일하듯 하고 잠자리에 드는...그런 게 재밌게 느껴졌다

물론 그들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예의없고 무식하고 남에게 피해주고 그런 느낌이 들지도 모르지...

사실 상식이라는 것이 워낙 저마다기에..어디에 기준점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 같은 행동도 다르게 느껴지게

되는거겠지...식당에서 말 소리나 웃음 소리가 크기가 1~10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5 까지는 정상이라면

독일에서는 3까지 정상이고 4,5는 한국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데 독일에서는 어글리 코리안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거고 뭐 그런거겠지 우리 입장에서는 1년에 한 번 하는 불꽃놀이도 시간 엄수...그리고 금방 자러 들어가는

그들이 우스꽝스럽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눈에는 밤새 술 마시며 떠드는 우리의 놀이 문화가 이해가

안될 수도 있는걸테고 ㅋㅋ

 

인종주의자니? 라는 말이 아킬레스 건이라는 이야기는 뭔가 좀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뻘짓한 조상때문에... 그렇지만 아니라고 해도 내 생각에 그들의 상당수는 속으로는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생각

을 하고 사는 느낌도 든다 지난 번에 읽은 책에 나온 조사에서도 그렇게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리고 뭔가 자신들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본 경우 엄청 무시할 것 같기도 하고...뭐랄까 이런 저런 예의와 규칙을

심하게 잘 지키는 경우 그걸 빌미로 남들을 더 쉽게 무시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은데...지켜야 할 일이 많을수록

그걸 안 지킨 사람들을 업신 여길 일도 많아지는거잖아...라는 이상한 소리 한 번...

 

독일인은 검소하다고 하는데.. 예전에 여행지에서 만난 가이드를 한다는 아이 말에 의하면 유럽 사람들이 여행

와서 돈을 가장 안 쓴다고 하던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궁금하다...그들은 그럼 그 돈을 아껴서 뭘하는

걸까? 바보같은 소리 같지만 난 정말 궁금하다...돈 많은 나라 사람들은 돈을 아끼면 그 돈은 어디에 쓰는 거지?

 

이 책에서 또 재밌던 부분이...독일에서는 조용한 음악을 대중 앞에 틀어 놓는 게 예의없는 행동이라고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일은 가능하지만 카페 따위에서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는 것은 하면 안될 일이라고...

취향 타는 조용한 음악이나 클래식 음악을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 틀어놓는 것은 예의없다고...

정말 재미있는 민족...조용조용한 것 같은 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게 음악 예절(?)은 색다르네...

 

노년이 여유롭고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스포츠가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는 건 부러웠다

그런 면에서는 독일 사람들이 좀 우월해 보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책이다

읽어볼만 함

 

 

 

 

 

 

 

 

 

 

 

독일 주택가 집집에 나 있는 창문마다 볼거리를 제공  인형부터 수공예품 화분 모빌

집 안에서 제일 고급스럽고 깔끔한 장식품은 죄다 나와 있다

얼핏보기에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남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

 

대부분의 독일인은 정리정돈을 잘하고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세계에서 쓸고 닦고 정리하는 데 1등이라면 아마 일본인과 함께 독일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고상한 척 엄청한다 조용하고 수준 있다 싶은 레스토랑에서 소리 내서 깔깔거리다가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 속에 동물원 원숭이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쩝쩝 소리 내며 먹는 것도 몰상식한 일이고 포크와

나이프를 조금이라도 크게 떨걱대면 옆 사람이 기다렸다는듯 힐끗거렸다 요리를 접시에서 한입에

들어갈 만큼 잘라야지 입으로 잘라 먹는 것도 예의에 벗어난 일이고 식탁 위로 팔을 올려서도 안 되고

먹으면서 말해도 안 된다

 

직장 동료와 자발적으로 퇴근 후 한잔하는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이 나라의 직장문화다

회사가 끝나면 대부분 총총히 가정으로 돌아간다

직장 동료와는 특별히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한 밖에서는 접촉이 거의 없다

 

의심이 많다 그러나 한번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좀처럼 의심하지 않고 맹목적이다

조그만 구멍가게도 오래된 곳은 으레 30~40년 된 단골 고객이 있다

이 같은 국민성은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하다

 

휴가 와서도 잠자는 시간은 철저히 지키는 사람들

슬리퍼를 끌고 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모두들 평소처럼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 해변으로

향했다 가서 보니 가방 안에 갈아 신을 슬리퍼를 따로 챙겨온 것이었다

해변에서야 당연히 신났지만 눈치보느라 밤늦게까지 큰 소리로 웃으면서 놀아 보지도 못했다

저녁 7시 정도만 되면 길거리에는 이미 인적이 별로 없어 산책을 나가도 쓸쓸하고 저녁 먹고

조용히  TV나 보다가 자면서 휴가는 끝이 났다

휴가란 조용히 쉬면서 삶의 여유를 향유하는 시간이지 들떠서 우왕좌왕 먹고 마시는 놀이 문화가

아닌 것이다

 

순식간에 모인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분주하게 발사 준비를 하더니 정확히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폭죽 세례가 시작되었고 12시 20분경이 되자 하나둘 돌아가기 시작하더니 정확하게

12시 30분에는 다시 골목에 적막이 흘렀다

 

독일인들은 교회에 십일조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종교 재단에 종교세를 낸다

3분의 1의 교회와 부속 건물을 매각 처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회를 호텔로 변경하거나 도서관으로...

 

독일 북부지역 사람들은 중남부지역 사람보다 자전거를 많이 이용

한 달에 7유로만 내면 자전거를 마음대로 이용

 

독일인들은 주말에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낼까

주말이면 대부분 클럽 대항 시합이 있기 때문에 종합체육시설이 있는 장소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26만 소도시 아헨에는 76개의 종합체육관 소규모체육관은 64개 대규모 체육관은 8개

이 모든 시설들이 각 스포츠 클럽에 무료로 제공

생활체육에는 전폭적으로 지원하지만 엘리트 스포츠 선수 양성을 위해서는 야박하기 그지 없다

 

전통적인 독일 카페에는 음악이 없다

음악이 나오는 카페가 있다 해도 터져라 질러대는 소리만 들리는 통에 앉아있고 싶지 않았다

클래식은 좋아하는 사람이나 즐기는 음악이지 공공장소에서 크는 것은 실례라는 것

클래식뿐만 아니라 모든 조용하고 가라앉는 음악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주의해서 틀어야 한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독일 주택가에는 어디를 가나 가까운 거리에 숲이 있다

 

여행을 가장 많이 다니는 사람들이 독일인이지만 아마도 휴가지에서 제일 돈을 아껴쓰는 여행객도

이들일 것이다

 

독일 여행에서 시선을 가장 크게 고정시키는 부분은 보존하기 위해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은

옛 건물들이다

 

1950년 투피는 서커스 공연을 위해 이동하던 중 슈베베반에 타게 되었다

슈베베반이 출발하고 잠시 후 투피는 부퍼 강으로 뛰어내렸다

떨어진 투피는 엉덩이에 진흙을 잔뜩 묻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걸어 나왔다

 

일흔 살이 넘은 백발의 노신사가 반짝반짝 광을 낸 연식을 알 수 없는 오픈카를 타고 가면

저 사람 부자라는 소리다 먹고 입는 것에서 빈부의 차이를 그리 드러내지 않는 독일인이지만

차에서만큼은 다르다 앤틱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다

 

뮌헨은 17세기에 페스트로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 20세기에는 독일 우익의 진원지

오늘날도 보수당이 집권

 

독일의 복지는 노인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젊어서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여유로운 노년을 보낸다

 

독일에서는 자기 집 앞 눈을 쓸지 않아 지나가던 행인이 미끄러져 사고가 날 경우 그 책임을

집주인이 전적으로 져야 한다

 

베를린의 밤은 익숙한 독일이 아니었다 밤에도 살아있는 도시

늦은 시간에도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

 

겉으로는 반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처럼 독일인들도 피를 중시하는 민족이다

독일인의 아킬레스 건  이들을 가장 부끄럽게 하는 말은 너 인종주의자니?

 

나치가 정권을 잡기 전까지 베를린은 호모섹슈얼 문화가 꽃피던 도시였다

나치는 이들을 이성애자로 교화시키기 위해 힘든 노동을 시킨다든지 뇌 수술이나 호르몬 주사 등의

생체 실험까지 하기에 이른다 인간의 본능적 행동 양식을 제어하는 대뇌의 백질을 제거하면

이성애자로 바뀔 것으로 믿고 뇌 수술을 했지만 수술 후 오히려 정신이상자가 되어 버리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독일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과거를 반성하고 속죄하는지에 대해서는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수업시간에 히틀러에 대한 주제를 언급하고 김나지움 5-6학년이 되면 역사와

정치 시간에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나라 사랑 조국을 위하여 라는 말도 쓰지 않게 되었다

 

독일인에게 벽난로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한 평범한 난방 용품

 

독일 사회의 정의에 관한 경험 중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비판에 대한 수용이다

초등학교 수업 시간에도 나온다

독일 국민은 정부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