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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작은 집을 예찬한다 - 도미니크 로로

by librovely 2016. 10. 6.

작은 집을 예찬한다                                                도미니크 로로          2016      바다출판사

 

작은집....

나는 내년에 독립을 할 계획인데 작은 집을 예찬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작은 집에 가서

살아야할 것 같은데...그래서 기왕 그렇게 될 것 같으니 내가 좋아서 일부러 그런거라고 나를 한 번 속여

보도록 추라이 하자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이러면서 별 기대 없이 빌려온건데 이 책 아주 좋았다

정말 요즘 읽은 책 중 제일 좋았는데.... 음...제목은 좀 잘못 붙인 느낌이...너무 협소한 제목임...

물론 작은 집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어쨌거나 제목이 별로네....이 좋은 책을 저런 뻔한

제목으로...??  차라리 <작은 집 예찬> 정도로 짧게 짓는 게 나았을지도...그 <걷기 예찬>이라는 책과

비슷하게 말이다...그 책도 정말 좋았는데...이 책도 그렇고 걷기 예찬도 그렇고 저자가 모두 프랑스인...

뭔가 프랑스인이 쓴 책과 만든 영화가 내 취향인 게 많은 느낌이....엊그제 본 프랑스 영화도 정말 좋았는데

<다가오는 것들>이라는 영화...이것도 뭔가 끄적거려보고 싶은데 벌써 11시가 넘었구나...

 

이 책은 뭐랄까 집도 그렇지만 어쨌거나 전반적인 삶에서 남의 눈 의식하는 것 또는 이러이러해야 행복

한거야 라는 식의 룰에서 벗어나 진짜가 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서 좋았던 거 같다...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써...라고 했지만 안 쓰긴 개뿔...안 쓴 게 아니라 써도 그렇게 못하니까 아닌 척 했던거다....

그런데 이상한 게 뭐냐면... 다이어트나 건강에 대한 책에서 이러저러한 음식은 지방질이 많고 몸에

해롭다고 줄이라고 쓴 글을 보면 나는 갑자기 별 관심도 없던 그게 먹고 싶어졌던 그런 것과 비슷한

뉘앙스로.... 이 책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어쩌고 글을 읽었는데...음 그렇지 혼자 있는 시간도

잘 보내야 제대로 사는거지 맞는 말이지...이래 놓고는 친구가 오늘 번개 가능 강남 콜? 이라는 톡에

강남 콜~ 이러믄서 책 내동댕이 치고 뛰쳐나감....왜 이러는거지....원래 번개 따위에는 전혀 응하지

않던 인간이었는데 어쩌다 내가 이렇게 쉬운 여자 아니 쉬운 친구가 되었나...ㅋㅋㅋㅋ 아니 조금은

이런 면도 필요하다 생각은 했는데 하여튼 이 책에서 그러지 말라니까 갑자기 안하던 짓까지 하네...

별일임.....

 

어쨌거나 이 책 참 좋은 책이다

가짜를 버리고 진짜 내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내용이 많은데 음...그게 진짜 그렇게 되려면 뭐

부단히 노력해야겠지...주관이 있는 중심잡힌 삶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니까.....

언제쯤 나는 그렇게 살 수 있을지...모르겠지만 이런 책 열심히 읽고 좀 노력하면 뭐 언젠가는

되겠지...히망을 가져본다.... 책을 쓴 사람은 프랑스인인데 일본에서 살고 있는 거 같다...그렇지...

일본이 어쩌면 이런 작고 소소한 것에도 소홀하지 않고 과하게 시끄럽게 연출된 삶에 연연하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있긴 하지...어쩐지 나도 일본 여행을 다녀온 후 나이들면 그러니까 나이 들었

는데 외롭고 그러면 일본에 가서 살까 생각을 하고 앉아있던 적이 많았던 듯...일본이 그런 면에서

는 독보적인듯.... 식당마다 1인석이 많은 것만 봐도.... 1인석만 이용하는 미래가 (강제로)주어질

나에게는 일본이 답일지도....노후대비를 위해 돈을 모을 게 아니라 일본어 공부라도 시작해야

할라나...ㅋㅋㅋㅋ  하여튼 이 책 좋다...읽어볼만함.... 인맥 넓히기, 몇 억 모으기 따위의 자기계발서

사이에서 참으로 단비같은 책임....이 책에서 저자는 부부도 같이 살지 말고 작은 각자의 집을

소유해서 따로 사는 것도 괜찮다고도 함....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

물론 저자의 말을 따르는 건 뭐 사람나름이겠지...나는 솔직히 자신은 없....ㅜㅜㅜㅜㅜㅜ

 

 

 

 

 

 

허세를 부리고 거드름 피우는 사람들을 멀리하는 삶

복잡한 상황을 피하고 아주 조금만 소유하는 삶을 통해 행복에 가까운 안락함에 이를 수 있다

 

큰 집을 작은 집으로 바꿔라 정리정돈을 마치고 조금 꾸미면 모든 물건이 제자리를 찾고 나면

더는 할 일이 없다

이제 꿈꾸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일만 남는다 더 잘 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사라진다

 

큰 집이 아니라 편안한 집에 사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을 가져다주는 것은 집의 크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집은 작을수록 고요 평안 청결 질서를 부른다

집안일은 일주일에 한 두 시간만 하면 충분하다

화분 몇 개 꽃다발 하나 부드러운 조명 감미로운 음악 전화기를 끄고 편안한 소파에 푹 파묻혀

책이나 음악 영화 아니면 꿈속으로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에너지와 여유로운 공간을 얻을 수 있다

공간이란 물론 내면의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삶의 수단 때문에 삶의 이유가 위태로워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위베르 뵈브메리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바라지 않고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을 바꾸면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수천가지 존재한다 친구를 사귀려고 저녁 시간에 바에서 서성일 이유가 없다

작은 집에서 잘 사는 법을 배우다 보면 기분 좋은 절약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의 경제적 능력보다 한 단계 낮추어 생활하는 것은 상식을 내보이는 행동일 뿐 아니라

최고의 사치이다

 

영국의 시골집은 겨울을 더 시적으로 만들어주지 않는가

그 집이 그만큼 아늑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바깥 날씨가 얼음처럼 차갑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과 같이 작은 공간을 좋아한다

 

우리가 살려고 기다리는 동안 삶은 지나가버린다

세네카

 

다른 사람들처럼 살지 않기로 결심하는 사람은 드물다

태어나 자란 곳의 문화 그 속에서 물려받은 믿음과 규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개인은 더욱더 드물다

 

나는 이 체계와 아무 관계가 없다  

반대하기도 충분치 못할 만큼 관계가 없다

월트 휘트먼

 

우리는 필요라는 개념을 쾌락이라는 개념과 더는 구별하지 못한다

미디어와 광고는 우리에게 따라가야할 길 즉 대중적인 행복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이 표준적인

가치들을 퍼뜨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외모는 이런저런 아름다움에 도달해야 하고 수단 방법

을 가리지 않고 사랑을 찾아야 하며 특정한 물건들을 소유해야 시대에 뒤처진 고지식한 사람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강요된 전형에 대항할 무기인 자신만의 특색을 잊어버린 것은 이미

그 시스템에 빠져 거기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당신의 동의 없이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

엘리너 루스벨트

 

진정한 부는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줄 아는 것이며 덜 일하기 위해 적은 수입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또한 사회가 세운 계획이 아니라 미학적 지적 정신적 계획에 따라 풍요로운 삶을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지혜롭고 절도있게 걱정 없이 과도한 짐 없이 자기만족없이 과시하지도

우쭐해하지도 않고 살아가는 방식이다

 

고독하지만 자기 뜻대로 살며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자기 혼자만의 삶을 보낸 것이다

나카노 고지 <청빈의 사상>

일본에서는 빈곤을 하나의 미학으로 만들었는데 소박함 속에서 멋을 찾는 와비라는 말에

그런 점이 잘 드러난다

 

가구와 물건들의 유형은 어떤지 전체적으로 물건이 쌓여 있는지 또는 정돈되어 있는지

차 또는 식사를 낼 때 섬세함과 여유가 느껴지는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지 아니면 정반대로 신경질적이고 거북해하며 종종 속물적인 태도를 드러내는지

이 모든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가치와 취향을 드러내고 그가 인습적인지 그렇지 않은 지

관대한 사람인지 그 반대인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경을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려준다

밖에서 10년을 자주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편이 그 사람에 대해 훨씬

더 잘 알 수 있다

 

진정한 윤택함은 바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로부터의 자유 사회적 관습으로부터의 자유 나 자신이 될 자유

자기만의 가치에 지지를 보내고 그것을 실천할 자유 게다가 얼마나 소박한 곳에 살든 우리는

그곳에 우아함과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돈으로는 얻기 힘들다

 

넓은 집의 쾌적함은 아담한 집에 살며 친구 여행 경험 독서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 가벼움  환상

으로 충만한 삶을 누리는 데 비할 바가 못된다

 

주목받고 싶은 욕망을 떨쳐내고 대중적 소비로 이어지는 행복의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지 않을

만큼 충분한 명석함과 개성을 갖추고 나면 진실에 이를 수 있다

 

진정한 주변인은 사회를 두렵게 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반면 그들은 집단에 소속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온전해지려는 욕구

집단 심리에 참가해도 자기 계발 기술을 배워도 운동을 등록해도 대인 관계를 연구해도 그 욕구를

채울 수 없다 자신을 재발견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혼자 머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다

 

삶이라는 길에 고독이라는 돌을 깔지 않는다면 자기 지성의 진정한 능력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토머스 드퀸시

 

우리 시대는 침묵에 적대적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개 시끄러운 곳 번화한 곳 다른 사람들과

가까운 곳을 찾는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 지낼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공허함 바로

자신의 공허함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밀한 인간관계 또는 연인관계를 전혀 맺지 않고도 무척 행복한 삶을 누리는 창조적인 사람들이

많다

문학작품 영화 만화에 고독한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독신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해야 할 걱정이 절반이나 적다

혼자 살 수 없는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마음 속 깊이 독신자들을 질투한 나머지

그들의 반관습적이고 반순응적인 태도에 세금을 매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 어딘가에는 고독을 명백한 선택으로 받아들인 이들이 항상 존재해왔으며 앞으로도 존재하리

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대개 자기 방에 머물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일이 끝나면 자기가 열정을 느끼는 것에 푹 빠져들고 휴가 때는 긴 낮잠을 즐기고 최고로 황홀한

차를 마시고 꿈꾸고 명상하고 독서하고 아침 일찍 공원에서 걷거나 운동을 하며 몸을 유지하는 일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상에 마음을 닫을 필요가 있다

고독을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과 우정 공동생활의 기쁨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독신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독 덕분에 다른 이와의 만남을 더 기쁘게 여길 수 있다

홀로 산다는 것은 자기중심주의를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다 대신 타인에게 의지해서도 안 된다

 

가족을 떠나 부부가 되고 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된다면 또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다가

퇴근 후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면 혼자 있을 기회는 결코 얻을 수 없다

그렇게 끊임없이 다른 이의 욕망과 필요에 따라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스트레스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한 집에 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랑하며 살 수 있다

 

사회는 고독이 재앙이라 여기고 온갖 방법으로 경시하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건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해서 살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쯤이면 우리는 홀로 사는 이들을 가엽게 여기고 그들을 소위 불행에서 건지기 위해

온갖 애쓰는 일을 그만두게 될까

 

세상의 관습에 따르면 그로 인해 괴로울 수밖에 없다 한편 관습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 조금이라도 평온해지려면 한순간이라도 마음의 만족을 맛보려면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모노 초메이<방장기>

 

과거는 우리를 괴롭히고 미래는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놓치고 만다

플로베르

 

자기 집이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작은 습관대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해진 방식으로 준비한 커피 내가 좋아하는 잔 내 침대 내 소파 내가 잘 보는 tv프로그램

 

우리가 삶을 가장 충실히 누릴 수 있는 때는 통찰력을 가지고 살아갈 때 다시 말해

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살 때뿐이다

죽음을 마주함으로써 남은 삶을 의연하게 흥미롭게 밀도 높게 살 수 있다

 

그는 특히 의자와 커튼 카펫에 공들 들였다

이렇게 해서 권태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실내를 확실히 창조해냈다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내 방 여행하는 법>

 

물건을 조금만 가지고 살기로 결정했을 때의 장점은 최고의 것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런던에 가면 반드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을 방문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베이지색 거실을 본다

 

소유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점점 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물건을 덜 구입하며

맛있는 음식 결혼 가족을 점점 덜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시간 그리고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