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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첫사랑 - 이반 투르게네프

by librovely 2014. 7. 6.


첫사랑                                                               이반 투르게네프                                          글누림


이 책을 왜 빌린건지는 지금으로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2달 전인가에 빌렸고 그 당시에 책을 거의 못 읽었는데 이건 어렵게 읽어냈고 지금은 역시나 가물가물



주절 주절 너저분한 글은 열심히 지우고 다시 올리기... ㅜ.ㅡ





근데 첫사랑하니까 드는 생각은...

그 다음 사랑이야 뭐 다를 수도 있지만...(내가 뭘 알겠느냐만은....)

첫사랑의 경우에는 그냥 그 사람이라서라기 보다는 누가 되었든 이성이면 되는 것 같다...

그냥 나와 다른 성이라는 것...그리고 접근이 가능했다는 것...그것만으로도 쉽게 가능한 유일한 경우가 아닐까

상대방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고 해도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었기에

뭔가 이성에 대한 취향이나 그런 게 아예 없는 상태이기에...?



이 정도로 너절한 주절댐은 끝내고 다시 책 이야기로...

이반 쿠르게네프는 러시아 사람이고 유명한 사람인가? 모름...어쨌거나 세계명작선이라는 시리즈 중

한 권이니 작품성 검증은 된 게 아니겠어? 하며 빌림~ 읽어보니 좋았다... 괜찮군~  

이 책을 읽을 때 살짝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내용이 좋았다는 정도는 기억이 난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사랑에 빠진다는 제 정신이 아닌 이야기를 읽은 건 왠지 괜찮은 조합?



발췌를 해보면 읽었을 때의 생각이 다시 떠오를까?  

아마도 그렇겠지? 

제발 그러기를...

(발췌를 하다보니 스토리가 기억이 나는데 사실 스토리보다는 그냥 주인공의 순간 순간 

감정들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의 나에게 여자의 모습이라든지 여자의 사랑이라든지 하는 것이 한 번도 확실한

형태로 떠오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에는 여성적인 것에 대한 예감들이 

무의식적으로 잠겨 있었다

이 예감은 온몸에 스며들었고 나는 그것을 호흡하였다

그것은 한 방울 한 방울의 피마다 퍼져 내 혈관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그것은 얼마 안 가서 실현될 운명에 놓여 있었다


나는 주변의 것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마치 꿈속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행복한 꿈에서 깰까봐 긴장되는 그런 행복감조차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트럼프를 반으로 접어 털실을 감기 시작했는데 그때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내 얼굴을 한참

쏘아보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얼굴을 숙이고 말았다 그녀는 평소에는 살짝 감은 듯한 눈을 뜨고 

있는데 간혹 그녀가 눈을 치켜뜨면 그 모습이 확 달라져 마치 그녀 주변에 환한 빛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친밀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알기 이전까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산 것 같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공부를 하려고 카이다노프의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으나 빽빽하게 짜인 문장들과 페이지가 눈앞에 

아른거릴 뿐 한 자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열 번도 더 계속해서 나는 '율리우스 케사르는 무용이 세상에 뛰어나' 하는 문장을 읽는 중이었다

그래도 머리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나는 결국 책을 내던지고 말았다


나의 번뇌는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이미 단순한 학생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내가 지금 나의 번뇌가 그날부터였다고 말하였지만 나의 괴로움도 바로 그날부터 시작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나이다가 없으면 슬픔에 잠기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무엇을 해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온종일 그녀 생각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그녀가 곁에 있어도 결코 마음이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나는 다른 이를 질투하거나 나 자신이 무능력한 존재임을 스스로 느낄 뿐이었고


나는 지나이다의 말 한 마디면 모든 것을 내던질 수도 있는 그런상태가 되어 있었다


더구나 그녀는 좋은 결혼 상대를 고를 수 있었기에 더욱더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랬던 것일까

자신의 장래가 다 망가져 버리는 것이 두렵지 않았던 걸까?

아 이것이 사랑이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않으리라


나는 이튿날 옛 애인을 찾아가 보려고 결심하였다

그러나 갑자기 일이 생겨서 한 주일 두 주일을 그대로 넘기고서야 겨우 데프트 호텔에 가서

나는 그녀가 4일 전에 아이를 낳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하였다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음에도 끝내 만나지 못하고 만 셈이다

그리고 이제는 영원히 그녀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