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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초가을의 횡설수설

by librovely 2014. 9. 4.

벌꿀 아이스크림

이게 되게 그립다

벌써 한 달이나 지났구나...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의 약발(?)은 쉽게 떨어지고 만다...

그리워할거라곤 고작 먹는 거 따위...라고 쓰지만 먹는 게 너무 즐겁고 중요한 인생임...다른 즐거움이 없음

하지만 이 즐거움에는 양면성이 너무 강하게 존재...즐거움 뒤로는 항상 후회와 한결 더 추해진 모습이...

 

 

4년 전에 허리가 아팠는데 그건 상당기간 침을 맞고 더 열심히 운동을 해서 그냥 그냥 괜찮은데...

얼마 전에 이상한 곳에 이상이 왔다

근육이 뭉치는 일이 종종 있긴 한데 등과 옆구리의 근육이 경직되는 일은 처음...

숨을 크게 쉴 수 없는 아주 끔찍한 일이었다  어떻게 근육을 풀어줄 수도 없는 게 갈비뼈 속의 근육이라서

건드릴 수가 없었기에...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고 아침까지 아팠고 그래도 출근은 해야하기에 아픈 몸을

질질 끌고 세수를 하는데 앞으로 몸을 숙이고 조심조심 세수를 하는데 갑자기 이번에는 배 쪽으로 근육이

확 뭉쳐서 몸을 제대로 펼 수가 없어짐... 응급실에라도 가야할까 생각하다가 결근은 영 아닌 거 같아서

근육에 힘이 갑자기 들어가지 않게 조심조심 출근을 했고 타이레놀 먹고 억지로 움직이니 좀 나아지긴

했고 일을 대강 끝내고 일찍 나올까 했는데 하필 회식이...빠지면 눈치보일 회식이...그래서 잠깐 나가서

병원에 가기로...

 

정형외과에 갈까 하다가 침이 빠를 거 같아서 아무 한의원에나 그냥 들어갔는데...

할아버지 한의사에게 진찰을 받기 시작했는데...

-어디가 아파요?

-등과 옆구리 근육이 경직되어서 숨도 시원하게 쉴 수 없었고요 아침에는 배까지 근육이 뭉쳤어요

그러자 손목의 맥을 가만히 진지하게 잡아보심...그리고는

-근 십년동안 운동장 한 바퀴 뛰어본 적 없지요?

-네? 아뇨, 운동 꾸준히 하는데요...

-무슨 운동요?

-헬스요

-일주일에 몇 번이나...

-못해도 3-4번은 하는데요... 제가 운동부족으로 나오나요?

- ... ...

-소화가 잘 안되지요?

-아뇨 소화 되게 잘되는데요...소화 안되는 일 거의 없는데요?

-그게 소화가 자신은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속에서 흡수가 잘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사람마다 그릇이 있는데 작은 그릇을 가진 경우 아무리 먹어도 소화 흡수가 다 안된다는거죠

- ... ... ('난 먹으면 살 찌고 안 먹으면 살 빠지는 아주 정직한 체질인데...흡수가 안된다니...')

  저 근데 운동부족으로 나오나요? (헛 운동을 한건가 해서 다시 물어봄)

- ... ...(운동부족으로 나오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답을 안하심 끙)

 기본적으로 찬 체질이고 밀가루 많이 먹으면 안되는 체질입니다

-네네 저 손발이 차고요  밀가루 좋아하는데요 그렇군요~ 아...

(근육 경직이면 이건 너무나 당연한 소리였지만 간호사도 보는 앞에서 내가 너무 민망하게 아니라고만 한 거

같아서 또 맘 상해서 혹시나 침이 아프게 놓을까 걱정되어서 ㅎㅎ 오바해서 맞다고 함...)

 

그렇게 훈훈(?)하게 진찰을 받은 후 침 맞으니 나아짐...침을 놓으면서는 3-4일은 운동 아예 하지 말라고...

참 이상한 심리인게 병원에서 운동하지 말라고 하면 되게 하고 싶어진다는 것...차라리 운동 하라고 처방

받는 게 더 편할듯... 그리고 이 병원은 특이한 게 남자방 여자방이 따로 있고 대신 침대마다 칸막이가

없었다 그래서 남들 누워있고 침 맞느라 여기 저기 내놓은 것이 보이는데 음...내 취향 아니네 여기...

그래서 더 여실히 대화 소리가 들렸는데 낮이라서 그런지 아줌마(나를 포함해서)들이 많았는데 물리치료

해주는 사람인가? 하여튼 그들 중 남자가 한 명 있었는데 어떤 아줌마가 요즘 자신이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여기가 아프다고 하니 또 깨알같이 그러게요 힘드시죠 어쩌고 저쩌고...아 듣기 싫어라...내 성격이 이상한

건지 모르겠지만 난 미용실에 가도 말 시키고 그러는 게 되게 싫다...뭐랄까 대화야 참 좋아하지만 그런

상황에서의 대화는 이상해...가짜같다...그래서 그냥 말을 걸려고 하면 난 대화 의사가 없음이 티가 나게

그렇게 대답을 하고 눈을 감아 버리거나 잡지만 주구장창 읽어댐...그리고 이건 직원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하게 돕는 거라고도 생각함...얼마나 힘들겠어...손도 힘든데 말까지 하려면...

 

얼마 전에 몇 번인가 반복해서 간 미용실에 갔는데 보조 직원이 바뀌어 있었다  그 이전의 보조 직원은

머리 감길 때 살짝 보니까 손목을 타고 올라가는 문신이 아주 현란하게...게다가 목소리가 아주 나긋하고

마른게 아마도 99%는 게이겠구나 했다... 그 날 중화를 한다고 등 뒤에 서서 머리에 뭔가를 뿌리는데 잡지

보고 앉아 있다가 깜짝 놀랐었다 등에 그 직원의 몸이 밀착이 되어서...원래 중화할 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건가? 하다가 그게 아닌 거 같긴 한데 제정신인 경우 나같은 아줌마한테 일부러 그럴리도 없고 뭐라고

말을 하기도 이상하고 해서(예쁜 여자가 정색하며 어쩌고 하면 뭐 이치에 맞아 보이지만 아줌마가 정색하며

뭐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상황...)그냥 뭐 게이인데 상관없지...아 그래서 별 생각없이 편한대로 하다가 이런건가

하고는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이래서 아는 사람이 여길 추천했나 하고 나중에 만나서 농담을 던지니 지점이

달랐었다...그리고 중화를 하는데 무슨 그렇게 해요? 라는 답이...그러게...뭐 어때...어차피 당한 건 상대방

이니 난 상관없네 깔깔깔 하고 넘어감...이렇게 느끼한 아줌마가 되어감...아니 이미 되었음...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았는데 그게 아니라...원래 보조직원은 말이 없었다 근데 바뀐 직원은 말이 많았다

노력하는거겠지...열심히 서비스~ 몇 번 뻔한 말이 오고가고 이젠 안하겠지 하고 잡지 집중 모드로 들어

섰는데 머리하다말고 보던 잡지에 나온 화보를 보고 어쩌고 했고 뭐 대강 대답하고 다시 잡지로 처박혔

는데 또 뭐라고 말을 걸었고 대답하기가 애매하길래 거울로 뚱하게 쳐다봤는데 그 때 디자이너~선생님이

그 직원을 팔꿈치로 툭 치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이 인간은 대화 안 좋아하니까 그만해도 된다 뭐 그런

뉘앙스였겠지...근데 좀 내가 이상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니 나같은 사람이 있긴 한거다...

저 미용실 추천해준 이의 지인이 동네 카페에 가서 자주 어떤 커피를 마셨는데 어느 날인가 직원이

알아보면서 **커피 드실거죠? 라고 했다고...그래서 그 이후로 그 카페에 발길을 끊어버렸다고..ㅎ

 

사회성이 떨어지는걸까 나는

갑자기 지난 번에 본 친구 딸이 생각난다 귀엽길래 인사 안하니? 하고 말을 걸었는데 무반응ㅋ

그러자 친구 말이 자기 딸들은 둘 다 사회성이 바닥이라고...ㅎㅎ

그리고 마실 게 없길래 뭐 좋아해? 물어보니 당연히 그 꼬마는 뚱~하고 있고 친구 입에서 나온 말이

아메리카노 좋아해 이 말 듣고 엄청 웃었다...4살짜리 여자애가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니...

어쨌거나 난 만나자마자 안기면서 살인미소 남발하는 여자애들보다는 이런 뚱한 애들이 좋다...

나같은 종류라서 그런가?

사실 성인도 마찬가지...너무 상냥한 스타일보다는 그냥 뭔가 어색하고 뚱~한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알고보면 진국~이라고 조용히 주장해본다...ㅎㅎ

 

다시 근육 경직 이야기로...

난 이게 철저하게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 스트레스를 받았나...

여기는 애매한 동네(이수역)의 할리스...

여기에서 혼자 앉아 책을 읽었다... 여긴 친한 친구 동네라서 친구에서 나 여기서 혼자 뭐하고 앉아있냐? 하며

사진과 함께 카톡을 보냈는데 친구도 대답이 없다...

카페라떼 레귤러를 주문했다 지난 번 사이즈 잘못 나온 이후로 커피 주문할 때 사이즈 정신 차려서 주문...

근데 받으러 가보니 아이스 카페라떼가 나옴...난 그냥 라떼라고 했고 직원은 아이스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직원에게 제가 아이스라고 했나요? 하니까 직원이 주문이 잘못 들어간 거 같다고 바꿔준다고...

그래서 괜찮다고 하니까 또 다른 직원이 오더니 내가 계속 그냥 마시겠다고 하니까 그럼 그거 마시고 있으면

뜨거운 걸로 다시 가져다 주겠다고...ㅎㅎ 뭔가 웃기며 민망한 제안인데 그냥 아이스도 나쁘지 않아..칼로리도

더 낮고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괜찮다고 하고 그냥 들고 와서 마시는데 잠시 후 직원이 미니 로아커

하나 가져다 줌... 카페에서 책 절대 읽지 않는 1인이기에 뭔가 집중도 안되고 또 옆 테이블에서 여자 세 명이

퇴근해서는 그렇게 수다를 크게 떠는데 그녀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감상하며 반성을 많이 함...네 안에 나 있네...

 

그리고 다시 친구에게 나 너네 동네 할리스 안이야

나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 메시지 또 보냄...

 

그러게 난 혼자 거기서 뭐하고 있었을까?

뭐하긴...

소개팅...

이젠 하다하다 왕지각하는 사람도 봄...뭔가 약속 잡는 거도 바로 전날 내일 보자고 하고 장소도 애매한 곳을

고른다고 생각했는데 난 까칠한 노처녀 아닌 척 코스프레 하려고 다 좋다~ 는 반응을 보였고 그렇게 시간도

1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연락이 옴...늦을 거 같다고...30분은 늦는다더니 46분이나 늦게 옴...음....

늦는다길래 먼저 카페에 들어가 기다리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편히 천천히 오시라고 멘트 날려주고 저러고

있었는데...처음에는 좀 기분이 나빴으나...이내 오히려 잘된건가 생각이 들었다...같이 앉아 있는 거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시간일 수도 있다는 뭐 그런 바보같은 생각이...들었고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 맞았을 뿐이고...

 

이 소개팅은 친구 동생이 해준건데 친구가 하라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말로 동생이 나에게 소개해

준다고 해서 친구가 그걸 듣고 아니다 그 사람은 아닌 거 같다고 했다고 했는데 내가 발끈하며 뭐야..왜 그래

나 할거야...해줘...이래서 했던건데 음 그렇지 친구 말이 맞는 거였지...비유가 재수없을지 모르지만 이런거다

이를테면...남자의 경우로 바꿔서 말하자면

여자가 못생겼으면 착할거라는 생각...그러니까 난 속물처럼 여자 얼굴 안 본다...그냥 성격이 좋음 되는거지

이랬는데 외모가 별로인 여자가 성격도 별로였다는...뭐 그런? ㅎㅎ 뭐 상대방도 내가 좋기야 했겠어...

서로에게 같은 아픔을 줬겠지 뭐...

하여튼 이런 저런 지루한 이야기로 얼굴 표정이 점점 관리가 안되고 있었는데 헤어질 즈음에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해대서 그게 힘들어서 그냥 늦게 오신거 말 안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맘이 놓이는

표정...그렇지 너무 심했지...46분이 뭐야...그래서 친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그러니 내가 속병이 걸릴 지경...

이라서 여기에 이러고 있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톡을 보니 뒤늦게 확인한 친구의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가....

알고보니 내가 그 카페에서 일어난 다음 5분 정도 후에 친구가 카페에 날 보러 들렀었던 것...ㅋㅋ

만났으면 되게 웃겼을 거 같다...차라리 친구랑 만나서 수다나 떨었으면 재밌었을텐데...

난 뭐하러 퇴근하고 씻고 머리까지 새로 드라이하고 마스카라까지 덕지덕지하고 높은 구두를 신고 지하철로

그 먼 곳까지 갔던걸까?

 

이 날 이후로 근육이 굳음...

그런거였어...

으....

이젠 정말 포기해야겠다

적성에 안 맞아 ㅎㅎ

 

그날 그 분이 했던 말 중...나보고 말을 내지르는 거 같다고 해서 내가 아니다 그런 거 아니다...라고

하자 나쁜 의미가 아니라 그냥 간보고 그럴 사람이 아니라 그냥 솔직한 거 같다는 의미라고 했는데

이게 뭔소리지...내가 솔직하긴 뭐가 솔직해...그리고 이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도대체

다른 여자들은 남자 앞에서 어떻게 하는걸까...하는 생각이...내가 뭔가 거친 이야길 한 것도 아닌데

내가 문제가 있나? 있긴 있겠지 ㅎㅎ

 

큰 문제 중 하나가...

호감을 가진 상대에게 그게 표현이 안된다는 것

두 명이나 같은 말을 해서 신기했던 게 나는 되게 좋았는데 내가 싫어하는 줄 알았고 헤어지면

연락해도 답이 없을 줄 알았다고...근데 연락하면 답을 하고 또 만나서는 또 아 이번이 마지막이구나 했는데

또 연락하면 답을 하길래 신기했다고...웃긴건 난 무척이나 큰 호감을 갖고 있었기에...이게 뭐지 대체...

아마도 내가 말 한 마디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골똘해져서 표정이 뚱~했나? 난 많이 웃은 거 같은데...

아니 표정관리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랬나? 어차피 좋은데 뭘 예의상 웃어댈 필요가....

(이게 억울해서 아는 사람에게 주절주절해대니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서 보고 싶다고 했다

대체 가서 뭔짓을 하고 오는거냐고...ㅋㅋ 그러게 나도 궁금함...)

오히려 맘에 안 드는 사람의 경우 내가 더 잘 웃고 리액션이 좋았던 거 같다...예의를 갖춰서 대해야 하니까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건가...하여튼 뭐가 되었든 적성에 안 맞고 그래서 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근육 경직..

운동부족....?

내가 겉으로 보기에 되게 운동 안하게 생겼나? 생각할수록 억울하네...

 

 

하여튼 소소하게 그지같은 일은 항상 일어남...

내가 남에게 그지같은 일을 선사해주기도 하고...

그렇게 상생(?)하는거지~~

 

이쯤에서 횡설수설은 접고

이제 그만 자야겠다

책 발췌하려고 노트북을 켜고는 내일 아침이면 분명 후회할 글만 썼네...

 

이틀만 지나면 연휴

벌꿀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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