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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Clouds of Sils Maria 프랑스, 스위스, 독일 2014

by librovely 2015. 1. 29.

 

영화 예매권이 있다고 보자고 하길래 고른 영화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알겠다고 했고 보러 갔다

오랜만에 간 일요일의 구로 CGV는 뭔가 살짝 번잡... 예전에는 구로 CGV는 뭔가 구석에 처박힌듯한 묘한

고즈넉함...영화관 치고는 그런 게 느껴지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그렇네...

 

역시 빈 자리가 많았고 혼자 온 사람도 있었고 그랬다

줄리엣 비노쉬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나온다는 것만 알고 갔고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모르고 갔다

 

나는 즐겁게 재미있게 봤고...이런 영화 그러니까 꼴라주 영화를 좋아하면 즐거울거고 대중영화 취향이면

지루하고 졸리다고 할거다 아마... 책 읽듯 보게 되는 영화였다

 첫 장면 배경이 기차였나?  매니저 역할을 하는 크리스틴이 나오길래 줄리엣이 작가인가 했는데 영화배우였고

크리스틴은 그녀의 연기를 아주 좋아하는 팬이면서 스케줄을 봐주고 일상을 돕는 매니저...예쁜 크리스틴 스튜어트

의 생얼 정말 생얼일까? 하여튼 생얼같은 얼굴을 보고 있기가 좋았다... 난 화장 거하게 한 얼굴보다 그냥 민낯이

좋다 민낯에 일상복을 입은 모습이 더 보고 있기 즐겁다 그리고 그런 상태로 예쁜 게 진짜 예쁜거라는 생각도...

 

하여튼 크리스틴은 바쁘게 줄리엣의 일을 봐주고 그러다가 한 작가의 죽음 소식을 듣고 전하게 되고 줄리엣은

충격을 받고 나중에 그 작가의 부인을 만나러 가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작가와 줄리엣은 몰래 만나는 사이였던 것

같다 그런 걸 작가의 부인은 모르는 것 같고... 그냥 작품으로 인한 인연이고 서로의 예술 작품을 이해하는 담백한

사이로 생각하겠지... 줄리엣은 이혼 소송중이기도 하다...

 샤넬?  화보 촬영... 이걸 상당히 귀찮아한다... 서로 윈윈하는거겠지  여배우의 아우라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여배우는 한껏 꾸민 화보로 자신의 미모를 내보일 수 있고... 이 날 무슨 영화감독들과 배우를 만나는 자리가 있었

는데 거기에서 어릴 때 잠깐 만났고 서로 나이들어 다시 만난 약간 바람둥이같은 아저씨를 만나는데 줄리엣을 되게

그 사람을 싫어한다...

 사진을 한참 찍고 있을 때 사진 작가와 크리스틴은 서로 담배를 피며 둘만 알 감정을 교환하고...

그런 걸 줄리엣은 지켜보고...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내가 어떤 모임에 갔는데 20대의 잘 생긴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가 20대 초반의 어린티 줄줄 나는 여자와

서로 좋아서 웃음을 질질 흘리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게다가 그 20대 남자가 대개의

그 또래 남자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어서 내 눈에도 남자로 보인다면 그러나 그에게 나의 존재는 나이 많은

어르신일 뿐이고 그렇게 구경만 하는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세상은 아름다운데 나만 나이들고 점점 죽어가는 것 같고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 같고 그들의 젊음이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태어날 때부터 이 나이까지 언제 한 번 여자로 어필하며 살아온 시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언젠가는 정말 단 한 명의 남자에게도 여자가 아니라 아줌마 혹은 할머니로만 비춰질 때가 올텐데...

뭐 벌써 온건지도 모르지만...하여튼 그렇다면 난 그 상황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난 이제 아줌마야

난 지금부터는 할머니다하며 그렇게 무 자르듯 확실하게 나에 대한 것을 바꿔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쩌면 이미 결혼해서 애 낳고 어찌되었든 남자 1명은 나를 여자로 보고 결혼을 한 상태로 그렇게 살고 있다면

그래도 난 이제 여자가 아니라 엄마야 혹은 할머니야가 좀 받아들려질까?  그런데 프랑스 여자들은 할머니가

되어도 여성성을 놓지 않고 멋을 내고 그런다던데...그건 이 이야기와는 살짝 다른 이야기같고...

 

이 영화에서도 뭐 아줌마다 할머니다 그런 뉘앙스라기 보다는 그냥 여자긴 여자인데...나이든 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그것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비단 줄리엣처럼 유명 여배우가 아닐지라도 자신이 나이가

들었고 남자들에게 보통 여자로 어필하기 어려워지고 이젠 나이든 여자의 일상을 시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어떤 여자에게든 쉬운 일은 아닐거다... 게다가 여자로 어필 못하면...그러니까 못생기고 뚱뚱하고 늙은

것이 죄악시되는 한국에서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닌거고...

 

하여튼 줄리엣은 저 둘의 애정 행각을 말 없이 그러나 뭔가 살짝 섬뜩하게 지켜본다

그리고 이날 줄리엣은 그 증오하던 어릴 때 잠깐 놀았고 이젠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 남자 배우와 차를 타고

가는데 그 남자가 내리면서 호텔에 잠깐 들렀다가 가자고 하는데 한사코 거절한다...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든건지 자기 호텔의 룸넘버를 적어서 그 남자 배우에게 주고 호텔로 가서 혼자 살짝 들떠서 기다리는데...

근데 그 남자는 오지 않는다... 확인 사살.... 그런 처지인 줄 알았지만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같은 또래의 남자에게조차 어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룸넘버까지 줬는데도 오지 않은 일이 뭔가 상당히

자존심에 데미지를 주었을듯... 아 줄리엣 비노쉬가 한참 예쁠 때 데미지에도 나왔었구나...시아버지와의

로맨스라는 상당히 금기시되는 내용을 다룬 그 영화에 줄리엣 비노쉬는 매력 터지는 어린 며느리로 나온거지

 

 그리고 아까 그 파티에서 만난 남자 감독이 꼭 자신과 영화를 한 번 하자고 하는데...그 영화는 줄리엣이 어릴 때

한 번 찍었던 영화고 그 영화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던...그 영화상에서 줄리엣은 젊은  여자 역할을 맡았었는데

그 젊은 여자가 나이든 여자를 꼬셔서 나이든 여자의 삶을 망가지게 만드는 그런 내용이었는데...이번에는 젊은

여자 역할이 아니라 나이든 여자 역할을 하라고 했고... 줄리엣은 자신은 그 젊은 여자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그냥 찍지 않겠다고 하다가 매니저와 감독의 설득에 그 영화를 찍기로 한다

 그 영화를 찍기 전에 연습을 할 장소로 스위스의 어떤 깊은 산 속에 들어오는데 여긴 죽은 그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가 좋아하던 장소였나?  이 장소가 바로 실스마리아... 그 작가가 좋아한 말로야 스네이크라는 구름이 뱀처럼

기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장소...이 산속에 틀어박혀 매니저와 함께 대본 연습을 한다 둘은 일도 같이 하고 술도

같이 마시고 즐겁게 노는데... 매니저와 배우의 관계이지만 서로에 대한 호감이 있어서 특히 매니저가 워낙 줄리엣

의 팬이라서 그런지 묘한 기류도 살짝 흐른다...

 

영화 속 영화도 레즈비언 설정이 나오는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지만 레즈비언이라기 보다는 양성애 쪽이겠지?

근데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공식적으로 이야기는 안했지만...요새 어떤 여자랑 파파라치 많이 찍히던데...

어쩐지 옷차림이 여자여자하지 않고... 남자 옷을 여자 버전으로 많이 입고 나오더라고...커밍아웃을 한 엘렌

페이지의 경우에도 이미 옷차림을 보니 알 것 같긴 했는데...하여튼 이 영화도 참 묘하다...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뭔가 애매한 부분이 많다...꼭 출연한 배우의 진짜 상황 비슷한 느낌도 들고...

 

게다가 둘이서 서로 투닥거리는 약간 애증 분위기도 나는 그런 장면이 나오길래 아 둘은 그런거였군 역시

했더니 대본연습중인거고...설정이 참 묘하고 재밌었다

 이 안개낀 날 크리스틴은 아까 작업에 성공했던 사진작가를 만나러 외박을 하고 돌아오는 거였나?

이 날 홀로 남은 줄리엣은 외로워보였다... 그런거지... 나이든 여자에게 외로움은 친구가 되는거야....

이성에게 이성으로 어필하지 못해서 비롯되는 외로움은 점점 더 친한 친구로 내 곁에 들러붙게 될거야...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대본 연습을 하고 그러면서 점점 줄리엣 비노쉬는 내려놓게 되는 것 같다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일까? 지금은 힘들지만 결국은 적응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는거고 그냥 그렇게 되는건가...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네... 여성성을 이젠 버린건가?

바짝 자른 머리로 말로야 스네이크를 볼 수 있다는 그 동네 산을 열심히 올라감

등산한다는 것 자기 몸을 힘들게 몰아부친다는 것 뭔가 극복하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크리스틴은 뭐 이렇게 예쁘냐...

얼굴은 정말 매력 터지는구나... 다리도 예쁘다고 하는데 나는 크리스틴의 긴 다리는 큰 매력이 없는 것 같고...

차라리 바지를 입은 건 예쁜...하여튼 다리 빼고 나머지는 아주 예쁜 것 같다...일단 좋은 유전자...그리고 가장

예쁠 나이... 중간에 둘이서 어떤 호수에서 수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줄리엣을 훌렁해서 깜짝 놀랐는데...

크리스틴은 후배 주제에!! 속옷을 입고 서 있는데...근데 이상한 게 옷을 입은 게 훨씬 예쁜...다리가 너무 길어서

허리가 짧아서 그런가 뭔가 뭉뚝한 느낌이 든다고 쓰다보니...내 주제에 누구보고...아니 그러니까 나는 단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군가에 대해 아쉬운 부분 이야기를 하는 차원이니까...뭐 어때...

 

 이제 좀 마음을 다잡은건지 자신이 젊은 시절 맡았던 그 역할을 맡은 젊은 여배우도 만나러 간다

각종 사고는 다 치고다니고 심지어 몰래 애인인가 부인인가 하여튼 여자가 있는 남자와 여행까지 옴...

 킥애스 귀요미가 여자가 되었구나

목만 좀 길었다면 더 좋았겠는데...그래도 잘 컸네 예뻐...근데 너보다 너의 오라버니가 더 멋지더라...내 눈에는...

 이 철부지 사고뭉치 헐리웃 여배우는 여자있는 남자와 이러고 있는데...사실 줄리엣도 그 영화의 작가와

바로 이런 상태 아니었을까?  줄리엣 비노쉬의 과거가 이렇게 다시 반복되고 있는거고....

저 여배우도 나이가 들면 또 줄리엣 비노쉬가 힘들어 한 늙은 여배우의 삶을 받아들여야 할거고...

 

줄리엣 비노쉬는 크리스틴과 다툼이 종종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연습하고 등산하고 단련을 한다...

그러다가 결국 산 위로 올라가 말로야 스네이크를 보게 되는데...오기 전에 아주 오래전에 찍어 놓은

화면으로 본 그 말로야 스네이크가 눈 앞에서 재연되는 장면을 넋 놓고 바라보게 된다...그  두 장면이 아주

똑같다... 큰 뱀이 기어가듯 스물스물 흘러나오는 구름...아 이건 정말 보러가고 싶게 만들 정도였다...

물론 그 장면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 100여년 전에 찍은거였나? 하여튼 그 오래 전에 찍은 영상에 나온

말로야 스네이크는 지금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거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고...

 

이 장관을 보고 나서 돌아보니 크리스틴은 어딘가로 도망가버림...일을 그만둔건가...

 크리스틴이 어떻게 된건지는 기억이 안나네...

그리고 줄리엣 비노쉬는 자기 나이에 맞는 그 역할을 멋지게 해낸다

 

나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여자들이 보면 좋을 영화다...나도 보면서 어느정도 나의 나이듦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았을까? 여배우건 집에서 아기를 돌보는 전업주부건... 나이가 들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게 자연의 섭리인거고... 또 지금 아무리 어리다는 것을

무기처럼 자랑처럼 내세우며 의기양양한 여자들도 결국은 이런 나이가 되는거고 또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거고

그게 인생인거다 이성에게 이성으로 어필하는 것 혹은 객관적인 아름다움의 소멸 따위가 아니더라도 그냥

나이가 들고 노화현상이... 흰머리가 나고 뼈가 아프기 시작하고 빠르게 움직여지지 않고 무거운 것을 잘

들지 못하고 점점 소화도 잘 안되고 몸이 예전같지 않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결국은 조금씩 소멸되어가다가

죽음에 이르는 게 인생인거겠지... 나는 영원히 살거야 나는 영원히 어릴거야...라는 생각으로 살면 그 짧은

젊은 시기가 지난 이후로는 인생이 어색하고 불안정함 속으로 빠져들게 될거고...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닌거고... 그런 의미로 보자면 젊은 이들도 보면 좋을 영화지...나이든 것을 죄악시하고

젊음을 자신의 능력인양 뽐내는 것도 허무한 일이라는 것... 물론 그 순간은 즐기고 누리는 게 마땅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원래 그랬을까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을까? 원래 뭐가?

그러니까 원래 젊음만을 지상 최대의 목표이자 선으로 여기며 살았을까 하는 의문...

지금은 정말 인간이 제대로 사는 건 20대에서 30대 뿐인 것 같고...그 다음은 망해써...너무 늘거써...

분위기...40대가 혹은 50대 20대나 30대로 보이면 그건 또 성공한 인생인거고...한국이 동방예의지국?

노인공경? 음...그런 건 있을지도 모르지..공경은...근데 노인이란 누구나 거쳐야만 할 그 시기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인건 확실하고... 왜 그렇게 된걸까 상업적인 이유는 제외하고 생각해보자면...음 나이

들어서 나쁜 건 절대 안되는 건 딱 하나 아닌가? 종족번식...ㅋㅋ 그거 하나 빼고 나머지는 다 가능하지

않나? 오히려 문화를 즐기는 면에서는 단절이 없었다면 더 풍요롭게 즐길 수 있을거고...우리의 존재 이유가

오로지 짝짓기와 종족 번식에 있었나? 물론 그것도 참 중요하긴 함...아 모르겠다...그러는 너는 나이드는 게

늙는 게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라고 묻는다면...아뇨...전혀요...하루 하루 늙는 게 공포일 뿐이죠...라고

대답할 수밖에...ㅜㅜ

 

이상한 소리만 늘어놓았는데...

어쨌건...잘 늙고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골똘해지는 밤이다....ㅡ.ㅡ

 

아 그리고 스위스 가고 싶다...융프라호... 알프스 산맥....베른 시계탑도 보고 싶구나...스위스 핫초코도

먹어보고 싶고 정확하다는 기차도 타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