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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시민의 불복종 - 헨리 데이빗 소로우

by librovely 201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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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레



건조한 문체로 쓰여진 정치적인 책이라고 생각했다
칼럼니스트 김현진이던가?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말을 누군가 자주 써서 관련 책을 보긴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마도 이 책에서 그 말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문했었다



눈이 많이 내리던 1월 4일 새벽에 읽기 시작했고 영어 공부하러 간 곳에 들고 갔다...눈이 와서 사람들이 못 와서
늦게 갔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이 넘게 시간이 남았다...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있나 여기 저기 찾아다니고 있었고
난 그냥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3시간 후에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는 다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근처 카페 혹은 어딘가로 나가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 한 명이 다가와서 근처 카페에 가자고 했다...또 한 명이 아래에서 기다린다고 했다...그래서 먼저 가
있으라고 하고 그냥 앉아서 계속 읽었다...전화가 왔다...어느 카페에 있으니 그리로 오라고...알았다고 하고 또
계속 앉아서 읽었다...나 말고 딱 한 명의 남자가 남아 있었다...1시간 정도 지나고 또 다른 아는 사람이 다가왔다
나도 안 나갔느냐고...자기도 추운데 나가기 귀찮아서 그냥 있었다고...이 사람은 상당히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제서야 책을 덮고 끝없는 수다를 시작했고 시끄러웠는지 한 명의 남아있던 남자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러니까 하고자 하는 말은...이 책이 아주 재미있다는 것....
싸늘한 강의실에 불쌍하고 초라하게 혼자 앉아서라도 계속 읽을 만큼 상당히 재미있다는 것....



누군가를 보고 첫눈에 반할 수 있는가?
누군가는 가능하겠지만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런 일이 없었으니까...아마...
멋진 외모의 사람을 보면 아...멋지다...보기 좋다...라고는 느낄 수 있지만 반하는 건 외모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멋진 가방이 있다...와 멋지다...라고 감탄을 할 수는 있지만 가방과 사랑에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누군가의 글을 보고 첫눈에 반할 수 있는가?
그렇다
충분히 가능하다
바로 이 책이 그랬다...어떻게 대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지?
시민의 불복종도 좋았지만 그 다음의 에세이를 읽는 동안은 감탄을 했다...돼지 잡아들이기를 읽으면서 점점 빠져
들었고...가을의 빛깔들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제대로 반해버렸다...자 외로운 여자들이여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이상형은 그만 기다리시고 이 책을 읽어보시라...읽기 시작하면 1시간 내에 빠져듭니다~



밤에 떠나는 내 방 여행을 쓴 자비에르 드 메스트르와 더불어 책을 읽으면서 정신을 빼 놓으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렇게 아름다운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 존재했었다니... 내 눈은 이런 작가들로 인해 끝도 없이 높아진다....
시민의 불복종을 읽어보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상당히 정의롭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돼지 잡아들이기를 읽으면 그가 얼마나 유머러스한지 알게 될 것이다...벌어진 사건 자체도 재미있긴 하지만
그 사건을 묘사한 그의 문체는 정말 예술이다...그리고 압권은 가을의 빛깔들...자연을 이렇게 바라볼 수 있다니...



시민의 불복종의 내용은 특별히 독특한 것은 아니었고 그냥 자신의 주변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 쓰면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시민의 불복종 문체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책에서 담담한 문체로 조목조목 생각을 전하던 버지니아 울프와 많이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두 권 모두 번역한 것을 읽었지만...아마 원서도 비슷했으리라 생각된다...


노예제도를 인정하고 멕시코의 땅을 빼앗기 위한 정의롭지 못한 짓을 일삼는 나라를 위해 세금을 낼 수 없다며
세금 납부를 거부하여 하루동안 감옥에 갇혔던 일을 소재로 쓴 글인데...요즘의 미국을 생각해 봐도 여전히 시사
하는 바가 큰 글이며...우리가 세금을 내기에 우리나라가 하는 짓?은 우리가 하는 짓이 되기도 한다는 당연하지만
쉽게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그리고 나라가 엉뚱한 짓을 할 때 다같이 거부하면 세상이 바뀐다
는 이 또한 쉽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고...


촘스키가 미국의 이상한 짓에 대해 논리적으로 뉴스처럼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소로우는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동네 사람들 모아 놓고 쉬운 말로 이야기하듯이 촘스키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나같이 사회적인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차라리 이런 생활글? 비슷한 분위기의 소로우의 글이 훨씬 잘 다가오는 것 같다...
소로우의 글의 장점 중 하나는 정말 정말 글이 쉽다는 것이다...어려운 말이 전혀 없이...아주 쉽고 명쾌하고
거칠지 않으나 핵심을 찌른다  문장 하나하나가 참으로 예술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은 간디, 노동운동가, 레지스탕스 대원, 마틴 루터 킹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소로우는 사회혁명가로 세상을 바꾸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다만 좋은 의미의 철저한
개인주의자였다고 하는데 음...난 이 말은 틀린 말 같다...그는 수많은 에세이도 썼고 나중에는 회의를 느꼈다
지만 하여튼 강연에도 열심이었고 또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었다...그런 그가 사회혁명가는
아니었다는 말은... 좀 이해가 안간다....



돼지 잡아들이기를 읽는 동안에는 한적한 시골에서의 삶도 그리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 상황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정신적인 바탕이 갖추어져 있어야만... 어떻게 보면 별 일 아닌 집나간 돼지를
잡아들이는 내용일 뿐이지만... 돼지를 한낱 미물인 돼지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도 하나의 엄연한 정신을
가진 생명체로 여기고 상황을 담담하면서도 코믹하게 바라보는.... 뭐라고 해야 할까? 관조하는 그런 능력....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함께라면 이 세상의 무엇이든 경이롭지 않은 것이 있을까?



이런 환상적인 그가 미혼으로 죽었다는 것은 비극이다...불행하게도 형과 같은 여자를 한 번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집안의 진보적인 가풍을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청혼을 거절하게 한
모양이다... 그 이후로는 어떤 여자도 좋아하지 않았던걸까?  그녀가 누구였는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보는 대단한
눈을 갖고 있는 그의 눈에 들어왔다니 정말 멋진 여자였을 것 같다...궁금하다...궁금하다...어떤 여자였을까....



가을의 빛깔들은 소로우의 문체가 빛을 발하는 에세이같다....
난 사실 자연을 보고 별 느낌을 갖지 못했다...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는데...누군가가 단풍이 예쁘다라고 해도
그게 뭐가 그렇게 예쁜가 했는데...물론 노오란 은행나무 잎이 흩날리는 모습을 보면 좀 예쁘네 정도는 느꼈지만
하여튼...그의 글을 보고 감탄에 감탄에 감탄을... 그가 왜 한적한 전원에서의 삶을 좋아했는지가 이해가 되었다



한 소나무의 죽음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자연을 죽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물론 그걸 여태까지 몰랐느냐...알았지만...소로우의 담담하지만 설득력이 강한 글은 마음을 파고들어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계절 속의 삶은 신선한 자연과 계절을 그대로 느끼며 생생하게 사는 즐거움에 대하여 느끼게 했고
짧은 여러 글로 구성된 야생사과에 대한 글은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자연의 한 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경이로움과 기쁨을 느끼며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철학적인 깨달음까지 얻는 그런 글인데...이런 식으로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면 하루 하루가 아주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목인 시민의 불복종은 이 책을 구성하는 여러 에세이 중 하나의 제목일 뿐이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너무나 훌륭한 에세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소로우의 대표작인 <윌든>이 정말 기대된다



시민의 불복종을 제외한 다른 글들을 읽을 때 윤하의 '오늘 헤어졌어요'라는 음악을 반복재생하여 들었는데...
윤하의 노래 가사는 헤어짐에 대한 내용이니까 슬픈 내용인데도 음악 자체는 아름다워서? 책을 읽으며 듣기에
상당히 좋았다...원래 노래를 들을 때 신경 안쓰면 가사 내용이 거의 머리에 입력이 되지 않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기에...이 노래의 음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쓴 소로우의 글은 상당히 잘 어울린다....
아 그리고...책을 읽고 작가가 살던 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 경우는 드문데...이 책은 좀 그러하다...









시민의 불복종

정부는 기껏해야 하나의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가 거의 언제나 불편한 존재이고
모든 정부가 때로는 불편한 존재이다   (아...이런 식의 문장 너무 좋다...웃기면서도 정확한)


정부는 국민이 자신의 뜻을 실행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방식에 지나지 않지만 국민이 그것을 통해 행동을
하기도 전에 정부 자체가 남용되거나 악용되기 쉬운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 자신에게는 나무로 만든 총 같은 존재이다


정부는 어떻게 사람들을 쉽게 속일 수 있는가를 심지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스스로를 속이는가
를 보여준다


미국 국민이 타고난 어떤 기질이 이 모든 일을 성취한 것이다  사실 미국 정부가 방해만 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일을 이루어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다수가 아니라 양심인 그런 정부는 있을 수 없는가?


시민이 한 순간만이라도 혹은 아주 적은 정도라도 자신의 양심을 입법자에게 맡겨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양심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기계로서 자신의 육신을 바쳐 국가를 섬기고 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참다운 의미의 영웅 애국자 순교자 개혁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들의 양심을 가지고
이바지한다  그들은 필연적으로 국가에 저항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따라서 국가로부터 흔히 적으로 취급을
받는다  현명한 사람은 오직 사람으로 쓰이기만을 바랄 뿐이고


모든 사람이 혁명의 권리를 인정한다
폭정이나 무능이 너무 커서 참을 수 없을 때는 정부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정부에 저항하는 권리


단 몇 사람이라도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이 어디엔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전체를 발효시킬 효모이기 때문이다


허다한 사람들이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실질적으로 그것들을 종식시키기 위해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투표는 모두 일종의 도박이다
장기나 주사위놀이와 같다
단지 약간의 도덕적 색채를 띠었을 뿐이다


대중의 행동에는 덕이란 게 별로 없다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충성심으로
간접적으로는 자신들이 내는 돈으로 대리병을 한 사람씩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전쟁에 대해)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기라


악을 치료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방법을 받아들이자는 얘기가 있는데 나는 그런 방법들을 알지 못한다
그런 방법들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전에 사람의 목숨이 끝날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든 나쁘든 그 안에서 살기 위해서다


노예제도 폐지론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몸으로나 재산으로나 매사추세츠 주 정부를 지원하는 일을 지금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


단 한 명의 정직한 사람이라도 노예 소유하기를 그만두고 실지로 노예제도의 방조자의 입장에서 물러나며
그 때문에 형무소에 갇힌다면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시작이 아무리 작은 듯이 보여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 번 행해진 옳은 일은 영원히 행해지기 때문이다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역시 감옥이다
격리되어 있으나 실은 더 자유롭고 더 명예스러운 곳 매사추세츠 주가 자기에게 동조하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가두는 곳 노예의 나라에서 자유인이 명예롭게 기거할 수 있는 유일한 집이 감옥인 것이다


당신의 온 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 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라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무엇인가 하려고 한다면 당신 직책을 내놓으시오 라고
국민이 충성을 거부하고 공무원이 자기 자리를 내놓을 때 혁명은 완수된다


부자는 언제나 그를 부자로 만들어준 기관에 영합하게 마련이다


정부에 복종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복종의 처벌을 받는 것이 모든 면에서 잃는 것이 적다


나와 읍 주민들 사이에는 돌벽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나만큼 자유롭게 되려면 그보다 훨씬 더 단단한 벽을
넘거나 부수어야만 한다는 것 (소로우가 감옥에 갇혔을 때) 을 나는 깨달았다
그들(감옥 관리인)의 행동은 실수 투성이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의 가장 큰 소망이 감옥의 돌벽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의 명상의 문에 열심히 자물쇠를 잠그는 것을 보고 나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나의 명상은 허가나 방해를 받지 않으며 그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다시 나갔느데 나의 명상이야말로
정말로 위험한 존재였던 것이다


내가 지키는 법보다 더 숭고한 법을 지키는 사람들만이 나에게 뭔가 강요할 수 있다
나에게 돈을 내놓든지 아니면 목숨을 내놓아라고 말하는 정부를 만났을 때 내가 왜 황급히 돈을 내야 한단 말인가


나는 단지 정부에 충성하기를 거부하고 실질적으로 거기에서 물러나 따로 서 있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의 충성심이 어떤 결과를 맺는지 추적하는 일에는 관심을 갖고 있다


오히려 나는 이 나라의 법에 순종할 구실을 찾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언제라도 기꺼이 그 법을 따를 마음가짐이 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자유롭게 사색하고 공상을 하고 상상을 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현명치 못한 지배자나 개혁자가 우리를 치명적으로 괴롭힐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가들과 입법자들은 너무나 철저하게 제도 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분명하고 적나라하게
보지 못한다


정부는 피통치자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내가 허용해 준 부분 이외에는 나의 신체나 재산에 대해 순수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


입헌 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진보해 온 것은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향해 온 진보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할 수 있고 개인을 한 이웃으로 존경할 수 있는 국가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가져본다






돼지 잡아들이기

녀석은 내가 그것을 바라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돼지의 책략과 독립심에는 차라리 존경심을 갖게 된다
녀석은 자기 자신이기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의견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돼지가 가는 길 앞에 담이 하나 있다 그러나 그 담은 사람이 길을 막고 있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돼지 자신이
그쪽으로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이 돼지가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돼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돼지는 멀리 한쪽 구석에 배를 깔고 조용히 쉬고 있다  마음속으로 인간을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붓고 있으리라


돼지가 화를 내어 그 아이에게 무섭게 달려들 때만 집쪽으로 전진이 이루어진다
이러다가는 돼지를 집으로 채 몰고 가기도 전에 아이가 죽을 것만 같다


지난 금요일 오후 내가 잠시 외출한 동안 돼지가 또다시 우리를 빠져나가 강변으로 달아났다


우리 돼지는 원래 숲속에서 태어난 것이 틀림없으리라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뛰고 달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늑대라는 것이었다


돼지를 잡은 사람은 스패니얼 사냥개의 한 마리를 데리고 돼지를 추척했느데 그 개는 한 번도 돼지를 정면에서
몰거나 건드리거나 하지 않았다느 것이다 그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 개는 돼지의 진을 빼면서 돼지를 계속
몰아가다가 사람들에게 현 위치를 알려주곤 했다는 것이다







가을의 빛깔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뭇잎에 단풍이 드는 현상을 잎이 시드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 익은 사과를 썩은 사과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식물학자들은 이처럼 화려한 색조를 띠는 것은 산소의 흡수가 증가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처녀를 보면 나는 그녀의 장밋빛 볼에 관심을 갖지 그녀가 주로 무슨 음식을 먹는가를 알아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식성은 어떤 것이 익어가는 현상 즉 그것의 색깔이나 성숙도 완벽성 등을 보는 우리의 시야를 흔히
우리가 먹는 과일들로 한정시켜 버렸다


10월은 채색된 잎의 달이다
잎들이 화려하게 타오르면서 그 불빛이 온 세상을 비춘다 과일과 잎사귀들 또 하루 자체마저도 저물기 직전에
보다 선명한 빛을 발한다 저물어가는 한 해도 마찬가지다 10월은 한 해의 저녁 노을이며 11월은 그 이후의
땅거미라고 할 수 있다

꽃 단풍나무
한 그루의 나무가 농익은 즙으로 가득 찬 하나의 커다란 주홍색 과일처럼 보일 때 그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만약 이런 현상이 단 한 번만 일어났다면 사람들은 구전으로 이것을 후세에 전할 것이고 마침내 그 현상은 신화
속에 유입될 것이다






발췌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