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오늘도 나에게 리스펙트 - 김봉현

by librovely 2020. 7. 5.

 

오늘도 나에게 리스펙트                         김봉현                    2019      한겨레출판

 

남자

미혼

예술계통 종사자

이런 사람들이 에세이류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여자들이 쓴 글보다는 당연히 공감이 덜 되는 내용이 많긴 한데...

저자는 수필가의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매우 유머러스하다 생각하고 또 더욱 그렇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근데 유머라는 게 코드가 있는거라서 그런지 난 별로 그런 느낌 못 받은....ㅋㅋㅋㅋ

 

세상은 마냥 아름다운 곳이야 라는 헛생각에 빠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려고 하는 건 좋았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관계와 일상에 늘 농담을 동반하는 여유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사람을 볼 때 능력이나 성격보다 이걸 더 중요시할 때도 있다 웃기고 안 웃기고는 그 다음 문제

늘 농담을 동반하려는 자세 자체가 중요하다

 

무언가에 빠져들어야 공허해지지 않을 있고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데 마침 적당한 대상을 찾아낸 것

에 가깝다 말하자면 다른 사람이 아닌 너인 이유가 있기는 한데 널 좋아하는 이유도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난 언제 그랬냐는듯 너에게서 멀어질 거야 다른 좋아하는 걸 또 찾아내면 되니까

뭐 이런 거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음악이든 다른 무엇이든

 

날 좋아하고 나에게 열광하는 저 사람의 행위도 결국 저 사람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깨닫지

못할 때 비극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나는 목적이 아니라 삶의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기 위한 수단임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언제든 등을 돌릴 준비가 돼 있고 그것이 그들의 잘못도 아니다

 

누군가의 성취를 내가 계속 의식하고 있다면 또 누군가가 해내는 일에 내가 계속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바로 내가 지고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며 정신승리할 시간에 하루라도 빨리 자기객관화를 정확하게 한 후 무엇이라도 시작하는

편이 낫다

 

문제는 그들의 말이 사실도 아니라는 점이다 내 연봉의 절반도 안 될 것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위로해주었다니 당신이 그 회사를 앞으로 몇 년은 더 다녀야 내가 번 돈을 벌어 알아? 그들에게 악의 같은 건

없다는 걸 알기에 별다른 대꾸 없이 넘기곤 했다 또 그들이 나를 걱정하는 마음 그 원형질에는 고마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그들을 미워하지도 않는다

누군가 사회 통념에 의거해 보이는 것만으로 멋대로 규정하는 행동 그리고 차인을 향한 내리걱정을

연료 삼아 스스로의 삶에 양분을 붓는 어떤 행동양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12월 31일이다 아무도 만나지 않은 채로 이 글을 쓴다 누구라도 만날 순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대신 나와 진심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보는 밤이다

많지 않다

 

새해에는 변덕스럽거나 부정적인 기운을 품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끊을 생각이다

 

나는 왜 가끔 일부러 돌아서 집에 오는 걸까 나의 이 산책 시간은 때때로 뭉클하지만 그보다 자주 외롭다

어떨 때는 자해를 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 철저하고 정확한 고독의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나는

유일하게 나와 온전히 마주하고 나와 상의한다

얄팍한 외로움에 흔들려 내가 완성되는 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승환 <다만>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 수도 있지

 

많은 것을 고쳤다 내가 했으면 좋겠다며 네가 말하던 걸 거의 다 시작했다

사람을 잃고 글을 얻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어리석은 짓이 없다

 

집에 거의 다 왔는데 어떤 할머니의 허리가 보였다

우리집 앞에서 구부정한 허리로 재활용품을 모으고 계셨다

쓰레기 봉투를 풀어 그 안을 헤집고 계셨다

씨발 이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신혼집은 3층이었다 넓었다 내가 보기엔 거실이 있고 방이 4개나 있었다

하지만 녀석의 생각은 달랐다 여자친구는 이 집을 넓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바로 전에 살던 신혼부부도 아이가 생겨서 이 집을 떠난 거라고도 했다

세상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지만 오늘 하나 더 늘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녀서근 이케아 가구를 조립했다

요 며칠동안 하루 다섯 시간씩 혼자서 가구를 조립한다고 했다

녀석이 이 집과 가구를 마련하기 위해 돌려 막은 카드의 개수가 다섯장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을 해야 하느냐고 그러자 녀석도 바로 대답해왔다

신혼여행 갈 수 있잖아

휴대폰을 확인한 녀석은 여자친구에게 부재중 전화가 두 통이 와 있다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약간 초조해보였다

 

진중권이 패널로 나왔던 2007년 개고기 식용 관련 토론 영상을 오랜만에 다시 봤다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다른 나라와의 좋은 관계를 위해 이를 재고할 필요가 있고 이것은 일종의

예의라고 상대방 패널이 말하자 그가 한 대답이었다

왜 우리가 그래야 하죠? 자기를 포기하면서까지 예의를 지킬 필요는 없다고 봐요

 

김경주 시인의 에세이 <펄프극장>

 

박정민 인터뷰

그냥 한철이에요 또 제자리로 돌아가 생계와 싸우겠죠

 

언제쯤 나를 다 드러내도 내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인파 속에 날 지나칠 때

단 한 번만 내 눈을 바라봐

난 너를 알아볼 수 있어 단 한순간에

터무니없다고 생각한 구절 그러나 무엇보다도 믿고 싶었던 구절

제발 나의 세상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조규찬의 <CF>

짝사랑을 앓는 모든 대학생 남자들의 주제가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에서 조규찬은 사랑의 감정을 수학으로 재단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내가 널 나섯 번 볼 동안 너의 남자친구는 아마 겨우 한두 번쯤 만나는 게 고작일 테고

 

더 클래식의 <내 슬픔만큼 그대가 행복하길>

패배적인 보컬 녹음도 누워서 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왜 잘해주었나요

다른 사람에게도 언제나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