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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불온 서적 리스트

by librovely 2008. 8. 1.

1. 노스탈지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노래를 하더니, 순식간에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가 막힌 경험을 하였다.

2. 사회과학 르네상스

사회과학이 금서가 되는 시기가 돌아왔으니, 사회과학이 찬란하게 꽃피던 사회과학 르네상스가 정말로 오기는 올 것 같다.
금지된 것을 사랑하노라... 금지가 창작을 만들어주는 르네상스가 오고야 말리다.

3. 나쁜 사마리아인

장하준이 '나쁜 사마리아인'이 반정부-반미 항목에 들어갔다. 경천동지할 일이다. 장하준은 정확히 말하면,
중도 우파, 후기 케인주의자와 제도학파 그리고 독일 역사학파 그 어디엔가 있는 사람이다. 전세계 경제학계 최대의 경천동지할 사건이다.

막스 베버의 책이 맑스 책 아니냐고 잡아가던 그 80년대를 다시 회상하게 한다.

4. 그리고 반성한다

국방부의
금서 목록에 내 책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고 정말 깊이 반성하였다. =>ㅎㅎㅎ
이 시대착오의 세상에 너무 말랑말랑하게 쓴 것이 아닌가, 정말 마음 속 깊이 반성한다.

5.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가?

이 문명천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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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은, 반정부-반미 서적으로 분류되어 있다. 결단코,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장하준을 세계적 석학으로 만들어준 kicking ladder라는 표현은, 독일 역사학파를 만든 리스트의 표현이다. 리스트는, 반영 정도로 얘기할 수도 있는데, 독일이 경제발전단계가 다른 영국의 아담 스미스나 리카도처럼 하면 꽝된다... 그런 것을 표현한 말이다.

나쁜 사마리아인은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경제발전단계에서의 북남 구조 즉 동서구조의 이념이 해체된 시기에 북쪽 나라와 남쪽 나라 사이의 오래된 테제를 현재의 구조에서 재해석한 것이다.

그래서 반미는 아니다.

반정부인가? 반정부는 더더욱 아니다. 장하준이 좌파 경제학자들에게 가끔 욕을 먹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정부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몰아줄 수 있다는 소수설과, 재벌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나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사라지단다는, 다수설을 통해서이다. 즉, 경제학자 중에서는, 좀 억울하겠지만, 친재벌로 가끔 몰리기도 한다.

게다가 네오 캠브리지안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정부의 역할을 여전히 중요 축에 넣고 분석하는 케인지안의 사유도 강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반미'가 군부에서 지식의 기준으로 채택할 적절한 기준인가 하는 점이다. 반정부는 그렇다 치고, 반미가 군대에서 적절한 용어일까?

최근의 반일, 예전의 항일, 그리고 명박의 당일(일본에 당하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반일은 문제가 없고, 반미는 문제가 되는 것인가? 이런 기준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문제다.

2. 프레시안북의 <삼성 왕국의 게릴라들>

이 책은 발간될 때 추천사에 대한 부탁이 와서, 짧은 추천사라도 쓰기 위해서 꽤 자세히 읽어본 책이다.
군부는, 이 책이 반자본주의라서 문제가 된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이 책은 반삼성이고, 그것도 삼성 망하라기 보다는 '정상 기업'으로서의 삼성에 대한 염원이 더 강한 책이다.

삼성=자본주의, 이런 것인가?

게다가 군대에서 반자본주의라는 용어가 기준이라는 것도 이상하다. 헌법 어디에도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나오지 않는다.

<삼성 왕국의 게릴라들> 그 어디에도 시장 사회가 문제라고 하는, 그런 심오한 문제의식은 없다. 이건희가 문제라고는 자주 나온다.
군부가 차라리 헌법을 바꾸거나, 국가의 정의를 바꾸지?

국가는 국가는 국민, 국토로 이루어진다는 표현은 보았지만, 여기에 추가하여 자본주의로 구성된다고 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군부는 국민들이 구가 운용방식을 정하면 여기에 맞추어서 국가를 지키는 일이 임무이지, 어떤 의미이든 체계를 지키는 것이 임무는 아니다.

3. 세계화의 덫

<세계화의 덫>이 한참 유행할 때, 이거 말고 좀 진지한 좌파 경제학자 버전으로 세계화에 대해서 논한 것이 없느냐는 부탁을 받아서, 나도 관련된 세계화 책 하나를 번역한 적이 있었다. 블라드미르 앙드레프의 책이었는데, 불행히도 1,000년 전에 절판되었다. (참고로 지금 준비 중인 '문화경제학'은 앙드레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쓰게 된 것인데, 앙드레프라는 사람이 내가 유학을 가기 전에 지도교수로 찜 해놓았고, 결국 내가 유학을 가고싶다는 충동을 만든 바로 그 사람이다.)

<세계화의 덫>은 기계적 세계화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서 얘기하는 책이지, 자본주의 그 자체의 심층을 건드리는 책이 아니고, 반 자본주의의 항목으로 묶일 수 있는 책이 결코 아니다. 죄라면, 유사한 세계화에 관한 책 중에 가장 잘 팔린 책이라는 점 아닐까?

4.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

이 책이 왜 금서인지에 대해서, 어떠한 합리적 이유도 찾아보기 어렵다.
군인들이, 권정생 선생의 책까지 보았다는 점에 대해서, 그 대단한 학식에 대해서 찬사하는 바이다.
하여간 돌아가신 권정생 선생이 무덤에서라도 흐뭇해하시기는 할 것같다.
더불어 최근 운영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녹색평론사에도 홍복이다.
군부의 금서 소동 덕분에, 녹색평론 살림살이에 약간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다.
하여간 군인들의 알뜰하신 보살핌에, 그저 감읍할 뿐이다.

5.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이게 북한 찬양인가? 넣으려면, 반정부라고 하면 여기에 글 쓴 사람들 대부분 정부 싫어하니까 말이 되기는 할 것 같은데, 북한 찬양이라는 분류는, 내 짧은 머리로는 이해 불가능이다.








우석훈 블로그에서 퍼온 글  
http://retired.tistory.com/301



불온서적이라.... 근데 왜 읽고싶어지는걸까...
어떤 내용이길래 불온하다는 평가를 받은걸까?
근데 이건 불온한 내용이다 아니다를 누가 결정해? 누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 걸까?
정보는 다양한거고 생각도 다양한거고 그것을 보고 받아들일지 말지를 정하는 건 자유 아닐지...
다 큰 성인인데 말이지...


이런 리스트를 정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국민들을 좀 바보로 보는 모양이다.(난 살짝 바보긴 하지만.ㅋ)
북한 찬양하는 글을 읽으면 아무 판단기제 없이 넙죽 받아들이고 빨갱이가 되는 줄 아는 모양...
멀쩡한 성인이라면 그런 글을 읽으면 뭐 이래...이러면서 더 안보교육?이 강화되는 효과를 낳지 않을까?
아닌가....물론 내세운 이유야 저런 걸지 몰라도 그 숨은 의도란...대강 짐작이 가지만...


하여튼 내용이 아주 궁금은 하지만 불온서적이니까 안 읽겠습니다. 라고 써 놓아야겠다.
난 사실 저런 리스트와 같은 류의 글을 보면 무섭다는 느낌이...불온서적이 무섭느냐...그게 아니고..
저런 목록을 만들어서 제시하는 그 자체가 공포감을 준다는 것...



하여튼 나는 저런 불온한 서적은 절대 읽지 않겠습니다.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