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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 안혜연

by librovely 2022. 11. 7.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안혜연                    2018                      상상출판

 

그냥그냥 재밌게 읽었고 읽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왜 기억이 안나지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인데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가고 그랬지만 단 한 가지는 그러하지 못하였다

저자는 여행다니며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그러하였던 거 같다 추억할 누군가도 있는 것 같고 

내년 겨울 쯤에는 어딘가 나도 혼자 갈 것 같은데 난 아마 그때도 지독하게 혼자 다닐 것이다

그게 나니까 ㅋㅋㅋㅋ 나다움을 찾는 여행 ㅜㅡ 나를 이젠 잃어버리고 싶다 

끄읏

 

 

 

 

혼자 여행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평소에 없던 대담한 용기가 여행할 때만 솟아서? 단지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다

 

혼자 여행하면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내 감정과 몸만 잘 추스르면 되니까 간단해서 좋다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겪어보고 발견하면서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남들과 다른 일상을 보내는 게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견디고 넘겨야 하는 고비다 하지만 낯선 바람을 따라나서 보면 단번에 안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는 걸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인생은 그럭저럭 잘 굴러간다는 걸

 

지금으로부터 20년 뒤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로 후회하게 될 것이다

닻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에서 나와 항해를 시작하라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하라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

 

물론 무언가를 보러 갈 때도 있다 호기심 일거나 어떤 장면을 보고 마음이 동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보지 않아도 흡족한 게 여행이다 왜 꼭 뭘 봐야 한다고 생각할까

 

시테섬 끝에 툭 튀어나온 삼각형의 광장 베르갈랑 공원

나의 페이보릿 공원  공원 끄트머리까지 저벅저벅 걸어가 축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걸터앉는다

어느 날은 나무 그늘에 누워 낮잠을 청하고 어떤 날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나른한 오후를 보냈다

파리에서 수년을 보낸 헤밍웨이도 이 공원을 아꼈다 

맑은 날이면 포도주 한 병과 빵 한 조각 소시지를 챙겨 강변으로 나가 햇볕을 쬐면서 책을 읽었다는 그

 

프랑스에서는 밀가루 물 소금으로 만든 것만 빵이라 칭한다 빵을 가리키는 말이 세분화돼 있다

주식으로 먹는 바게트는 규격과 가격이 정해져 있다 치열했던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가까스로 탄생한

평등이 빵에도 적용된다 가난한 사람도 가뿐한 마음으로 바게트를 사 먹을 수 있도록 정부가 값을 매기고 

통제한다 

 

코끼리가 딴짓을 하려고 하면 몰이꾼이 뾰족한 쇠꼬챙이로 머리를 쿡쿡 찍어댔다

미안한 감정이나 죄책감 따위는 없는 듯 보였다 이 일을 겪은 후로 동물을 타지 않기로 했다

재미 삼아 동물을 타거나 학대까지 해가며 벌이는 동물 쇼 따위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태국 북쪽 지방애서는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한 끔찍한 의식을 치른다 어린 야생 코끼리를 어미에게서 강제로

떼어낸 뒤 아기 코끼리 한 마리가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틀을 만들어 코끼리를 몰아넣는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고 때리는 일을 ㅇ인정사정없이 반복해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게 만든다 

코끼리에게 행해지는 잔혹한 학대 파잔 의식이다 

이 과정에서 피 흘리며 죽어가는 코끼리가 있고 평생 정신 장애를 겪는 코끼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