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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by librovely 2015. 6. 7.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2010              문학동네

 

2년 전쯤 이 책을 빌려왔었고 앞부분 조금 읽었었다 책이 두꺼워서 부담스럽긴 했지만 읽기 시작하니 문체도 명랑

하고 좋았는데 반납일이 임박해서 반납하고 잊고 있다가 한 달 전에 빌려다 놓고 또 안 읽고 재대출...해서 이번

에는 마음먹고 끝까지 읽어보았다 소설은 이상하게 자꾸 읽다가 만다...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도 2권까지 읽다가

멈췄고 이미 내용이 가물가물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왜 이러는건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소년을 위로해줘...마냥 명랑한 성장소설은 아닐거라고 기대했다 어른도 살기 힘들지만

청소년기 또한 살기 쉽지는 않지 않은가 구체적인 빛깔이야 다르겠지만 살아오는 어느 순간 순간 버겁지 않은

때는 없었던 것 같다 다 제 나름의 감당해야할 것들이 있는거고...그런 것들이 쓰여있는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다

시작 부분이 참 좋았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지게 만들면서도 뭔가 상큼한 기분을 줬다...추운 날 어딘가로

달려가 보는 그런 설정도 좋고...그런데 의외로 이야기는 주인공 남자인 연우가 우연히 채영이라는 여자애를 알게

되고 좋아하는 내용이... 그게 뭐 나쁘지는 않았다 이미 나이가 많은(?) 작가가 어떻게 그 시기의 아이들에 대해

그려낼지 궁금했는데 둘의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들은 상당히 잘 써 놓았고 읽으면서 즐겁고 설레게 간접경험...

그 나이 때에 주인공처럼 그런 두근두근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역시나 가진자들의 몫인거겠지... 역시나 주인공

채영이는 예쁨... 예쁜 것들만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라고 잠시 주접을 떨어보고...ㅡㅡ;

 

하여튼 그 둘이 친해지고 뭐 그런 부분은 재미있었는데 그런데 솔직히 다른 캐릭터들이 너무 어색했다 나에게는...

일단 신민아씨...이름부터 자꾸 연예인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거야 상관없고...하여튼 그런데 엄마가...뭐 엄마

이기 이전에 여자 내지는 하나의 인간이라는 설정을 하고 싶었던걸지도 모르지만...뭔가 미성숙한 느낌이...

그게 아들에게까지 그런 식이고...또 아들 친구가 동안인 친구 엄마를 좋아한다는 설정도 너무 억지스럽고...

뭐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야 괜찮았지만...그리고 그 엄마의 말투나 행동 패턴이 너무 오글거려서...

그리고 태수...독고태수...캐릭터도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드는...전혀 현실에서는 많이 볼 수 없지만 이런

책이나 영화에는 종종 등장했던 것도 같은 그런...? 어쨌든 아쉬웠던 건 그런거였다... 캐릭터가 독특하긴 한데

그게 되게 뻔하다는 묘함... 그리고 뭔가 오글오글거림이 있어서...랩을 하고 그 안에서 자유를 찾는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말이긴 한데 그런 느낌이 소설 안에서는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른 건 다 좋았다...

 

은희경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글을 참 잘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장편 소설의 경우 중간중간 괜히 양을

늘리려고 쓴건가 싶은 지루하고 없어도 될것만 같은 부분이 좀 보이기도 했던 거 같은데...(라고 쓰면서 이런

소리 할 주제가 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하여튼 이 소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쓰여있는 이야기들이 촘촘

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근데 뒷부분에서 번잡하게 딴 생각하며 읽어서 그런지 좀 이해가...

왜 채영이랑 연우 사이가 그렇게 갑자기 나빠진거지? 채영이가 민기훈을 잊지 못하는 상태였던건가...내가 어느

부분을 빼먹고 읽었나? 하여튼 둘 사이가 애매해지는데 그 부분을 잘 모르겠다...그리고 사실 처음에 둘이서 좋은

감정이 생기는 부분도...연우야 일단 외모를 보고도 좋아했고 여러가지 호기심 유발 장치가 있어서 관심을 갖다가

그렇게 된 거 같은데 덤덤한 것 같았던 채영이는 연우의 어느 부분을 왜 좋아하게 된건지 언제부터 그런건지가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뭐 그게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되는거라서 그런거겠지,...내가 뭘 알겠어....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좀 그랬는데...중후반부까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그러니까 뒷부분에서 사고를

치는 장면 그런 것들이 그냥...별로 썩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하여튼 그렇게 태수의 죽음과 채영의

부상으로 청소년기 이야기가 끝나고 나중에 그러니까 2~3년 후쯤 되려나 둘이서 둘의 매개체였던 그 가수의

쇼케이스에 가서 우연히 재회하면서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로 끝이 난다..그런데 그 가수가

민기훈인건가?

 

카프카...카프카가 나온다...채영이가 카프카를 좋아했던건데...그런 설정은 참 좋았다...좋네 좋아 그냥 좋다

하여튼 재미있게 읽었고 그 나이에 가능한 상황이나 감정들을 세밀하게 잘 그려놓아서 오랜만에 즐거운 간접

경험을 한 것 같다...큰 스토리는 좀 그랬지만....사실 내가 기대했던 건 저런 독특한 주인공들이 아닌 나처럼

조용히 구석에 찌그려져서 제 나름의 인생을 꾸역꾸역 살아가던 그런 지독하게 평범한 애들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다 10대 후반...머리로 자기 생각은 어느 정도 하게 되는데 현실은 내 맘

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그걸 어떻게 극복할 수도 없는 그런 난감함이 있는 시기...무력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들은 자기 맘대로 많이 했던 것도 같은데...

그 나이라서 느낄 특유의 힘듦도 있지만 또 그 시기에만 가능한 감정이라는 것도 있는거고...재앙이자 축복인??

 

재미있게 읽었다고 앞에도 써 놓았는데 분명 재미있게 읽었는데 또 읽는 게 왠지 쉽지는 않은 요상한 기분...

으로 읽음... 그 이유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왜 힘들지? 이유도 없이...

어쨌거나 소년 소녀에게는 분명 위로가 필요하다

내 소녀 시절(이라고 쓰니 뭔가 이상하네...소녀 하면 괜시리 채영이처럼 여리여리하고 예뻐야 할 것만 같은...?

그럼 나는 소녀시절이 없었던거구나...)

하여튼 없었지만 있었던(?) 내 소녀 시절에도 위로를!

 

다 읽고 나서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고등학생이고 누군가 좋아한다면 이 책 선물해도 괜찮겠구나...

물론 이 책을 선물하자마자 세상의 모든 근심을 다 짊어진 표정으로 단호하게 반사! 를 외치는 남자아이의

 얼굴도 연달아 상상이 되는거고...ㅡㅡ;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어쩐지 그전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주변의 공기가 낯설고

어색하고 귀가 멍한 느낌

 

선로를 이탈한 시간은 문득 휘어졌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다시 궤도로 들어섰지만 분명 그전과 같은 시간은

절대 아닌 것이다

 

내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그게 관계를 가볍게 만들어주거든 누구나 짐을 지는 건 싫어하니까

약간 멀리 있는 존재라야 매력적인 거야 뜨겁게 얽히면 터져

 

그래도 알고 싶다

그애에 관한 것이면 뭐든지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아는 것만으로도 조금쯤 가까워진 기분이 들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흘러가면서 잠깐씩 서로 스치고 스치는 순간 다시 각자의 방향으로 튕겨져나가는 걸까

 

내가 그때 어떻게 해야 했었는지 왜 그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걸까

다른 사람에게는 간단한 문제가 왜 나에게는 어려운걸까

지금 나는 변명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후회를 하고 있는 걸까

 

너는 내 말을 진짜로 듣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여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이애는 아무것도 모른다

너를 우리 학교뿐 아니라 우주를 통틀어 가장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는 식의 순진한 생각 따위는 절대로

발설하지 말아야 할텐데

 

하루종일 잊고 있었는데... 채영에게 카프카의 책을 갖고 있다는 말은 어쩐지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때 나는 왜 미리 작별에 대해 생각하는 걸까

왜 나는 이처럼 쉽게 슬픈 생각에 빠지곤 하는 걸까

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쪽으로 이렇게 상상력이 발달돼 있는 걸까

 

사람의 감정이 지속된다는 걸 안 믿게 된 거

 

내가 무얼 할 수 있지? 아무것도.

뭐가 잘못된 걸까? 모르겠다.

 

우리가 가장 가까워진 순간이란 이제부터 멀어져야 하는 시간이 시작된다는 뜻 아닐까

 

둘은 일생 서로를 찾지만 끝내 못 만날 수도 있어 그런데 실은 못 만나는 게 아니라 몰라보는 거야

반드시 몇 번은 만나도록 신이 몸속에 자석 같은 장치를 넣어놓았거든 그래서 어느 날 길을 가는데

반대쪽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어 서로 엇갈려서 그냥 지나쳐버리지 그런 다음 웬일인지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거야 (이 부분에서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모든 게 조금 전과 똑같다 진짜 일어난 일일까 그냥 내가 상상한 걸까...

 

누군가를 좋아하면 시간은 둘로 나뉜다

함께 있는 시간과 그리고 함께 있었던 시간을 떠올리는 시간

 

어떤 좋아하는 마음이라도 변하게 돼 있어 그걸 받아들인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불편한 일이야

 

우리의 미래는 또 어디를 향해 선을 그으며 흘러갈까

누구의 선과 포개졌다 나뉘었다 하며 나아가게 되는 걸까

 

내가 원하는 것 그것이 처음부터 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었다는 느낌도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무엇 때문에 화가 나 있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내가 원하는 것들로부터 자꾸만 도망치게 만드는 것일까

 

어딘가에 나와 같은 것을 보도록 태어난 아이가 있지 않을까요 오직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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