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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은희경

by librovely 2013. 11. 26.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2007           창비

 

은희경 책에 관심이 생겨서 두 권 빌려왔다

두 권 다 너덜너덜 오래된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빌려갔던 모양이다

이 책 또한 읽은 지 오래되었고 단편인데 내용이 영 기억이 안난다

나는 아직 소설책을 읽을 수준이 못되는 것일까? 상상력 부족일까? 영화는 이 지경은 아닌데 소설은 정말 내용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한 권을 끝까지 읽고 읽고 나서 바로 써봐야겠다...

 

단편이고 생각했던 그 한국 현대 단편소설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한다면...

뭔가 냉소적인 느낌도 들고 무덤덤한 느낌...일상의 가식적인 친절함을 걷어낸 그런 모습같다고 해야하나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나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지는데 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나도 모르겠다

하여튼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첫번 째 단편 의심을 찬양함은 가장 쉽게 읽었다

운명 어쩌고 하며 갖다 붙이기...에 대한 복잡한 꽁트같은 느낌이...

그런 거라도 잡고 늘어지고 싶어하는 인간 심리의 나약함...내가 진짜 저 사람이 좋은 건지 조차도

확신하지 못하고 우린 이래서 운명일거야...따위에 집착하는...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가 가장 재있었다

살찐 주인공 그리고 부모님이 이혼을 했던가? 아 기억이 안나...하여튼 살의 문제와 함께 자기 존재의 근원?

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원치 않아 태어난 인생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는 누나가 죽었음에도 자신을

태어나게 한 부모에 대한 역겨움을 토로하기도 하고...읽다보니 그렇네...하는 생각도 들고...음

그러니까 유산을 한 경우 그 아이를 잊지 못해 바로 다음 아이를 임신한 경우...

우리는 쉽게 아...그래서 그랬구나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거꾸로 그런 것을 역겹게 생각한다...

그런거겠지

누군가를 너무 사랑했고 그 상처가 정말 크다면...우린 그 빈자리 때문에 바로 다음 사람을 만나게 될까?

그건 아닐테니까...물론 자녀와 연인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연인은 유일무이해야 하는 존재고 자녀의

경우 그런 것은 아니니까? 하여튼 새로운 시선이 재밌고도 무서웠다...

 

내용이 기억도 안나고 그래서 주제도 모르겠고 기억이 나도 주제파악이나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책 좋다...라는 느낌은 기억난다

 

 

 

 

 

 

 

[의심을 찬양함]

공교로운 일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생각하지요

이게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적인 메시지일까

당신은 두 번째를 택한 겁니다

 

 

우연이 반복된가고 거기에 운명적이라는 의미를 둔 거잖아요

 

우리가 계획을 세우는 동안 발생하는 우연이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라는 존 레논의 말을 당신이 들어보았는지

모르겠군요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아버지는 내가 뚱뚱한 아이라는 걸 가장 못마땅해했을 것만 같았다

순진하고 영민한 아이와 함께라면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만 심술궂거나 아둔해 보이는 뚱뚱한 아이는

자신의 실수와 한때의 어리석음을 환기시켜주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뚱뚱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증명해 보이려는 일종의 보상심리로 클래식 장르에 집착한다고

말한 것은 B였다

 

B는 자신의 태어남에 대해 농담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삶은 그런 식으로 비루하게 이어지는 거고 우리는 아버지들의 위선 속에 세상을 배우는 거잖아

-글쎄 내가 싸늘하게 대꾸했다 너하고 난 달라 네 아버지는 너를 얻기 위해 잠시 커튼 뒤로 들어갔지만

우리 아버지는 나를 원한 적이 없어

 

 

[지도 중독]

M은 남과 다른 것을 두려워한답니다

다수와 분리돼 있으면 불안함을 느끼는 거예요

왜냐하면 분리된 자아가 되는 것 즉 다른 사람에게 대항해서 자신을 주장하는 개인이 되는 것이 9번

유형에게는 가장 두려운 일이거든요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서두르지 않아도 출근 전까지 피트니스 클럽에서 새벽 운동을 마치고 커피와 샐러드를 곁들여 간단한

아침식사를 할 시간은 충분했다 꼭 필요한 일만 하면서 살면 확실히 일과가 규칙적이 된다

 

세상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쩌면 틀을 갖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삶의 메뉴얼 말이다

분명한 것은 세상일이 놀랍지 않게 생각되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이다

 

어느정도 정점에 이른 사람은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지 몰라도 더이상 자신의 속에서 미지와 신비를 끌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두려움도 없지만 설렘 또한 없다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또한 행복한 것도 아니다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늙어가는 사람들은 자기연민이 많고 따라서 점점 고독해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무척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래도 난 말이야 앉은 채로 끝나버리고 싶지는 않았어

한번쯤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봐야 하는 거 아냐?

아직 그 정도 시간은 남아 있겠지?

 

우리는 한때나마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을까

 

잘 가라 내 청춘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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