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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유럽 카페 산책 - 이광주

by librovely 2007.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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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의 멋스러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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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카페 산책              이광주         2005'         열대림

 

 

 

 

카페...

유럽 카페...

카페 문화가 발달한 유럽의 카페에 대한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즐겁다... 지난 번에도 유럽의 카페 기행 책을 읽었었고

또 유럽 여행에 대한 책을 통해 카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한 몇몇 카페는 익숙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지루했냐고? 전혀...

 

 

이 책의 저자는 상당히 나이드신 교수님이시다...

명예교수라면 이미 퇴직을 하신 걸까?

참 멋지게 나이드신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앞날개에서만난

저자 사진이 책의 내용이 괜찮을 것 같다는 이미지를 주었다.

물론 젊은 스타일리쉬한 남자가 앞날개에 등장했더라도 나쁘진

않았겠지만 아니 좋았겠지..ㅎㅎ 하여튼 그랬겠지만 또 그와는

다른 분위기가... 나이가 지긋하시기에 뭔가 깊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

 

 

카페...는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그런 나이든 것과는 뭔가 안 맞는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나이와 낭만적인가의 상관관계는

그다지 큰 것 같지 않다... 그냥 그 사람 자체가 어떤 사람이냐의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고 나이든 할아버지를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나이들어도 좀 생활에 찌들다 못해 세상을 무감각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참 비참하다는 생각...난 그러기 싫다는 생각...

아니...난 이미 생활에 찌들어 세상을 무딘 감각으로 바라보는지도...

 

 

하여튼 할아버지 교수님께서 쓰신 유럽 카페에 대한 책인데...

역시 읽어보니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다. 예상이 딱 맞았다....

저자의 카페에 대한 많은 지식이 잘 녹아든 책이다.

유럽 각 나라의 유명한 카페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 나라의

커피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영국의 카페 문화는 좀 독특하게 느껴졌다.

카페라고 안하고 커피 하우스라고 해서 그런가?

대학가에서 먼저 생긴 것도 그렇고 애프터 눈 티라는 문화도

그렇고...애프터 눈 티라고 하니까 우리나라 홍차 카페인

티앙팡의 애프터 눈 티가 생각난다... 안 먹어봤는데....

갑자기 가고싶어진다... 쿠키랑 함께 이쁘게 나온다던데...

 

 

우리나라 카페 문화는 어떤걸까?

원래 예전에는 다방? 이었나? 다방도 카페라고 볼 수 있나?

카페란게 뭘까? 커피 마시는 찻집이 카페인가? 그렇다면

다방도 카페겠네...ㅎㅎ 근데 좀 의미가 다르지....

 

 

카페가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많이 생긴걸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내가 고등학교 때 처음 카페에

가 본 것 같다... 동네에 커피 전문점이라고 푹신한 소파가

놓여져 있고 벽면은 통유리이고 나름 간판도 깔끔했던 것

같다... 커피랑 쉐이크랑 빙수 아이스크림 파르페 이런 걸

팔았던 것 같고... 대부분이 데이트 장소로 사용했겠지...

90년대 초반에 쟈뎅? 이라는 커피 체인점도 많이 생겼던

것 같고... 그 이전은 전혀 커피점에 관심이 없었기에 잘

모르겠다...

 

 

하여튼 예전에는 데이트용 공간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물론 데이트 공간이기도 하지만 여자끼리 혹은 남자끼리

혹은 여러명이서 혹은 혼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은 아마도

혼자 가서 소일을 한다는 게 아닐지...

그러니까...음 우리나라 카페는 스타벌레들 회사에서 강조하듯

제3의 공간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유럽에서는?

 

 

유럽에서 카페란 정치적 철학적 문학적 담론의 장역할을 했던

모양이다. 철학가와 사상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작가들이

글을 쓰던 공간... 카페는 상당히 지적인 향기가 가득한 공간이

었던 것 같다...멋지다~  유럽 문화 발전에 카페라는 공간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커피를 마시며 철학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너무 멋지다...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구경만 했겠지만...ㅎㅎ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이야기도 상당히 재밌었고

카프카의 이야기도 좋았다... 카프카....

이 작가들의 삶에 관심이 생긴다...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카페를 좋아하거나 혹은 카페를 개업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카페 매상 올리는 법 따위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지만 카페에 대한 이상(?)을 정립하기에는

좋을 것 같다... 카페 개업하는데 무슨 이상씩이나??

뭐 그래도... 난 이 카페가 이러이러한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어~ 정도의 생각을 만들어주지 않을지...

 

 

하여튼 좋은 책이다~~

카페의 역사에 대해 일상적 수준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문제는 그 곳에 가보고 싶어져서 좀

괴롭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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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나 차가 유럽에 전래된 것은 17세기이며 카페가 생겨난 것은
그 얼마 뒤 17세기 중엽에 이르러서이다. 카페의 기원은 커피 문화의
시배지인 이슬람 세계 터키의 이스탄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담론과 사교의 문화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아니 유럽 최초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말이 많았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모두가 다변이다.
말은 담론과 사교로 이어졌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담론의 학문인
철학은 말의 학문인 수사학과 함께 교양의 핵심을 이루었다.

 


살롱의 철학화를 불안한 예감을 안고 바라보았으나 문학과 철학의
탁월성에 날로 끌려들어갔다.

 


우리는 왜 카페에 찾아가는 것일까? 그곳 커피나 차가 좋아서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는 카페가 좋아서 그저 거기에 가고
싶어서 카페를 찾는다. 카페에서는 카페 자체가 커피보다 훨씬 주요
하다.

 


카페에 들어설 때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일터와
가정이라는 잡스러운 일상성으로부터 해방된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잊은 익명의 개인이 된다.

 


프랑스풍의 지성 에스프리란 카페나 살롱에서의 다변의 산물이 아니던가

 


카페 프로코프는 살롱이 꽃피운 17세기 취미의 문화를 귀히 이어 받으

면서 진실과 여론의 메신저, 자유롭고 유연한 지성, 즉 프랑스적 에스프리

의 주요한 모태이자 요람이 되었다.

 


카페 드 플로르는 카페 되 마고와 더불어 파리 카페 문화의 황금시대를
연출하였다.

야간비행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언제나 부인을 동반하였다.
조각가 자코메티 그밖에도 플로르의 신비로운 참가자 반열에는
피카소, 헤밍웨이. 카뮈, 앙드레 말로, 롤랑 바르트도 끼어 있었다.

 


사르트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보부아르와 나는 플로르를 주거지로 만들었다. 거기서 우리는 오전9시

부터 정오까지 원고를 쓰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갔다가 2시에 돌아와서

4시까지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는 오후 4시

부터 8시까지 원고를 썼다. 우리에게는 플로르가 집이었다.

 


사르트르와 함께 온 여성은 사르트르와 생애의 동반자가 되는 제2의 성

저자 보부아르다. 서로 자유로운 주체로서 어디까지나 상대에 대해 타자

로서의 여자와 남자의 관계, 자유로운 우애의 관계여야 한다는 제2의

성의주장을 그대로 실천한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이 계약부부는 플로르

근처에각기 다른 자신의 아파트를 매일 거의 같은 시간에 나와 따로따로

플로르에모습을 나타냈다.

 


영국은 식사에 절망한 민족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음식이 맛없기로 소문난
나라이며 그래서인지 앵글로색슨은 유럽에서도 가장 주정뱅이였다.
어느 국민보다도 절제의 미덕을 지녔던 영국 국민

 


영국 최초의 커피 하우스는 1650년 대학의 거리 옥스퍼드에서 탄생하였다.

 


커피 하우스에서 그들은 문학적 사고를 자유롭고 세련된 문체로서 펼치는
것을 배웠다.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자기 정신을 훈련하는 사람은 독서에
의해 이해력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보다 유연하고 민감하다.

 


시계가 오후 4시를 치면 6시까지 영국 내의 모든 가정의 주전자가 한꺼번에
펄펄 즐겁게 소리를 내고 도자기 찻잔을 테이블에 나란히 놓고 설탕을 넣어
짤그랑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애프터 눈 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장소가 사람을 닮는 것인지 혹은 사람이 장소를 닮는 것인지 알 수 없다만
나는 서로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페 첸트랄
그 곳에 사는 사람은 대부분 혼자 있기를 바라면서도 그것 때문에 동료를
필요로 하고 인간에게 적의를 품으면서도 격하게 사람은 찾는 부류이다.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으면서도 그 무관계가 관계라고 여겼다.

 


빈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아인슈패너라고 말해야 한다.
아인슈패너란 말 한 필의 마차라는 뜻이다.
커피가 마시고 싶은데 말의 고삐를 놓을 수 없는 마부들을 동정하여
함 카페 주인이 커피 잔에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설탕과 생크림을 듬뿍
넣어주었다. 이후 그 커피는 아인슈패너라고 불리게 되었다.

 


프라하의 카페 아르코
카프카는 체코인이면서 유대계 독일어 작가였다.
독일계 유대인이면서 체코 국민으로 태어난 그 자신의 부조리한 삶의 구조
일정한 모국이 없다는 카프카의 치열한 부재의 의식
전체라는 부조리한 힘을 감당해야 할 인간 개체의 실존적 불안과 고독
혈통으로부터도 평생 이방인을 면치 못했던 카프카는 글을 씀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던가
당시 프라하의 가장 큰 카페이며 독일계 시민의 사교장이었던 콘티넨탈도
그가 즐겨 찾던 카페이다. 카프카는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뒤 밤에
집으로 돌아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그가 가장 동경하는 글 쓰는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카프카가 연인 미레나를 처음 만난 곳도 바로 아르코였다.
은행원의 아내였던 미레나는 카프카의 작품을 체코어로 번역하기로 기대

하고 그 일로 카프카를 만났다. 그 무렵 파탄으로 향해가는 결혼생활을 청산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저널리스트이며 번역가이기도 한 13세 연하의

미레나와 미완으로 끝난 연애는 이 실존주의 작가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주제로 한  필생의 대작 성을 낳게 해주었다.

 


좋은 카페란?
그것은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다를 테지만 집 가까운 곳 이웃에
혹은 자주 거니는 산책길에 들를 수 있는 자기만의 카페가 있다면
그곳이 가장 좋은 카페이며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축복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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