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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자유에서의 도피 - 에리히 프롬

by librovely 2008.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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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서의 도피                               에리히 프롬            1998'         범우사



이 책은...

작년 홍대앞에서 열린 북페스티발? 뭐라고 하더라...?

하여튼 거기에서 반값에 샀던 책 3권 중 하나이다.

난 원래 집에 있는 책이나 새로 구매한 책은 잘 안 읽는다.

뭐 책을 별로 사지도 않지만...

 

 

 

이유는?

아무때나 볼 수 있으니까 급할게 없다는 이유...

그런데 왜 읽게 되었나?

이유는 대출증을 잃어버린 상태라서...

오늘 아침 다행이 찾아서 책을 빌릴 수 있었지만...

(서랍의 가장 깊숙한 면에 세워져서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하여튼 아침 출근길에 미친듯이 서랍을 뒤지다가 짜증을

한바탕 낸 후 (절대 밤에 미리 찾아보는 일은 없다...꼭 아침에...)

출근하기를 며칠 반복한 후 체념하고 집에있는 책을 들여다

보기로 했는데...그 때 눈에 들어온 책이 이 책이다...

 

 

 

에리히프롬...

난 에리히 프롬의 글이 좋다...

난 심리학 분야의 책에 일단 흥미를 잘 느끼기에....

사회학과 심리학이 뒤섞인 에리히 프롬의 글이 재밌게 느껴진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쓰신 글은 평생 글쓰기로 먹고 사신?분들이라

그런지 글이 아주 논리적이고 명쾌하기에 읽기에 좋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제목이 끌리지는 않았다...

재미없어 보이기도 하고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미뤄놓고 손을 안 댄 책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열어서 앞부분을 읽어나가면서 참 적절한 타이밍에

읽기 시작했다고 감탄을 했다...

 

 

 

자랑은 아니지만....아니 망신스럽지만....

요즘 난 참 사는게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여유로운 주말에 강하게 드는 생각....공허하다아~)

내가 뭔가 뒤쳐지고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었고...

(나는 모아놓은 돈도 없고 차도 없고 남편도 없고 아이도 없고

학벌도 안좋고영어도 못하고..외모도 삐리리하고 나이도 많고

인간관계도 좁고상냥하고 밝은 성격도 못되고 가끔 버릇도 없고...

이런 내용이라면 끝도 없이 쓸 자신이 있다.....

이런 쓰다보니 사실이었음을 깨닫게 되는구나...)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나는 왜 사는가....

이딴 질문들로 마음이 흉흉했었다.

 

 

 

나이를 먹으면 다들 안정된 마음? 아니 자아정체감...

요런 것들이 자연스레 주어지는 줄로 알았는데...

나는...나는 나이가 서른 하나인데....

먹을만큼 먹은 나이? 아니 나름 많이 먹은 나이인데...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점점 더 모르겠다는 말만

나온다...

 



그러다가 내가 남들은 안할 것 같은 이런 누가보면 쓸데없을

생각에 사로잡힌 이유는 결국 발달과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더 정확히 말하자면 '결혼'이라는 내 나이에는 이미

잘 수행했어야 할 과업을 이루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기에

요런 어찌보면 팔자좋은 생각들을 하고 사는게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곤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만약 남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면...음....

결혼 이전에는 연애하느라 정신없어서...

그리고 결혼하면 살림?하느라...그리고 아기를 낳으면

아기 키우느라....이렇게 바쁘게 살다보면 나는 왜 사는가

뭐 이런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바빠 죽겠어~" 라면서

그래도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사실 가끔 바빠서 미치겠다고 투덜대면서도 굳이 결혼을 하고

남들보고도 빨리 결혼하라고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 바빠서 잡생각?이 안 들게 하려고 저렇게 자신의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 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랬을 것 같지도 않다....

이건 뭐 결혼하고 말고를 떠나서 느껴질 문제니까...

근데 왜 나는 무슨 문제든 결론은 결혼일까?

남들이 툭하면 결혼으로 어쩌고 저쩌고 한다고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나 자신이 더 거기에 얽매여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슨 말을 떠들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개인적인 넋두리는 집어치우고...

 

 

 

이 책은 일단 어렵지 않다.

이런 책이 어렵다는 건 어쩌면 편견이다....

에리히 프롬이 이런 책을 쓴 목적도 똑똑하신 분들이나

읽으라고 쓴 건 아닐테니까...

책을 읽다보면 나처럼 멍~하니 살아가는 생각없는 자들에게

'사실은 이렇다'고 알려주고 싶으셨던 에리히 프롬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ㅎㅎ

 

 

어렵다기 보다는 오히려 너무 열심히 자세하게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을 설명해대서 나중에는 좀 그만 반복하세요~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저자가 왜 그랬는지는 당연히

이해가 간다...강조하고 싶었고 또 더 잘 이해시키고 싶어서

그랬을 것이다...그리고 사실 저자의 의도를 내가 다 이해한

건지도 확신이 서지는 않지만 하여튼...이 책 읽어볼만하다...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들은 예전에 비해 자유를 누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얻은 자유의 크기만큼 개인은 고독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예를들자면 예전에는 태어나면서 자신의 신분이

정해지고 주어진 틀 안에서 살아가야 했기에 자유는 없었지만

반대로 느껴야 할 고립감이나 불안감은 지금보다 적었다는 것...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내용과도 통하는 부분...)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유를 누리는 만큼 개성화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 결과 남들과 다르기에 고독감을 느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그것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하나의 실체로서의 자신...남과 다른 유일한 나....

그로인해 격리된 느낌...그리고 불안감....

 

 

이것을 극복하고 감당하기 힘들어진 경우...

개인은 오히려 자유를 피하고 복종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로 넘어오면서 자유와 함께 인간에게 크게

다가온 세 가지가 있는데...

이는 자본, 시장, 경쟁....

이런 것으로 인해 개인은 점점 더 불안과 고립감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면이

있는데... 이는 루터와 칼뱅의 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루터는 인간은 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며 무능력하기에

신에 대해 온전한 복종만이 답이라고 말했고 칼뱅은 이에

덧붙여서 인간의 구원은 신이 이미 정해놓은 것이며

인간의 노력으로도 구원에 대한 결정이 변할 수 없고

구원 받고 못받고에 대한 의구심은 신에 대한 도전이고

또 인간 차원에서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루터와 칼뱅의 신앙관은 인간의 무력함을 강조하며

특히 칼뱅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면에서 나치의 이데올로기와 매우 상통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개인에게 주어진 자유 그리고 위와 같은 신앙관과 함께

교육 혹은 가정에 의해 개인은 점차 자신이 무기력한 존재이며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어딘가에 복종하고

종속되기를 바라는 비정상적인 사회적인 성격이 생겨나게 되었다.

 

 

개인이 느끼게 되는 고독감과 무력감을 현대의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그걸 의식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서운 일...

그래서 현대인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기 위해

(물론 그런 심리가 깔려 있음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일상적인 활동과 개인적 및 사회적 여러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확신과 찬성, 사업상의 성공, 오락, 재미, 교제, 놀러다니는

일 등으로 삶을 덮어버린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 최종적으로 책임을 갖는 일에서 구원되고

어떤 결정을 내리고 삶의 의미가 뭔지 나는 어떤 인간인지...

등의 문제에서도 구원되기 위해 개인은 각종 제도와 신과

국가와 양심 그리고 육체적 강제 등 자신의 자유를 버리고

복종할만한 대상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아를 상실해버리고

고독과 불안감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나치즘....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나치즘에 사람들이 빠져들게 된 이유는...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며 경쟁 사회에 놓이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위로는 거대 자본가들에게 치이고 또 아래로는

노동자층이 치고 올라오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된 중산계층...이런 상황에서 어딘가 강한 힘에 소속되며 자신의

우월감을 그 안에서 누리고 싶었던 그들의 심리와 잘 맞아떨어진

그런 이데올로기라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복종해야할 우월한 힘은 보통 신, 운명, 필연, 역사, 자연 이런 것으로

나타난다. 나치즘도 이런 것을 이용했다...칼뱅의 교리도....

 

 

현대는 자유 민주주의 시대이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개성화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게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자유는 오직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사상을

가질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왜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면서 사람들의 사고는 죽어가고

있는 것일까...그 이유를 일단 에리히 프롬은 교육에서 찾는다.

교육을 통해서 자발적인 생각을 억제시키고 빌려온 사상을

주입시킨다. 사실에 대한 지식을 강조하고...사고 없이 주어진

정보는 정보가 결여된 것과 마찬가지로 사고에 장애를 일으킨다.

지식이 많을수록 진리에 도달한다는 미신이 팽배하며

많은 단순 지식들만을 쏟아내 보여주고는 일반 개인으로서는

세상이 복잡하기에 판단할 수 없다는 연막으로 무력감을 가르친다.

결국 자기 자신이 스스로 사고하여 결정을 내리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이런 개인에게 학습된 무력감은 현 산업시대에 걸맞는

부속품적인 인간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사고없이 기계처럼 일하는...그리고 사회기능상 필요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면 그에 무비판적으로 휩쓸려다니는...

언론의 조작대로 그게 자신의 생각인양 살아가는 자동인형...

 

 

현대인들은 더 돈을 많이 벌어 비싼 자동차를 사려고 하며

여러 곳을 여행하려고 한다. 이런 미친듯한 행동을 하는 사이에

생각을 더듬어보면 그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일까?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 진실로 나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런 의문들은 그것이 일어나게 될 때는 무서운 것으로 변한다.

이런 질문은 인간이 원하는 것에 대한 지식을 묻기에....

그래서 이런 생각을 빨리 억압해 버리고는 그냥 지금 내 생각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다시 목표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사실...

내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원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것'을 일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예상하는 대로 느끼고 결정한다.

남들과 같아야..여론과 같아야...안정감을 얻고 정상취급을

받을 수 있다. 자아의 상실은 일치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

현대인들은 고독을 감당할 수 없기에 자아의 상실을 택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결혼하고 있는

듯이 생각하고 있지만 의무감과 의리감에 못 이겨 의식적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결정을 내리며 무엇을 바라고

있는듯 보이지만 사실상 그가 하려고 하는 일은 원하게 하는

내적 외적 압력을 따르고 있다.

사실상 인간의 결단이라는 현상을 관찰할 때 관습, 의무, 단순한

압력에 굴복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을 '그들 자신'의

결단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일이 얼마나 일반적인가를 알게 된다.

창의적 결정은 비교적 드문 현상인 양 보인다.

 

 

자아의 실현은...

인간 퍼스낼리티 전체의 실현과 정서적 지적 잠재력의 적극적 표현

'적극적인 자유'는 전체의 통일적인 퍼스낼리티의 자발적 행위 속에

존재한다.

예술가는 자기 자신을 자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인.

자아를 자발적으로 표현하면 고독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

자발적 실현을 통해 스스로를 외부세계 즉 인간 자연 그리고 자신에

새롭게 결부시킬 수 있다.

 

 

나의 개성과 타인의 개성을 인정하면서 서로 결부시키는 것

자아는 활동적일수록 강력하게 된다.

인생의 의미는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

즉 그것은 살아가는 행위 그 자체라는 것을 인식

참된 이상이란 자아의 성장과 행복을 촉진시키는 모든 목표

 

 

 

자유의 승리는

민주주의가 발전하여 개인의 성장과 행복이 문화의 목표이자

목적이 되는 사회

개인이 자기 이외의 어떤 힘에 의해 종속되거나 조종되지 않는

사회 그리고 개인의 양심이나 이상이 외부적 요구들의 내재화가

아니라 정말로 '그의 것'이어서 자아의 특수성에서 유래하는

목표를 표현하고 있는 사회

 

 

새로운 민주주의의 원리

누구를 막론하고 굶주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사회는 그 모든 성원들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어떤 사람이라도 실업이나 굶주림이라는 공포에 의해서

위협적으로 복종하게 된다든지 인간적 자존심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런 기본적 공적은 보존될 뿐만 아니라 강화되어야 한다.

 

 

 

자유의 실현을 위한 유일한 기준은....

개인이 그 자신의 생활과 사회의 생활을 결정해가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느냐에 있는데...

이는 단지 투표라는 형식적인 의미가 아니라 매일의 활동에서

대인관계 등에서 그렇게 되고 있느냐의 문제

 

 

 

인간은 오늘날 가난으로 고생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가 거대한

기계 속의 미소한 톱니바퀴 즉 하나의 자동인형이 되어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그의 생활이 공허하게 되어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다는 사실로 인해 더욱 괴로워하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식인들....

이들이 에리히 프롬만큼만 양심적이었으면 좋겠다...

나같은 사람이  잘못된 사회적 성격이 주입되어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도록 말이다....

(에리히 프롬은 양심이라는 것도 사회적 힘에 의해 만들어져서

 주입된 것이라고 하긴 하지만...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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