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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종이 달 紙の月 Pale Moon 2014 일본

by librovely 2015. 8. 5.

 

 

우리나라 포스터는 이게 아닌데... 하여튼 볼만한 영화 있나 하다가 이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괜찮네...그리고 영화평으로 들어가보니 평점도 7점대고 그것보다도 일단 평론가 이름이 11개나...

뭐라고 했는지 한 줄 평은 읽지 않았는데 하여튼 그렇게 많은 사람이 봤다니 분명 이 영화 괜찮다는 생각이

그래서 컬처데이 그러니까 7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영화를 보러 압구정 CGV에 갔다

무료로 팝콘 세트를 받을 수 있는 카드로 팝콘이나 먹어볼까 했는데 압구정 CGV는 2관임에도 일반 팝콘과

콜라를 파는 곳은 앞 건물에만 있었고 신관 건물에는 그것 대신 투썸 플레이스만 있고 지하에도 예전에는

일반 팝콘 음료 파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고 좀더 작고 고급스러운 팝콘 자판기가 있었을 뿐이고...

 

영화 시작 직전이지만 먹을 건 먹어야 해...이러면서 구관으로 이동해서 팝콘을 받으려고 하는데 이젠

직원이 없다...불러보니 직원이 나왔는데 상의에 보라색이 막 튀어 있었음...뭔가 음료를 만들려고 갈다가

믹서 뚜껑이 열린 그런 상황인 거 같았는데...정신이 없었는지 카드를 긁었을 뿐이고...다시 환불해주고

다시 무료로 줌...그러는 동안 내 머리 속은 전쟁터..달콤? 고소? 반반? 900? 400? 음...650? 처음에는

반반 했다가 환불하고 다시 주문할 때 그냥 고소한 맛으로만요 함...이 죽일 놈의 칼로리...

요새 팝콘 때문에...집에도 스댕(?) 통에 달콤 팝콘이 있어서 조금씩만 먹을거야 하고 그렇게 하다가 밤에

정신 놓고 행복하게 먹고 바로 밀려드는 후회에 머리를 쥐어뜯었는데...이게 무슨 소리냐...

이상한 소리 더 해보자면 압구정 CGV에 오면 예전에 조조봤던 기억이 난다..조조를 보러 왔는데 아침에

무료로 내린 신선한 커피를 줬던거고... 난 아직도 의아하다...아니 땅값 비싼 동네 돈 많은 동네 사람들에게

왜 무료로 커피를? 차라리 우리 동네 CGV에서 그런다면 그건 이해가 가겠는데....이게 어떤 식으로 기분이

좀 그랬나면... 같은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봄에도 불구하고 돈있는 동네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는 것 같다는

불쾌감...열폭인걸까? 난 그다지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내가 가질 수 있을 것에나 그런 게 생기는거지

어차피 나랑 길이 다른 건데...어쨌거나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감..

 

하여튼 영화를 보러 시간 안에 잘 들어갔고... 영화는 기대 이상 아주 아주 재밌었다...골똘해지게 하는 면도

분명 있고...

리카는 주부였고 아직 아기는 없고 남편은 나름 잘나가는 회사원인 모양이고...

둘은 조용하게 일상을 함께하며 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리카는 은행에 계약직으로 취직을 했었나...

 영화 배경이 20여년 전이라서 그런지 이 때는 은행에 직접 찾아오기 힘들거나 귀찮아 하는 사람을 위해 집으로

방문해서 은행 업무를 봐주는 게 가능했었나보다...

리카는 월급을 타서 남편과 자신의 커플 시계를 사는데...남편은 너무 저렴한 걸 샀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그게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리카는 뭔가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기분이 들었을 것도 같다...하지만 리카는 돈을

잘 모아야 한다는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다...소박한 주부의 마음...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카의 남편은 리카를 좋아하지만 둘 사이는 뭔가 건조하고 너무 익숙하고...좋게 말하면 친구 사이 같고 나쁘게

말하면 권태롭다... 게다가 리카의 남편은 리카를 자신이 보호해줘야 할 그런 존재로만 보는 것 같다...나쁜 의미

는 아니지만...그런 그의 시선이 리카는 답답했던 거 같다...나도 중요한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나중에 리카의 남편이 상하이였나 하여튼 외국으로 발령이 났는데 그는 당연히 리카가 일을 그만두고 자신과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상의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듯... 이런 부분이 리카와 남편 사이의 간극을 만든 것도 같다..

리카의 남편이 이제는 이 정도는 차고 다녀야지 하며 즐겁게 내민 에르메스 시계는 리카를 기쁘게 만들지 못했다...

근데 결국 리카도 리카 남편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갔던 것 같기도 하고...

 

리카는 친절하고 성실해서 실적이 좋았고...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 집을 방문하게 되고 그 할아버지는 살짝 리카에게 미묘하게 접근하는 듯 한데...

그곳에서 할아버지의 손자와 잠깐 마주친다

짧은 순간이지만 인상깊었던 모양이지..손자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

 그 날은 그냥 그렇게 지나갔는데...

퇴근하다가 손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이 젊은 아이는 그녀를 따라 지하철에 타고 뚫어지게 바라본다

리카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지만 그냥 애써 외면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가? 리카는 백화점에 간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비싼 화장품을 왕창 산다...돈이 조금 부족하자

망설이다가 고객의 돈에서 조금 빼내어 돈을 지불한다 다시 채워넣을 생각이었겠지...그 전에는 돈을 아끼는

야무진 주부였는데...그녀는 코타가 자신을 여자로 보자 갑자기 멋을 부리고 싶었던 걸까? 하여튼 꾸미고 싶어진

거다...다시 여자가 된건가 주부에서 여자로...? 누군가가 중요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을까?

 

그리고 다시 코타와 지하철 맞은 편에서 마주치고 잠시 후 그녀는 사라짐...코타는 가버렸구나 실망하는데

그녀가 건너와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둘은 같은 마음이 된거고... 마음은 몸으로 연결된거고...

감정에 충실하구나 둘 다...대체 뭐가 어떻게 끌려서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건 원래 모르는거다

그냥 끌리네...겠지...그리고 둘은 자주 만나고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나이따위 결혼 여부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되게 쿨하네 그 옛날에... 의심 따위는 하지 않는 착한 남편도 살짝 그녀의 변화를 느끼긴 하는데

애써 외면하는 느낌도 든다...그냥 긁어 부스럼? 하여튼 그냥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될까봐 그랬던걸까...

 

리카는 코타와 만난 후 하얀 코트도 산다...변했다...멋을 내고 싶고 돈을 쓰고 싶다...

 이 장면은 코타와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처음 보는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가?

이 때 떠 있는 달을 손톱으로 지우는데...지워진다...나중에 이 장면이 다시 나오는데 지워졌다고 한 것 같다

가짜 달이라고 어차피 다 가짜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나?

 

코타와 처음에는 싼 음식을 먹고 모텔이나 전전하며 시간을 보내고 둘은 불륜인거지만 어쨌거나 진심...

근데 만약 그녀가 코타를 만나지 않고 마음으로만 좋아하고 참아냈다면 그건 불륜이 아닌걸까?

그리고 이 사람 좋아했다가 저 사람 좋아하는 게 잘못인걸까? 결혼으로 약속을 했으니까?

이런 소리 늘어놓는 내가 무척이나 이상해 보이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나...마음이 억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물론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사느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그냥 뭔가 좀 이상하다는...

 

하여튼 그래서 그냥 둘의 만남이 주된 이야기인가 했는데 나중에 리카는 코타의 할아버지를 통해 코타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사채까지 손을 댔다고 했나? 하여튼 빚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된다... 애초에 코타가 부자집 손자라서

좋아한 그런 건 전혀 아니었던거고...인색한 할아버지 때문에 코타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 둘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알게되고 리카는 마음아파하고 결국 코타 할아버지가 저금할 돈으로 준 것에 손을 댄다...저금한 것

으로 처리해서 전표를 받고는 다시 취소하고 그 저금 처리 전표를 슬쩍 할아버지에게 가져다 주는 수법으로...

처음에는 그냥 2년 안에 갚아서 다시 원위치 시키려고 했을거다...일단 목돈이 없으니까...

 

하여튼 그 돈을 코타에게 그냥 주면 안 믿고 안 받을 거 같아서 리카는 자신이 원래 부자였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고 안 받으려는 코타를 열심히 설득하고 2년 안에 갚으라고 말하는데...코타는 무척 이 제안을 거부하고 망설인다

그리고 나중에 받고는 이걸 받으면 우리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을거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인상적...

그 다음 장면에서부터 이미 뭔가 달라진 느낌이 나는 들던데...그 이유는 안 쓰겠음...

그래도 코타가 어느 정도까지 기간동안에는 돈도 열심히 갚고 노력하는데 언제부턴가는 그냥 흥청망청

그렇다고 돈 때문에 리카를 만나는 분위기는 아닌...하지만 뭔가 열심히 살 이유를 점점 잃어가는 것 같고..

 

어쨌거나 리카는 코타에게 돈을 주고 아주 행복해짐...영화에서는 중간중간 리카의 어린 시절이 나온다...

아버지 지갑에서 돈을 훔쳐 외국의 어린이를 열심히 돕던 리카...의 행동은 지금의 행동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묘한 계산법이다...착한 일을 하는데 이상하게 함...방법이 틀림...일반적인 사고방식과 거리가 먼...

 리카는 자신이 부자라고 코타에게 말했기에 점점 더 돈을 횡령... 자신도 돈을 펑펑 쓰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방법은 점점 대담해지고...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머니 돈은 그냥 앉아서 꿀꺽하기도...10만원 찾아다 주고

200만원 찾아다 줬다고 거짓말도 하고...이 할머니는 물건 수집벽이 있다..이것도 아마 마음이 허해서 그런거겠지

그 할머니가 어느 날은 목걸이를 샀다고 자랑하자 리카가 좋겠다고 립서비스를 해준 후 혼잣말로 가짜인데..라고

하자 할머니가 그런다 가짜면 어떠냐고 내가 행복하면 된거지 뉘앙스의 대답을 한다...이게 살짝 골똘해지게...

그 말은 리카의 태도와도 일치하는 게 아닌가...부자라서 돈 펑펑 쓰는 게 가짜면 어때 이 순간이 행복한데...?

 

저 어린 직원은 리카에게 자신이 돈에 손을 대지 않게 감시 좀 해달라고 농담을 한다...

은행에서는 다 보고있다고 갑자기 변하는지 감시한다는 소리도 한다...

저 직원은 이 은행 남자 상사와 불륜관계...나중에 그걸 리카가 알게 되자 그런 말도 한다...

흔한 일...

흔한 일이라...

어쩌면 이런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가짜 삶이 흔한 일이 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도 가짜는 흔한 일...불필요한 것을 사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끝이 보이는 것도 애써 외면하며

살고 있는지도...?

 리카와 코타의 씀씀이는 엄청나진다...남편은 외국에 있겠다 신나게 코타와 호텔 스위트룸에도 가고 쇼핑도 하고

나중에는 아예 집을 사서 살림을 차림...그리고 전표를 위조하기 시작...그러다가 나중에는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가 막히기도...그래서 사채에도 손을 대볼려고 하고 코타의 할아버지를 유혹하려 들기도 하는 등...

좋은 일(?)을 위해 방법 따위 과정 따위는 상관없다 모드는 시종일관 계속됨...

나중에 결국 들키게 된다...거기에 공헌한 정규직 노처녀 직원...칼같이 규정을 지키는 어찌보면 융통성 없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규정대로... 리카와 반대 성향... 그녀에게 리카가 자신이 힘들어지니까 아니 비참해진 게

좋냐고 하나? 하여튼 어떤 말을 하자 이 직원은 네가 정말로 스스로 비참하다고 생각하기나 하냐고 되묻는다

자신은 이 일에 대해 며칠 생각을 해봤다고도 했다...  리카는 오히려 자신을 비참하게 보는 거 아니냐고도 하고

자신은 밤을 새 본 일이 없다는 소리도 한다...다음 날이 걱정되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아...이런 면에서

나는 무척이나 리카스러운 성향인건가??? 코 앞도 못 내다보고 하고싶은 대로 하고 후회하기가 내 취미인데...

하고싶은 대로 하긴 하는데 또 진짜 하고 싶은 건 하지도 못함...ㅡㅡ;

 

나중에 리카는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갑자기 2층인 사무실 유리를 깬다 그리고 이 직원에게

같이 갈래요? 라고 하는데 난 이게 자살하는건가? 했는데 거기서 뛰어 내려 막 도망감...ㅋㅋㅋㅋ

아 일본영화스럽다...

 

그리고 안잡히고 태국인가 필리핀인가 하여튼 다른 나라로 도망갔고 거기서 우연히 자신이 어릴 때 돕던

사람을 만나게 된다...그 사람을 보고 표정이 달라졌나? 뭔가 삶의 이유를 찾은 느낌이 드는 표정??

아 그 이전에는 코타가 삶의 이유였는데...코타는 결국 젊은 다른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고 리카는 그렇게

버림받음...코타는 리카에게 무척이나 미안해 하는데 미안하다고 마음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아마 이 일은 리카에게 엄청난 허무함을 줬을텐데 그게 어릴 때 돕던 사람을 스쳐지나감으로 극복이

된걸까?

 

리카의 표정은 묘했다

속을 알 수 없는 표정...가끔 벽이 견고한 사람을 만날 때 느끼는 그런 느낌의 표정...

겉으로는 웃고 일상적인 대화 내용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마음까지 가는 길이 100이라면 35 언저리까지만 보이고

그 다음이 전혀 보이지 않는 그런 느낌? 그런 경우 함께 있어도 대화를 해도 한계가 있고 겉도는 느낌이 드는거고...

리카는 약간 그런 분위기...물론 코타를 만나고 그의 학업을 걱정해주고 그럴 때는 살짝 속이 보이는 느낌도 들었지

만...

 

하여튼 리카는 잡히지 않고 동남아 어느 도시에서 도망다니며 사는 걸로 영화가 끝이 난다...

묘하지 마지막까지...

 

리카가 불쌍했다...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남을 도와주려고 치열하게(?) 나쁜 짓을 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는 수녀님의 말씀을 그대로 붙잡고 실천하려 노력한 리카...

 

종이 달... 손톱으로 긁으면 지워지는 달...

어차피 가짜...니까 상관없다...

이 대사 부분에서...그 종이 돈...종이 전표 따위가 뭔가...하는 생각도 들었다....그건 과연 진짜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은 진짜일까? 나는 진짜로 살고 있는걸까?

리카처럼 조금은 리카처럼 사는 것도 필요한 거 아닐까? 가짜로 진짜 산 거 같기도 하다 리카는

난 진짜로 그러니까 나름 정직하게 선 안에서 살아왔지만 그게 가짜로 살게 만든 것 같기도 하고...

보고 나오는데 리카가 불쌍하다가 내가 불쌍하다고 바뀌는 느낌도 들었고 묘하게 마음이 불편하고 슬픈 느낌이

 

일단 스토리 자체가 무척 재밌는데...어떤 이야기를 던져주는 영화인지는 정확히 파악을 못한 것 같다...

본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 다 가물가물...보고난 후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기억도 안남...

자 이제 평론가 한줄평과 이동진의 글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