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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몽마르트르를 걷다 - 최내경

by librovely 2009.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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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르를 걷다                                                                         최내경                2009              리수



파리예술카페기행 이라는 책을 통해 한 번 접했던 작가
그녀의 직업은 원래 작가는 아니고 교수인 모양이다   불어교수  
프랑스어를 배워서 프랑스를 좋아하는건지 아님 프랑스어를 좋아해서 프랑스를 좋아하는건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녀는 프랑스 그러니까 파리를 매우 좋아하는듯...



교수라는 직업은 되기는 힘들지만 되면 참 좋은 직업같다...
일단 강의 시간도 매우 적고 안식년이라고 쉬는 해도 있고..물론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라면 그것도 별로 싫지는 않을 것 같고 그 반대일 것 같은데...하여튼.



교수라는 직업이 주는 자유로운 시간... 그리고 불어도 잘 하기에 그녀는 프랑스에 자주 가는 모양이다
지난 번 파리 예술 카페 기행은 카페 문화에 대한 책 이었다면 이 책은 파리 몽마르트르 지역과 관련된 화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파리의 상징...카페...에 이어서 이젠 예술 그 중에서도 미술~



몽마르트르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의 혼을 태우던(아 진부한 표현같으니...) 그런 장소였던가 보다
몽마르트르의 사진을 보면 사실 별다를 것이 없다...그러나 우리는 그 장소들을 특별한 장소로 느낀다...왜?
그건 그 곳에 살던 예술가들 때문일 것이다...어느 장소에 대한 이미지...어느 나라에 대한 이미지...
그걸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그 사람들의 삶의 방식....?



뉴욕도 그렇고 프랑스의 파리도 그렇고 예술가들이 살던 동네는 특별한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물론 너무 특별하게 여겨지다보니 관광지로 돌변하여 쇼핑지 느낌을 풍기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지긴 한다지만..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특별한 동네는 어디지? 서울은 압구정동이나 가로수길  명동  종로??
예술가들이 모여살던 지역이 서울에도 있나?  인사동이 그런 격인가? 아님 삼청동? 음...
우리나라는 좋은 학원이 모여 있는 지역이 특별한 동네가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대부분 삶을 편안하게 살지 못했다...사는 게 무척 치열하고 힘겨워 보인다...
그런데 그게 아주 비참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오히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같고 내 삶이 너의 삶이고
너의 삶이 내 삶과 똑같은 우리의 지극히 '평범'한 삶 보다는 훨씬 제대로 살다가 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난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들을 흉내내면서?  자신없다...용기가 없다...'평범'하여 비참한 삶이 훨씬
쉬워 보인다...



니체가 너무 좋아했던 루 살로메 라는 여자가 생각났다...이 책에 등장하는 쉬잔 발라동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대체 무슨 매력으로 그들의 혼을 빼놓았던 것일까?  쉬잔 발라동은 많은 몽마르트르의 화가들과 에릭사티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모양이다...그건 단지 외모때문은 아니었을 것 같고...물론 외모야 기본이었겠지만...ㅎㅎ
쉬잔 발라동을 보면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러니까 베르메르가 좋아했던 그 소녀도 떠올랐다...
쉬잔 발라동은 화가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무슨 교육을 받은 좋은 집안 자제도 아니었는데...그녀는 나중에
스스로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그녀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아들 위트릴로도 화가가 된다...
즉 그녀는 그림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그런 면에서 화가들과 잘 통했을지도 모른다



툴루즈 로트렉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고 사랑했던 세 남자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스스로도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된 달리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화가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며 어떤 물질적인 것을 누리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읽으면서
계속 너무 풍요롭다는 느낌이 들었다...정신적인 사치?  그리고 명품 백을 들어도 어쩔 수 없이 허무감이
찾아오게 되듯이 정신적인 풍요로움의 끝에서도 역시 어찌할 바를 알 수 없는 고독감과 허무함이 기다리고
있음도 느끼게 되었다...결국 사람은 고독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든듯...
어쩌면 삶이란게 사실 허무하고 고독한 것인지도 모른다...그게 원래 그런거라서 결국 다들 그 길로...ㅡㅡ;;



평범한 사람들은 세상이 평범하다는 그 기준을 향해 전력질주 하면서...그러니까...
대학가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낳고 집을 장만하고 차를 사고 해외여행을 가고 애를 좋은 대학 보내고 승진하고
젊어보이려고 애쓰고 냉장고를 바꾸고 집을 더 넓히고 차를 바꾸고 애를 좋은 조건의 배우자에게 결혼시키고.....
예술가들은 생각하고 읽고 토론하고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또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다들 자신에게 어울리는 혹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열심히 사는데 그렇게 살아도 결국에는
이런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왜 살지? 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게 아닌지...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나만 허무하고 나만 고독하고(고독하다는 단어는 참 느끼한 느낌이....ㅡㅡ;;) 그런게 아니라....
파리의 그 유명한 화가들도 결국 같은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위안을 주었다고나 할까? ㅡㅡ;;
그리고 툴루즈 로트렉 같은 사람도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삶을 아름답게 만들 무언가를 찾아서
열심히 시도하였다는 것이 또 위안을 주었다...



파리 몽마르트르의 화가들
이 책을 읽고 파리의 몽마르트르를 걸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미술도 아는만큼 보이듯이 거리도 아는만큼 느껴지는 게 아닐지...
그나저나 압생트 먹어보고 싶다...72도라는데...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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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관람하며 예술 작품을 즐길 여유가 없는 파리의 노동자들이 이 곳 몽마르트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카페 포스터는 이미지와 문자가 결합된 최초의 텍스트이자 예술작품이었다



이 거리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도취감이나 무료함에 젖어 이 거리를 배회했던 19세기 화가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화가들의 삶을 느껴보고자 이 거리를 걷는 관광객들과 19세기에 이 곳을 화폭에 담았던 화가들의
모습이 닮았나보다



우리 존재 중에는 시간과 공간이 더욱 넓어지고 존재감이 무한하게 확대되는 순간이 있다
보들레르


드가가 '압생트 혹은 카페에서'라는  그림을 그렸던 누벨 아텐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 '그노시엔'


30여년이 흐른 뒤 받은 사진에서 에릭 사티 부분을 오려낸 쉬잔 발라동
그때까지도 그에 대한 사랑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기 떄문은 아니었을까
단 한 번의 연애 후 평생을 홀로 외로이 살아간 에릭 사티의 삶은 가난과 혹독한 고독의 시간이었다
한 평생 한 여인만을 사랑한 에릭 사티
열렬한 사랑을 나누었지만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난 여인...
드레 위테르라는 20살 연하인 그녀 아들의 절친한 친구를 사랑한 무모한 여인...
여러 남자의 품에 안기다가 에릭 사티 후원회의 대표인 돈 많은 재산가의 품으로 떠나버린 여인...



보들레르의 글귀처럼 우리도 일상의 권태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디엔가 취해야 한다


툴루즈 로트렉
13살에 의자에서 넘어져 골절상을 당한 후 다음 해에 어머니와 산책을 하다가 웅덩이에 빠져서 대퇴골이 부러진다
이때부터 성장이 멈추고 입술과 코는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다
명문가 장손인 툴루즈 로트렉은 152센티미터의 키에 머리가 크고 코가 유난히 큰 난장이였다
아버지의 낙담  신체적 결함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
이 모든 것을 잊기 위한 탈출구는 오로지 예술뿐이었다
몽마르트르를 발견하면서 그의 인생은 변하기 시작했다
힘이 넘치는 그의 데생은 순간의 동작을 놓치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삶은 충분히 슬픕니다 그래서 그것을 사랑스럽고 즐겁게 나타내야 하지요
그것을 그리기 위해서 푸른색과 붉은색 물감이 있는 것입니다
툴루즈 로트렉


군중 속에 둘러싸이는 재능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이 아니다
군중을 즐기는 것은 일종의 예술이다
대중과 고독 이 두 어휘는 풍요롭고 적극적인 시인에게는 서로 교환 가능한 어휘일 수 있다
자신의 고독을 채울 줄 모르는 자는 역시 군중 속에서 홀로 존재할 줄 모른다
보들레르 <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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