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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산국제영화제]광안리파스쿠치 부산비엔날레_시립미술관/요트경기장 대영시네마_해피고럭키 보수동책방골목 자갈치시장 부산역

by librovely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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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씻고 화장품을 바르고 있다보니 어느새 그 모텔에 적응이 된 느낌이 ㅡㅡ;
어린 두 명은 여전히 꿈나라... 30대 두 명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 가방을 들고 먼저 나왔다.


8시30분인가 모텔을 나선 것 같다...왜? 
부산비엔날레 전시 중 하나인 광안리 해변의 바다미술제를 보기 위해서
그러나...그러나... 걷다보니 불꽃축제 기간으로 인해 10여일 동안 철수중이라는 안내판이 가슴에 대못을...
윽...너무 잔인하구나...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나가 아침의 한산한 광안리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평화롭다...
여행을 다녀오면 그 당시에는 인상깊었던 곳이라도 나중에 자꾸 생각나는 장면은 의외일 때가 많다...
이 날 아침에 바다미술제의 철수로 인한 실망감에 젖어 아무 생각 없이 거닐던 이 때가 지금은 상당히 그립다.


광안리 해변을 둘러싸고 있는 지저분하거나 혹은 번잡스런 조악하고 촌스러운 그런 상점들이 다 조용~
바다와 해변만 보인다...밤의 화려한 광안대교도 좋지만 화장을 지우고 청초한 맨얼굴을 드러낸 듯한
아침의 광안대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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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 카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서 본건지 보긴 봤는데 여기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파리바게트 모닝세트의 꿈은 사라지고 지나다보니 파스쿠치가 보인다. 들어간다.
모닝세트가 주말도 가능하고 가격대는 6000원 정도다. 괜찮네~  12시까지 주문이 가능...


햄에그베이글과 샌드위치를 주문...둘 다 6000원인데 500원을 추가하면 아메리카노를 카페라떼로
변경할 수 있다.  달콤한 카페라떼로 주문~ 오래걸려요~라는 답을 들었는데 정말 상상초월로 오래 걸린다..
손님이 없다...알고보니 2층에 손님이 대부분 앉아있었다..2층이 더 전망이 좋다...바다가 더 잘 보인다..
그러나 1층도 괜찮다...테라스 좌석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운치를 더해준다.


은은한 음악소리와 통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바다가 아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거다... 여행오면 이런 재미가 있어야지...여유로움....굳이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닐 필요가 있을까?
굳이 관광지로 소문난 곳을 일상보다 더 바쁘게 찾아다닐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카페를 벗어남과 동시에 또 미친듯이 여기저기 찾아다니기 바빴다...ㅡㅡ;;


밤에 여기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봐도 즐거울 것 같다...
하여튼 바닷가의 카페는 상당히 멋지다...


모닝세트는 아주 양호...맛있고 배부르다~
잡지까지 뽑아 읽어가며 10시가 되기까지 시간을 보내고 앉아 있다가 더 이상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을 접고 일어나 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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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권 지하철 패스...3500원
저 도촬당하신 남자...
저 사람때문에 미친듯이 웃었다...왜?
지하철 표를 뽑으면서 흥얼흥얼 뻔뻔하게도 계속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별로 웃길게 없다고도 볼 수 있는데 웃음은 갑자기 터지고 멈추지 않는다...동행인도 같은 증세....
누가보면 미쳤다고 했을거다. 1일 패스를 뽑다가 갑자기 둘이서 막 웃어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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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패스를 찍은 이유는 날짜때문에 찍은건데 잘렸구나...
10월04일  지하철 패스에 1004라고 찍혔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잠시 동행인에게 1004데이인데 너랑 있어야 한다니 하면서 괴로움을 토로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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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 비엔날레의 핵심 전시장
현대미술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어찌나 규모가 크던지 하루에 다 보기는 무리였다...
2층과 3층의 반만 보고 그냥 나와야 했다...본다고 빠르게 본건데 눈물이 나는 대목이다...
재미있다...아주 재미있다...부산에 산다면 무조건 가볼만한 전시다.


사진을 많이 찍어 왔는데 부산 비엔날레 작품은 따로 올리기로 하고....


7000원인데 신세계 혹은 이카트 카드가 있으면 2000원 할인해준다. 흠...홈페이지에라도 좀 이런건 공지를
해 주시지...안 들고가서 돈을 다 냈다...윽  내 이처넌....ㅡㅡ;;
씁쓸한 마음을 추스리고 전시장에 들어섰는데 이처넌이고 이만원이고 아무 상관없다~ 싶은 수작을 발견...
이건 나를 위한 전시구나...이 작품은 나를 위한거야~ 하는 영혼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어디에서? 아래 사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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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얼건 벽으로 둘러싸이고 입구에 19금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이 많아서 행복해요를 느끼게 만드는 유일한 지상이 것이란 이런 19금 표지판...
들어서보니 어떤 여자분 한 명만 있다. 무슨 말이냐...무슨 의미냐면 맘놓고 대놓고 감상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근데 미술작품이라 그런지 아님 사진들이 대놓고 찍어서 그런지 외설스러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어떤 점이 예술적인 것인지도 사실 파악이 안되긴 했지만...


사진은 차마 나도 양심?이 있는지라 저렇게 찍었다.
저게 다냐고? 그럴리가...아래쪽 반은 잘라먹고 찍은 사진 되겠다.
동행인에게 자랑스럽게 사진을 내밀자 왜 반은 댕강 했냐는 명박  면박을...
왜 그랬냐면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런거다.... 심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다니 쯧.


부산의 중고딩들이 숙제인지 현장학습인지 좀 와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입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소리...
c8 19세 저거 뭔데 어쩌고 저쩌고....아주 궁금해서 짜증이 밀려드셨던 모양이다...
솔직히 중고딩 출입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딴건 몰라도 미술관에서는 그런거 없어도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초딩은 안되겠지만 중고딩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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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가 있다.
요트경기장에 가는 셔틀버스...
이걸타고 10분 정도 가니 요트 경기장...거기에도 전시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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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경기장에 설치된 임시 전시장...
부산 비엔날레의 일부분이다.
사람이 별로 없다...주말인데도...안타깝다...개인적으로 시립미술관 전시보다 여기 전시가 더 맘에 들었다.
작품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이 곳의 전시물은 1시간이면 충분히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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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
김기라...누군지 모르지만 이 여자의 여자 맞나? 하여튼 김기라의 작품은 다 맘에 들었다~
저 영상은 영화 시작 부분 영상만 반복되어 나온다...정작 영화는 없고 시작 부분만...
뭘까? 우리가 영화를 보는 행위가 어쩌면 영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나는 영화도 보는 그런 사람이거든~
현대의 괜찮은 인간은 영화를 이 정도는 봐 줘야 하거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단 영화만 그럴까? 다른 일상의 소비 행위들이 그런 면이 다분하지 않나? 아닌가? 나만 그랬나...?


사회가 정해준 쿨~한 인간이 해야할 생활양식을 따라서 자신의 삶을 질질 끌려다니는...
정작 끌려다닌다는 것도 모른채...
어쩌면 영화제라고 가서 꼬박꼬박 졸기만 한 나도 그런 이유로 간 건 아닌지...나 부산영화제도 가는 그런
문화적인 인간이거든~ 어때 멋지지 않니?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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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의 요트경기장....
처음에는 와~ 멋진걸...
자세히 보니 무지 크다...속을 보니 양주와 바 그리고 벽걸이 tv와 침대 등이 보였다...
그때부터 피부로 느껴지는 빈부의 격차... 너무 심한 격차를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속이 꼬이기 시작...


동행인과 나는 이 놈의 요트를 본 후로 이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
-저거 얼마일까?
하루 빌리는 데는 얼마일까?
-빌려주긴 하겠냐...부자들인데 짜증나게 왜 빌려주겠어...
난 저런거 타는 사람 본 적도 없어...
-당연하지..그런 사람은 우리와는 만날 수 없는 딴 세상에 살고 계시니까...


이러다가 이야기가 이상한 곳으로 흘러 승진 제도가 어쩌고 저쩌고...
-아부 잘하고 남에게 민폐끼치는 경향이 있는 인간이 대부분 승진하려고 하더라...
그건 아니지 그런 사람도 있고 진짜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어.
-우리 업종에서 승진이 뭐 의미나 있나? 오히려 우리 일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거 아니니?
생각해봐라... **로 퇴직한거랑 **로 퇴직한거랑 느낌이 다르잖아..
-그건 남들 눈이지 우리는 별 차이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
그래 남들이 그렇게 본다고...
-그럼 너는 남들 눈 때문에 그 고생을 해서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승진을 하겠다고?
아니 내가 승진을 하려고 할지 안할지는 모르지...그냥 나도 어찌할지 모르지만 무조건 나쁘게 보는건 좀...


이런 좀 여행지에서까지 할 필요 없어보이는 대화를 나누었다...
저 오고가는 대화 중 어느 것이 내가 한 말 일까? ㅎㅎ



나랑 생각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대화를 해보니 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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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경기장에서 바쁘게 남포동으로 향했다.
우리의 마지막 영화
해피 고 럭키



아....
정말 이 영화는 최고다!
당연히 졸지도 않았고.... 졸기는 커녕 재밌어서 죽는 줄 알았다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 더 적합하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는 영화...
그야말로 나를 위해 만들어준 영화 같았다...


갖가지 상황이 너무나 비슷했고 내가 꿈꾸던 그런 스토리도 나오고...
영국 노처녀에 대한 이야기인데 정말 정말 너무 재밌다...
여주인공은 이 영화로 상도 받았다던데 그럴만하다. 연기가 정말 좋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보기도 힘들 것 같다..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그녀 포피~


물론 내가 사랑스러운 인간이냐...그건 절대 아니고...
단지 그녀의 머릿속 생각들이 나와 너무 일치했다는 것....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한 모양이다...영국도 별 다를 것이 없다.


영화 내용은 나중에 따로 다시 음미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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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먹은 샌드위치로 인해 여전히 배가 부른 상태...
길거리 음식으로 드디어 떡볶이와 순대를...
맵기만하고 크게 맛있지는 않다...
조미료를 덜 넣으셨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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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에서 10여분 걸어올라가면 보수동 책방골목이 나온다.
150여 미터나 이어진다고 하는데 난 좀 걷다가 그냥 한 곳으로 들어갔다...규모가 아주 큰 곳으로...
헌책방 골목이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어릴 때 엄마와 가서 과학 전집 같은 것을
헌책으로 사오곤 한 기억이..물론 나는 그 책에 손도 안댔긴 했지만...


그냥 헌책방이 죽 늘어서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가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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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군데에 들어가서 대강 눈에 보이는대로 집어든 책 5권... 저렇게 샀는데도 14000원~


에리히 프롬의 정신분석과 듣기 예술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카~~ 의 역사는 무엇인가


도서관 대출이 막혀도 문제 없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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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서 완당? 인가를 먹으려다가 줄을 보고는 포기...그냥 별 특색없는 수제비와 밥을 먹은 후
자갈치 시장으로...뭐라고 사서 들고 들어가야 엄마의 예쁨을 받을 수 있다?
별로 특이할 건 없다. 그냥 수산물 시장일 뿐...다만 바다가 바로 옆에 있다는 이 이색적인 느낌~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자니 무서워졌다.
수영도 못하고 빠지면 그냥 죽는거잖아...누가 구해줄리도 없고...
시퍼런 바닷물을 바라보자니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 너무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 사진 중 두 번째 뿌연 사진이 나의 마음과 일치한다...왜 그랬지...


쥐포와 멸치를 사고 자갈치 시장을 나왔다.
자갈치 시장 앞의 가게에서 사람들이 조개와 기타 등등을 구워먹고 계셨다...
우리도 여기서 뭘 먹을걸 그랬다는 후회를...그러나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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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출발할 때의 역은 즐거운 긴장감을 주지만
돌아갈 때의 역은 뭔가 허~한 느낌을 준다...
아쉽다....


고작 2일 있었지만 느낌은 3-4일 있었던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두 명은 하루 종일 영화 한 편 본 것과 태종대 간 것이 다라고 했다.
그들도 역시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케익을 먹었다고 한다. 
본 게 없다고 그러지만 본 게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