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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케 드 파리 - 정미영

by librovely 2012. 2. 5.




부케 드 파리                                                             정미영                               2010                아트북스



파리
프랑스 파리에 가서 살다가 온 플로리스트 아 저자는 꽃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다는데 하여튼....
(난 사실 ~한다는 식의 직업 설명이 그다지...꽃을 한다...가 말이 되는걸까? 뭐지...)
그녀가 원래 그런 일을 했던 건 아니고 아마도 남편의 공부나 일을 위해 파리에 간 것 같다
그리고 가서 그녀도 뭔가를 해야했을 것이고 지금 생각났는데 피아노 전공이었구나...그래서 파이프 오르간을 배우기로
하는데 그게 맘처럼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그래서 시작한 게 꽃꽂이...


남편을 따라 외국에 가는 것...
이걸 꿈꾸는 여자 생각보다 많다...너는 안 그러느냐...나? 난 그런 남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거의 안해서...
그게 좋은건가? 에 대해서는...음...외국에 가서 살아 보는 것은 재미있을 것 같긴 하지만 내가 스스로 갈 일은 절대
생길리 없고 재미를 위해서만 가기에는 돈이 없고...그러니 명목이라도 있어서 가게 된다면 좋을듯 하지만 과연 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뭐가 문제냐면 가서 할 일이나 정확히 배울 것이 있다면 모르는데 목적 없이 남편 따라 간다면 처음에는 재미를
느낄 지 모르나...시간이 흐르면 상당히 허무해지고 스스로가 바보같게 느껴질 것 같다...나는 뭔데...내가 왜....
일단 자기의 일을 포기하고 간 경우 서로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게 되는 셈...너의 일이 나의 일보다 중요해...
결국 네가 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야...??  아닌가...배 아파서 이러나...ㅋㅋ


또 하나 생각나는 것...
내가 아는 애의 아는 애가 결혼하면서 아예 거주지를 바꾸는 것...
음...친구가 다 이 지역일텐데 남자 때문에 아예 다른 지역에서 사는 것...난 사실 그것도 신기하다....


오늘 낮에 잠깐 케이블에서 줄리 앤 줄리아 영화를 봤는데 거기에서 메릴 스트립이 미친듯이 요리를 배우게 된 것도
물론 요리 자체에도 관심이 있었겠지만 결국..남편따라 온 프랑스에서의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뭐가 되었든...몰두할 대상이 필요한거다...얼마나 대단한 것에 몰두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하여튼 저자는 다행스럽게도 파이프 오르간은 맞지 않았으나 자신의 특출난 재능을 파리에서 발견하고 그 방향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열심히 했을테고 상도 받고 해서...한국에 돌아와서도 일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플로리스트의 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한국이기에 오히려 그녀의 가치가 빛을 발할지도...
비개척지?


파리 사람들은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꽃을 좋아하고 집에 꽃을 꽂아두곤 한다고...
그래서 꽃시장도 많고...
한국에서 꽃을 사는 경우는 축하할 일이 있는 경우...그리고 연애를 하는 경우....
사실 연애하며 꽃을 사는 낭만적인 일도 이젠 가방이나 반지 따위로 대체되어 가는 중인듯 하고 남자는 점점
휘청거리는... 꽃을 좋아하는 사람에 주는 이유는 꽃이 아무런 필요성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아무 필요없는 것을 샀기에 더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거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난다...


15년 전에 본 케이블 방송 하나가 생각난다...
어떤 모델의 일상을 보여주는 외국 프로그램이었는데...모델 직업의 특성상 그녀는 도시마다 집이 있었고...
그런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녀는 길에서 꽃을 사더니 집에가서 꽃을 꽂았다...
난 그게 상당히 신기했다...
오로지 혼자 보기 위해 꽃을 사다니...누군가에게 주거나 뭐 그런 용도가 아니라...나를 위해 꽃을...
그게 돈이 많아서만은 아닐 것이다...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니까 즐거우니까 소비하는 것이겠지...
소비...종종 드는 생각...소비 비율만 봐도 그 사람이 어디에 가치를 두는 지가 어느정도 나오는 것 같다..



하여튼 저자는 꽃꽂이를 배우고 꽃에 대해 설명하면서 파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글을 잘 쓴다
내용도 모르던 내용이 많았고...예쁜 꽃꽂이를 보면 즐겁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진도 너무 예쁜 내가 좋아하는 종류가 많았는데 사진은 다른 사람이 따로 찍은 것 인듯 하다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즐겁게 읽었다~

단, 저자의 할머니가 하셨다는 그 말...기집이 잔재주가 많으면 평생 몸이 고생하느니...
는 매우 매우 거슬림...난 그런 말 정말 싫다.....저자에게는 그 말도 사랑의 언어겠지만...










오늘도 거리에 앉아 마지막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남기며 사람들을 기다린다
가지런히 놓인 꽃을 무심히 가로지르는 사람들 사이로 나를 사로잡을 특별한 무언가를
조용히 찾는다



꽃 가게에서 몇 송이를 골라 포장을 부탁했다
점원은 그럴 때마다 내게 선물입니까? 아니면 당신을 위한 겁니까? 라고 물어왔다


파리지앵 친구에게 물었다
집에 꽃이 없으면 좀 무식한거니? 미개인처럼 보여?
그녀는 내 엉뚱한 질문에 한참 웃더니 답했다
아니 꽃은 생활 속 예술이자 살아가는 방식이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거야
곧 지는 생명이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것이 사치가 아닌 일상의 일부라는 말도 덧붙였다


모르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대가 풍기는 분위기를 금세 알게 된다


파리의 주말 저녁이 되면 손에 꽃을 들고 어딘가를 방문하는 가벼운 발걸음이 거리를 채운다
프랑스에서는 꽃을 받고 나서도 단순히 기뻐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받는 이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 전 꽃을 정리해야 한다


파리의 대형 마트는 세 곳뿐이다
소비자의 이익이라는 명분에 무분별하게 끌어들이는 경쟁의 물결이 파리만은 피해갔나 보다


파리처럼 도시 전체를 관통해 옛 귀족 문화와 현대의 삶이 매력있게 조화를 이룬 곳은 찾기 힘들다


절제가 장식이 될 때 가장 아름답다


젊은 파리지앵은 파티가 아니라면 좀처럼 화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 가꾸기 시작하는데 간단한 외출을 할 때도 중요한 결혼식이라도 가는 양 멋지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민 파리지앵을 보면 내 노년에 대한 은근한 기대가 인다


사회보장이 잘된 프랑스답게 사람들은 나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파리지앵에게 예술은 대단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선택하는 삶의 방식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