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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 콜 잇 러브 L'Étudiante The Student, 1988 프랑스 이탈리아

by librovely 2014. 5. 25.

제목은 많이 들어봤고

OST도 워낙 유명해서 당연히 들어봤고

그러나 뭐 딱히 소피마르소가 내 취향(?)도 아니고 프랑스 영화는 지루해...라는 생각도 있었고 볼 기회도

없었고...그러다가 TV에서 하길래 봤는데 아주 뻔한 로맨스가 등장하는 영화지만 괜찮은 영화였다

사실 로맨스가 뻔하지 안 뻔한 게 어디있겠어....다 어떤 흐름 안에 들어가 있기 마련이지만 당사자들은

제정신이 아니기에 그 뻔한 흐름이 뻔하지 않게 느껴질테고...?

발렌틴은 대학교수자격시험 준비로 바쁘다 연인과도 헤어진지 몇 달이 지났다

어느날 스키장에 놀러갔다가

핫핑쿠 립밥을 입술에 덕지덕지 흘리며 발라 놓고는 초코바를 먹으며 웃고 앉아있는 에드워드를 만난다

에드워드는 발렌틴에게 첫눈에 반한 모양...저 표정 봐...난 태어나서 한 번도 못 본 그런 표정임...ㅜ

그러나 그런 에드워드에게 발렌틴은 역겹다고 하고 내려버리고...그런데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발렌틴을

에드워드가 다시 보고 말을 걸었나? 하여튼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나보기로 하고 헤어짐

 

이래저래 바쁘지만 연애도 하고 싶은 발렌틴은 옷을 갈아입고 미리 레스토랑에 가서 앉아 있다가 에드워드가

좀 늦자 일부러 에드워드가 들어온 후 자신이 더 늦게 도착한 것처럼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게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외국에서도 저런 내숭을 떠는구나...인간의 감정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저렇게 설정을 해야 더 깊어

진다는 게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씁쓸...하지만 귀여웠다

 

이미 에드워드는 발렌틴 외모를 보고 좋아하는 상태였고 발렌틴도 에드워드와 이상한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열린 모양이었다...둘은 정말 이상한 음식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장소가 무슨 문제일까...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중요한거겠지

 

처음 대화를 나눌 때 지적인 여자인 발렌틴은 자기도 모르게 자꾸 어려운 이야기를 해대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이러면 안되는데...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지...뉘앙스의 생각도 해대는데 웃겼다...그렇지...동서고금 막론하고

여자가 머리 아픈 이야기를 꺼내서 떠들면 좋아할 남자는 없는거겠지...피곤해할테고...단지 실실 웃으면 될 일인데

둘이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둘의 관심사는 전혀 맞지 않으니...에드워드는 음악 분야에서

일하고 발렌틴은 무슨 학문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여튼 공부를 하는 사람이고...

 

이 일 말고도 발렌틴은 좀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같은 오지라퍼 스러운 성격도 있다...그래서 남의 잘못된 일에

개입하여 시니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싸울 때는 에드워드에게도 그렇게 딱딱하게 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나중에는 에드워드를 뒷걸음질치게 만드는 것 같다...감당이 안되는 여자라는 식으로...

(감당이 왜 안되냐...익숙해지면 될 일인데...하며 혼자 안타까워함...ㅜ)

그러나 모든 게 순조롭지는 않다...

발렌틴은 고등학교에서 시간강사도 하고 시험 준비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에드워드는 순회공연을 하느라 멀리 돌아다니고 공연 때문에 끝나는 시간이 거의 새벽...

 

연애하면서 가장 제정신이 아닐 때가 아마 초반부일텐데...좋은 감정도 가장 강하고 의심도 강하고...아직 확신이

없을테니...그리고 둘의 다름을 맞춰가는 상황이니 트러블도 많을 그 때에...둘은 전화통화 조차도 쉽지 않아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낸다...거의 병적으로 전화통을 붙잡고 늘어지고 끝도 없이 통화하고...

 

공중전화에서 발렌틴이 한 번 더 말하라고 또 다시 말하라고 하는 장면은 참 좋았다...

에드워드가 무슨 말을 한건지는 모르겠지만...참 좋을 때구나...ㅋ

 

그러다가 에드워드가 발렌틴을 보러 무리해서 돌아오기도 하는데 에드워드는 친구를 태워주느라 셋이서 잠깐

만나게 되는데 이걸 서운해하며 발렌틴을 화를 낸다...발렌틴의 행동은 전형적인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큰 일이 아님에도 의미부여를 하고 서운해하고 그런 반응에 남자는 당황하고...뭐 저렇게까지 화를 내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좋고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 그런건지도 모르겠고...하여튼 둘의 마음 저 아래에는

상당히 좋아하는 감정이 크지만 현실에서는 별 것도 아닌 것으로 티격태격해댄다...안타까움...

 

어쨌든 그런 사소한 티격태격이 쌓이고 피로감은 누적되고 서로를 위해서 그만두기로 했나? 기억이 가물가물~

슬픈 건 차라리 마음이 식어서 그만두는거라면 괜찮을텐데...뭔가 오해가 쌓여서 그렇게 된 것 같다는 것

근데 오해가 쌓인다는 것이 뭔가 둘이 맞지 않는거라는 의미같기도 하고...정말 둘의 성향은 참 다르긴 하다...

근데 달라서 신기하고 좋은 거 아닌가?

 

사소한 것들이 쌓여서 마음이 식게 되는 경우...

단지 질려서 헤어진다기보다는 좋아서 기대하고 그래서 서운하고 쌓여가는 오해들로 인해 서로 놓아주는 것이

서로를 위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경우도 많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우 헤어져도 연인을

잘 잊지 못할 수도 있겠다  좋았으나 헤어진 것일테니까?

 

뒷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하여튼 에드워드가 발렌틴 마음을 돌려보려고 했나?

발렌틴이 교수자격시험을 보러 갔는데 거기에 따라옴...

그리고 발렌틴은 그 구술시험에서 어떤 문학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주제가 아마 사랑이었던 것 같고

그 작품에 대해 주절주절 떠드는 발렌틴의 이야기는 에드워드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나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시험도 통과하고 해피엔딩~

표정봐....ㅎㅎ

 

남자 주인공이 멋지지 않아서 좀 그랬지만 하여튼 재미있게 봤다

우연한 시작과 초반부의 일상 생활이 안되게 빠져들고 서운해하는 모습 그리고 별 것도 아니지만 본인들에게는

너무 중요해서 유치하게 싸워대고 그러다가 쌓여서 헤어질 위기에 처하다가 다시 본심을 알고 만나게 되는 과정이

뭐 간접 경험으로 손색이 없음...ㅋㅋ  (대체 이놈의 간접 경험은 언제 직접 경험으로 바뀔 수 있을런지...)

 

이 영화는 벌써 뭔가 고전....?

고전인 건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영화 속 소피마르소 캐릭터 좋다...난 남자라면 저런 여자가 좋을 것 같은데...예쁘고 똑똑하고....

그러나 피곤하긴 피곤해보임...약간 홍상수 영화 속 여자들처럼 별 것 아닌 것으로 혼자 확 화내고 그런 건 좀...ㅋ

매력적이고 똑똑한 여자는 좀 피곤하고... 별 매력은 없는 여자는 또 편하긴 할 것 같고...

근데 대부분의 여자는 매력 없고 피곤한 스타일일지도....ㅋㅋ  모르겠다

 

한참 달달한 관계인 경우 이런 영화 같이 보면 딱 좋을 것 같다....

난 어째 영화를 보고 나니 달달한 게 아니라 묵직한 슬픔이 느껴진다...음...

연애는 책으로만 배우고 영화로만 경험하는 것인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