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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2013) 한국

by librovely 2014. 1. 12.

크리스마스 이브에 영화를 봤다

201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파우스트를 봤고 201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변호인을 봤다

두 영화 모두 크리스마스 이브와는 되게 안 어울림...

 

노무현에 대한 영화라고만 듣고 보러 갔는데 상영관이 쫙 깔려 있기에 대중영화로도 문제가 없나보다 했는데

정말 그랬다... 완벽한 대중영화(다른 의미가 아니라 쉽고 재미있게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의미)

일단 재미있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뭔가 가슴 한 구석이 아파오는 그런 영화였음

 

난 노무현에 대해 잘 모른다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고 또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그냥 뭐 처음부터 인권 변호사 그런 걸로 시작했겠거니 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처음에는 너무 뻔한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던거고...없는 형편에 그야말로 주경야독해서 사법고시 패스 후 돈을 벌기위해 열심히

일하던 그냥 평범한 가장이었고 정치 성향을 따질 필요도 없는 게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 건 내 알바가 아님

모드였기에...그런 경우 주류 언론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시위하거나 뭐 나라 정책에 반대하면 그걸 그냥

아니꼽게 보는 사람이었고...그러던 그가 아는 사람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종북으로 몰려 잡혀가는 것을 보고

또 거기에서 심하게 고문당하는 것을 보고 완전히 변해버리는 그런...그런 과정에 대한 이야기...

난 전혀 몰랐고 그래서 더 재밌기도 하고 생각도 많아지고 그랬다...

 

아마 누구나 그 과정을 거칠거다...언제가 되었든 혹은 그 정도는 다를지라도...어느 순간 내가 알고 있는

것과 현실이 다른거구나...내가 어느 부분은 아예 배우지 못하고 넘어온거고...보이는 것과 다른 것이

있는거구나...이런 생각을 하는 시기가 올거다...하지만 그걸 애써 외면하거나 그래서 뭐...어떻게 해...

하며 그냥 앉아 있기 마련인데... 또 안 그런 사람도 있는거고...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일종의 죄책감

그리고 존경심 미안함 뭐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것이고...어쨌거나 저렇게 변해서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는거겠지...

 

노무현 말고도 여러 인간 유형을 볼 수 있는데 뭐 어쩌면 되게 전형적인 인물들...

맹목적으로 애국심에 불타오르는 경찰청장??  무서운 인간임...

과거에 정말 인간이 해서는 안될 짓을 일삼은 이들이 지금도 많이 살아있을텐데..그런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종북의 증거로 들었던 금서...들은 정말 황당했다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읽고 나서 독후감은 쓰지 않아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 책이긴 한데...이 책은 종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책인데... 이 책에서 카가 죽어라~ 얘기했던 게 뭐더라...역사는 사실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걸 해석하는 거라고 했던가?  역사적 사실이란 있을 수 없다고 했나? 해석만이 존재하는 것이고 수많은 일들

중 역사사가 골라낸 것만이 역사가 되는 것이라고?

 

고문하는 장면은 끔찍했는데 아마 더 심했었겠지...음....

부끄러운 과거지만 이런 것도 그대로 볼 필요는 있는거겠지...그럴려고 역사 공부하는 거 아닐까...

역사....요새 역사 교과서로 말이 많던데...

 

노무현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해서 사법고시를 패스하는 것이 이상하게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게 요즘에도 가능한가? 그런 일은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지 않느냐...

어디선가 봤는데...사법고시까지 이르려면 1억인가가 든다고...뭐 학원도 다녀야 하고 대학원도 가고...

 

좀 더 해볼까?

사법고시까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아주 가까운 것들을 이야기하자면...

얼마전 친구들을 만났는데 요새는 생후 몇십개월부터 영어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걸 안하면 유치원가서 혼자 영어회화가 안돼서 무시당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학교 들어가면 말할

것도 없다고...음... 그리고 어릴 때 자극을 줘야 커서 공부도 잘 하고 관심을 갖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그냥 어릴 때는 책이나 읽어주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니까 아니라고...

우리 어릴 때와는 다른 세상이 도래했다고 하였고...그 중 한 명은 초등학생 엄마인데 초등학생인 아이

한달 사교육비가 130만원이 든다고 했는데 자기 아이는 적게 하는 편에 속한다고 했다...음...

내가 현실을 모르긴 모르는 모양인데...생각보다 너무 심각하다...전혀 그런 것에 극성을 떠는 종류의

친구들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그럼 극성인 엄마들은 대체 사교육을 얼마나 시키는 것일까?

 

더 해볼까?

학교에서 1학년 때 수영을 한다고 하면 엄마들은 그 이전에 수영 개인 교습을 받는다고 했다

그리고 뭐 2학년 때는 스키를 배우기 위해 학교에서 스키장에 갈 계획을 세우면 엄마들은 미리

아이들을 스키 강습을 시킨다고 했다...학교에 바라는 건 그냥 어울려 노는 것이고 교육은 사교육으로

시킨다는 이야기...숙제 내는 교사가 제일 미련한 교사라고...방과후에는 얼마나 개인 스케줄이 빡빡한데

숙제를 내냐고...그럼...그럼 돈 없어서 사교육 못 받는 애는 어떻게 하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듯...

이래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거구나...일단 다 필요없고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거 아닌가...

중학교 등록금이 사라졌으면 뭐해... 사교육비가 배로 드는 시대가 왔으니...

더 쓸 수 있는데 그만 쓰자....

(나라고 뭐 다르겠는가...투잡 쓰리잡 해가며 돈 모아서 사교육에 다 쏟아 부을지 모를일이다....)

 

하여튼 노무현과 같이 개인의 노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부모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이 결정되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

꼭 그런 건 아니지만...그런 경향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누굴 탓하겠어...

 

어쨌거나 변호인 재미있게 잘 봤다

노무현은 보통 사람이 아닌듯...저게 영화로 보는 건 쉽지만 실제 저런 식으로 사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일테니... 난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해도 불가능~

이렇게 오늘도 무임승차하며 하루 하루 살아간다...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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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글을 읽어보니 이게 실화까지는 아니고 모티브만 따온 듯??

게다가 노무현이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는 이야기...그러니까 그도 잘못한 일이 분명 많았다는

이야기도 있고...뭘 모르니까 판단이 안서는데 어쨌거나 노무현 맹목빠도 문제가 있는 건 맞겠지..

 

역사고 뭐고 할 것도 없고 제발 요즘 뉴스라도 봐야겠다...뉴스라도 좀 보고 살자 이젠...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