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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계획집착증

by librovely 2016. 3. 14.

 

주말

나는 주말을 기다리며 산다

이번 주말 역시 일정이 바빴다 약속이 어찌나 많던지...물론 가장 지키기 힘들다는 아주 수준높고 고급진 약속

그러니까 나와의 약속으로 주말 시간은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100번 찍어서 한 장  100명 중 한 명이라도 그

약속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해할 수 있으니까 써보자면...

 

보다 만 십년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미드도 봐야하고 읽다 만 책도 읽어야하고 꽃청춘이랑 프로듀스101

재방도 챙겨 봐야하고 웹툰도 봐야하고 자주 들락거리는 럭셔리한 일상을 자랑해주는 몇몇 인스타그램도

훑어봐야 하고 물론 나도 생활인(?)이기에 이렇게 방탕한 유흥만 일삼을 수는 없는 법...방 청소도 해야하고

침대 커버도 갈아야하고 손빨래도 해야하고 손빨래....엄마가 그냥 세탁기에 넣지 네가 빨면 대충 빨아서 더

더러워지는거라고 항상 사랑(?)담뿍 담은 피처링을 해주시지만 그리고 내 옷의 소재가 고급져서 손빨래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옷을 사면 항상 평생 입을 생각을 하기에 닳아서 없어질까 걱정되어서 손빨래를...

ㅋㅋㅋㅋㅋ 안 입는 옷도 다 버려야 하는데...하여튼 이렇게 바쁜거다...게다가 혹시나 할 일이 없을 시간이

생길까 걱정되어 오전에 이미 누군가와 정보교환도 열심히 하고 일드 하나 추천받아 놓았고 뭔가 완벽한

주말 준비를 다 해놓았는데...친구가 시간 빈다고 오늘 뭐하냐고 해서 어? 그래? 하고 나와의 약속은 저 멀리

뻥 차서 날려버리고 바람처럼 달려나감....물론 아주 잠시 망설이기는 했다 왜냐면 그건 나는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일은 힘들어하기에...그게 노는 것일지라도...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망설이게 되는 이상한 병이 있기에

 

친구를 만나자 못 볼거라 생각했다고...그래서 내가 왜? 하니까 너는 한 달 전에 미리 약속 잡잖아...ㅋㅋㅋㅋ

음...그러게...만나서 놀 친구가 지금보다 더 풍족했을 그 때는 그랬었다 한 달의 토요일은 미리 약속을 주루룩

잡아 놓았다 갑자기 만나자는 제안에는 응한 일이 거의 없었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는데...미리 약속을 하고

만나면 아주 좋고 재밌는데 미리 만나기로 하지 않았던 약속은 그냥 부담스럽고...그렇다면 누굴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만약 약속이 있었는데 그 약속이 취소되면 또 무척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 약속 취소된 날이면 다른 사람과 만날 약속을 바로 정해서 만나면 되지 않나? 그건 또 싫었다 이게 뭐지

이것에 대해 곰곰 생각해본 일이 예전에도 있었는데...그게 아마 내가 내성적인 인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

그러니까 같이 떠들고 노는 것도 무척 좋지만 또 혼자 처박히는 것도 중요한 인간인거고 그래서 처박힐 예정이던

시간이 갑자기 깨지게 되면 힘들어지는건가? 아니 이것도 이상한 소리...처박히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무슨...

하여튼 계획집착증이 있었는데 이젠 그러다간 아무도 못 만날 쓸쓸한 상태가 된거고 그러자 이렇게 연락이 오면

버선발로 바람처럼 득달같이 달려 나갔던 게 아닌가? 오 이렇게 치료가 된거네...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김제동 말이 맞는거였어...걱정할 피료가 엄씀....

 

사실 이 전날 그러니까 금요일에도 뭔가 찝찝한 일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더러운 일을 당했고 그래서 기분을

풀어주러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누군가가 했는데 음...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ㅋㅋ 갑자기 저녁을 먹자는

제안을 들으니 그게 참으로 망설여지는 것이었다 역시 거절했겠지만 그 이야기가 2-3일 전에 나온거고 그때

금요일에 저녁을 먹으러 가는게 어떻겠냐고 했다면 갑작스런 제안이라는 이유로는 망설이지는 않았을거다

물론 다른 이유로 응하지 않았을테지만...더 써보자면...이 때 누군가는 어떤 이유를 대며 자신은 못간다고 했는데

나는 나는 정말 갈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그게 그렇다면 그냥 상대방이 뻔히 눈치챌지라도 핑계를 대면서

부드럽게 넘어가면 될 일인데 나는 또 그런 생각을 잘 못하고 멍 하니 어버버 했을 뿐이고 가기 싫어서 안 간다

는 게 다 티가 대놓고 나버렸고 음...뭐 어쩌겠어 내가 그런 인간인거니까 사실대로 드러난거지....

나는 하기 싫은 건 안한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내가 하기 싫은데 뭔가 하자고 제안하는 일도 드문...

자랑이다...

그러게...

 

저것(?)에 대해 더 써보자면....

누군가가 밥을 먹자고 제안했을 때 그 사람과 어울릴 생각이 전혀 없다면 과연 완곡하게 돌려 거절하는 게

그러니까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안될 거 같아요 라고 하는 게 상대방에게 좋은걸까? 그렇게 한다면 상대방이

오해하고 또 제안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럼 또 핑계를 대나? 아예 난 그럴 생각이 없어요...를 나처럼 어버버하며

드러내는 게 깔끔하지 않나? 라고 써보니 이건 아닌듯....다른 사람 이야기를 좀 써보자면...남의 제안을 잘 거절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인 걸 알면 나는 잘 접근을 못하겠더라고...싫어도 내가 하자는 것에 억지로

라도 응할 게 아닌가...그게 미안하면서 동시에 끔찍해서 뭔가 제안을 할 수가 없어짐....이라고 쓰며 내가 낫지

않은가...라고 쓰다 생각해보니 그런 사람에게도 내가 원하면 에라 모르겠다 알게 뭐야 하며 접근을 하기도 했던

것도 같은 늑힘적인 느낌이....

 

계획 어쩌고 하니까 수년 전에 직장 회식이 생각난다....

나 빼고 젊은이들이 모여서 놀기도 하고 돈독하던 거 같은데 (항상 그렇듯)혼자 겉돌던 내가 불쌍했는지 동료가

회식 후 2차에 나를 끼워줬는데...가서 얼뻥하니 앉아있다가 3차 가자고 하길래 나는 못간다 나는 오늘 8시 안에

집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고 왜 그러냐고 묻는데에 그걸 잘 핑계를 대면 훨씬 노멀해 보였을텐데 있는 그대로

나는 오늘 헬스장에 운동하러 가기로 계획했기에 가야한다고....그 소리를 듣던 여러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웃고

또 농담 비슷하게 이런 소리 저런 소리 하며 비꼬았음...그걸 듣고도 나는 시간이 되자 먼저 일어나서 걸어나옴

ㅋㅋㅋㅋㅋ 소시오패스....ㅋㅋㅋㅋ 공감능력 지로....그 이후로도 식사권이 있다고 먹으러 갈건데 끼라고 끼워

줌에도 또 갑자스런 제안이었기에 나는 못간다고....미리 말했다면 갔을텐데 라도 하면서...계획 집착....

그리고 나서 여럿이서 놀러간다고 젊은이들 거의 다 간다고 가자고 하는데 안 갔더니 완벽하게 열외됨....ㅋㅋㅋ

아 쓰다보니 내가 불쌍하네...근데 이게 나임...사실 계획 어쩌고도 문제였지만 아마 거기 끼어 앉아있을 때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게지...좀 거슬렸던 부분도 있었던 기억도 나고... 내가 이래서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

를 그렇게 재밌게 읽었나? 물론 그 책 속의 아웃사이더랑 내 정체성 아웃사이더는 완전히 다른 것이긴 했지만...

 

 

우중충한 소리는 그만쓰고

하여튼 내 계획집착증은 많이 나아졌음...이라는 긍정 터지는 이야기로 넘어가야지...

이젠 좀 즉흥적인 짓을 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해보니 즉흥적인 짓도 종종 해왔던거다...

오늘 운동 가야지...라고 계획을 세웠지만 갈 때 즈음에 미래지향적인 사고로...내일부터 가자 이렇게 즉흥적으로

바꾸기도 했고...아 물론 미루기만 하는 못난이는 아니다 내가 그런 수준의 인간은 아님...맛난 빵이 있으면....

오늘부터 다이어트하기로 해서 빵을 내일 먹어야하지만...음...까르페디엠으로다가 그냥 즉흥적으로 오늘 먹자...

이런 일도 흔한 일임...직장에서의 나를 생각해보니...내가 계획 집착 따위를 걱정할 피료가 전혀 엄는 거시어따

계획은 심히 마감 입박하게 세워놓고 그것도 절대 직히지 아늠.....음....정말 걱정할 필요가 하나 없습니다...군

난 정상임

지극히 정상임 V

 

아웃사이더...소리를 하니까 갑자기 대학 때 철친이 생각난다 왜 '대학' 때 절친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묻는다면

대학 졸업 그러니까 내 시야를 벗어나자마자 남자를 바로 사귀더라고...남자 사귀면 절친 리스트에서 지워야 함

하여튼 유부녀인 그 친구가 자기 팀에 남자가 3명이나 있다고 근데 못생겼다고 투덜거려서 웃겼다 결혼도 한

네가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하니까 지난 팀에는 2명의 훈남이 있어서 얼마나 즐겁게 출근을 했는지 아냐고...

음...몰라....난 그런 복을 받은 적이 없어....하여튼 그 소리를 하더니 또 다른 동료들 나이와 성별을 읊어대더니

올해도 또 자기는 섬 신세라고....ㅋㅋㅋㅋ 마땅히 친하게 수다떨며 지낼 상대가 없어보이는 그런 구성이긴 했다

너님과 나는 뭔가 비슷한 구석이 있었으니까 아마 대학교 때 그렇게 붙어다녔을거다...역시 떨어져 살아도 비슷한

구석은 유지가 되는구나...섬....혼자 망망대해의 고독한 섬 신세....

 

더 써보자....ㅋㅋㅋ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는 저 섬이 되는 문제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정신을 차려보니 언제부턴가 이런 말을 주워섬기고 있었다

회사에 친구 사귀려고 다니는 거 아니다 회사는 일하고 돈 버는 곳이다

이러케.....ㅋㅋㅋㅋㅋ 그리고 책을 읽어보니 유러피안~들은 직장과 사생활을 엄격하게 구분하더라고....

음...나는 그러니까 유러퓌안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살아왔던게지....물론 그 유러피안들은 퇴근 후 활발한 사교생활

을 했을거고 나는 내 방에 처박힌다는 뭐 그런 아주 작은...사소한 차이점은 존재하지만 말이다....ㅋㅋㅋ ㅜㅜㅜ

하여튼 그들과 '못' 어울려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안' 어울리는거다 모드로다가 내 멘탈을 부여잡으려고 발버둥..

사실 나는 동종업계(?) 종사자들과는 뭔가 아주 잘 맞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이건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업계(?)와 뭔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문제인거겠지...근데 다른 일을 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다 그런 거

같기도...왜 그렇게 회사에는 얌체나 42코가 많은건지...42코?  누가 나 불러써여? ㅡㅡ;; 

 

 합정에 가서 메세나폴리스를 구경했다 동행인이 처음본다고 해서 같이 구경함...남의 아파트 구경....

무지도 들러보고... 무지 사탕도 4봉지나 샀다 그리고 밥 먹고 스무디킹이 홍대에도 있어 이러면서 찾아왔다가 당황

이렇게 좁은 매장....게다가 통유리인데 그게 차라리 막힌 게 나을 분위기...

 주변부가 어쩜 이리 난리가...이 풍경(?) 보러 내가 여기까지 왔나....

 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초상권은 보장해드림)

누군가가 바닥에 홀연히 흘리고 간 안 뜯은 비스킷......

 

 

홍대 근처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특이한 건 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

그리고 흔히 생각하는 그 홍대 퓌이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나같은 사람만 잔뜩이더라고 청소년이랑....

생각해보니 그 홍대틱한 사람들은 합정이나 상수동의 쿨한 카페에 있었던 거 같다...옮겨갔나보다....

그리고 또 생각해보니 이 날 사람이 많았던 이유 중 하나가 아마 화이트데이인지 뭔지에 해당되는 주말이라서

그런듯...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이런 게 언제부턴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뭐랄까 나에겐 석가탄신일과

비슷한 그런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조울증 돋네.....

 

 

새벽 2시가 되어가고 내일은 월요일인데.....

오늘만산다 주의로 이렇게 잠을 안자고

아마 아침이면 죽을거같아....라고 궁시렁대며 일어나겠지...

그걸 알지만 잠을 잘 수는 없음....내가 자발적으로 잘 수는 없음...왜냐면 자면 월요일이 되기 때문임....

시간을 벌어야 함....커피를 마실까....아...이게 무슨 비읍 시옷같은 소리인가....

 

독후감(?) 하나 쓰고 스스로 불끄고 자봐야겠다

지혜롭게 살아야지...ㅋㅋㅋㅋㅋ

 

 

5일만 기다리면 주말이다

나와의 약속으로 바쁠 주말...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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