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독립한 지 두어달.....

by librovely 2017. 10. 16.


시간이 빠르다 

기가 막힐 정도다.... 

2017년에는 정말 인생에서 큰 일이 있었다

송이가 2월 6일 새벽에 죽었고 나는 8월 19일에 독립했다

독립한 내 공간에 앉아있을 때 문득 송이가 생각나는데... 조금 더 살아서 여기에도 와보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하지만 이어지는 생각은... 내가 집에 놓고 독립해서 나온 후 송이가 죽었으면

환장파티가 더 세게 왔을거라는 생각...데리고 나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그리고 더 같이 오래 살 것을

왜 독립했을까 하는 생각.... 아마 데리고 나오는 건 무리였을거다.. 화장실 습관 퍼펙트하고 키우는 데 

불편함이 없는 똑똑한 강아지인데...문제는 낮에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것...그것때문에 아마 데리고 나오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물론 주말마다 데리고 오고 그랬겠지만...하여튼 내가 나와서 송이가 죽었나 부터

별별 생각으로 환장파티가 벌어졌겠지... 뭐가 어찌되었든 송이는 없다... 어디간걸까.... 오늘 갑자기 송이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들어가 본 스노우캣 블로그에서 고양이가 죽었다는 것을 봐서 그런

거 같다... 9월 25일에 하늘나라로 간 모양이다... 거기서 우리 송이를 만났을까? 정말 어딘가에 존재하고

내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유치한 소리 같은데 엄청 진지한 마음임...... 내가 27살 2월부터

키운 송이는 40살 2월에 죽었으니까...내 성인기를 거의 다 같이 보낸거구나....여행 갔을 때만 제외하면

그 긴 시간동안 매일 만나고 매일 같이 먹고 자고.... 그래서 너무 당연하게 존재했던거고 나도 모르게

되게 많이 마음을 줬던건가 정말 상상도 못할 만큼 힘들었기에... 40년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송이의

죽음이었다 어떻게 버틴건지 신기할지경... 견딜 수가 없어서 정말 딱 죽고싶은 마음이었다 속이 너무

이상해서 더이상 살고싶지 않던.... 어떤 하나의 일로 인해 몇 달이 지나고도 갑자기 눈물이 주룩 흘러

내릴 일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스노우캣은 지금 한 달도 안 지났으니 얼마나 힘들까... 고양이가 17살

이었던 거 같은데....나보다도 4년이나 더 오래 시간을 보냈으니까...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슬픔은 점점

옅어져간다 그런데 사라지지는 않는다....평생 안고갈 슬픔임....이건 당해보지 않으면 상상도 못할 일...

그럼 왜 남들이 이해하지도 못할 일에 대해 주절대고 있는가...이렇게라도 써야 마음이 조금씩 정리가

되는 것 같아서.... 누군가는 네가 자식이 없어서 그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종류가 다르다....종류가

달라...송이가 일요일 밤에 죽어서 그런지 일요일만 되면 더 생각이 난다...그래도 너무 고마운 게 내 품에

서 죽은 것.... 어쩌면 내가 물을 먹이려고 하다가 더 빨리 죽게 만든건지도 모른다...물을 억지로 먹이려고

하니 힘들게 숨쉬던 몸의 마지막 힘을 짜내서 내는듯한 비명을 한 번 지르고 그대로 숨이 끊어졌었다

나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순간 알았는데 물을 먹이려는 시도를 안했다면 그 후회로 평생 힘들 것

같아서 그냥 물을 먹여보려고 했던 것 같다....보고싶다 송이가 보고싶다 아주 많이 보고싶다 

송이의 사라짐으로 인해 내 삶은 꽤 많이 불행해졌다...있을 떄는 행복한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사라지고

나니 그 때 행복했던 거구나 깨달음...


독립하고 나서 조금 힘든 부분은 뭐 송이의 죽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아주 힘든 일을 겪고나니

그런건 좋구나... 어지간한 일은 별게 아닌 것이 된다는 것....그렇지만 독립은 어지간한 일이 아님...이라고

한 마디 써보고 싶.... 이게 뭐냐면...뭐가 그렇냐면...나는 가족이 없어...느낌이 든다는 것...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사실이지 나는 나님과 꾸린 1인 가족임...내가 가장임..... 모든 것을 나 혼자 다 책임져야 한다.....

가사일이건 생계유지건 건강관리건 심리적 안정이건 하여튼 다 내가 알아서 해야함...  물론 다 안하고 있 

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나는 1인가족이 될거야...라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막상 독립하니 아주 그게 현실로

3D 포디로 아이맥스로 다가옴..... 외면하고 싶던 것이 삶을 뒤덮은 늑힘적인 느낌.... 


오피스텔에서의 삶은 여전히 외면일기.....서로 서로 투명인간 취급....

얼마 전에는 주차장에서 누군가 걸어가길래 일부러 좀 기다렸다가 내렸다...투명인간 취급을 한다고

떠들지만 어쩌면 내가 제일 그런 인간일 수도.... 하여튼 어떤 아줌마로 본 사람이 걸어가길래 기다렸

다가 들어갔는데 엘베 문이 열려있길래 급하게 타다가 깜짝 놀랐다...그 아줌마가 서서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었고 게다가 다시 보니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그리고 말도 걸었다 몇 층 가세요? 나는 순간

얼어서 아무 말도 안하다가 가는 층을 노출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대답 없이 층 버튼을 눌렀다....

바보임....어쩌면 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그렇게 타고 어색하게 올라가는데.....친절하게

무척이나 정상적으로 행동하고 말을 한 사람에게 내가 이상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뭔가 무서운 것....그렇게 집에 들어오니...역시나 나를 반겨주는 층간소음....윗집에서 내는 

발소리...콩콩콩콩....발 뒷꿈치로 걸어다니는 것일까? 그 사람인지 사람들인지 하여튼 윗집에 누군가가

입주한 후로 저녁에 층간소음이 심심하지 않게 들려온다...말을 할 만도 한데 못하겠다 무서워서.....

그냥 견디자....반면에 옆집에서는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다행이면서도 뭔가 이상함.....

앞집의 커플은 초반부에는 둘이 들락달락하니 문 소리가 심하게 들려서 거슬리더니 언제부턴가 

문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뭘까? 괜히 혼자 앉아서 이런저런 옆집 앞집 윗집 생각을 하고 앉았 ㅋㅋㅋ

더 심한 건 심심해서 그러는건지 나는 종종 창문의 커튼을 열고 저 멀리에 있는 다른 오피스텔에

불 켜진 창문 수를 세고 앉았....ㅋㅋㅋㅋㅋ 사익호임.....ㅋㅋㅋㅋㅋㅋ 뭐랄까 그냥 나처럼 섬처럼

이 구석의 오피스텔에 처박힌 인간 수가 세어보고 싶었나 봄.... 물론 나와 같지는 아니하겠지....

나처럼 혼자가 아닌 경우도 많겠지요.....집에 와 본 방문자 중 한 명이 방의 침대를 보고 경악했던

것이 떠오른다...싱글 침대가 웬말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 나만의 방법임.....침대가 싱글이라서 남친이

안 오는거야 이거뜨라.....ㅋㅋㅋㅋㅋㅋㅋ 침대가 싱글이라서 남친을 안 만든 것이야 이것두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임...정말이다....더블이나 퀸이 아니라서 내가 그냥 자의로 안 만들고

안 초대한 것임....은 도그뻥임.... 오세요...제 침대 양보할게요....저는 그냥 바닥에서 자면 뎀니다...

웃자고 쓴건데 왜 뭔가 슬프지....ㅋㅋㅋㅋ 이상하네...ㅋㅋㅋㅋㅋ


월말이 다가오는 게 무섭다...관리비....여기 관리비 심각함....월세내는 느낌이 든다........

아니 월말까지도 아니고...그냥 내일이 다가오는 게 무섭다...출근하기 싫다.......

주4일제 도입이 시급함....


벌써 1시 40분이 넘었다.....

자야지....

생계 유지하려면 돈 벌러 가야한다....

1인 가족의 가장이니까 어깨가 무겁...ㅋㅋㅋㅋㅋ


올해도 이제 두 달 정도 남았구나....

피이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뭘 쓰지.....?  (10) 2017.12.06
밀린 일상 잡사운드....  (10) 2017.11.27
You are who you are  (2) 2017.10.07
2017년 추석연휴 1  (4) 2017.10.07
독립한 지 사주일 & 오주일  (20) 2017.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