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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비정전 Days Of Being Wild 1990 홍콩

by librovely 2015. 2. 18.

 

 

아비정전

이름은 아주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영화는 못봤다  왕가위 감독...예전에 아주 인기가 많았던 매니아 층이

있었던 감독인데...나도 좋아했었던 것 같다...타락천사 동사서독을 봤던 것 같고...중경삼림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인가 극기훈련인가 하여튼 어딘가에 다녀온 아주 피곤한 날 집은 비었고 중경삼림 비디오 빌려놨다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의 집에 가서 봤던 기억이... 18세 이상 관람가였으니까 또 누군가가 어른인척 하고 빌렸구나

 

학교 다닐 때는 이상하게 보고 싶은 영화는 죄다 19금이었고 그래서 비디오를 빌리는 것도 일이었다...

딱히 불법을 저지른 느낌이나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건 내용이 전혀 19금이 아니었기에...우린 그냥 작품성있는

영화를 보고싶었을 뿐이라고....(라고 쓰고 넘어가자...)

 

하여튼 그 이후로 잊고 있다가 에로스라는 왕가위 영화를 보고 좀 실망했던 것 같고 그리고 그나마 최근 영화는

케이블에서 종종 방영하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이 영화는 괜찮았다...왕가위스러운 묘한 분위기도 있고...

 

어쩄거나 거의 한 달 전쯤?  곰플레이어 무료 영화 목록에 들어가봤다가 아비정전을 봤고 맘잡고 봤다

이 영화는 장국영이 혼자 맘보(?) 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유명했던 듯...그 장면을 따라서 한 CF도 있었고

 역시 처음부터 어두침침하며 묘하다

더운 여름 늘어지고 나른한 낮 극장에서 일하는 장만옥...아 장만옥은 정말 묘한 매력이 터진다...

신동엽 부인과 허지웅의 전부인과도 얼굴이 상당히 비슷한데...그들도 장만옥을 좋아해서 그런 여자랑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장만옥은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묘하게 매력적이다...개인적으로 얼굴이 뾰족한

것을 좋아하는데 장만옥 얼굴형은 내 취향도 아닌데도 예쁨...거기에 길쭉길쭉하고 어깨선이나 팔 라인이나 다

시원하게 예쁘다...

 

장만옥이 마음에 든 장국영은 저런 멘트...로 뻐꾸기를 날림~

촌스럽고 너무 고전인데 뭔가 진심임...ㅎㅎ

순간...

이 순간

4월 16일

 3시 1분 전...이라는 그 순간

순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순간....

이런 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하나 있다... 시간은 모르겠고 날짜는 있다... 그 날짜가 내 비밀번호 여기저기 들어가 있음...

강렬한 순간은 영원한거지...라며 잠시 감성터져봄...ㅋㅋ

 저렇게 뻐꾸기를 날려 장만옥의 마음을 다 훔쳐가놓고는 저렇게 또 선을 그음...나쁜놈...

 보통 남자들이 나는 독신주의라고...하는 소리는 너랑은 결혼하기 싫어의 다른 말인데...

영화를 보니 장국영은 정말 독신주의자같다...아마 자신을 버린 진짜 엄마에 대한 분노...가 그렇게 만든듯...

 

어찌보면 이 영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찾아 삼만리 스타일...

영원을 말하지 않음에 상처받고 이미 헤어졌고 장국영은 또 다른 여자에게 뻐꾸기를 날려 동거중인데...

거기에 찾아간 장만옥...은 저렇게 너무나 단순하지만 진리인 이야기를 함...

언니... 그 미모로 왜....

 그래도 차가운 장국영에게 날리는 또 하나의 고전적인 대사...

날 사랑하긴 했니?

이 대사는 김민희가 연애의 온도에서 했던 말이기도 하며 대부분의 연인들이 헤어질 때 하는 말이기도 함...

 

그렇게 장만옥은 두 번 차이고도 정신을 못차림...

순간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 순간이 순간으로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

 우연히 장만옥을 알게 된 경찰...유덕화...

 홍콩 남자 배우들 대부분이 예전에도 내 눈에는 전혀 멋져 보이지 않았다 여자들이야 예뻤는데 남자는...

장국영 유덕화 주윤발...다 별로... 너무 진해서...그런데 내 눈이 변한건지 아니면 역할이 좋아서 그런지 괜찮네~

 

무너진 장만옥과 거리를 걸으며 택시비도 빌려주고 하여튼 기억이 안나는데 잘해주는 유덕화...

그러다가 장만옥이 좋아진 것 같다...장만옥은 유덕화에게 이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겠다고 했었나?

그걸 안 올 줄 알면서도 기다리는 유덕화...

 이 장면이 가장 애틋했음....

사실 이 영화는 별다른 디테일한 스토리가 없다...이야기가 진행되긴 하는데...뭔가 자세하게 연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툭툭 부분부분만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 시 같기도 하고... 여운이 더 남는 느낌이...

 이미 스토리 기억이 안남...

하여튼  유덕화와 장국영은 만나게 되고...유덕화는 장만옥을 힘들게 만든 게 장국영임을 안다

 아마도 장국영은 그러하였겠지...

 시계가 또 등장...

 어떤 한 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하려는 의도인듯

유덕화가 기다리던 공중전화박스...

 

마지막 부분에서는 생뚱맞게 양조위가 어딘가에 가려고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옛스러운 재즈였나? 하여튼

음악과 함께 나오는데...  이 영화에 장국영의 두 번째 여자로 유가령도 나온다...둘은 아마 사귀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찍을 때 유가령이 납치되었었고...그랬던 것 같다... 양조위는 그냥 봐도 뭔가 남다른데...연애사도 참

그 이미지와 일치하는...상남자임...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어떤 면을 슬쩍 본 것도 같다고 하며 대강 마무리...

왕가위의 예전에 본 다른 영화도 지금 다시 보면 뭔가 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