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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여자 인생 충전기 - 안은영

by librovely 2014. 6. 10.

여자 인생 충전기                                                                      안은영                  2013                해냄

 

안은영의 책은 내가 30대로 접어들었을 즈음...그러니까 뭔가 나 늙어가고 있는 중인거 같아...라는 생각이 들 즈음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보다 더 나이가 많고 먼저 살아 본 여자가 쓴 책이니까 배울 것이 있을거야...이러면서

물론 내가 생각해보지 않은 내용들이 쓰여 있었고 즐겁게 읽었지만 내가 저자가 그 책들을 썼을 나이가 되어보니

뭐 나이를 먹고 살아봤다고 해서 뭔가를 알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전 책들에서 중요한 걸 다 꺼내 놓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이미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대서 그런건지 예전보다는 뭔가 내 머리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냥 즐겁게 가볍게 읽었다  공감 가는 내용도 많고 저자 또한 그 사이 뭔가 좀 변한 것 같기도 했다

 

여전히 싱글인 것 같고 책 날개 사진을 보니 그녀의 미모는 여전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나 또한 안은영의 예전 책을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겠지?

책을 읽은 지 워낙 오래 되어서 기억도 안난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나면 청소와 빨래를 한다

사이사이 커피를 내리거나 홍차를 우려 마신다

오후 세 시경부터 저녁이 오는 일곱시까지가 동북향인 내 집에 황홀경이 머무는 시간대다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일은 낮잠이다

그러고 나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마음이 번다할 때는 운동화를 발에 꿰고는 집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 가거나 코 앞의 숲으로 산책을 나선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나는 고독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개 방 안에 홀로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고독하다

- 헨리 데이비스 소로우 <월든>의 한 구절

 

나는 옷을 잘 입는 사람이 좋다

내 선입견의 칠 할은 옷차림에 좌우된다

 

이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여자의 옷 입기는 나이에 맞으면서도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 

 

뜨거운 물에 우아하게 몸을 비틀어 공기 중에 향을 뿜어내는 도발은 홍차가 단연 으뜸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처럼 언제 내 마음이 이렇게 돼버렸지? 라고 뒤늦게 자각해 봐야 헛수고다

그걸 알면 그게 사랑이겠느냐

 

연애처럼 뭉근하게 시종일관 환각상태에 놓이게 하는 것은 없었다

 

이런 여자라면 남자를 첫눈에 반하게 하지는 않아도 일단 그의 눈에 들면 오래도록 결박하지 않을까

색기가 넘치거나 선명하고 쨍한 매력으로 상대를 휘감는 것은 오히려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무감각하게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화악 감싸버리는 장막처럼 도저한 아름다움이라니

 

남자가 헤어진 여자를 찾아올 때는 뭐가 잘 안 될 때이다

여자와 헤어지고 새로 시작한 연애에서 진도를 못 빼고 있거나 회사에서 뭔가 물먹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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