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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홍대] 카페 부라노 + 2015 와우북 페스티벌

by librovely 2015. 10. 4.

 

와우북 페스티벌을 기다렸다

원래도 책을 별로 안 사는 인간이지만 도서정가제 후로는 뭔가 더 안 사게 됨

잘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책은 정가로 구매하는 게 당연했던 거 같다 정말로 동네서점에 가서 책을 샀고 사고 싶은

책이 없는 경우 서점 주인은 다른 책 아무거나 하나 골라서 일단 가져가서 읽다가 책이 들어오면 그 때 돌려주고

원하던 책을 가져가라는 식의 요상한 딜을 종종 제안했던 것 같다 그러면 못 이기는 척 또 다른 읽고 싶었던 책을

들고 가서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읽고는 다시 가서 돌려주고 내 책 받아오고 그랬는데 당시 뭔가 죄책감이 좀

느껴지기도 했지만 내가 사는 책도 그렇게 남이 가져가서 읽다가 놓은 책인 경우도 있을거고 이 책 사가는 사람도

나처럼 다른 책 봤을 수도 있잖아 뭐 이러면서 말도 안되는 억지 합리화 대강 하며 지나갔던 거 같다 그 때는

근처에 도서관도 없었고 책을 읽으려면 사거나 아니면 도서대여점에서 돈 내고 빌리는 게 당연했던 때...

생각해보면 이제 도서관을 많이 이용해서 책을 공짜로 읽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것 같고 사서 읽는 게 오히려

특별한 경우가 된 것 같아서 좀 그렇긴 하다...사서 보는 사람이 지금도 분명 많긴 할텐데 나는 어쨌든 이렇게

살고 있고 출판 시장 침체의 원인이 나같은 인간이겠지...그나마 가끔 사서 보는 책도 할인해서 사는 것에 익숙

해져서...사실 우리나라 책이나 음반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는 것도 알고 실제로 이걸

이 가격에 사서 소유(?)할 수 있다니..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소비는 참으로 습관적인 것이라서 쓸데없을

티셔츠 나부랭이는 별 생각없이 사서 처박아 놓기를 잘하는데 그렇게 책 한 권 사는 것에는 신중할 수가 없다

영화는 그나마 극장에 가서 보는 편인데 물론 영화를 봐야 영화가 계속 나올거라는 훌륭한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집에서 보는것과 극장에서 보는 건 몰입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기에 그리고 그 김에 누구랑

만나 놀기도 하고 뭐 그런 이유에서 그런거지...하여튼 도서정가제 이후 더 안사다가 와우북 페스티벌에서는

예전처럼 할인하겠지 뭐 이러면서 이번에 확 쓸어오겠다고 마음먹고 카드와 현금을 챙겨 기대하며 간건데...

재고 정리 내가 해드립니다 이러면서..사람들이 안 살만한 책 10년은 넘은 책 제가 처리해 드릴게요 모드로

간건데 도서정가제로 10%이상 할인을 하지 않고 있었고 음...이럴려면 뭐하러 여기에서 무겁게...그냥 책 더

많은 교보문고 가서 사면 되는거잖아...다른 행사는 모르겠는데 거리 도서전은 왜 하는지 의미를 모르겠다

 

도서정가제를 하게된 이유가 아마 동네 작은 서점이 너무 망해서 그런 거 같은데...솔직히 그게 원인일지...

같은 가격이라도 사람들은 대형 서점에 많이 갈거고 그보다 인터넷 주문을 많이 할거고...가격 문제는 아닐

것 같다 동네 서점이 더 저렴하면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별 의미 없지 않나...

외국의 경우 작은 서점이 오랜 시간동안 잘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어떤 정해진 분야의

책을 모아놓고 인테리어도 예쁜 그런 곳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동네 서점이 갑자기 그렇게 돌변하는

것도 무리고 모르겠네...홍대나 종로 광화문과 같은 번화가에 어떤 특색이 있는 서점이 있다면 그게 또 괜찮을

수 있지만 동네 서점은 그렇게 잘 꾸며 놓아도 사람을 그만큼 불러들일 수 없는거고 모르겠다 정말...

이게 동네 서점 문제만은 아니지...다양한 작은 가게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밀려 문을 닫고 대기업의 체인이

되어버린지 오래니까...쁘띠 가게가 잘 되는 곳의 대표적인 곳이 파리인데...워낙 문화가 다르니까....

이게 사실 어찌보면 꼭 대기업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 게 작아도 정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운영한 경우

버틸 힘이 더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빵집만 봐도.. 동네 이름없는 빵집의 오래된 빵 혹은 케이크에 어이 없던

경험이 있으니...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다시 와우북 페스티벌로 돌아가서...아니 도서정가제도 좋지만 이런 경우에는 좀 예외로 해주시면 서로 좋은데...

그렇지만 무조건 할인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내 사고방식에도 문제가 있는거겠지...생각해보면 되게 바보같은

거다... 여행 책자가 25000원인데 16000원에 할인하면 싸다고 살거면서 정가를 18000원으로 책정하고 16000원에

할인해서 팔면 고작 그것밖에 할인 안했어? 하며 망설일거라는 것...어쩌면 30~40% 할인을 기본으로 깔고 있을

때는 출판사에서 정가를 높게 책정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른 책 이야기가 아니라 여행 가이드북을 놓고

보면 좀 과하다 싶은 가격이 있어서...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하여튼 싸게 책 쓸어 올거야는 망한거고 그래서

사진도 없는거고 묵직한 책 쇼핑백이 들려있어야 할 손은 그냥 빈손이었을 뿐이고...

 

책은 그렇다 쳐도...아니 왜 진중권도 안 부르고 그러신건지...빨간책방 공개 방송도 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요

 

 

어디갈까 하다가 날씨는 덥고 배는 고프고...그래서 그냥 가봤던 곳 중 양이 많은 곳 그리고 가까워 하며 간

카페 부라노...

사람이 많았다 대기를 했다...한 10분 정도 기다렸나? 외국인도 조금 있고 사람이 정말 많네...

근데 앉아서 기다리면서 사람 구경을 하는데.. 당연히 20대가 많은데 근데 어려도 통통한 사람이 많구나 생각했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여기 양이 엄청 많고 그래서 많이 먹고 싶은 사람이 많이 와서... 그래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다리면서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엄마 아빠 딸 셋으로 생각되는 구성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동행인에게 딸인가봐 닮은 거 같지 가족끼리 토요일 낮에 여기에 와서 이런 거 먹나봐 아빠가 파스타를...

그랬는데 동행인이 그럴리 없다고 해서 웃겼다  계속 나이 있는 남자가 얘기를 하는데 딸로 보이는 여자들이

그렇게 열심히 듣고 있는거였다 정말 열심히..아버지가 하는 얘기를 저 나이의 딸들이 저렇게 들을 리 없다고..

ㅋㅋㅋ 그 말을 듣고보니 그렇네...저렇게 존경의 눈빛으로 열심히 듣는 건 뭔가 어색한거다...가족끼리....

다시 보니 교수님과 대학원생들? 그런데 토요일 낮에 여기에? 답은 찾지 못함...

동행인이 주문한 팬케이크 브런치 13000원 커피 추가 15000원

나는 토스트 브런치 가격은 똑같다

커피는 뜨겁게 마시는 거지...

토스트 하나 주고 팬케이크 하나 받고 나머지는 똑같음

스크램블드 에그 할까 하다가 치즈야채오믈렛으로 주문했는데 먹자마자 후회....이게 뭐냐...

난 정말 전혀 까다롭지 않은데...이건 정말 아니다...계란 안에 아무렇게나 들어가있는 양파랑 피망? 파프리카?

하여튼 치즈 조금에 저런 향이 센 것들이 아무렇게나 길쭉하게 썰려서 들어가 있어서 맛이...양만 엄청났다

계란이 4~5개는 들어간 것 같았다 정말 팬케이크나 토스트보다 이게 더 많다 그냥 이거 하나 만으로도 메뉴가

가능할 정도의 사이드인데 양이야 많은 게 나쁠 건 없겠지만 맛이 없다...사실 토스트 2쪽은 그냥 평범한 양

팬케이크 한 장은 예전보다 작아진건지 그냥 그렇다 오히려 고작 1장이라니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여기 양이 많은 건 사이드인 계란 요리가 양이 많다는 것 아 감자도 아주 많이 주긴 한다....

 

정말 열심히 아까워서 먹어보려고 했지만 감자나 오믈렛이나 반 먹기도 힘들어서 남기고 나오는데 속이 좋지

않은.... 이상하다...예전에는 왜 만족한거지...? 이번에는 오믈렛이어서 그랬던 거 같다 저 오믈렛은 정말 충격임...

물론 내 입맛이 이상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동행인은 3분의 1도 안 먹고 그만둔 거 같다...여기 좋다고 한 게

미안해짐....ㅜ.ㅡ 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먹은 걸 생각해보니 이게 싼 게 아닌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 리코타 치즈 샐러드는 괜찮을지도...그리고 파니니나 샌드위치는 안 먹어봤으니까 괜찮을지도 그리고

치즈야채 오믈렛이 아니라 그냥 스크램블드를 주문하면 괜찮을지도...하지만 사실 여기 토스트나 팬케이크가

맛있는 편도 아니라는 생각이...

 

와우북 페스티벌과 브런치 둘 다 뭔가 실패....함

먹으면서 옆 테이블이 눈에 들어와서 좀 봤는데 물론 안 보는 것처럼 해도 다 보이니까 본 것임...ㅎㅎ

근데 먹는 방법이 특이했다 처음에는 리코타치즈샐러드를 싹 다 먹고 그 다음에 브런치 메뉴를 같이 또 싹 다

먹고 그 다음에 파스타를 같이 먹기 시작...왜 한꺼번에 안 먹고 그렇게 먹는걸까 궁금했는데 물어볼 수도 없는

그리고 먼저 먹으려면 차라리 파스타를 제일 먼저 먹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 여자 둘인데 잘 먹더라....

어쩌면 나랑 동행인이 이상해서 맛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 만족스런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사람은 계속

밀려들었으니까 나도 지난 번에는 만족했으니까.... 뭐지...ㅋㅋㅋ

 

나오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기분도 좋지 않았다

브런치로 한바탕 먹는 건 좀 자제해야할 나이가 된건지도 모르겠다

어린 영혼들이야 그렇게 먹어도 기초대사량 넘쳐서 괜찮을지 모르는데 이 나이에 이런 음식은 조심해야...

이게 말이 예쁘게 브런치지 칼로리는 한 접시에 900Kcal 금방이다....

 

이래 놓고 다음에 또 다른 곳의 브런치 찾아 가겠지...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