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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 박영자

by librovely 2016. 3. 1.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박영자                   2014                한길사

지금 우리에게 홍차 한 잔이 필요한 이유

 

저자 이름이 뭔가 지루한 느낌을 주지만 ㅋㅋ 이 책 아주 재밌다 책 두께나 크기 무게 편집상태도 적당하고

내용도 아주 좋다 재밌어서 아껴 읽었다 아껴 읽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그건 조금 읽고 괜히 책 덮고 딴짓을

하고 읽었던 부분 다시 읽고 또 천천히 읽고 뭐 그렇게 읽는 것 ㅋㅋㅋ 보통 홍차 책이 홍차의 종류나 마시는

법 그런 걸 주로 다룬다면 이 책은 홍차 문화에 대해 다룬다 저건 홍차 문화 아니냐면 뭐 그것도 문화지...

문화라는 단어가 엄청나게 넓은 의미의 낱말이니까...하여튼 이 책은 홍차와 연관시켜 홍차의 나라인 영국의

문화에 대해 들려주는데 아주 아주 재밌다 영국에 관심이 생김...영국도 영구 연구 대상임...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물론 내가 읽은 책들에 한해서겠지만 다른 책에서 못 본 이야기들이 쓰여 있다는 것

영국에서 거주했던 저자가 쓴 이 책은 앞날개의 표현대로 영국인과 홍차 사이에서 찾은 23가지 이야깃거리를

담은 문화교양 에세이다 딱 저런 책이다 매우 적절한 책 소개...

 

 

 

 

2007년 영국 BBC가 제작한 5부작 드라마 <크랜포드>는 빅토리아 시대 1837-1901의 포문이 막 열리기

시작한 184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제2의 제인 오스틴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동명 소설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따지고 보면 차 장사가 고상한 것이 아니라 차를 둘러싼 문화가 그러했다

유럽에서 고귀한 차의 첫 수혜자는 왕족과 귀족이었다

골무처럼 조그만 찻잔 손잡이를 손가락에 감고 홀짝거리는 것은 우아함과 부를 동시에 뽐낼 수 있는 행위였다

홍차는 고귀한 귀족의 식탁에 잘 어울리는 음료였다

 

런던은 문인들에게 영감의 도시였다

68살의 새뮤얼 존슨 박사가 전기 작가 제임스 보즈웰에게 했던 이 말은 런던이라는 도시를 더 이상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말로 자주 회자되곤 한다

지식인 중에서 런던을 기꺼이 떠나려는 사람을 자네는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을 거야 없고말고

런던이 지겨워진 사람은 사는 게 지겨워진 거야 런던에는 삶이 줄 수 있는 모든 게 있으니까 말이야

 

1842년 사망 통계에 따르면 신사 계층의 평균 수명은 45세였다 반면에 상인은 20대 중반이었으며

노동자들은 17세 정도로 그 차이가 아주 컸다

 

찰스 디킨스는 런던에서 살아가는 빈민들의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가였다

그의 살아 꿈틀거리는 현실 묘사는 관찰에서 비롯되었고 그 관찰은 걷기를 통해서 얻은 것이다

알려진 대로 그는 불면증과 몽유병으로 고생했으며 1세기 전 새무얼 존슨 박사가 그랬던 것처럼 거의

강박적으로 런던을 걸었다

 

오후에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기가 힘들었던 노동계층에게 저녁은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여섯 시경이면 고기 빵 오트밀 감자튀김과 함께 차가운 음식을 따뜻하게 적셔줄 진한 홍차가 이들을 반겨주었다

푸짐한 저녁식사를 일컫는 하이티에는 빵과 고기 한 조각 그리고 홍차로 이뤄진 가난한 하류층의 저녁식사도

포함된다  영양분이 거의 없는 메마른 빵 조각이라 할지라도 설탕이 든 차를 마시며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

식사가 되었다 비록 소박하지만 뜨거운 홍차가 있었기에 이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 마음의 피로를 씻을 수

있었다 이들에게 홍차가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산업화 현장에 생기를 돌게 해줬을 뿐 아니라 오염된 물의 위험

으로부터 술의 중독으로부터 고단한 삶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 홍차 한 잔 세계 어느 나라의 음료 역사를 둘러

봐도 영국과 홍차만큼 진한 관계는 없을 듯하다

 

영국인은 여행을 지혜롭게 하기로 유명하다 세계 제일의 독서열을 자랑하는 영국인들이 즐겨 읽는 책도

여행기와 역사책이다 경험을 통한 실증을 중시했던 영국인들에게 인생의 진리를 탐구하는 데 여행만한

것이 없었다

 

프랑스의 봉벨이라는 후작은 영국 사람들처럼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도 없고 영국만큼 길 떠날 수단이

많은 곳도 없다며 부러움을 표했다 여행을 뜻하는 travel의 어원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생이라 한들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17세기 중반에서 19세기까지 유럽 귀족과 그 자제들의 교양 교육에 필수적인 과정이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로 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그랜드 투어라 불리는 이 여행길에 영국인의 숫자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랜드 투어에 로맨스가 비켜갈 수는 없었다 과거 정복의 거친 기운이 흐르던 영국인

들은 20세기가 되면서 여행이라는 낭만적인 화두에 매혹되었다 1908년에 발표된 에드워드 포스터의

<전망 좋은 방>의 주인공 루시와 조지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만난다

 

토머스 쿡은 영국 태생으로 1841년에 세계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딴 여행사를 세우고 단체여행을 계획했다

 

괴테도 놀랐다 여행할 때 자신이 즐기는 차와 차 도구를 모두 갖고 다니는 영국 사람들을 보고서 말이다

여행 중에도 멈출 수 없는 차 마시는 습관은 찰스 2세와 결혼한 포르투갈 공주 캐서린에게서 전수된 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처음 영국 땅 포츠머스에 발을 내려놓았을 때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이 차 한 잔

이었다고 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제임스 휘슬러가 런던의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는 그럴싸한 말을 남겼지만 19세기 내내 런던 사람들은 안개 때문에 30~60센티미터 이상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1939년 영국 여행을 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국 기행>에서 런던의 안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런던의 안개는 한바탕 짙은 꿈과도 같아서 그 속에 들어가 바람과 비와 서리로 운명을 개조하기 딱 좋다

눅눅하고 노르스름한 안개는 제멋대로 돌아다니면서 담을 핥고 사람들과 나무들을 감싸고 그들의 폐로

침투한다 그것은 다시 서서히 내려앉으며 사소한 것들을 덮어버리고 거친 윤곽을 부드럽게 하고 넝마

조각들을 미화시키고 온갖 추악한 형상에 신비로운 저승의 분위기를 부여한다

 

한 나라의 날씨와 국민성은 한 몸에서 자라는 샴쌍둥이와도 같다 오랫동안 개인의 기질은 물론 국민성에도

깊이 영향을 미쳤다 각 나라 화가의 그림을 보면 날씨의 영향력을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은 어둡고 우울한 것이 특징인데 그의 그림을 보면 언제나 북유럽의

냉랭한 대지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노르웨이로 여행을 떠났던 한 친구는 이 나라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말했다

이곳 사람들은 뭐든 닥치는 대로 읽어 그렇지 않으면 마땅히 할 일이 없으니까

 

영국인들이 커피나 다른 음료가 아닌 홍차를 택한 것은 단순하게는 설명이 안 되는 날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에 200여 일을 비와 안개에 몸을 적시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덧붙이자면 그렇다고 영국 날씨가 완전히 엉망인 것만은 아니다 영국만은 7월에 꼭 한 번 여행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국의 7월은 찬란한 계절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영국인들은 심각한 커튼 트위처스(커튼 뒤에서 훔쳐보기를 즐기는 사람들)라고 한다

사생활 보호를 목숨만큼이나 중시하는 영국인들은 자신의 집안을 가릴 때에는 두꺼운 커튼을 치고 남의 사생활을

훔쳐볼 때는 흰색 레이스 커튼 뒤에서 은밀하게 집밖을 탐색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 <먼 복소리>에서 각 나라 사람을 이렇게 평했다

북유럽 사람들은 독일 사람들한테서 터프함을 뺀 느낌으로 어딘가 공상에 잠겨 있는 듯한 얼굴이다

행동이 민첩할 것 같고 어딘지 모르게 냉소적인 인상을 주는 얼굴은 프랑스 사람이고

그러면서도 약간 붙임성이 있을 것 같으면 네덜란드나 벨기에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약간 불편해-본인은 즐겁겠지만-보이는 이는 영국 사람이다

 

이들은 세계의 땅을 가장 많이 정복하고 식민지화했지만 또 한편으로 지구의 환경과 빈민을 구하는 데에

어느 나라보다 열성적이다

 

셜록홈즈는 디오게네스 클럽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런던에는 수많은 수줍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그중에는 수줍음 때문에 또는 인간에 대한 혐오 때문에 타인과

교제하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방금 나온 신문이나

잡지를 들추는 것까지 싫어하는 사람은 없거든 디오게네스 클럽은 원래 그런 사람들을 위해 발족된 모임이지

그곳 회원들은 서로에게 절대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네 거기선 내빈실 빼고 일체의 대화가 금지되어 있지

 

요리 칼럼니스트인 테리 탄은 영국인들이 고정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수년 동안 매주 같은 시간 같은 레스토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음식을 주문한다 구세대일수록 더욱 그렇고

젊은이들조차도 일주일에 세 번은 이렇게 식사하는 경향이 있다

 

17세기 말 <내셔널 리뷰>

모든 직업인이 모든 상인이 어느 계층 어느 정파에 속하든 모든 사람이 자신의 단골 커피하우스를 갖고 있다

옥스퍼드 학생들 사이에서 커피하우스는 페니 대학이라 불렸다

입장료 1페니만 내면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초기 커피하우스는 여성의 출입을 금했다

1717년 토머스 트와이닝스는 손님이 집에서 차를 끓일 수 있는 찻잎을 판매한 영국 최초의 차 가게를 열었다

 

플랜테이션 바람이 불기 전 유럽에서 설탕과 차는 약국에서 취급될 정도로 귀중한 약품이었다

그러던 차와 설탕이 유럽 귀족들의 식탁에 오르면서 약품에서 사치의 아이콘으로 바뀌었다

왕비와 귀부인들이 마시는 차가 널리 알려지면서 상류층은 물론 신흥 부자들과 서민층에서도 이 호사스런

취향을 흉내 내고자 했다  이때부터 영국 사회에 스노비즘 즉 상류층인 척하는 현상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신분이 낮은 사람을 뜻하던 속물 snob이 19세기부터 신사인 체하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동과 서를 가리지 않고 차를 좋아한다

영국 속담이다 차는 지식인들의 오랜 기호품이었다

 

영국 문인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홍차 마니아로는 새뮤얼 존슨이다

나의 티포트는 식을 사이가 없다 저녁에는 홍차를 즐기고 밤중에는 홍차로 위안을 받고 아침을 홍차로 맞이한다

 

조지 오웰은 책상 앞에서 펜대만 굴리는 지식인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1928년부터 1932년까지 5년간

파리와 런던에서 접시닦기를 하거나 부랑자로 살았으며 1936년에는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에서 생활했다

이 때의 경험을 쓴 자전적 글이 <파리와 런던의 밑마닥 생활>과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다

 

확고한 계급사회를 유지해왔던 영국에서는 말 몇 마디만 들어봐도 그 사람의 출신과 직업 경제력까지도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윌레스와 그로밋> 이 영화 뒤에는 영국의 귀족사회와 계급사회에 대한 조롱이

숨어 있다 영화에서 문제의 해결사는 늘 애견 그로밋이다

 

차 마시기에도 계층에 따른 취향이 존재한다

보통 중류층은 연하고 향이 좋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상류층은 이보다 더 연한 얼그레이를 설탕과 우유 없이 마신다

반면 짙은 갈색으로 우려낸 홍차에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어서 마시는 것은 하류층이 즐기던 홍차다

 

빅토리아 시대의 결혼은 여자를 애완동물이나 어린아이처럼 만들었다

기혼여성은 남편의 재산이었으며 여성은 집안의 가재도구보다 조금 나은 존재였다

부동산 관리권 계약서 서명 소송 유언을 할 수 없었다 여성의 이름은 사회적 효력을 갖지 못했기에

부를 쌓을 방법도 이혼할 방법도 없었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완전히 감금되었다

 

1990년대 초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한 사람이 1년 동안 400잔의 홍차를 마셨고 러시아인이 275잔을

독일인이 36잔을 마신 데 비해 영국인은 2000잔을 마셨다고 한다

 

검소한 청교도의 신앙적 유산을 가진 영국 사람들은 음식은 육체를 움직이게 하는 최소한의 연료일 뿐

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홍차가 모든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음료는 아니었다 1711년 좋은 취미를 위해 만들어진 신문

<스펙테이터>는 창간사에서

아침식사에서 버터를 바른 빵과 차를 즐기는 패셔너블한 가정을 제 1의 독자로 지목했다

게걸스레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간소화된 식사와 이국의 음료를 즐길 줄 아는

세련된 상류층이 그들이었다

 

19세기 말엽이 되자 거의 모든 계층의 영국인들은 오후 네 시를 기다리게 되었다

이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격식을 갖춘 정통 애프터눈 티타임에는 한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의 오이 샌드위치가 빠지지 않는다

살짝 간을 한 오이만 든 것이 정통 오이 샌드위치다

이 단조롭기 그지 없는 샌드위치에 영국인들이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그 옛날 오이가 영국에서 나지 않아 구하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싱싱한 오이를 먹는 자체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미식을 얘기할 때 꼭 언급되는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맛의 생리학>에 이런 구절이 있다

무엇을 먹고 있는가 말해보라 그대의 사람됨을 맞혀보리라

맛있는 음식을 몇 시간이고 대화를 하며 먹는 즐거움에 푹 빠져 살아가는 프랑스인과는 달리 청교도의

나라에서 과묵함과 검소함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영국인에게 식사는 배고픔을 달래는 정도에서

그쳐야 했다 열정적으로 요리를 한다거나 또 그것을 먹는 것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전혀 영국스러운 습성

이 아니다

 

1949년 조지 마이크는

유럽 대륙 사람들은 좋은 음식을 가지고 있고 영국 사람들은 좋은 테이블 매너를 가지고 있다

는 꽤나 위로가 되는 말을 남겼다

오랫동안 영국인들은 요리 자체보다는 요리를 먹을 때의 규칙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1709년 독일 드레스덴 교외에 위치한 마이센 가마에서 중국식 자기 제조법을 밝혀내면서 유럽 최초의

자기가 탄생한다

 

영국에 도자기 제조기법이 전해지고 마침내 도예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영국 도자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이 나타난다 찰스 다윈의 외할아버지 조사이어 웨지우드

 

19세기 후반 감자는 여전히 극빈자의 음식이었다 영국의 극빈자는 홍차 프랑스의 극빈자는 커피를 즐겼다

유럽 여느 나라 모두가 그랬지만 감자를 가장 멸시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게으른 인간들의 식량으로 분류되었다

 

코피스족

coffee office를 합한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긴 신조어

 

현재 영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티룸이 있으며 그 수는 카페보다 많다

 

카페와 티룸은 오감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시각을 자극하는 외관과 근사한 실내 디자인

피부로 전해지는 포근한 소파의 촉감과 나무 테이블의 편안함 미뢰를 건드리는 달고 시고 쓴 다양한 맛들

이런 감각에 앞서 팽창한 코를 스치는 향기로 이들 맛을 상상하게 된다 또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예민한 귀는 그 뒤로 흐르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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