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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 이지상

by librovely 2013. 5. 19.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이지상             2011         좋은생각

 

여행작가인 모양이다...이지상... 보통 여행작가하면 이상하게도 30대나 40대가 떠오르는데...

저자는 나이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글을 읽어보니 원래 여행을 자주 하지만...이번에는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떠난 의미도 있었던 것 같다...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힘들어하였던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는 보통 자식의 죽음에는 심히 고통을 받지만 그에 비해 부모의 죽음에는 그렇게까지 심한 고통을 받지는

않는 것 같은데...내리사랑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이미 나이가 많기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이미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헤어지는 것이라서 덜 서운한 것일까? 난 남편이나 자녀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엄마의 죽음은 아직

감당할 자신이 없다... 내가 가장 충격을 받을 일은 아마 그걸거다...어쨌든 나이가 지긋한 사람임에도 어머니의 죽음에

심히 괴로워하는 것이 약간 신기했고 그게 신기한 게 왠지 슬퍼지기도 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이래저래 마음이 심난해지기도 했다...저자는 어쨌든 첫 여행지였던 타이완을 찾아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돌아온 모양

이었다...물론 아예 해결이 되었을리는 없지만...

 

이 책도 그렇고 다른 책도 그렇고... 타이완 그러니까 대만의 특징은 여유인 것 같다...여유로움....

한국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인 모양이고...어떤 나라의 어떤 지역의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지... 공기를 느껴보려고 그 특유의 분위기를 접해보려고...그래서 많은 공기를 느껴본

사람의 경우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덜 편협해질 수 있지 않을까?

 

아주 발랄한 글은 아니지만 진심이 보이는 솔직한 글들이 괜찮았다

글에서 나이듦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의 속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뭔가 많이 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어보니 더 그러함을 알 것 같고...

 

 

 

 

옷을 갈아입는데 첫사랑과도 같은 이곳이 너무 궁색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첫사랑과도 같은 첫 여행지에서 옛날의 이미지를 찾는다는 것은 실망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시먼딩 근처의 유명한 절 룽산쓰

 

나는 삶의 본질을 보고 싶었다 사람은 상처를 받고 거꾸러져 봐야 삶의 본질을 본다

사람들이 좇는 저 위의 화려한 것들이 허상임을 깨닫는 날 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야말로 상처받는 우리를

위로하고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여름 밤을 보내는 느긋한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낡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나는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아무도 날 알지 못하는 어느 식당에서 타이완 사람처럼 밥을 먹고 저녁 거리를 어슬렁 거리거나

비 오는 어느 오후 허름한 찻집에 앉아 혹은 낡은 여관 베란다에 앉아 차를 마시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쇠락한 건물들이 즐비한 이 거리 어딘가에 콕 숨어 버리면 모든 삶의 고통과 번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픈 어머니도 내게는 큰 버팀목이었는데 이제 다시는 어머니의 따스한 등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가 돌아가면 고아가 되고 고아가 바라보는 세상은 쓸쓸했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흥겨운가 삶은 결코 대단하지 않으며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몸짓과

눈빛들로 이루어져 있다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빙수를 먹고 오가는 사람들의 눈빛을 보며 가슴 설레고

 

타임지가 2004년 아시아 최고 서점으로 선정한 청핀 서점

 

융캉제는 언제부턴가 음식점 예쁜 카페 골동품 예술작품을 파는 곳들이 들어선 매력적인 거리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 거리에서 제일 가고 싶은 곳은 가오지라는 상하이 딤섬 레스토랑이었다

 

타이베이 근교 신베이터 우란 지역에 온천이 있다

지하철을 타고 교외로 나간 후 다시 신베이터우로 가는 전철로 갈아탔는데

밤에 하늘을 보며 목욕할 수 있는 노천 온천

아침 5시 30분부터 밤 10시까인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저녁 7시 30분에 맞춰서 갔다

 

우울하게 시작되었던 여행은 즐겁게 끝났다

나는 생의 의욕을 되찾았고 더욱 즐겁게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그 모든 것을 여행이 해결해 주진 않는다

 

모든 인간들은 갑작스럽게 세상에 던져져 정신없이 살다 간다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고통과 슬픔과 불안 속에 살다가 마침내 세상을 뜬다

얼핏 보면 인생은 절망적으로 보이지만 우리 자신을 생의 순환 속에서 활동하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본다면

누구나 우주의 신비에 참여하는 즐거운 승리자가 된다

 

살아있음의 황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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